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7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 -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왜 보수정부와 삼포세대를 낳았나?

알라딘: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 -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왜 보수정부와 삼포세대를 낳았나?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 -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왜 보수정부와 삼포세대를 낳았나?
박세길 (지은이) | 원더박스 |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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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한국현대사>의 작가 박세길의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 한국은 청년들에게 무척이나 가혹한 나라이다. 50대 이상 고용률은 OECD 평균을 훨씬 상회하지만 청년 고용률은 최하위권이다.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 지 반세기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취한 자랑스러운 현대사는 어쩌다가 청년들의 목을 조이는 사회, 연이은 보수 정부로 귀결되었을까?

이 책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청년 세대의 고통은 어떻게 시작되었나?"를 포함해 모두 열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역사에서 그 답을 도출한다. 저자는 해방 이후의 역사를 필요에 따라 순서를 변경하거나 재조합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극단적인 반전과 역설의 의미를 독자에게 충실히 안내한다.

1970~80년대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로 '가장 편안했던' 1990년대를 맞이했지만 외환위기로 한국사회의 구조가 다시 근본적으로 바뀌고 이로부터 20년 가까이 청년 잔혹사가 이어진 과정을 짚어내고,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에서 또다시 드러난 드라마틱한 반전의 싹을 찾는다.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은 이처럼 철저히 현재의 문제의식과 필요성에 발을 딛고 우리 사회를 형성한 현대사의 근원과 핵심을 추적한 독특한 역사서이다. 사회서로도 역사서로도 읽을 수 있는, 호기심 가득한 과거와의 대화이자 새로운 세대를 위한 한국 현대사 입문서이다.

프롤로그 역사의 절망과 희망은 내일을 위한 풍부한 자산이다

1부 좌절의 시대 - 우리 앞에 놓인 질문
첫 번째 질문 ●청년 세대의 고통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한눈에 살펴보는 청년 100년사 / 현대사에 켜진 빨간 경고등 / 그 많던 서태지는 다 어디로 갔나?
구조조정의 후폭풍, 취업 대란(1997~) / 꿈은 빌 게이츠, 현실은 벤처 대란(1999~) / 달콤한 유혹, 카드 대란(2000~) / 욕망의 무한 질주, 부동산 대란(2003~) / 다시 기성세대에게 돌아온 부메랑
두 번째 질문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응답하라 1990년대 / 포효하는 아시아의 호랑이 / 한국 토끼몰이를 당하다
신경제의 마법과 신자유주의 / 혼란을 틈타 이뤄진 대수술 / 뒤틀린 사회 논리
세 번째 질문 ●진보개혁 세력은 왜 추락했나?
민주 정부 출범의 환호 / 환호가 탄식으로 바뀌다 / 비정규직 문제에서 길을 잃다
좌우 구도의 함정 / 진보의 잃어버린 20년

2부 절망에서 희망으로 - 현대사 실패와 성공의 교훈
네 번째 질문 ●민족 분단은 피할 수 없었던 일인가?
미 군정에 올라탄 이승만과 친일파 / 엉망이 된 해방 정국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 / 물을 떠난 물고기, 남로당
다섯 번째 질문 ●한국전쟁이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김일성의 과도한 자신감 / 미국은 무엇을 노렸나? / 완벽하게 빗나간 계산
너무도 비참한 전쟁의 참화 / 국가가 국민을 학살하다 / 가슴에 그어진 38선
여섯 번째 질문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누구인가?
한국 산업화의 미스터리 / 유난히 열정적인 평등주의 / 대한민국은 대학민국
국민 저축으로 마련한 종잣돈 / 중소기업의 열정과 도전 / 산업화 성공의 부산물, ‘슈퍼 갑’ 재벌
일곱 번째 질문 ●엄혹한 그 시절 민주화는 어떻게 가능했나?
독재 정권에서 살아가기 / 국가라는 거대 병영의 군수품 / 지역 대결 구도와 왕따의 탄생
광주, 피의 강을 건너다 / 들불처럼 번지는 민주화 투쟁 / 전국을 메운 잠재적 시민군
노동운동으로 이어진 불길 / 시민사회의 폭발적 성장

