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8

[란코프] 시장경제만이 북한경제 살린다

[란코프] 시장경제만이 북한경제 살린다

[란코프] 시장경제만이 북한경제 살린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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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난 5-7년 동안 북한 정권은 조용하게 시장경제를 촉진하는 정책을 실시해서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정책을 계속할지 여부입니다.
물론 경제개혁의 기반은 기술개발보다 경제 관계의 변화, 즉 인간관계의 변화입니다. 생산은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으면 열심히 일하고, 일할 필요가 없으면 게으르게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알아야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년 동안 북한 지도자들이 굳게 믿어 온 것은 생산관계보다 기술과 사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들은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기적과 같은 기술에 대해서 꿈꾸거나 사상교육을 통해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무시하고 열심히 일하도록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 북한 농업입니다. 협동 농장이면 구 소련과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쓰라린 경험이 잘 보여주듯이 농민들은 자신의 땅에서만 열심히 일하고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습니다. 지주 땅에서 일하는 노비이든, 국가 땅에서 일하는 협동농장 농원이든 열심히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김일성 시대에도 식량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1990년대 들어와 기근에 빠졌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 기술발전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들은 관개 시설을 많이 만들고 전기로 움직이는 펌프를 많이 설치하고 비료를 많이 쓰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은 비료가 많아도 수확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기 때문에 수확이 많이 나오는 비료를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수확이 잘 나온다고 해도 그들이 받을 수 있는 분배가 많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상에 대한 희망도 환상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 북한만큼 사상교육을 미친듯이 하는 정권이 없었습니다. 강연회이든 생활총화이든 정치학습이든 농민과 노동자들은 매일 사상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사상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이익과 상충되는 일을 얼마 동안은 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자신의 경제 이익에 따라 경제 생활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북한에서 농업의 개량, 개선을 초래한 것은 개인농업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3-4년 동안 북한 농민 대부분은 분배 대신 수확의 일부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옛날보다 열심히 일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열악한 자연 조건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와 같은 기근이 생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게 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 가운데 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원로 간부들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농민과 노동자, 그리고 기업소 간부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을 포기하고 김일성시대 경제를 부활시킬데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술적 기적을 여전히 믿고 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개발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한다면 모든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줄 알고 있습니다.
제 희망은 지금 북한 젊은 간부들이 현대 세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원로간부들의 위험한 꿈을 가로막고 앞으로도 북한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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