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검색
요시노 겐자부로 (지은이),김욱 (옮긴이)양철북2012-06-15
원제 : 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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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15,000원
Sales Point : 11,508 자세히보기
별점 8.9 100자평(23)리뷰(23)
기본정보
264쪽
책소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영화, 그 원작의 향기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인생론의 고전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가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그 뒤 학교와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생각은 가지를 뻗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나아간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드러내는 비겁함까지. 이 과정에서 외삼촌은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멘토 역할을 한다.
각 장마다 코페르가 일상에서 발견한 물음에 외삼촌이 일기와 대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페르의 일상은 열다섯 살 또래들의 솔직함과 쾌활함으로 채워져 있으며, 외삼촌의 멘토링은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머리말
- 이상한 경험-사물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
- 용감한 친구-훌륭해 보이는 사람과 훌륭한 사람
- 뉴턴의 사과와 분유-진정한 발견이란 무엇일까?
- 가난한 친구-가난에 대하여
- 나폴레옹과 네 친구-위대한 사람이란 누구인가?
- 눈 내리는 날의 사건
- 돌층계의 추억-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에 대하여
- 관계 개선
- 수선화와 간다라 불상
- 봄날 아침
- 이 책이 나오기까지
책속에서
P. 14 지금 코페르의 눈 아래, 그리고 코페르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코페르가 모르는 사람들이 수십 만이나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일까.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코페르는 눈 아래 펼쳐진 세계가 알 수 없는 혼돈의 세계로 보였다. 안경 쓴 노인, 단발머리 여자아이, 머리를 틀어 올린 아주머니, 앞치마를 ... 더보기
P. 121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은 거짓이 돼. 모두가 똑같이 대접받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은 거짓이야. 정직한 사람이라면 이 생각에 반대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우리가 정직하게 생각해도 세상은 정직해지지 않는구나. 인류는 진보했지만 그 진보가 사람들 마음속에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어. 그 ... 더보기
P. 198 코페르는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는다고 해도 친구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친구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언제까지나 코페르를 따라다니며 코페르의 양심을 지켜보고 있을 테다. 코페르는 변명거리를 더 찾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기분은 조금 산뜻해졌지만 자신이 비겁하게 행동한 게 자꾸 떠올라 기타미와 미즈타니, 우라가와에게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미안했다. 그 세 친구에게 ‘내가 잘못했어.’하고 사과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과한다고 해서 세 사람이 코페르를 용서해 줄까. 자신이 비겁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 친구들은 코페르에게 더더욱 실망하는 것은 아닐까. 접기
P. 89 하지만 코페르, 현실이 이렇더라도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단다. 사람들이 사람다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쉬운 일이야. 너와 상관없는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당연히 분자와 분자가 교류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따뜻하게 만나야 한단다. 지금 당장 네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야. 단지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기를 바랄 뿐이란다. 사실 이 문제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오면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란다. 접기 - lonefox
P. 222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그 때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 백소리
어릴 때는 누구나 지동설이 아닌 천동설로 세상을 바라보지.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해 보렴. 아이들은 언제나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해, 전찻길은 우리 집 대문에서 왼쪽, 우체통은 오른쪽, 채소 가게는 오른쪽 골목 모퉁이에, 시즈코 씨 집은 우리집 맞은편, 미쓰짱네는 우리 옆집・・・・・・. 이렇게 세상의 중심에자기를 앉혀 놓고 자기를 기준으로 둘레에 무엇이 있는지 둘러보는 거야. 사람을 인식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저 사람은 우리아빠가 다니는 은행 직원, 이 사람은 엄마 친척・・・・・…. 이렇게 자기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인식하지. 그러다 어른이 되면서 지동설이라는 사고방식을 갖추게 돼. 세상의 넓이를 알아 가면서 그안에 있는 수많은 사물과 사람의 존재를 이해하게 되는 거야.
어디어디라고 말하면 자기 집하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떠올리지 않아도 대충 감이 잡힐 만큼 공간 감각도 생기고, 어느 은행의 은행장, 어느 중학교의 교장이라고만 알려 줘도 그 사람을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사람도 이해하게 되는 거야.
그런데 나를 중심으로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하려는 성질은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단다. 네가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자기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 넓은 세상에서도 아주 드물단다. 더구나 이해득실이 맞물린 상황에서는 내 입장을 떠나 진 접기 - 7tl40qns
P. 215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줄 거야.(...)˝ - 눈우
P. 220 사람이 스스로를 비참하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 사람은 비참해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증거겠지. - 눈우
P. 221 사람은 몸에 상처가 생기지도 않았고 굶주리지도 않았는데 상처 입고 괴로워하거나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단다. 우리 마음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어떤 일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면 상처를 입고 눈에 보이지 않는 피를 흘리며 괴로워해. 우리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오랫동안 애정을 받지 못하면 갈증을 느껴. 우리 사람이 마음에 가장 깊은 상처를 입고, 눈에서 가장 쓰라린 눈물을 짜낼 때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절실하게 깨달을 때란다. 결과를 떠나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았을 때 내 탓이다, 하는 가책이 느껴진다면 이보다 더 큰 아픔은 없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변명을 만들어 내 실수를 덮어 보려고한단다. 하지만 코페르, 이 세상에서 오직 사람만이 자신이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그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단다. 접기 - 눈우
P. 222 나한테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있기에 가끔은 이렇게 괴로워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 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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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방황을 성장통으로 거듭나게 하는 울림 깊은 책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오래된 책이다. 1937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은 오랫동안 금서(禁書)로 묶였었다. 놀랍게도 이 금지된 책은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도 살아있다. 여전히 널리, 꾸준하게 읽힌다는 의미다.
금서로 지정될 정도였다면 책의 메시지가 범상치는 않으리라. 더욱이,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다면 책이 주는 울림도 깊을 듯싶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 한껏 기대를 품었던 이유다.
