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2

농촌마을로 귀의하려는 종교인을 믿는 이유 - 오마이뉴스

농촌마을로 귀의하려는 종교인을 믿는 이유 - 오마이뉴스

농촌마을을 믿고 귀의하려는 종교인들 

다만, 신은 믿지 않지만, 종교는 믿지 않지만 농촌마을로 귀의하려는 종교인들은 믿는다.  이른바 '생명평화영성 공동체마을'이 이들이 그리는 피안의 그림이다. 자연친화적인 삶, 농업에 기반을 둔 삶, 마을을 이루는 삶을 대전제로 한다. 기술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을 거스르는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자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단 다른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목사와 신부와 스님이 서로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며 한데 어울린다. 모든 종교가 그 가르침의 핵심으로 들어가면 차이보다는 같음이 더 많다는 논리이자 각성이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가난하다. 자본의 신은 믿지 않는다. 가난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살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농촌마을은 나눔과 섬김의 밥상공동체, 원시 기독교공동체, 생태영성 공동체 등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곳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생태영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순환 마을이다. 개발을 최소화하고 자신이 살 집은 자기 손으로 생태적으로 건축하는 것이다. 또 생태순환농업을 기반으로 자급자족하는 마을을 지향한다. 무엇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교육하는 마을교육공동체다. 특히 종교, 지역, 이념을 넘어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서로 협동하고 연대하는 상생마을이다

전남 영광 백수읍에 가면 그런 마을을 볼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원불교를 창시한 성지다. 소태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을 앞 개펄을 막아 농토로 만든 간척사업이다. 제자, 신도들과 함께 5만평 200마지기의 논·밭을 일구었다. 그 너른 들을 '정관평'으로 부르며 평화 안락한 낙원세계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정관평 논·밭 130마지기는 원불교 교무들이, 70마지기는 주민들이 나누어 공동으로 유기농사를 짓고 있다. 

신도 믿고, 마을도 믿는 종교인들은 자연과 인간,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삶, 바로 그 삶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구성하고 지구 생태계를 살리고자 하는 목적이다. 누구나 신을 의심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기꺼이 믿을 수있는 복지낙원을 그리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세상을 갈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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