3부 다시 희망으로 - 미래를 향한 도전
여덟 번째 질문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몰락의 신호탄인가?
리먼브러더스가 던진 충격 / 지구촌을 휩쓴 금융 쓰나미
엄습하는 디플레이션 공포 / 미궁에 빠져드는 한국 경제
아홉 번째 질문 ●촛불 시위는 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인가?
우리는 모두가 ‘안단테’ / 문화 충돌 속에 드러난 미래
세상을 보는 시각의 광범위한 반전 / 새 시대는 새 사고와 함께 열린다
열 번째 질문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비비크림은 철보다 강하다 / 복지국가와 경제성장 / 창조 경제와 분수 효과
낡은 질서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 / 틀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 /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사람’
열한 번째 질문 ●어떻게 해야 통일을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나?
지하철과 컬러TV 방송을 먼저 시작한 나라 / ‘불량 국가’와 미국의 한판 승부 / 멀기만 한 한반도의 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북한 / 월가 큰손의 ‘전 재산 북한 투자론’ / 통일의 지름길, 개성공단

에필로그 자유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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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 :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청춘예찬」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청춘의 담대한 열정과 이상을 한껏 드러낸 민태원의 이 수필은 1929년 일제 식민지 시절 한복판에 발표되었다. 국권을 상실한 캄캄한 암흑...
P.27 : 1985년은 내 대학 동기 가운데 군 입대나 휴학, 학생운동으로 인한 감옥살이 등을 거치지 않고 제때 학업을 마친 친구들이 학사 학위와 졸업장을 받아든 해였다. 이 해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63.9퍼센트였다. 전문대 졸업자 취업률은 72.8퍼센트,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자 취업률은 76.4퍼센트로 학력이 낮을수록 취업문은 더 넓었다. 아직 정부에서 청년 고용률 통계를 집계하지 않던 때였다. 당시 20퍼센트 대에 불과했던 대학 진학률을 고려하면, 전체 청년 고용률은 60퍼센트 대를 훌쩍 넘겼던 것으로 보인다. 청년 취업난이 본격화한 계기는 1997년 말에 발생한 외환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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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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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1962년 충북 영동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후 줄곧 재야에 머물렀으며 1990년대 전반기까지는 노동자와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현대사 교양활동에 매진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진보적 사회단체와 연구단체의 정책기획가이자 이론연구자로 활동했다. 2000년대 중반 무렵 한국 사회의 변화를 진보세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진보의 가치와 비전, 전략 모두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 상근직을 모두 사퇴하고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는 데 쏟아왔다. 앞으로 ...


한국은 청년들에게 대단히 가혹한 나라
오늘의 한국은 청년들에게 대단히 가혹한 나라이다. 단적으로 15~29세 청년 고용률(23.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최하위권인 반면, 장년층인 55~64세 고용률(63.2%)은 상위 7위로 OECD 평균(55.1%)보다 오히려 8퍼센트포인트 이상 높다. 기성세대에게 후하고 청년들에게 박한 구조는 한국 청년 세대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들로 가득한 ‘실신세대’로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 지 반세기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취한 자랑스러운 역사는 어쩌다가 청년들의 목을 조이는 사회, 연이은 보수 정부로 귀결되었을까? 저자는 이러한 의문을 제기하고 해방 이후의 역사를 필요에 따라 순서를 변경하거나 재조합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극적인 반전과 역설의 의미를 풀어간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영국 사학자 E.H. 카의 정언을 적용한다면, 이 책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지나온 과거와 나누는 ‘호기심 가득한 대화’이다.

