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종의 평양 오디세이[단독] 북한도 마이카 시대?…SUV ‘뻐꾸기’ 몰면 일등 신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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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종 기자
이영종의 평양 오디세이
차 사면 기관에 소속시켜 오다가
작년 말부터 개인 명의 등록 허용
평양역엔 승용차 ‘휘파람’ 광고판
북 경제, 시장화 → 소유화 움직임
차 사면 기관에 소속시켜 오다가
작년 말부터 개인 명의 등록 허용
평양역엔 승용차 ‘휘파람’ 광고판
북 경제, 시장화 → 소유화 움직임
평양엔 택시 1000여 대…교통 체증도
남북 합작으로 98년 북한 남포에 설립된 평화자동차가 ‘휘파람’ 승용차를 생산하자 주민 관심은 더 높아졌다. 평양역 등에 자본주의식 광고판까지 등장했다. 1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뻐꾸기’를 보유한 남성은 일등신랑감으로 꼽혔다. 재력은 물론 평양과 지방을 수시로 오갈 수 있는 권력까지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 거리에는 승용차가 부쩍 늘어났다. 집권 3년 차인 2014년께부터 평양 거리에 교통 체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김정일 시기 80여 대에 불과했던 택시는 현재 1000여 대에 이른다. 신의주와 혜산 등 북·중 국경지역에선 중국산 중고차의 밀반입이 성행했다.
평양 고층 아파트엔 웃돈도 붙어
DA 300
북한 장마당 경제는 거침없는 기세로 확산 중이다. 이미 북한 당국 차원의 경제 규모를 넘어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개인수공업 특징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아코디언(악기)의 경우 국가 생산 규모는 월 250여 개에 불과하지만 개인 수공업으로는 월 500~700여 개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2003년 이전 북한에는 소비재 시장만 존재했지만 지금은 생산재·금융·노동·부동산 시장까지 모두 5개의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명의로 자동차 등록을 허용했다고 해서 북한에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고 단정하긴 무리다. 사유화나 개혁·개방과 관련해서는 고삐를 풀었다 다시 죄는 행보를 되풀이해 온 때문이다. 하지만 평양의 부유층과 시장경제 세력을 중심으로 욕구가 커진 건 분명하다. 북한 경제가 시장화의 수준을 넘어 ‘개인 소유화’로 치달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통일문화연구소장 yjle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 북한도 마이카 시대?…SUV ‘뻐꾸기’ 몰면 일등 신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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