주인공 ‘코페르’는 꿈과 현실, 왕따와 학교폭력 등등의 문제와 씨름한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고민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읽을수록 책은 강렬하고 큰 깨달음을 안긴다.
예컨대, 청소년들은 흔히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우러른다. 그러나 지은이 요시노 겐자부로는 의문을 던진다. 그는 왜 영웅일까? 전쟁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일까?
‘자유’, ‘평등’, ‘박애’는 프랑스혁명의 이상(理想)이었다. 이를 위해 싸우던 나폴레옹은 영웅이었다. 그러나 ‘황제’가 되어버린 나폴레옹은 독재자에 지나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나폴레옹도 권력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벌인 전쟁기술자에 지나지 않았다. 영웅이란 칭호는 인류 역사를 나은 쪽으로 이끈 사람에게만 붙여야 한다.
1937년은 ‘대일본제국’이 승승장구하던 때다. 이런 메시지가 당시의 일본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라’고 외친 독립운동가 김준엽 선생을 떠올리게 한다.
청소년 시기는 버겁고 외롭다. 힘든 아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던지는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처럼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책은 흔치 않다. 인생 항로를 올곧게 다잡을 때, 청소년기의 방황은 성장통(痛)으로 거듭난다. 개인주의가 절정에 달한 시대, 이 책을 모든 학생들에게 절절하게 권하는 이유다. -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저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2년 07월 14일 어린이.청소년 새 책
저자 및 역자소개
요시노 겐자부로 (吉野源三郞) (지은이)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잡지 「세계(世界)」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끌었다. 당시 일본 편집인들로부터 최고의 편집인으로 존경받았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대표작으로,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에 출판되었다.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던 때였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는 크게 제약을 받았고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청소년 책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요시노 겐자부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자 했고,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태평양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서가 되기도 했으나,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자본이 인간성을 제압하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899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동시대의 일-베트남 전쟁을 잊지 마라》, 《직업으로서의 편집자》, 《평화의 의지》, 《전후(戰後)의 결별》 들이 있다. 1981년에 작고했다. 접기
최근작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총 7종 (모두보기)
김욱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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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30년 넘게 신문기자로 근무했다. 사회부 기자로 살아온 인생 덕분인지 역마살이라도 들린 것처럼 뛰어다니던 시절부터 글을 쓰는 일을 정말로 좋아했다. 퇴직 후 한국 생산성본부 간행 월간지 『기업 경영』에서 일반 사원 및 중간 관리자의 자질 향상을 위한 기획 기사를 집필했다. 또한 현대, 삼성, 농심, 대우 코오롱, 제일제당 등 기업 홍보지에서는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희망과 행복의 연금술사』, 『탈무드에서 마크 저커버그까지』. 『그들의 말에는 특별함이 있다』, 『취미로 직업을 삼다』 등 다양하다. 옮긴 책으로는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 『약간의 거리를 둔다』, 『황홀한 사람』, 『지적 생활의 즐거움』, 『지식생산의 기술』 등 100권이 넘는다. 2023년 93세의 일기로 타계하셨다. 접기
최근작 : <유쾌한 폭주 노년>,<찬란한 문학의 문장들>,<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 총 13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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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영화, 그 원작의 향기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인생론의 고전
책을 읽는 순간, 기억 속 배선에 앗, 하고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흔치 않은 책이다. - 안광복(교사)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가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그 뒤 학교와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생각은 가지를 뻗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나아간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드러내는 비겁함까지. 이 과정에서 외삼촌은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멘토 역할을 한다. 각 장마다 코페르가 일상에서 발견한 물음에 외삼촌이 일기와 대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페르의 일상은 열다섯 살 또래들의 솔직함과 쾌활함으로 채워져 있으며, 외삼촌의 멘토링은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카이(世界)」 초대 편집장이 쓴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1937년에 출판되었다. 벌써 80여 년 전 일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도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책을 읽는 순간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배선에 앗, 하고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안광복 중동고 철학 교사는“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흔치 않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책을 쓴 이는 요시노 겐자부로이다. 한국인에게는 낯설겠지만,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세카이(世界)」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끌었다. 「세카이」는 이와나미(岩波)서점에서 발행하는 비판적 성격의 잡지로 1950~1960년대에 20만부의 발행 부수를 자랑했다. 요시노 겐자부로는 당시 일본 편집인들로부터 최고의 편집인으로 존경받았다.《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대표작이다.
이 책이 출판된 1937년은 중일전쟁이 발발한 해다.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던 때였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는 크게 제약을 받았고,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은 격심한 탄압에 시달렸다.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청소년 책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요시노 겐자부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자 했고,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 낸 청소년이야말로 다음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소중한 자원이며, 청소년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으므로 그들에게 편협한 국수주의와 반동사상을 뛰어넘는 자유롭고도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태평양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서가 되기도 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에도 이 책이 여전히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는 까닭은, 자본이 인간성을 제압한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 시기는 버겁고 외롭다. 힘든 아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던지는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책처럼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책은 흔치 않다.”는 안광복 선생의 평가는 개인주의가 절정에 달한 지금, 이 책이 사랑받는 까닭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열다섯 살 코페르의 방황 그리고 성장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본명은 혼다 준이치이고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보던 어느 날 코페르는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십대의 인생에 말 걸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때 코페르는 사람들이 ‘분자’ 같다고 생각한다. 외삼촌은 코페르의 생각을 듣고 코페르니쿠스의 인식론적 전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곧 코페르가 자기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세계를 보기 시작했음을 지적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지켜가기를 당부한다. 그 뒤부터 코페르에게 생기는 사건과 관계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가난한 유부 가게 아들 우라가와를 놀리는 야마구치 패거리들에 맞서는 기타미, 미즈타니와 친구가 되고, 공부도 못하고 수업 시간에 만날 잠만 자는 우라가와가 유부 만들기의 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발견의 의미와 생산 관계 그리고 가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야마구치 패거리가 기타미와 친구들에게 린치를 가하고 코페르는 옆에서 지켜볼 뿐 함께 싸우지 못한다. 비겁한 놈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코페르에게 엄마가 학창시절 돌층계의 추억을 이야기해준다. 코페르는 친구들에게 사죄의 편지를 쓰고 친구들은 앓고 있는 코페르에게 찾아온다. 코페르는 이 과정에서 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 그리고 진정한 용기에 대해 깨닫는다. 다시 봄이 오고 코페르는 정원에 핀 수선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엄마가 사준 만년필로 외삼촌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기 시작한다. 코페르의 방황이 성장통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처럼 코페르는 꿈과 현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비겁함, 왕따와 학교폭력 따위의 문제와 씨름한다. 이것은 십대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이런 고민과 방황은 사소할지 몰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과 방황은 올곧은 방향으로 유도될 때 가치로운 삶으로 나아간다.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는 외삼촌의 조언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멘토링
바야흐로 21세기는 스토리텔링과 멘토링의 시대다.《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바로 이 스토리텔링과 멘토링이 있다. 10개 꼭지마다 앞에는 코페르의 일상이 있다. 이 일상은 곧 코페르의 성장과 방황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 뒤에 외삼촌의 노토가 이어진다. 외삼촌은 노트에서 코페르의 고민에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한다. 요즘 말로 멘토링이다. 여기서 코페르는 방황하는 십대들이며 외삼촌은 광란의 파시즘에 맞서는 지식인 곧 지은이 자신이다.
