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1

자유조선방송 - 北 개인 제조업 성행, "국영공장까지 임대"



자유조선방송 - 北 개인 제조업 성행, "국영공장까지 임대"




北 개인 제조업 성행, "국영공장까지 임대"

등록일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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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북한 국영공장 일부가 개인 제조업자에게 임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 자본이 국가 생산시설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소식 취재한 설송아, 김성환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설기자. 우선 북한에서 개인 제조업, 어떤 게 있을까요?


설- 개인 제조업하면 북한에서 사실 좀 낯선 말입니다. 제조업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고 빵집, 신발집, 술집, 등 부르기 좋은 입말로 통용됩니다.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제조업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 제조업도 활발해졌는데요, 최근에는 국가 생산시설까지 빌려서 생산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요?


김-네. 평안남도 순천에 위치한 '탄광기계공장'의 건물 일부가 개인 제조업자에게 임대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 27일, 국민통일방송과의 통화에서 "탄광기계공장의 건물 한 동이 신발을 만들려는 돈주에게 임대되어 이곳에서 신발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공장 창고 건물을 돈주(錢主)에게 임대하여 '더벌이'를 실천하는 것은 공장 간부들에게도 이익"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설 기자님, ‘더벌이’라는 용어가 좀 생소한데, 어떤 뜻인가요?


설- '더벌이'는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주어진 원료와 노동력을 이용해 국가지표를 생산하는 것 외에 추가 이윤활동을 하는 걸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국가에 낼 걸 다 내고, 돈을 더 벌기 위해 활동을 하는 걸 ‘더벌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진행-그런데 평안남도 순천 탄광기계공장은 국가 생산시설인데, 개인에게 빌려주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김-개인과 국영 공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국영 공장의 경우 국가의 생산 목표도 채워야 하고, 공장도 운영해야 하는데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자력갱생 차원에서 공장 일부를 개인 업자들에게 빌려주고 있는 겁니다. 개인 업자들이 공장을 빌리게 되면 보통 판매 이윤의 30%를 임대료로 지급한다고 하니까, 국영공장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돈주들에게 공장 건물을 임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공장 간부들도 아무한테도 건물을 빌려 주는 게 아닙니다. 돈주가 생산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팔릴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고 "만약 상품성이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판단되면 돈주에게 공장 건물을 임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설송아 기자, 개인 업자들이 30%라는 높은 수수료를 내고 국영공장 건물을 빌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설-흔히 돈주라고 불리는 개인들이 국영공장 건물을 빌리려고 하는 건, 전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가내 수공업으로 물건을 만들어도 웬만큼 돈벌이가 되지만, 좀 더 욕심을 내서 대량으로 물건을 만들자면 결국 전기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공장에 공급되는 전기를 보고 개인업자들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소개하고 있는 ‘평남 순천 탄광기계공장’의 경우 돈주들이 탐을 낼만 합니다. 이 기계공장은 탄광에서 필요한 장비 일체를 생산하는 곳으로 북한의 탄광들에서 사용되는 장비 대부분이 이 곳에서 생산됩니다. 철제품을 주요 원료로 다룬다는 점에서 일반 경공업공장들보다 국가로부터 배당되는 전기 공급이 많습니다.


진행: 공장 건물을 빌려주는 간부들이나, 빌리는 돈주들도 모두 계산을 철저하게 하고 계약을 맺고 있네요. 그렇다면 국영 공장 건물을 임대하는 일이 북한 내에서 흔한 일인가요?


김-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이러한 '공장 건물 임대' 방식은 아직까지 일부 공장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남 순천 탄광기계공장의 경우도 건물 한 동만 임대됐을 뿐입니다.


진행: 설기자, 북한에 군수품 생산 공장들이 많은데, 군수 공장도 임대가 가능할까요?