열한 가지 질문으로 오늘의 현실을 파헤친다
문제의식이 각별한 만큼 이 책은 형식도 일반 역사서와 많이 다르다. 해방정국에서 시작해 최근세사로 내려오는 시계열적 기술을 채택하지 않는다. 이 책의 시점은 오늘의 곤혹스러운 현실을 낳은 근원인 1990년대와 외환위기 전후의 상황부터 조망하기 시작하고(1부. 좌절의 시대) 이를 돌파할 지혜를 얻기 위해 분단과 산업화 민주화의 경험과 교훈을 돌아본 뒤(2부. 절망에서 희망으로) 21세기에 들어와서 펼쳐진 역사(3부. 다시 희망으로)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새로운 희망의 싹을 찾는 구성이다.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은 이처럼 우리 사회의 큰 쟁점과 이슈를 형성한 근원적 문제를 하나씩 짚어나가는 구조이다. 열한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질문 / 청년세대의 고통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 두 번째 질문 /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 세 번째 질문 / 진보개혁 세력은 왜 추락했나?
* 네 번째 질문 / 민족 분단은 피할 수 없었던 일인가?
* 다섯 번째 질문 / 한국전쟁이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 여섯 번째 질문 /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누구인가?
* 일곱 번째 질문 / 엄혹한 그 시절 민주화는 어떻게 가능했나?
* 여덟 번째 질문 /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몰락의 신호탄인가?
* 아홉 번째 질문 / 촛불 시위는 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인가?
* 열 번째 질문 /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 열한 번째 질문 / 어떻게 해야 통일을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나?

과거와 현재, 역사서와 사회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성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은 새로운 시도를 한 역사서이자 현재의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유용한 사회서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역사서와 사회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술은 오늘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데 여러모로 유용하다. 이를테면 고종21년(1884년), 개화당이 일으킨 갑신정변은 오늘의 청년 현실과 대비된다. 예비 내각을 짜고 무장 병력까지 동원하여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했던 이 거사를 사상적.조직적으로 이끈 김옥균은 당시 나이 불과 33세였고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박영효가 23세, 서재필은 불과 20세로 요즘으로 치면 잘해야 기업체 대리나 과장급 또는 인턴사원이나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할 나이임을 상기시킨다.
세 번째 질문인 “진보개혁 세력은 왜 추락했나?”에서는 1980년대 정치권의 DJ, YS와 재야 및 기층운동이 단일하게 집결할 수 있었던 민주 대 독재 구도와 2000년대 이후 일반화된 좌우 대결 구도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봄으로써 현재 침체에 빠진 진보에 대한 유의미한 성찰을 제공한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를 좌파의 합법화, 공식화로 간주하면서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마저 존재했다. 더 나아가 보수와의 비타협적 투쟁을 강조함으로써 진보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시도까지 잇달았다. 말하자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진영 논리의 포로가 되었던 것이다.

사회의 물적 토대인 경제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도 이 책의 강점 중 하나이다. 저자는 여섯 번째 질문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누구인가?”, 여덟 번째 질문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몰락의 신호탄인가?”, 열 번째 질문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등의 장을 경제에 할애하고 있다. 1970~80년대의 ‘추격 전략’과 최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주식 자산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한 화장품 회사들의 성공 요인을 비교하면서, 창조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제품 및 국가 품격과 문화, 이미지 전반이 경제의 직간접적인 경쟁 요소가 된 ‘창조 경제’의 차이점이 눈에 들어온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과거 한국 경제 성공의 요인과 현재의 경제 환경 및 재도약의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다.

20년 만에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저자 박세길은 역사 단행본 분야에 흔치 않은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초판이 나온 전작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1.2.3』 은 1987년 6월항쟁 승리로 대중적 자신감이 고양되고 진보적 역사관과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시절에 출간되어 수십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일관된 진보적 관점으로 국내 문제와 국제 정세를 포함하여 한국 현대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한 책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1990년대 내내 대학생 교양 필독서로 읽혔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 시대도 바뀌었고 저자의 문제의식도 달라졌다.
저자는 역사 저술가이기 이전에 재야 및 진보적 시민단체의 활동가로서 사회 진보 운동의 한복판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어느 순간부터 뭔가 맞지 않는 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어딘지 시대 흐름에 뒤처지고 있음을 느꼈다. 나의 콘텐츠도 더 이상 대중의 감흥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를 지탱했던 신념 체계도 빠르게 허물어져 갔다. 2004년 무렵 나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저자의 고뇌는 에필로그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이전 시기까지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과제 하나만으로 한국 사회의 모든 모순 구조가 설명되었고 개인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했다면, 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들어서고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진행된 21세기의 환경에서 과거에 대한 답습으로 진보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후 저자는 10년 동안 고민과 모색을 거듭하면서 사회의 변화를 탐구해왔다. 이번 책은 그러한 작업의 결산이다.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이후 20년 만에 현대사를 보는 관점을 다시 검토한 작업이며 각종 단체 상근직을 모두 그만두고 변화와 달라진 시대 과제를 반추하고 모색한 지 10년 만에 나온 역작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은 격변기 한국 사회의 한복판을 헤쳐온 한 지식인 또는 활동가의 내면 고백이기도 하다. 저자는 본문 곳곳에서 본인이 과거 지녔던 제한적 관점이나 도그마까지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타산지석으로 남겼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열한 가지 질문은 민주화 물결로 격동한 1981년 대학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30년간 한국의 대표적 진보 인사의 한 사람으로 생활해온 저자 자신의 질문이자, 이 시대 청년들과 진솔하게 나누고 싶은 대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태백 세대인 딸을 두고 있기도 한 저자는 오늘의 한국 현실을 만든 책임은 거의 전적으로 기성세대에 있다고 분명하게 단언하면서 다음과 같은 당부를 마지막으로 청년 세대 독자들에게 남긴다.