“외삼촌, 사람은 정말 분자인 것 같아. 오늘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 (중략)
“...오늘 네가 스스로를 넓은 세상의 분자로 여겼다는 건 정말 큰 사건이란다. 나는 오늘 네가 겪은 일이 네 마음속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를 바란다. 오늘 네가 느꼈던 감정, 네가 떠올렸던 생각은 아주 중요한 뜻을 담고 있단다. 네 인생의 관점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것이니까.”
스토리텔링이나 멘토링이라는 말이 제대로 개념화도 되어 있지 않던 80여 년 전에 이런 방식으로 글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아마도 청소년들에게 군국주의의 진실을 밝히고 희망을 선물하고자 했던 지식인의 절실한 마음이 이렇게 시대를 앞선 이야기 방식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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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생인 코페르다. 코페르는 주인공의 별명인데, 이름에서 짐작하다시피 주인공의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에서 따와서 주인공의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코페르는 코페르니쿠스처럼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고민하기 시작하는 사춘기 청소년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코페르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코페르의 외삼촌이 코페르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다. 코페르는 공부는 잘하지만 실수도 하고 겁도 많은 평범한 소년으로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정을 귀중히 여기지만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실수를 인정하고 후회하는, 그리고 잘못한 이에게 사과하는 용기가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중학교 3학년인 내 조카에게 이 책을 주고 싶었다(다만 그놈은 내 제의를 거절했다ㅡㅡ;;;) 그만큼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으로, 딱 청소년의 수준에 맞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책을 더욱 강하게 추천하는 것은, 이 책이 1930년대, 일본 군국주의가 일본 사회를 휩쓸어갈 때 인간다움을 중시하고 군국주의를 비판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책은 곧 출간을 금지당했고, 전쟁 이후에야 다시 출간되었다. 즉 작가 스스로의 인생이 이 책의 가르침을 더 신빙성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내 조카에게 읽히는 것을 포기했지만(그놈이 안타깝게도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다ㅡㅡ;;;)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중학생이 있다면 권해보길 추천한다.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다.
노을 2025-05-19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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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듯 나 역시 동명의 영화를 보고서 원작에 관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제목만 같을 뿐 책 내용은 영화하고 전혀 달랐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철학 에세이라고 보면 되는데, 갓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쓴 글들이지만 성인들도 가벼이 흘려들을 수 없는 깨달음과 울림을 지녔다. 처음엔 이토록 진지한 제목이어야만 했나 싶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너 자신을 알라는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묻혀있던 보물이 주목받고 재조명되는 경우가 많아졌으면 한다.
중학생이 된 코페르의 일상과, 외삼촌의 조언이 담긴 노트 기록으로 구성된 이야기들. 작중에 나오는 갖가지 내용과 가르침들을 한뜻으로 묶자면, ‘당연하게 여긴 것들이 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그 점을 캐치할 줄 아는 감각과 사고력 및 그에 따른 선행들도 필요하겠고. 혹자는 그런 게 뭐가 대단하냐고 할 텐데 세상은 어느 것 하나도 당연하게끔 설계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순도 100%의 내 힘과 능력만으로 이룬 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사람들은 마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창조자라도 된 것처럼 스스로를 과신한다. 다시 말하지만 당연한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법한 대사 중에 우리 집이, 학교가, 국가가, 세상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는 불평불만이 떠오른다. 그 말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여기에도 역설이 존재한다. 자신이 누린 일상의 전부가, 제삼자의 수고 덕분에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특정 대상을 탓하고 헐뜯고 비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을 좀 더 인간답게 만드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 책에서는 감사를 느낄 줄 아는 마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니,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혹 그것이 저자의 의도는 아니었을까 하고.
