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이상사회는 대동세계이다. 춘추전국시대이후로 한 번도 실현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유교인은 대동세계의 희망을 한 순간도 버린 적이 없다.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에서 대동세계의 이상국가를 다음과 같이 논술했다. ‘대도(大道)가 행함에
천하가 공평하나니 어진이를 선거하여 정치를 하게 하고 능력자에게 행정을 맡겨서 믿음의 사회, 화목한 가정을 만든다.
그러므로 사람은 홀로 그 어버이만을 친하지 않고 홀로 그 자식만을 사랑하지 아니하여
늙은이로 하여금 임종할 곳이 있게 하고, 젊은이로 하여금 쓰일 곳이 있게 하며,
어린이로 하여금 자랄 곳이 있게 하며,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로 하여금 모두 부양할 곳이 있게 한다.
남자는 직분이 있고 여자는 시집 갈데 있게 한다.
재물을 아끼지만 반드시 자기집에만 저장하지 않으며
능력을 존중하지만 반드시 자기만을 위하지는 않으니
이러한 까닭으로 술수가 사라지고 도적이 없어서 대문이 있어도 잠그지 않고 산다.’
위대한 사상이 있어도 사람이 힘쓰지 않으면 좋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인간에 의하여 위대한 역사는 창조된다. 유교에는 이와 같이 아름다운 세계관이 있는데도 2000여년동안 전제 봉건주의 아래에서 잊혀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가가 되었으므로 대동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유림은 대동세계의 이념을 널리 고취하고 적극 추진하여 대동세계건설의 주역으로 당당히 나서야 한다. 천하가 대동태평하므로서 즐거워하고 천하가 어지러움으로서 걱정하는 유교의 평천하사상(平天下思想)은 대단히 투철하여 도덕의 부흥을 꾀하고 음식을 꾀하지는 않으며 도덕(道德)의 쇠퇴를 걱정하고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 기걸찬 정신이 있다. 그리하여 유림은 민중의 희망이었다. 사상의 위대성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힘에서 나온다. 어떠한 사상이라도 그것이 인류의 현실적 고민을 실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 때 자연도태하기 마련이다. 유교의 합리주의와 중용사상 그리고 대동정신의 이념은 집단사회주의와 개인자유주의를 극복한 공동분수(共同分數)주의로서 이 시대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다. 그것은 공동체의 이념과 목적은 존중하면서도 개인의 사업과 방법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제 유림은 유교의 진리를 높이 받들고 2000년대를 건설하는 주역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유림은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므로서 그 실천적 과제를 논의하는 광장이 열릴 것이다. 낮은 과제로부터 시작하여 높은 과제에 도전하고, 가까운 일부터 착수하여 먼 일을 처리하는 유림의 사업경영능력은 무한히 개발될 것이므로 처음부터 힘이 적고 형세가 고단함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문서예교실을 개설하고 경전을 보급하고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예법을 시범보이고 효자효부를 표창하는 종교문화사업부터 착수하여 도덕부흥운동, 공명선거운동, 환경보존운동, 정의사회실천운동과 같은 시민운동을 전개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세력을 형성하면 마침내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세계평화운동과 같은 큰 사업을 추진해서 문명사회를 주체적으로 그리고 역동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일은 할수록 솜씨가 느는 것이다. 혼자의 힘이 약하면 유림을 조직화해서 뭉치면 될 것이며, 몸이 늙었으면 넓은 도량으로 젊은이를 길러내면 된다. 앉아서 천하의 도덕을 탄식만 하는 것은 성인의 학도가 아니다. 계속하여 외치고 앉은자리가 따뜻할 사이가 없이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 능력은 옛 사람들보다도 부족하면서 일은 옛 사람들보다도 편하게 추진한다면 끝내 성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 생각이 달라져야 하고 뜻을 세우면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생각과 모습이 뚜렷이 달라진 유림이 쏟아져 나와야만 유도는 부흥하고 시대와 역사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
2016-12-14
성균관장 칼럼●21세기 현대사회와 유교의 대동세계 정신:매일종교신문
성균관장 칼럼●21세기 현대사회와 유교의 대동세계 정신: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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