한국 현대사는 역설과 극적인 반전으로 가득하다. 너무도 가난했기에 누구보다 빨리 부유한 나라를 이루었고 극단적인 독재 치하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한 나라가 되었다. 오늘날 청년 세대가 겪는 극심한 고통이 또다시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되어 청년들의 활력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시대의 고통을 떠넘긴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비겁함과 어리석음을, 용서는 하되 결코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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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베고자는남자   ㅣ 2015-09-24 ㅣ 공감(2) ㅣ 댓글 (2)
오랜만에 역사책을 들었다. 가끔 역사책을 볼 땐 주로 조선시대까지다. 현대사가 가까운 과거라 왠지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이 드는 것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알면 알수록 가슴이 아픈 역사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 중 힘들지 않은 때가 언제 있었을까마는 특히, 일제강점기부터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고통이 시작되는 어두운 과거며 고난의 시기였다.

저자는 11개의 주제로 우리의 현대사를 되짚으며 짧지만 깊이 있는 시각으로 통찰한다. 복잡한 사건들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하고 원인을 정확하게 끄집어내 간단하나마 우리 현대사를 개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11개의 주제들을 훑어보자.

첫 번째 질문 : 청년 세대의 고통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답 : 외환위기로 시작되었다. 신자유주의의 노동시장 유연화는 기존 정규직의 외면 속에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신규고용을 억제했다.

두 번째 질문 : 외환위기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답 : 신자유주의 세계 금융 투기 자본의 맛있는 먹잇감으로 전락시켰다. 소수 기득권층만 승자독식의 수혜를 보고 나머지는 개털이 됐다. 이후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진 우리는 대박을 쫒아 다니며 ‘돈’의 노예가 된다.

세 번째 질문 : 진보개혁 세력은 왜 추락했나?
답 : 보수 세력의 철저한 전략에 완전히 당했다. 국민의 지지라는 힘을 갖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힘 한번 못쓰고 보수의 분열정책에 속수무책 당했다. 보수는 단결했지만 진보는 분열했고 무능했다.

네 번째 질문 : 민족 분단은 피할 수 없었던 일인가?
답 : 세 번 피할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쳤다. 현명한 국민은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지도자들은 최악으로 대응했다.

다섯 번째 질문 : 한국전쟁이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답 : 기회가 있을 때 스스로 하지 못하면 결국 남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여섯 번째 질문 :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누구인가?
답 : 6.25 전쟁 중에도 학교를 연 교육열, 살인적인 노동시간, 중소기업의 기술력, 누구나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다는 평등주의다. 박정희와 재벌은 그에 따른 부산물에 불과하다.

일곱 번째 질문 : 엄혹한 그 시절 민주화는 어떻게 가능했나?
답 : 의로운 학생들이 있었고, 세계적인 5.18 시민정신이 있었고, 노동권을 쟁취한 노조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넥타이 부대가 있었다.