막상 읽어보면 다 어디서 들어봤던 내용들뿐인데 어째서 색다르게 들리는 걸까. 언제나 그랬듯 진리라 함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말이렸다. 옛 선조들과 현인들과 성인군자들이 하는 말에는 낯설고 생소한 표현이 잘 없다. 그런즉 누구나가 진리를 품고는 있으되 온갖 더럽고 추악한 장막에 가리어져 보지 못할 뿐이다. 성경에서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 7:13)고 하지 않았던가. 그저 내가 편하고 싶어서 나 좋을 대로만 믿고, 그게 옳다 여기는 태도들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부패시켰는지 생각해 보라. 나는 재앙을 내리고 세상을 갈아엎는 신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담백하고 마일드한 이 책에서 매콤함을 느낄 독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개인적으로 반성과 후회할 줄 아는 사람이 위대하다(222p)는 표현이 가장 좋았다. 자신의 비겁함을 인정함과, 옳고 그름의 판단이 섰다는 증거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므로. 또한 받기만 하던 소비자에서 줄 줄도 아는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도 아주 공감한다. 누구나가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순 없겠지만, 인간이란 그저 태어난 김에 살아가는 존재여선 아니 된다. 나에게 도움을 준 세상에 뭐라도 기여하려고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당연함이 아닌 감사로써 나아갈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끝으로, 나의 보잘것없는 글이라도 당신과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발판이 된다. 그러므로 난 계속해서 읽고 쓸 것이다. 부디 당신도 그러기를 바라겠다.
물감 2024-11-26 공감 (3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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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다음에 책을 구해 읽었다.
어른이 아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아버지를 잃은 소년의 외삼촌이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건네는 노트와 같은 구성이다. 소년이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고, 그 사건들 다음에 외삼촌이 소년에게 건네는 이야기가 있다. 어렸을 때 읽은 '사랑의 학교'가 생각났다.
영화를 볼 때는, 잘못을 저지른 자국에 대한 변명이다,라는 식의 평가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설로 읽으니까, 뭔가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게 신기했다. 소년은 아버지가 없지만, 부유하고, 그 부유함의 배경은 없다. 1930년대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부유한 소년과 소년의 친구들 사이에서 식민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아이에게 어른이 해 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나는 이미 어른인데다가 식민지 조선인이었을 거라서 걸리는 감정들이 생긴다.
아이에게, 얼마나 정직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닥치고, 어른이 가지는 모순된 감정들이 닥친다. 아이들은 단순하고 극단적이기 때문에, 이야기 가운데 아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 소설의 단순하고 밝은 톤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다가도, 억울하다는 마음이 생기는 거다.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어른들이, 아이들은 보호한답시고, 아이들에게 다른 미래를 주겠다고, 아이들을 집에 두고 밖에 나가 나쁜 짓을 하고 있었어. 이 정도 이야기조차 금서라고 막았다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이, 다시 어른이 되었을 때, 나쁘지 않은 세상은 가능한가 생각하는 거다. 잔인함을 적당히 막아서야 하지만, 지나치게 톤 다운시킨 이야기 가운데, 삶의 잔인함을 직시할 수도 없는 아이들을 키웠던가 회의하기도 하는 거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아이들도 느낄 지 궁금한다.
아이들의 요구를 들으면서, 부모인 내가 어때야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지 생각한다.
네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또는 세상이 인정하는 대로만 살아간다면 언제까지나 자립한 사람이 될 수 없단다. 어린아이일 때는 그렇게만 해도 돼. 하지만 지금 네 나이라면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단다. 중요한 건 세상의 눈이 아니라 네 눈이야. 네 눈이 무엇에서 사람의 훌륭함을 찾고 있는지, 그것을 네 영혼이 알고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진심으로 네가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져야 해.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 때도, 네가 그것을 좋아한다고 확신할 때도 그 감정은 언제나 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단다. 기타미를 따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삶에는 "누가 뭐래도"하는 오기가 필요하단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와 네 엄마가 바라는 것처럼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면서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단지 겉으로 '훌륭해 보이는 사람'이 될 뿐 네 자신에게 떳떳한 '훌륭한 사람'은 되지 못한단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잊어버리고는 하지.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페르,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 그 기분을 잊지 말고 언제나 그 뜻을 생각해 보도록 해 -p52~53, 용감한 친구
어머니는 코페르를 보지 않고 뜨개질을 계속하면서 말했다.
"너도 언젠가는 엄마가 겪은 일과 비슷한 경험을 할 거라고 생각해. 어쩌면 엄마가 겪었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그리고 엄마보다 더 많이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네 인생에 손해가 되지는 않을 거야. 단순히 그 일만 놓고 본다면 되돌리고 싶을 만큼 잘못했다 싶겠지. 하지만 그렇게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 줄 거야. 사람들이 몰라주더라도 하느님은 분명히 보고 계실 거야."-p215~216, 돌층계의 추억
별족 2023-11-14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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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8.9
책 받고 바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작 원작˝, ˝미야자키 하야오가 손자를 위해 선택한 마지막 작품˝이라고 띠지가 둘러졌는데, 사실무근입니다. 은퇴 안하고, 손자 위한 선택도 아닙니다. 출판사가 영화 덕 좀 보려는 것 같은데 이건 책의 위명에 먹칠을 하는 짓입니다. 구매
rat9762ok 2023-10-26 공감 (4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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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인류가 꼭 봐야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어하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짙든 얕든 남아있으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인지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구매
kim38359838 2023-01-02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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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모두가 읽어야 할 책 구매
최서영 2023-07-11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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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일본에서 봤는데 책 내용이랑 상관은 없네요ㅎ 구매
춘식 2023-07-16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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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책에 100자평이 없어서 적습니다.
이책의 내용은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을 누구가 생각해볼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성인되어서도 여전히 생각해봐야할 그런 여러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무엇일까? 친구는 어떻게 사귈까? 내가 아닌 상대방은 어떤 사람일까? 등등 배울게 많아요. 구매
오라오라 2019-09-02 공감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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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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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다들 그렇듯 나 역시 동명의 영화를 보고서 원작에 관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제목만 같을 뿐 책 내용은 영화하고 전혀 달랐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철학 에세이라고 보면 되는데, 갓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쓴 글들이지만 성인들도 가벼이 흘려들을 수 없는 깨달음과 울림을 지녔다. 처음엔 이토록 진지한 제목이어야만 했나 싶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너 자신을 알라는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묻혀있던 보물이 주목받고 재조명되는 경우가 많아졌으면 한다.중학생이 된 코페르의 일상과, 외삼촌의 조언이 담긴 노트 기록으로 구성된 이... + 더보기
물감 2024-11-26 공감(30)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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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요시노 겐자부로 새창으로 보기
미야자키 하야오의 추천글에 이끌렸다. 100년 가까이 사랑받은 청소년 추천도서이다. 가치관의 틀을 쌓아 올리는 청소년 시절에 꼭 읽어야 하는 도서이다. 대세의 흐름을 따르면서 휩쓸려 살아가는 인생들도 있다. 부자도 있고, 유명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이 모두 행복과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진짜 보석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 도서는 연령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읽게 된다. 청소년 도서인 만큼 읽기 쉽게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된다. 제국주의가 대륙을 휩쓴 시대에 자기만의 가치관을 또렷하게 가진 저자의 인생관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질문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 자신을 객관화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들이 전해진다.
