2017-09-29

[클로즈업 북한] 북한 대체 에너지 개발 본격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북한 대체 에너지 개발 본격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최근 대체 에너지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주로 태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면서 국제기구와 민간단체에게도 적극적인 지원 요청을 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북한의 대체 에너지 개발 실태와 한계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평양의 최저 기온은 영하 21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한파가 몰아닥친 것은 지난 1977년 이후 35년만의 일이다. 

<인터뷰> 김명옥(北중앙기상연구소 부소장) : "평양 지방의 최저 기온이 영하 21도까지 내려갔는데 이런 추위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추위입니다." 

강과 바다까지 꽁꽁 얼어붙게 만든 혹독한 추위.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난방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인터뷰> 이영희 (2007년 탈북) : "북한에서 추워도 전력으로 난방이 된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말이고요. 밥 할 때만 불을 열어 놓고 그 외에는 겨울에도 집안이 냉방이죠." 

대부분 전기로 움직이는 북한의 기차들도 겨울이면 운행 횟수가 크게 줄어든다. 

겨울이면 용수와 연료가 크게 줄면서 전력 생산량이 감축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처럼 기차가 운행하는 날이면 기차 지붕에까지 주민들이 올라타는 장면도 목격된다.

<인터뷰> 이영희 (2007년 탈북) : "10시간 가는 기찻길도 제가 한 번은 일주일 동안에 간 적이 있어요. 기차가 가다가 서면 끝입니다. 전기가 없으니까 그래서 한번 기차 여행을 떠나자면 도시락을 한 배낭씩 준비해야 합니다." 

북한의 전력 사정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심각한 경제난에다 홍수 등 자연 재해 발생, 그리고 소련의 에너지 원조 중단까지 겹치면서 악화돼 왔다. 

<인터뷰> 이유진(녹색연합 녹색에너지 디자인팀장) : "전력 생산 기술을 소련에 상당히 많이 의존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련이 붕괴하면서 당연히 이 기술력도 떨어지고 인프라가 개선되지도 않으면서 1차로 심각한 쇼크를 받게 되고요, 그다음에 아시겠지만 95년도에서 96년도 사이에 엄청난 홍수가 닥칩니다." 

북한은 당시 해결책으로 100에서 1000kw(킬로와트) 정도의 중소형 발전소 건설을 밀어 붙였다. 

북한 전역에 무려 7천개가 넘는 중소형 발전소가 건설됐지만 대부분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무리하게 진행된 공사 탓에 발전소 설비는 부실했고 운전기술 역시 부족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이영희 (2007년 탈북) : "신흥군에 수력발전소 1호, 2호, 이렇게 해서 12호까지 세웠습니다. 세웠는데 수력의 힘이 약하다 보니까 12개 중 하나가 돌아가면 잘 돌아가고, 그것으로 주민들이 덕을 보기까지는 너무나 거리가 너무 멀지요." 

지난 해 5월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 방문 당시, 태양광 전지 공장을 시찰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6월 2일)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정모 태양 에네르기(에너지) 과학기술공사를 참관하시었습니다." 

이 공장은 세계 제 1위의 태양광 전지 업체로 김 위원장은 태양광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3달 후, 북한은 환경보호법을 개정해, 재생 에너지 자원 개발·이용과 재자원화 기술 도입에 관한 조항을 추가로 도입했다. 

북한은 현재 평양 만경대 지구에 태양열 설비 센터를 세우고 태양열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9일) : "센터에서 매해 수천 개의 태양열 물 가열기를 생산하여 건물들에 설치할 때 중소 탄광이나 중소형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나 맞먹는 경제적 실리를 얻는다는데 이것만 봐도 과학 기술이자 경제 강국 건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시었습니다." 

북한이 태양열 관련 기술을 가장 많이 도입하는 분야는 농업이다. 

특히 태양열판으로 전기를 모아 온실을 운영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4월 6일) : "이 태양열 온실은 태양열을 최대로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됐을 뿐만 아니라 꽃들의 생육에 적합한 온습도와 빛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건설된 실리 있는 온실인 것입니다." 

북한은 또 농촌 가정에 일명 ‘태양 부뚜막’을 보급하고 있다. 

북한은 이 장치로 20분이면 물을 끓이고 요리도 할 수 있으며 TV까지 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5월 15일) : "무게가 20kg 정도 나가는 태양 부뚜막은 석탄이나 가스를 비롯한 연료를 전혀 쓰지 않고 태양빛만 있으면 어디서나 쉽게 쓸 수 있는 것으로 해서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풍력 발전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풍력 발전의 경우 원천이 고갈되지 않는데다 건설비가 적게 드는 등 경제성이 뛰어 나기 때문이다. 

<인터뷰> 손충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 "신재생 에너지 중에 제일 발달된 에너지원 중의 하나가 풍력에너지거든요. 그리고 풍력은 바람이 있는 곳에 설치하면 전기가 나오니까... 태양광 같은 건 햇빛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 이유 때문에 북측에서 풍력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한 거죠." 

북한은 자체 개발한 1kw짜리 가정용 풍력발전기를 최소 400개에서 최대 1000개까지 보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뷰> 손충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 "소형 풍력은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소형 풍력이라 함은 몇 백 와트에서부터 시작해서 1kw, 3kw, 5kw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런 능력은 가지고 있다." 

2010년 4월, 평양에서는 국제 풍력 에너지 기술 세미나가 열렸다. 

북한은 당시 독일 등 해외 풍력 발전 전문가를 초대하며 새로운 풍력 발전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국제구호단체 독일 카리타스는 지난해 북한 내 요양소 9곳에 태양열 온실을 지어주고 난 다음, 북한 보건성이 추가로 태양열 온실 100여개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UN개발계획도 지난해부터 북한의 에너지 기술자 교육 지원 사업과 풍력 에너지 장비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인터뷰> 이유진(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팀장) : "평양 국제 새기술 경제정보센터라고 아주 이름이 긴 센터가 있어요. 핀텍이라고 하는데 거기가 북한이 다양한 IT 기술이나 아니면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을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통로가 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 센터에서 북한의 우수한 인재들을 중국이나 아니면 유럽으로 보내가지고 기술 배워오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려는 북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미미하다.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 관심을 보인 태양 에너지 발전의 경우 기초 시설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어 북한의 경제사정상 쉽게 확산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손충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 "태양광 같은 건 햇빛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워낙 제작비가 비싸니까 거기까지 자기네 자구책으로 만들기 어렵고..." 

풍력발전도 기반시설이 확충돼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취약한 전력망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대규모 발전 시설을 짓더라도 취약한 전력망 탓에 제대로 전력 공급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인터뷰> 손충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 "북한이 전력 계통이 안 좋아요. 사람 몸으로 얘기하지면 대동맥이 있잖아요. 대동맥이 있고 실핏줄이 있고 그런데 이러한 전선망이 안 좋아요. 아주 취약해요." 

또 기존에 생산되는 전력도 차등 지급하는 상황에서 대체 에너지 개발로 공급되는 전력마저도 김정일 우상화 시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인터뷰> 이영희(2007년 탈북) : "태양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김정일화 온실을 크게 지었어요, 함흥에. 역시 평양에도 있고 각 도소재지들마다 하나씩 다 지었을 거예요. 그런데 김정일화 온실에 그 전력의 7,80%가 공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북한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전력난은 식량난과 더불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때문에 북한은 대체 에너지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생산 설비 개발에만 몰두하는 한 북한의 전력난 극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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