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6

화해·치유의 위안부 합의 재단, 갈등·상처 속에 ‘반쪽 출범’ - 경향신문

화해·치유의 위안부 합의 재단, 갈등·상처 속에 ‘반쪽 출범’ - 경향신문
화해·치유의 위안부 합의 재단, 갈등·상처 속에 ‘반쪽 출범’

최종수정 2016.07.2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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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7개월 만에 모레 발족식 강행
ㆍ피해 할머니들 강한 반대…출연금 지불 여부도 불투명


할머니들 “졸속 위안부 합의 반대”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길원옥·이용수(왼쪽부터)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대협 제공



한·일 정부의 12·2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에 따른 재단이 28일 결국 ‘반쪽’짜리로 출범하게 됐다. 정부가 비판 여론에 눈감고 설립을 밀어붙인 재단의 앞날에 재단 출연금 논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해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7개월 만에 합의 이행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이 28일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 이사장은 준비위원장인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재단 출범을 강행하지만 난제는 수두룩하다. 우선 위안부 피해자들이 재단 설립은 물론 한·일 합의를 무효화하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미 시민사회에서는 화해·치유 재단에 반대하는 취지로 ‘정의 기억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9명과 사망한 할머니 8명의 유족을 대리해 위안부 합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4월 20대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는 위안부 재협상 촉구 결의안이 제출돼 있고, 지난 21일 피해자 할머니들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법적 배상을 촉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 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38명으로, 위안부 합의 당시 46명이던 생존자는 현재 40명으로 줄었다.


국회의원들 “졸속 위안부 합의 반대” 더불어민주당 박경미·남인순·박주민 의원(왼쪽부터)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 주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화해·치유재단) 출범 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출연금이 재단 출범과 함께 지불될지도 미지수다. 위안부 합의에서 일본 정부는 예산으로 10억엔을 내고 한국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우익세력은 꾸준히 이 10억엔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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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로서는 재단 설립과 함께 차질 없이 자금 출연이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일본 정부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소녀상 철거를 어떤 식으로든 재단 문제와 연결짓겠다는 뜻을 내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 간에 소녀상 철거 문제와 향후 재단의 사업 방향 등을 놓고 외교적 갈등이 일어날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원문보기: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607252313015&code=940100#csidx995365ef13518cfa5997f28e500ce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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