중학교 1학년 아이 코페르가 주인공이다. 코페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사연도 소개된다. 외삼촌과 나누는 대화들이 일품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머니와 외삼촌이 어른으로 곁을 지켜주면서 아버지가 아들에게서 희망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외삼촌을 통해서 듣게 된다. 아버지의 바램을 위해 노력하는 코페르의 거듭나는 과정들이 전해진다. 실수도 하고 부끄러움도 느끼면서 사과편지도 보내는 코페르를 만난다. 놀림을 당하는 친구가 며칠 동안 등교를 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친구의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그곳에서 보게 되는 친구의 모습과 친구의 가정환경들은 적잖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관심있는 기계가 가동되는 것을 보고자 친구의 공부를 지도해 준다. 친구가 아니었다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면서 살아왔을 코페르이다. 친구 가족들의 노동력과 가게를 움직이는 직원의 노동력까지도 깊게 설명해 주는 외삼촌이 있다. 외삼촌의 이야기도 좋고, 외삼촌이 정리한 생각노트도 유용한 내용들이 된다. 코페르에게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어주는 노트이다. 어느 날 어머니가 선물해 준 노트에 코페르가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외삼촌처럼 기록될 글들이 어떻게 수놓아질지 기대된다.
너희는 소비 생활만 한다는 것... 꼭 기억해 둬야겠지...
게으름 부리지 않고 가게 일을 돕는 것을 존경해야 해.
~의 처지를 무시하고 얕보는 것은
자기 분수를 모르는 어리석은 짓이야 126
후회한 적은 있어도
인생에서 중요한 한 가지를 배우는 셈이니까.
돌층계에서 한 행동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214
최초의 불상이 무엇인지, 누가 만들었는지도 전해진다.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이야기와 인도의 역사와 영국의 발굴 작업, 인도의 식민지 생활, 소비만 하는 코페르를 자각하게 하는 외삼촌의 설명도 인상적이다. 생산자들과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인지시킨다. 경제학과 사회학, 물리학, 지리학, 고고학 등이 골고루 매만져진다. 어머니가 들려주는 후회한 순간과 인생에서 배운 것들도 귀담아듣는 시간이 된다.
"지금 괴롭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어...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있기에 가끔은 이렇게 괴로워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222쪽)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한다.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지만 반성과 괴로움을 느끼면서 거듭나는 자아가 중요한 이유가 전해진다. 세계 사람ㄷ르이 서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기를 희망한 저자의 바램이 작품에서도 글귀에서 전해진다. 그 바램은 무효하지 않다고 믿는다. 탐욕과 질투가 세상을 압도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슴에 가득히 품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바램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책을 통해서, 저자를 통해서 보게 된다.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좋은 사람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요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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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2023-09-22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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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다음에 새창으로 보기 구매
영화를 본 다음에 책을 구해 읽었다.
어른이 아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아버지를 잃은 소년의 외삼촌이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건네는 노트와 같은 구성이다. 소년이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고, 그 사건들 다음에 외삼촌이 소년에게 건네는 이야기가 있다. 어렸을 때 읽은 '사랑의 학교'가 생각났다.
영화를 볼 때는, 잘못을 저지른 자국에 대한 변명이다,라는 식의 평가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설로 읽으니까, 뭔가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게 신기했다. 소년은 아버지가 없지만, 부유하고, 그 부유함의 배경은 없다. 1930년대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부유한 소년과 소년의 친구들 사이에서 식민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아이에게 어른이 해 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나는 이미 어른인데다가 식민지 조선인이었을 거라서 걸리는 감정들이 생긴다.
아이에게, 얼마나 정직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닥치고, 어른이 가지는 모순된 감정들이 닥친다. 아이들은 단순하고 극단적이기 때문에, 이야기 가운데 아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 소설의 단순하고 밝은 톤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다가도, 억울하다는 마음이 생기는 거다.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어른들이, 아이들은 보호한답시고, 아이들에게 다른 미래를 주겠다고, 아이들을 집에 두고 밖에 나가 나쁜 짓을 하고 있었어. 이 정도 이야기조차 금서라고 막았다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이, 다시 어른이 되었을 때, 나쁘지 않은 세상은 가능한가 생각하는 거다. 잔인함을 적당히 막아서야 하지만, 지나치게 톤 다운시킨 이야기 가운데, 삶의 잔인함을 직시할 수도 없는 아이들을 키웠던가 회의하기도 하는 거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아이들도 느낄 지 궁금한다.
아이들의 요구를 들으면서, 부모인 내가 어때야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지 생각한다.
네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또는 세상이 인정하는 대로만 살아간다면 언제까지나 자립한 사람이 될 수 없단다. 어린아이일 때는 그렇게만 해도 돼. 하지만 지금 네 나이라면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단다. 중요한 건 세상의 눈이 아니라 네 눈이야. 네 눈이 무엇에서 사람의 훌륭함을 찾고 있는지, 그것을 네 영혼이 알고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진심으로 네가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져야 해.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 때도, 네가 그것을 좋아한다고 확신할 때도 그 감정은 언제나 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단다. 기타미를 따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삶에는 "누가 뭐래도"하는 오기가 필요하단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와 네 엄마가 바라는 것처럼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면서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단지 겉으로 '훌륭해 보이는 사람'이 될 뿐 네 자신에게 떳떳한 '훌륭한 사람'은 되지 못한단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잊어버리고는 하지.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페르,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 그 기분을 잊지 말고 언제나 그 뜻을 생각해 보도록 해 -p52~53, 용감한 친구
어머니는 코페르를 보지 않고 뜨개질을 계속하면서 말했다.