여덟 번째 질문 :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몰락의 신호탄인가?
답 : 신자유주의의 본산인 미국조차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문제가 된 회사를 국유화했다. 7조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자식의 불장난을 해결해준 사람은 신자유주의가 제일 싫어하는 국가라는 부모였다. 자식의 독립은 아직도 요원한 듯.

아홉 번째 질문 : 촛불 시위는 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인가?
답 : 촛불시위는 새로운 시위 문화의 창조였다. 무겁고 비장한 투사형의 시위를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로 바꾸어 버린 신세대의 재기발랄함은 기성세대 지도자와 대중이라는 이분법을 벗어나, 자발성, 다양성, 유연성을 무기로 허를 찔린 정권의 항복을 받아내기에 충분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열 번째 질문 :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답 : 세상은 변했다. 자본과 노동의 산업경제방식으론 더 이상 안 된다. 창조적인 인재가 주축이 된 벤처중소기업 육성이 관건이다. 재벌의 상하수직관계가 아닌 수평적 평등한 관계와 열린 사고만이 살길이다. 창의적 사고로 무장한 청년인재가 희망이다.

열한 번째 질문 : 어떻게 해야 통일을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나?
답 : 키는 남한정부가 쥐고 있다. 제아무리 주변강대국이 설쳐도 결국 당사자인 남과 북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론은 재앙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북한의 경제 개방을 유도하는 경제교류의 점차적 확대를 모색하자. 인구 8천만의 내수시장과 동북아허브, 북한의 우주개발기술. 풍부한 노동력과 한국의 자본, IT기술 등이 만난다면 대박이 될 것이다.

난 우리 현대사의 키워드를 ‘분단’, ‘한강의 기적’, ‘민주화’, ‘신자유주의’로 보고 싶다.
정치적으로 분단은 친일파 청산에 실패하고 미, 소, 중, 일 강대국의 이해관계와 남?북 지배층의 권력욕이 야합하여 남?북과 동?서의 분열을 조장하고 지배도구로서 반공이데올로기가 만들어지고 성장한 이야기다.

경제적으로 한강의 기적은 전쟁과 기아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세계 7대 교역국이 되기까지 먹지 않고 자지 않고 자유도 유보하고 인간의 권리마저 포기한 채 죽어라고 일만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 가 남긴 피눈물의 산물이다.

사회적으로 민주화는 가증스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저 살자고 한강다리를 폭파해 미처 피난 가지 못한 수많은 서울시민을 나중에 부역자로 처단했으며, 우리 역사 최대 실수인 친일파청산을 가로막고도 아직까지 ‘국부’로 추앙받는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된 반백년동안의 압제를 기어이 무너뜨린 자랑스러운 민중의 투쟁사다.

국제적으로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힘들게 이룩한 경제성장의 열매를 채 맛보기도 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시 다 빼앗기고 목을 놓아 울었던 슬픈 이야기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고 미국에 정치적으로 종속된 후 마지막으로 경제적 주권마저 침탈당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주저앉아 울던 우리 민중들의 고단한 역사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다 가슴 아프지만 지나간 역사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한 역사의 결과를 고스란히 뒤집어 쓴 희생양이 현재 청년들이라는 사실은 결코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고용률 40%라는 빛나는 월계관을 쓴 청년들은 갈 곳이 없다.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문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IMF사태 당시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 친 정규직 기성세대의 몸부림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야기했다. 노조는 기존 정규직들의 자리보전을, 사측은 비정규직으로 신규 고용을 억제하며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는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취업대란으로 돌아갔다.

부모가 자식의 자리를 뺏어 차고 있는 이 상황에 부모는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지금보다 적게 받고 짧게 일하고 청년들과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해결책인가?
사회에 진입할 기회조차 잃어버린 그들을 과연 누가 위로해줄 것인가?
지금 아무도 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 채 점점 구렁텅이로 빠져 들고 있다.

광복 이후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며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뼈아픈 실수, 우리 민족 최대의 불행인 분단 상황의 딜레마, 수많은 희생자를 발판으로 이룩한 민주화는 여전히 반쪽자리 절름발이 신세. 산업경제의 한계에 부딪혀 제 자리 걸음인 저성장의 경제.

우리나라의 현 주소다.

2016년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누구라도 답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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