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역사책을 재미있는 소설만큼이나 좋아한다.만주는 관심있는 지역이고 만주국은 흥미로운대상이다.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70~80%모습은 1930~40년대 만주국의 모습이 남아있다.예전엔 80~90%였겠으나 민주화시대이후 조금 영향력이 줄었다고는 하나,아직도 연전히 사회 곳곳에 끈질기게 남아있고,흥미롭게도 북한역시 1930~40년대의 만주국의 모습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우리가 흔히 일제의 잔재라고 하면 그동안은 일본본토를 이야기 했으나,이책을 읽고나서는 일제잔재는 "만주국"의 잔재라는걸 알았다."만주국"을 그동안엔 일본이 만주를 침략해 세운 괴뢰국가정도로만 알고있었으나 일본본토와는 전혀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던,심지어 일본좌파와 우파가 결합하여 새로운 체제를 실험해 보던 장이었다.
이책을 읽을때 자칫하면 "식민지 근대화론"을 찬성하거나"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한 찬양으로 오해할수 있으나 자세히 읽어보면 ,그동안 친일이야 항일이냐 또는 과도한 내셔널리즘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좀더 객관적시각으로 넉넉함으로 볼수 있을것이다.
뉴라이트에서 이야기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단견인것이,우리나라가 식민지가 된덕분에 근대화되었다는 논리인데,조선이 식민지가 되지 않았더라도 조선말의 각종 개혁정책들이 추진되었다면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세계발전의 추세에 따라 근대화를 이루었을것이기 때문이다.더군다나,식민지 정책이라는것은 기본적인 속성자체가 모국의 이익을 위해 식민지를 개발하는것이지,식민지백성들의 삶을 향상시키기위한 정책이 아닌것이기 때문이다.
다만,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고 있던,식민지시절의 경험과,5,16군사쿠테타세력들(만주국세력들)에 대한 반감등이 일정부분 감소되고,공은 공대로 인정하고,과는 과대로 지적하자는 것이다.
나역시 말로만 듣던 극빈의 가난은 경험해보지 못했다.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보릿고개"와 "배고픔"의 고통은 경험해보지 못했다.왜 어른들이 그렇게 "박정희향수"에 젖어있는지를 어느정도 이해할듯 하다.물론,이미지 조작과 프로파간다의 영향이 있을지라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빈곤극복"의 경혐은 우리세대와는 다른듯하다.
아마도,"박정희와 만주국세력들"이 아니었다면,현재 대한민국이 이만큼 경제적으로 발전한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그것은 동시대를 선도한 싱가포르의 "리콴유"와 대만의 "장제스"와 비견할수 있겠다. "만주국세력들"은 도덕적,윤리적인 면에서 항일투사들과는 애초 비교대상조차 안되지만,1910년에 한일합방이 되고나서 30년가까이를 일제의 황국신민화 영향하에 교육받고 생활해온 대다수의 조선인들이 모두가 항일독립투사가 되기는 어려웠을것이다.항일독립운동은 소수의 지역에서,소수의 신념에 찬 사람들만이 가능했던 일이다.그러기에 그 분들을 더 존경해야 하는것이다.
"박정희와 만주국세력들"은 당시 상황에 가장 적합했던 정책을 펼친것이다.만주국모델은 유럽의 후발주자인 독일과 소련에서 성공을 거두었고,대공황시 미국에서도 펼쳐졌던 정책이다.2차세계대전이후에는 사회주의 중국과 북한에서도 성공적으로 추진한 모델이다. "무질서"와"빈곤"으로 대표되는 1,2공화국의 무능력한 정책실행능력과 비교해 보면 "박정희와 만주국세력들"의 실행능력은 충분히 인정받을만 하다.이것이 빈곤의 최전선을 벗어나게 한 주요한 이유다.많은 시행착오와 인권탄압과 강압적인 군사독재체제였으나 당시의 시대적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발전모델을 가장 실행력있는 집단과 조직이 이끌어 성공시킨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발전모델이 수명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장국가를 고수하는 북한과 그 독재자의 딸이 지배하는 남한에서 그 시대를 재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시대착오적이며 퇴행적이다.
1930~40년대와 1960~70년대를 넘나들며,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요소들을 비교분석하며 국,내외 연구자들의 지식을 인용하는 방식도 좋았다.일방적이고 편협했던 사고의 폭을 넓혀준 책으로 별다섯개가 아깝지 않다,
만주에서 수입된 급속산업화,도시화,개척과 건설,동원의 에토스.달리 말해 만주 모던은 1960년대 냉전상황에서 발현돼,결국 북한을 따라잡는 원동력이 됐다.나아가 후일 일부 분야에서는 옛 식민자인 일본을 넘보는 자원이 되기까지 했다.역설적으로,이곳은 피식민자들의 실전경험,나아가 식민자를 위협하게 될 훈련의 장이었다.
1930년대 총동원의 현장 만주국의 통제경제는 1960년대 한국의 체제경쟁과 세계체제 내의 상향 이동에 공헌했다.1960년대는 고속 산업화를 위한 불도저 체제가 가동된 분출의 시점이다.군정 지도자들은 만주국의 관동군 스타일로 누대의 문제를 쾌도난마로 해치우기 시작했다.10년이상 국민들을 근면하게 움직인 이 추동력은 사회의 극심한 회전력에 기여했다.그러나 공기단축에 드러난 속도와 자신감은 자연파괴,졸속,현재에도 끊이지 않는 대형사고를 대가로 했다.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