"너도 언젠가는 엄마가 겪은 일과 비슷한 경험을 할 거라고 생각해. 어쩌면 엄마가 겪었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그리고 엄마보다 더 많이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네 인생에 손해가 되지는 않을 거야. 단순히 그 일만 놓고 본다면 되돌리고 싶을 만큼 잘못했다 싶겠지. 하지만 그렇게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 줄 거야. 사람들이 몰라주더라도 하느님은 분명히 보고 계실 거야."-p215~216, 돌층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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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23-11-14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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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생인 코페르다. 코페르는 주인공의 별명인데, 이름에서 짐작하다시피 주인공의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에서 따와서 주인공의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코페르는 코페르니쿠스처럼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고민하기 시작하는 사춘기 청소년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코페르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코페르의 외삼촌이 코페르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다. 코페르는 공부는 잘하지만 실수도 하고 겁도 많은 평범한 소년으로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정을 귀중히 여기지만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실수를 인정하고 후회하는, 그리고 잘못한 이에게 사과하는 용기가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중학교 3학년인 내 조카에게 이 책을 주고 싶었다(다만 그놈은 내 제의를 거절했다ㅡㅡ;;;) 그만큼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으로, 딱 청소년의 수준에 맞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책을 더욱 강하게 추천하는 것은, 이 책이 1930년대, 일본 군국주의가 일본 사회를 휩쓸어갈 때 인간다움을 중시하고 군국주의를 비판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책은 곧 출간을 금지당했고, 전쟁 이후에야 다시 출간되었다. 즉 작가 스스로의 인생이 이 책의 가르침을 더 신빙성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내 조카에게 읽히는 것을 포기했지만(그놈이 안타깝게도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다ㅡㅡ;;;)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중학생이 있다면 권해보길 추천한다.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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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2025-05-19 공감(1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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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영화 원작 소설 새창으로 보기
일본에선 얼마 전 공개되었고 한국에선 연말 공개 예정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의 원작이 이 책이라고 해서 서둘러 구입해 읽어봤다. 원작이기는 해도 내용은 크게 상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화를 안 봐서 얼마나 상관 없는지 모르겠다. 다만 1937년에 출간된 청소년 교육용 소설이다 보니 성인 독자가 읽기에는 내용이 상당히 계몽적이고 교훈적이고, 심심하고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소설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말해서 '코페르'라는 소년의 성장기다.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인 코페르는 비록 아버지가 안 ... + 더보기
키치 2023-07-25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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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삶에 대한 가르침 새창으로 보기 구매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을 기다리다, 원작부터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한숨에 다 읽을 수밖에 없었다. 외면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표방하지만, 군국주의 시대를 살면서 온갖 이념의 횡횡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바른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던 일본 지식인들의 치열함에 순식간에 전염된 탓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거장의 생애에서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데,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호기심은 책장의 마지막을 덮는 순간 깊은 수긍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혼다 준이치는 코페르라는 별명을 가진 중학교 2학년 소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도쿄 외곽에 사는데, 법학을 전공한 외삼촌과 교류하며 소소한 일상의 삽화들 속에서 인생의 가치와 삶의 원리를 배워나간다. 반향을 불러 일으킬만한 대단한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저자는 작은 사건들 속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 설정,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윤리,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 들을 실타래처럼 뽑아낸다.
준이치는 외삼촌과 함께 빌딩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분자로서의 인간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외삼촌은 이를 두고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옮겨가는 단초를 제공한 코페르니쿠스에 빗대어, 준이치에게 코페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성장하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도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면서.
반에서 바보 취급을 당하는 우라가와와, 비열한 야마구치 패거리들에 맞서 싸우는 기타미의 일화 속에서 준이치는 외삼촌으로부터 자신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과 진심이 중요하며, 자신에게 떳떳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운다.
외삼촌으로부터 뉴턴의 사과와 만유인력의 법칙을 전해 들은 준이치는, 분유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간 분자의 관계, 그물코의 법칙'의 발견에 대해 외삼촌에게 설명하고, 외삼촌은 사회학과 경제학을 예로 들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학문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필요성 등을 이야기하면서도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의 관계는 일견 분자화에만 머물러 있지만, 사람다운 관계를 맺어야한다고 강조한다.
학교를 결석하고 두부 가게를 하는 자신의 집에서 유부를 만드는 데 한창인 우라가와를 만나고 돌아온 날, 외삼촌은 준이치에게 가난에 대해 설명하면서 환경에 상관 없이 자신의 가치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문명의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가난이 사라지고 있지 않다는 점, 그러므로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지금의 행운을 겸손히 고맙게 여겨 정진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놀랍게도 우라가와는 사회를 위하여 무언가 생산하고 있지만, 준이치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동시에 실제 소요되는 생산과 소비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점을 대비하면서도, 준이치에게 물건의 생산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 답을 스스로 찾아낼 것을 주문한다.
외삼촌은 나폴레옹과 프랑스 혁명을 통해서 영웅이든 위인이든 존경받는 이들은 인류가 진보하는 데 도움이 된 사람들뿐이라는 것도 기억하도록 강조한다.
