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4

사상과 철학: 대동사회 vs 소강사회

사상과 철학: 대동사회 vs 소강사회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대동사회 vs 소강사회

소강사회에 대해 알아보기
대동사회 = 선양제, 성인
소강사회 = 세습제, 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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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사회는 요순(堯舜) 임금
이 다스리는 사회를 뜻하고, 소강사회는 우(禹)·탕(湯)·문왕(文王)·무왕(武王)·성왕(成王)·주공(周公)이 다스리던 시대를 뜻한다. 요순이 다스리는 무위지치(無爲之治)보다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살 만한 세상이다. 자유(子游)에게 대동사회의 모습을 설명한 공자는 이어서 소강사회의 모습을 설명한다. 공자는 “지금은 대도(大道)가 모습을 감추니 천하는 자기 집안의 것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이 부분이 대동과 소강의 가장 큰 차이다. 대동사회는 천하가 공공을 위하는 천하위공(天下爲公) 사회라면 소강사회는 천하가 자기 집안을 위하는 천하위가(天下爲家) 사회였다. 공자는 소강사회는 자기 어버이만을 어버이로 여기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며 재화와 힘을 자기만을 위해 쓴다고 말했다. 천자나 제후 같은 대인(大人)들은 자리를 세습하는 것을 예(禮)로 삼고, 성곽과 해자(垓字)를 파서 스스로 굳게 지키는 사회다.

 그러나 소강사회도 그럭저럭 살 만한 사회로 보았다. 공자는 그 이유를 “예의를 벼리로 삼아서(禮義以爲紀), 군신(君臣) 사이가 바르게 되고, 부자(父子)가 돈독하게 되고, 형제가 화목하고 부부가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우·탕·문왕·무왕·성왕·주공 여섯 군자(君子)는 예(禮)를 삼가지 않은 이가 없어서 의(義)가 드러나고, 믿음이 이루어졌는데, 공자는 “만약 이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집권자라도 백성들로부터 재앙으로 여겨져서 쫓겨났다”면서 “이를 일러 소강(是謂小康)”이라고 한다고 『예기(禮記)』 ‘예운(禮運)’ 편에서 말했다.

[이덕일의 고금통의 古今通義] 소강사회, [중앙일보] 입력 20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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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라는 엄청난 혼란기를 살아가던 공자에게 있어서, 대동은 과연 어떠한 존재로 다가왔을까?
(우 임금이) 밖으로 나가다가 죄인을 보고, 수레에서 내려 묻고는 울며 말했다: “요순시절의 사람들은, 요순임금의 마음을 마음으로 삼았는데, 과인이 임금이 되고는, 백성들 각자 그들의 마음을 마음으로 삼으니, 과인이 그것을 애석히 여긴다.” [十八史略(십팔사략)] <夏王朝篇(하왕조편)>
정말로 그간의 주장대로, 공자는 진정 대동사회로의 복귀를 주장했을까? 아니면 대동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영원한 이상향 즉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으로 남겨두고, 현실적으로 회복 가능한 차선의 선택 즉 규율을 만들어서 먼저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하고 나아가 그것으로 백성들을 통제하는 소강사회를 주장했을까? 이미 앞에서 누차 설명한 바대로, 공자는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예악(禮樂)제도와 인(仁), 의(義)를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따라서 공자가 대동사회로의 복귀를 외쳤다는 것은 사실상 편협한, 아니 엄밀히 말해서 대단히 잘못된 시각인 것이다.


큰 도가 실행될 때와 하(夏) 상(商) 주(周) 삼대의 훌륭한 인물들이 정치를 하던 때는, 내가 그 시절에 미칠 수는 없으나 기록이 남아있어 알 수 있다. 큰 도(大道)가 실행되던 때는, 세상이 공천하(公天下)였으니, 어질고 재능 있는 이들을 선발하고, 신용을 중시하며 화목함을 갖췄다. (생략) 이를 대동이라고 일컫는다.

오늘날에는 큰 도가 사라졌으니, 세상이 가천하(家天下)가 되었다. 각각 자신의 어버이만이 어버이가 되고, 자신의 자식만이 자식이 되었으며, 재물과 힘은 자신을 위해 썼다. (생략) 하(夏)나라 우(禹)임금과 상(商)나라 탕(湯)임금,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무왕(武王) 성왕(成王) 그리고 주공(周公)은 이러한 예의로 시비를 구별하였다. 이 여섯 군자(君子)들은 예의에 삼가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그럼으로써 그 의로움을 분명히 하고, 그 신의를 깊이 헤아렸으며, 허물을 드러내고, 형벌과 어질음을 꾀하고 꾸짖어, 백성들에게 항상 그러함을 보여주었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권세가 있는 사람일지라도 물리쳐 대중들이 재앙으로 삼았다. 이를 일컬어 소강이라고 한다. [예기(禮記)] <예운(禮運)>


