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클로즈업 북한] 성대한 청년절…청년층에 힘 실어주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성대한 청년절…청년층에 힘 실어주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달 28일은 북한의 주요 기념일 중 하나인 청년절이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한 첫 해인 올해 김일성 광장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횃불 행진을 하는 등 청년절 행사를 무척 성대하게 치렀는데요. 

아버지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집권 초기 청년층에 힘을 실어줘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 김일성 광장을 수만 개의 횃불이 가득 메웠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9일) : "지금으로부터 85년 전, 최영예 청년 혁명가들로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노)을 결성하시어 갈길 몰라 헤매던 불우한 식민지 청년들을 청정한 전위조직에 묶어 세워주시고..."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문구는 물론, 각종 선전 구호와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 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북한 최대 기념일 가운데 하나인 청년절을 축하하기 위한 대규모 횃불 행진 행사이다.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최영림 내각 총리, 그리고 한동안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 등 고위 간부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TV는 행사 전체를 직접 생중계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13일) : "백두의 행군 길을 꿋꿋이 이어나가기 위한 청년전위들의 ‘횃불 이어달리기’ 출발 모임이 13일 백두산정에서 진행됐습니다." 

청년절 행사의 서막이 열린 것은 지난달 13일. 

백두산 천지에서 출발한 횃불은 북한 전역을 거쳐 평양으로 향했다. 

횃불이 다다르는 곳마다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년절 분위기는 북한 전역에서 한층 더 무르익었다. 

지난 6월 6일 조선소년단 창립기념일과 마찬가지로 북한 당국은 각 지역의 청년 대표들을 대거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학생과 노동자는 물론 군인까지 선발된 청년동맹원들을 위해 기차와 버스, 심지어 비행기까지 동원됐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4일) : "저희들은 뜻 깊은 청년절(노)을 맞으며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공사를 완전히 끝내고 지금 이 영광스러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 

청년 대표로 초청된 이들은 5박6일 동안 평양 곳곳을 둘러봤다. 

얼마 전 준공한 능라인민유원지와 개선청년공원 등을 둘러보고 지난달 1일 개막한 아리랑 공연도 참관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6일) : "평범한 노동자에 불과한 절 대표로 불러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큰 사랑에 가슴이 뜨거워짐을 금할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청년절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이들을 위한 경축대회를 개최했다. 

김정은은 축사에서 청년 역할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등 청년동맹을 한껏 치켜세웠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8일) : "우리나라 청년들은 당과 인민의 아낌없는 사랑과 믿음 속에 나라와 민족의 양양한 앞날을 열어나가는 가장 활력 있는 부대로 위력 떨치고 있습니다. " 

북한은 해마다 청년절이 되면 대동강 건너기와 체육대회, 혁명지 참관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행사 규모와 내용 모두가 과거에 비해 한층 더 성대해졌다.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북한 당국이 내세운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집권 첫 해를 맞아 김정은 제1비서의 치적을 과시해 각 계층의 충성심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녹취>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 북한의 수령으로 됐는데 아무런 그렇게 업적이라든가 내세울 것 없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청년들로부터 또 인기와 환심을 사야 되기 때문에 아마 엄청나게 지금 크게 준비한다고 들었거든요." 

북한 당국이 청년절을 기념일로 지정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1927년 8월28일 김일성 주석이 결성한 ‘조선 공산주의 청년동맹’의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청년절을 제정한 것이다. 

그 뒤 ‘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등 시기마다 이름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청년동맹은 북한 지도자들이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정치적으로는 역시 수령에 대한 충실성,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적인 역할,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는데 속도전 청년 돌격대가 대표적인 것이겠죠. 이를 통해서 이제 청년들을 굉장히 유용한 노동력 자원으로써 건설 현장에 동원하고 경제 건설에 어떤 동원하는, 이와 같은 역할들을 이제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 

북한의 만 14살에서 30살까지 청년들은 청년동맹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규모만 5백만 명 남짓, 북한 정치 조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그만큼 영향력도 막강하다. 

<녹취>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노동당 간부들 다음에 조직적으로는 청년 동맹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일단은 인원 비율을 봐도 당원보다도 청년 동맹원들이 훨씬 많거든요. 젊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떤 생각가지고 체제를 따르느냐. 여기에 따라서 엄청나게 북한의 그런 체제 유지가 관건적으로 이제 밀접해있기 때문에 아마 노동당에서, 북한에서 가장 중시하는 조직이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이다." 

실제 청년동맹 간부는 북한 고위권력층이 되기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문경덕 노동당 비서 모두 청년동맹 간부 출신이다. 

<인터뷰> 안찬일(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청년동맹은 당의, 당 간부를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청년 동맹 비서를 지내는 사람들이 가장 핵심을 이루면서 당의 핵심 간부로 진출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뭐 상징적으로 중앙에서 뿐만 아니라 군대와 사회 대학 모두에서 이 청년동맹은 당 간부의 양성기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정일이 후계자로 결정된 뒤 북한 사회에서 청년동맹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1972년 당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후계자로 지정된 김정일은 이듬해인 1973년, 청년동맹 엘리트를 중심으로 사상, 기술, 문화의 3대 혁명 소조 운동을 발족시켰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모든 공장 기업소에 3대 혁명 소조원들을 파견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제 사상 기술 문화 혁명에 일원한 어떤 기치를 내걸고 지도를 하고, 동시에 사실은 이제 김정일이 권력 기반을 다지는 핵심적인 골간이 되기도 했죠." 

김정일은 평소에도 ‘청년동맹이 무너지면 공화국이 무너진다’고 할 만큼 청년층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왔다. 

2010년 9월, 44년 만에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중앙 군사위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공식화 된 것이다. 

그 뒤 김정일 위원장의 행보엔 작은 변화가 생겼다. 

후계자를 지정한 지 두 달 뒤인 2010년 11월, 김정일은 10년 만에 청년동맹 산하 청년중앙예술선전대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듬해 2월에는 ‘선군청년총동원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김정은의 후계 세습을 위해 다시 한 번 청년동맹에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혁명의 선배 입장에서는 선군 혁명 영도를 소위 이끌어 갈 수 있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세대를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보고 그런 점에서 이제 권력 승계와 대외 정세, 민주화 같은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특히 청년층의 역할, 이들에 대한 교양, 교육 이런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정은 역시 집권 초기부터 청년층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적잖은 공을 쏟고 있다. 지도자가 된 직후인 지난 1월, 청년들에게 친필서한을 보냈고 7월에는 10년 만에 청년동맹 대표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공식 석상에 부인 이설주를 대동하고,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는 등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른 개방적 행보를 보이는 것도 청년층 끌어안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에서 젊은 사람들의 어떤 욕구와 이런 것들을 이제 좀 충족시켜주려고 나름대로 애쓰는 것.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새로운 자기 세대와 운명 공동체를 이루어서 북한 체제를 재건하려는 이런 의지들을 우리가 읽어낼 수 있습니다. 자기 지배의 전 기간에 이 청년들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쟁취하느냐에 따라서 지배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집권 초기부터 청년과의 관계를 끈끈히 하는데 매진하고 있는 김정은.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조만간 청년층 인사를 대거 기용하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2010년도 당 대표자회 이후에 소위 60세 이상의 당원들에 대해서는 명예 당원 제를 실시하면서 이선으로 이제 은퇴를 시켰죠. 그러면서 청년층의 어떤 대거 입당을 추진을 했고 군 같은 경우에도 이제 일선 부대에 있던 장교들을 3,40대 젊은 층으로 대거 교체하는 이와 같은 움직임들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실제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세대로 어떤 세대교체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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