한편 준이치는, 구로카와 패거리들에게 기타미가 당할 때 우라가와나 미즈타니처럼 함께 나서지 못하는데,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비겁한 행동 탓에 자책감에 괴로워하고 때마침 감기에 걸려 결석하게 된다. 친구가 어려움을 당할 때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던 준이치는 외삼촌에서 사정을 털어놓게 되고, 외삼촌은 사람만이 올바른 이성의 목소리를 듣고 목소리가 말하는 대로 행동할 힘이 있기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다독인다.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러므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친구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고 관계가 개선된 준이치는 수선화를 옮겨 심다가 성장하고 싶다는 본능으로 자라나는 풀과 나무에게 감명을 받고, 그리스인이 만든 불상의 스토리를 들으며 일본까지 흘러든 세계 문명의 전이에 전율한다. 그리고 당장 무언가를 생산할 수는 없어도 좋은 사람이 되겠다면서 외삼촌처럼 노트에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적겠다고 다짐한다.
이 책의 압권은 아무래도 맨 마지막 부분, 저자의 <이 책이 나오기까지>가 아닐까 싶다. 군국주의가 확산되고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제약을 받으면서 자유주의를 지향한 지성인들은 미래의 청소년이 희망이라면서 '일본 소국민 문고 16권'을 기획했고, 이 책은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고는 출판이 금지되었다가 전쟁 후에야 다시 출판이 가능했다고 한다.
인류는 진보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보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일념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에 주목했던 지식인들의 혜안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으로서, 아니 시대를 앞서간 거장으로서 마지막 작품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저자와 동일하게 느낀 절박한 마음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코페르, 현실이 이렇더라도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단다. 사람들이 사람다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쉬운 일이야. 너와 상관없는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당연히 분자와 분자가 교류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따뜻하게 만나야 한단다. 지금 당장 네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야. 단지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기를 바랄 뿐이란다. 사실 이 문제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오면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란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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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fox 2022-04-03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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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새창으로 보기 구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 지음
일본의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원작 청소년 소설이다. 애니메이션이 궁금하기도 하고 독서모임의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에 출판된 책인만큼 현대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들면 '인간이라면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라는 것을 정해놓고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 등 전반적으로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했는데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다"라는 구절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소설이고 군국주의가 강한 시절에 인간다움을 지켜내자는 목적의 책이기에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내가 말했던 것과 썼던 글을 되돌아보며 자책을 많이했는데, 책에 나온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그 때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다"라는 구절을 보고 위로가 많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구나 싶었다.
#그대들어떻게살것인가 #요시노겐자부로 #양철북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그 때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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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리 2023-07-2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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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생 최고의 책_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 / 양철북
'코페르'는 '혼다 준이치'라는 15세 소년의 별명이다. 키는 또래보다 작지만 강단이 있고 성적은 1등 아니면 2등 할 정도로 우수하다. 친구와 놀기 좋아하고 장난치는 것을 즐기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괴롭히지는 않는다. 은행원으로 일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교외의 작고 아담한 집으로 이사해 인근에 코페르의 외삼촌이 거주하고 있어 자주 왕래하며 지내고 둘은 사이가 아주 좋다. 코페르라는 별명도 외삼촌이 붙여준 것인데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책은 독자들을 아주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작가소개]
요시노 겐자부로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 이 책이 출간된 시기가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이다.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전 세계를 뒤덮을 때 일본 내에 군국주의가 확산되며 언론, 출판이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관련된 책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하자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했고 청소년들이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간절한 희망의 산물로 펼쳐낸 도서이기도 하다. 한때 금서가 되기도 했지만 1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는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인생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왜 '요시에 겐자부로'의 책명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은퇴작 제목으로 썼을까? 소설이 영화의 원작이라는 홍보 글도 수두룩했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고 주인공의 나이나 배경 등이 바탕이 되었다는 정도이다. 1937년에 발간된 이 책은 일본 청소년에게 가장 인기있는 고전 중 한 권이기도 하다. 자신의 손자가 자랑스러워 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념이 바탕이 된 이 책이 미래를 이끌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겠나 생각해 본다. 나 역시 그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간단한 책 소개]
15살 중학교 2학년 주인공 코페르가 살아가면서 겪는 친구들과의 관계와 소통, 성찰 그리고 깨달음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이 던져지는 것이다. 코페르가 성장하면서 세상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외삼촌의 존재가 무척 부럽기도 했다. 법학을 전공한 외삼촌이 조카 코페르를 위해 무작정 작성하고 있는 생각노트가 어떤 재물보다 보배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코페르의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사건과 문제들을 가장 지혜로운 방법으로 외삼촌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외삼촌이 남기는 기록은 한 소년이 살아가면서 알아가야 할 삶에 대한 진리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영혼들의 지침서이기도 했다.
실수는 진리를 생각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다. 나는 사람이 실수를 하고 깨어나 진리를 향해 걷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괴테
자신이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는 있다. 가끔은 결정이 잘못 선택될 수도 있지만 또다시 그 실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도 있다. 그 힘과 위로를 코페르와 외삼촌의 속 깊은 대화를 통해 우리는 배운다.
[나의 생각]
코페르가 부러웠다. 나는 성장하면서 살아계셨다면 코페르의 외삼촌과 같은 이 역할을 충분히 해 주셨을 법한 우리 아빠가 생각났다. 이 책이 좀 더 일찍 나에게 읽힐 기회가 있었다면 내 삶을 바꿔주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본다. 아쉬운 마음에 더 많은 청소년들과 아니 그 청소년들을 품은 부모도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sns를 가득 채우는 돈과 부의 축적에 대한 열정이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제쳐두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지식인지 생각해 본다.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집에 살며, 어떤 옷을 입고 사는지는 인생의 진리와는 먼 거리를 둔다. 한 번뿐인 인생에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지 삶에 깊은 울림을 주는 멋진 인생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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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독서가 2023-10-30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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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일본 군국주의 시대에 꿋꿋이 지켜낸 '삶의 가치' 새창으로 보기
이 책이 1937년, 일본 군국주의 망령이 가장 성하였던 시절 나왔던 청소년 철학서임을 알고,
왜 지금 이런 책을 펴냈을까?
그것도 괜찮은 청소년 도서를 내기로 정평이 나있는 양철북에서?