공자의 도(道)는 태평성대를 이끈 옛 성현들의 통치이념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는데, 이제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진실함은 하늘의 도이고, 진실하게 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진실한 사람은 힘쓰지 않아도 중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얻게 되어, 차분하게 도에 들어맞는 것이니, 성인이다. 진실하게 한다는 것은, 선을 가리어 굳게 잡는 것이다. [禮記(예기)] <中庸(중용)>
이는 도라는 것이 바로 진실함에 있는데, 진실함이란 스스로 진실한 것과 또 진실하게 하는 두 가지의 것이 있다는 의미이다. 즉 하늘의 도는 억지로 작위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하게 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순리임에 반해서, 사람의 도는 노력하고 절제하여 작위(作爲)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공자는 도를 다시 하늘의 도인 천도(天道)와 사람의 도인 인도(人道)로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이와 관련하여 또 다음의 기록을 살펴보자.
공자가 애공를 모시고 앉았다. 애공이 말하길: “감히 묻습니다. 사람의 도는 누구를 큰 것으로 여기오?” 공자가 엄정하게 낯빛을 고치고는 대답하여 이르길: “임금께서 이 말씀에 이르신 것은 백성들의 덕입니다. 진실로 신은 감히 사양치 않고 대답하겠습니다. 사람의 도는 정치를 큰 것으로 여깁니다.” (애)공이 말하기를: “감히 묻겠는데 어떤 것이 정치를 한다고 일컫는 것이오?” 공자가 대답하여 이르길: “정치는, 바로잡는 것입니다. 임금이 바르게 하면, 곧 백성들이 정치에 따릅니다. 임금의 행하는 바는, 백성들의 따르는 바입니다. [禮記(예기)] <哀公問(애공문)>
다시 말해서, 인도(人道)란 “바로잡는 것”이니 바로 예악제도로 절제하고 통제하는 소강사회의 통치이념을 뜻하는 반면, 천도(天道)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니 하늘이 부여한 천성에 따르는 대동사회의 통치이념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도 공자는 당시 춘추시대라는 혼란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대동이 아닌 인의(仁義)와 예악제도(禮樂制度)를 강조하는 소강사회로의 복귀를 외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논어]에서도 언급되듯이 공자는 “하늘”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으니, 그 이유를 이제 막연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동사회와 소강사회의 도에 대해서 정리해보기로 하자. 대동사회는 어느 누구한테도 배우지 않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도(道)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몸에 받아들여 실천한 성인들이 통치한 국가형태를 일컫는다. 따라서 성인들의 도(道)인 대동의 통치이념에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조화롭게 실천하는 덕(德),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고도 공정하게 판단하는 중(中), 선(善)한 것만 택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을 포용하여 함께 이끌고 가려는 상생과 공생의 화(和), 지도자가 솔선수범하여 희귀한 것을 탐내지 않는 검소함(검: 儉), 따듯하고 부드럽게 대하는 자애로움(자: 慈) 그리고 감히 백성들의 앞이나 위에 서서 군림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밑에 처하며 백성들의 뜻을 지도자의 뜻으로 삼으려고 하는 불감위천하선(不敢爲天下先)의 겸손함(겸: 謙)이 그 구성요소들로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자세로 통치하면 그 궁극의 이상향인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동사회의 도와 그 구성요소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대단히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필자의 노자 [도덕경] 해설서들을 참고할 수 있다.

반면 소강사회는 비록 성인과 같이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이해하고 실천한 인물은 아니지만 옛 성인의 도를 온전하게 배우고 부단히 노력하여 실천한 군자들이 통치한 국가형태를 일컫는다. 따라서 군자의 도(道)인 소강의 통치이념은 원칙적으로 상술한 대동사회의 통치이념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서 따르는데, 바로 여기서 대동과 소강의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으니, 소강의 통치이념은 기본적으로 대동의 통치이념을 그대로 흡수하여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백성들의 마음에 이미 이기주의가 깊숙이 자리 잡기 시작한 시대에, 이러한 원칙적인 대동의 통치이념만으로는 백성들과 나라를 안정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스스로 진실한” 대동의 통치이념에 나아가 “진실하게 하는” 노력과 절제의 작위(作爲)인 사람의 도를 더해야 만이 백성들과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사람의 도를 이루는 핵심 구성요소가 다름 아닌 어질음의 인(仁)과 의로움의 의(義) 그리고 예(禮)와 악(樂)의 제도인 것이다.
공자는 성인이 통치하는 대동사회를 꿈꿨고, 또 자신의 뜻이 좌절될 때마다 상처받은 마음의 치유를 위해서 그러한 대동을 그리워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춘추시대와 같은 혼란스러운 난세에서 대동은 그저 어디까지나 이상향일 뿐, 다시(혹은 당장) 회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공자는 춘추시대와 같은 난세의 상황에서는 소강사회로의 복귀가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대동의 사회라는 것은 우선 소강사회를 회복하고 나서 다시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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