설-그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소식통은 "군수공장은 그 기본 성격이 국가 비밀 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사민(私民)들이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지금 개인 업자들이 국영 공장 건물을 임대할 정도로 생산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김-북한의 돈주들이 소비제품 생산에 눈을 돌리는 것은 북한 시장화의 또 다른 단면으로 해석됩니다. 우선 북한 주민들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소비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서 종합시장이 발달하고 국영상점도 개인들에게 임대 운영되면서 소비제품 판매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써비차' 등을 이용한 물류 이동이 개선되면서 '중국산 직수입품'에 비해 북한 내에서 자체 생산한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분석입니다.


진행: 설 기자, 이같은 현상은 과거와 좀 차이가 있는 건가요?


설-네. 과거에는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이나 돈주들이 중국 저장성(浙江省) 등 인건비가 싼 지역에서 생산된 저가(低價) 소비제품을 대량으로 수입해 북한 내부에 유통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가 제품들은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기호나 소비욕구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주민들의 달라진 소비환경에 맞게 돈주들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진행: 평남 순천 탄광기계공장에 대한 이야기 좀 더 했으면 좋겠는데요, 개인 업자가 최근 이 공장 일부를 빌려서 신발을 생산하려는 목적이 있을까요?


김-계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종합시장들은 이미 '월동(越冬)제품' 준비 분위기로 전환됐습니다. 소식통은 “11월부터 종합시장 매대에는 겨울상품이 깔리는 시기라서 영리한 장사꾼들은 이미 겨울상품을 도매로 확보해 놓았다"면서 대표적인 상품으로 “겨울 신발"을 꼽았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신발공장인 '평양신발공장'과 '신의주신발공장'은 주로 북한당국의 명절공급품과 관련된 국가지표를 할당 받기 때문에 국가공급이 시장수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이 틈새를 돈주들이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 설 기자, 북한에서 겨울철에 신발이 그렇게 잘 팔립니까?


설: 네. 북한에서 신발시장의 성수기는 겨울입니다. 여름에는 실내화나 대충 신고다녀도 별일없거든요. 발이 아프지만 않으면 무방한거죠. 하지만 겨울은 문제가 다릅니다. 자칫 신발을 대충 신으면 동상에 걸려 죽을 때까지 고생하게 됩니다. 여기 한국처럼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걸어 다니잖아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우에는 더합니다. 발이 노천에 드러나 있어 겨울신발에 신경 쓰게 되기 때문에 겨울철 신발이 인기가 좋습니다.
겨울에는 특히 동상을 막기 위해 솜신, 털신 수요가 폭증하는데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퉁발이'로 불리는 솜신은 검정색, 혹은 군복색 천에 솜을 넣고 만들고, 털신은 합성가죽에 압착솜이나 양털을 넣고 만든 부츠 형태인데, 이런 종류의 신발들이 잘 팔립니다.


진행 - “퉁발이”, “왈렌끼” 생소한 단어인데요. 어떤 건지 설명 부탁드릴게요.


설 - 퉁발이는 군인들에게 겨울에 공급되는 동발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생각됩니다. 동발이가 입말로 번지면서 ‘퉁발이’로 시장상품명으로 불리게 되었고,
왈렌끼는 70년대부터 북한주민들속에 깊이 인식되여 있는 구 소련말입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부츠형태를 말합니다. 무릎까지 오는 신발은 무조건 왈렌끼라고 부릅니다.


진행: 설명 감사합니다. 그런데 겨울철 신발이 잘 팔리면 이걸 생산하는 노동자들도 월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까?


김: 그렇습니다. 솜신과 털신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바닥창입니다. 돈주들은 파고무를 종합시장에서 구매하여 바닥창을 생산하는데, 신발 바닥창 생산에 고용된 사람들은 일종의 '유해(有害)노동자'로 대우 받아 일용직에 비해 두 세 배의 급여를 돈주로 부터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네. 개인 자본이 국가의 생산시설에까지 확장되고 있는 사례, 설송아 김송환 기자와 살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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