이런 의문을 품고 읽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있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를 미리 읽었더라면, 그런 의문은 미리 풀고 갔을 것이지만,
어쩌면, 그 과정을 몰랐기에 꼬부장한 눈으로, 이상한 구석만 나와봐라, 욕해줄 테다! 하는 자세로 읽게 되어
책을 더 비판적 시각에서 골똘히 읽었던 것 같다.
2012년 여름,
청와대가 수상하다.
미국이 제시한 것이 당연한 '한일 군사 정보 동맹 협정' 같은 것을 맺으려 한다.
일본에게서 한국이 읽어낼 군사적 정보가 많다면 모를까,
제1 교역국 중국과 비겨보자면... 좀 무모한 도전인상 싶은데...
일본에게 국권을 침탈당한 사실을 잊었나?
아하~ 친일파들은 이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며 일본이 상륙해주길 기다리시나?
그런 거야?
일본이 군국주의에 미쳐 날뛸 때,
청소년들이 건전한 정신을 가지고 자라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일본 소국민 문고'를 16권 내는데,
그 첫번째 이야기였다고 한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엊그제 안철수 원장이 힐링캠프에 나와서, 한국을 진단한 말.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나왔듯,
자살률로 보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품질의 삶을 누리는 현재,
출산률로 보아 세계에서 최악의 미래를 보장받는 사회.
뭔가 바꾸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동화 형식으로 되어있다.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 묻고 대답하며 부딪치고 깨닫는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제시하면서,
철학적 사고가 담겼으면 하는 부분을 삼촌의 노트로 기록해 주고 있다.
약 80년 전인데도, '작가 중심' 사고에서 '독자 중심' 사고로 전환한 획기적인 책이라 볼 수 있다.
1930년대라면 작가가 '나를 따르라' 하면 독자는 넵~ 하고 읽어야 하던 시대이니 말이다.
코페르란 이름에서 주인공 아이는 철학의 '반전'의 핵심에 다가선다.
당연한 것을 생각하는 건 절대로 우습지 않아.
알고 있다고 믿었던 어떤 것을 좀 더 깊이 파헤치고 생각하다 보면
절대로 알고 있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란다.(75)
생각은 이런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철학은 거기서 정지한다.
더더더~~~ 생각하는 자세는 '알고 있었다'는 말을 넘어 선다.
그것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가 될 거다.
흔히들 '고맙다!,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는 뜻으로 '고마움'이라는 말을 쓰고는 하는데,
그 말은 본디 '그렇게 되기 어렵다.', '웬만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는 상황에서 쓰는 말이란다.
나는 본디 이렇게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분, 그게 바로 고마움이라는 마음이란다.
고마운 마음이 '고맙다'라는 말이 되어 나타나고,
그 말에는 고마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러나는 거란다.
이 넓은 세상을 둘러보고 지금의 너를 되돌아보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지.(122)
일본어의 언어 철학의 일단을 볼 수 있는데,
'아리가토오~'보다는 '스미마셍' 또는 '스마나이'의 의미 풀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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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위인이란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것은 당연지사.
영웅으로 또는 위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가운데 진정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은
인류가 진보하는 데 도움이 된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업적 가운데서 가치있는 업적을 꼽는다면
인류의 진보라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은 일 뿐이다.(169)
위인의 의미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지나치게 국가주의에 입각한 위인상을 내세우고 있다.
하긴 지폐에 대한민국 사람은 없고 순 조선인들만 가득한 나라다보니... 과거에 얽매인 성리학의 나라다.
현대 세계의 위인이란? 이런 것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크다.
뜰에서 느낀 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생명의 본능은 몇 천 년이라는 역사 속에서도 똑같이 움직여온 것이다.(256)
인간이 살아온 역사를, 문화를 돌아보고,
그 면면한 역사를 발전,계승시켜나갈 후임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는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건전한 삶의 지혜를 길러줄 필요,
현대가 될수록, 마마보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나는 지금 무언가 생산해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거예요.
이만한 일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내가 이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요.(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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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07-25 공감(5)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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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요시노 겐자부로
사람의 인격은 어떻게 형성되어져 가는 것일까?
* (...) 네가 사람답게 살아 보고 그런 시간 속에서 가슴으로 느껴보아야만 깨달을 수 있단다. 네 옆에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네 삶의 가치를 배울 수는 없단다. (...) 인생에서 중요한 건 어느 때나 네가 느낀 진심, 네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이란다. 그런 감정에서 비로소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거란다. 네가 무언가를 절실히 느꼈거나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이 있다면 그런 느낌이나 생각을 절대로 속여서는 안 돼. 어떤 일에서 또는 어떤 문제에서 네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늘 기억해 두렴. 언제, 어는 곳에서 어떤 감동을 받았다는, 인생에서 되풀이되지 않는 오직 단 한 번뿐인 경험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것들이 모여 언젠가는 너만의 사상을 이루겠지.
* 간단히 말하자면 여러 가지를 경험하다 보면 그때마다 네 마음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을 거야. 그 소리가 네 진심이란다. 네 진심에 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 그럼 넌 어떠니? 지금 너는 무엇을 만들고 있지? 세상에서 여러 가지를 받았듯이 너도 세상에 무언가 주고 있을까? (...) 하지만 자기가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해서 세상을 윤택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자기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으면서 소비만 하는 사람들을 견주어 본다면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은 누굴까?
* 너희는 우라가와가 비록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이라고는 해도 게으름 부리지 않고 가게 일을 돕는 것을 존경해야 해. 우라가와의 처지를 무시하고 얕보는 것은 자기 분수를 모르는 어리석은 짓이야. (...) 너는 날마다 생활하면서 너한테 필요한 물건을 소비만 할 뿐, 아무것도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어. 그런데 네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실은 너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중요한 어떤 것을 날마다 만들어 내고 있단다. 그게 과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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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24-02-13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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