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4

‘제국의 위안부’는 ‘제국의 변호인’인가 : 책 : 문화 : 뉴스 : 한겨레

‘제국의 위안부’는 ‘제국의 변호인’인가 : 책 : 문화 : 뉴스 : 한겨레

‘제국의 위안부’는 ‘제국의 변호인’인가

등록 :2016-05-12 20:10수정 :2016-05-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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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변호인 박유하에게 묻다
-제국의 거짓말과 ‘위안부’의 진실

손종업 외 19명 지음
도서출판 말·1만8000원
박유하 세종대 교수(일문학)의 책 <제국의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촉발시켰다. 나눔의집 ‘위안부’ 할머니들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박 교수와 박 교수를 옹호하는 쪽에서 주로 “새로운 학문적 성과에 대한 학계의 무관심”, “학문의 자유” 등을 앞세운다. 이에 대해 “식민 지배 책임을 희석시키는 주장”, “학문의 자유를 앞세운 폭력”, “학술서로서 가치가 없다” 등의 폭넓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국의 변호인 박유하에게 묻다>는 그동안 여러 매체 등을 통해 나왔던 전문가들의 기고 등 박 교수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을 추려서 담은 책이다.
책의 서두에 등장하며, 제목인 ‘제국의 변호인’이란 말을 포함한 손종업 선문대 교수(국문학)의 글은 <제국의 위안부>와 관련된 논쟁 지점들을 잘 가다듬고 있다. 국문학자인 그는 박 교수의 말과 글 속에 ‘정신적 변검술’이 존재한다고 짚는다. 중국 전통예술인 변검은 춤을 추는 동안 가면이 바뀌는 특징을 지녔다. “<제국의 위안부>에는 자기모순적인 기술들이 많은데, 박 교수는 (외부 비판에 대해) 선택적이고 자의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몇 권의 증언집 속에서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고 말하는 위안부는 오히려 소수다”라는 기술과 “물론 군인이나 헌병에 의해 끌려간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개별적으로 강간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기술은 서로 “완벽하게 모순”된다는 것이다.
박 교수에 대한 핵심적인 비판은 이런 태도 너머에 숨은 ‘의도’로 향한다. 무엇보다 지은이들은 박 교수가 ‘조선인 업자’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가운데 ‘법적 책임’과 ‘구조적 책임’을 구분하고, 실질적으론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을 희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런 접근 태도가 일본 우익과 일부 리버럴리스트들의 ‘역사수정주의’, 곧 전쟁 책임을 부정하고 전후 역사를 수정하고 싶은 움직임과 공명하고 있다고 짚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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