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에서 언론이 놓친 것'풀러신학교 글렌 스테슨 교수, '평화 만들기' 대통령 오바마
|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에 관한 논쟁은 '정당전쟁론'과 현실주의를 등에 업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정당화'에 맞추어져 왔다. 그는 '정당전쟁론'을 세 차례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정의로운 평화'도 네 차례나 강조했다. 3가지 경우의 정당전쟁론에 대한 언급에 이어 그는 10가지 방식의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에 대해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연설의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어떻게 우리가 정당화를 시킨다고 해도, 결국 전쟁은 인류의 비극을 부를 뿐이다. 케네디는 '좀 더 실용적이고 좀 더 성취 가능한 평화는 인간의 본성에 기댄 급작스런 혁명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만든 제도에 대한 점진적 변화에 의해서 가능하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우리의 노력을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의 요지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막을 노력은 하지 않고, 이 전쟁을 정당한 전쟁으로 승인할 것인가 아닌가로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을 하려면 우리는 이미 검증된 평화 수립 활동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를 실행할 방법을 알고 있다. 그는 이것을 노벨상 연설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30명의 저자들 중에는 정당전쟁론을 옹호하는 이론가들과 평화주의자들이 공존한다. 저자들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한 대목은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전쟁이 경우에 따라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평화주의자들뿐 아니라 정당전쟁론을 옹호하는 이론가들 중 상당수도 아프간 전쟁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탈레반이 9.11 사건을 일으켰거나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아프간 내에서만 활동했다. 아프간으로 침략해온 외부 세력을 물리쳤을 뿐이다.
하지만 저자 모두는 10단계 절차를 통해 많은 전쟁을 예방할 수 있음을 믿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 점에 동의한다. 그가 방점을 찍고 있는 10단계 절차를 간과한다면 우리는 그의 의도를 읽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새로운 윤리 패러다임을 놓치게 될 것이다. 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없다면 그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그의 연설 말미를 보라. 그는 "이 참혹하고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운명의 감옥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의 한 절차는 "갈등과 불의는 우리 자신도 저지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만약 제가 여러분들이 관대한 마음으로 주신 이 노벨상 수상 소식이 가져왔던 논란에 대해 제가 몰랐다면, 아마 전 태만했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역만리로 파병 나간 미국의 젊은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누군가를 죽이게 될 것이고, 또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는 테러와 전쟁의 신기술과 핵무기의 확산 등이 가져올 위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국가 간의 분쟁은 감소했으나 내전으로 인한 살상이 계속되고 있음도 그는 인지하고 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노벨 시상식 연설에 민감한 사안을 언급했다. 이게 바로 평화 만들기의 기본 열쇠인 '겸손'과 '존중'이다.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는 일치점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적일지라도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와 훈련”을 할 것을 강조한다. 대부분 전쟁까지 치닫기 전에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닉슨 대통령은 모택동이 문화혁명을 지시해 수많은 문제점을 일으켰음을 알았지만 그와 만났다. 이러한 만남이 기폭제가 되어 수백만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헤어 나오고 사회의 양지로 나올 수 있었다"고 예를 들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와의 관계를 맺으면서 독재정권이 무너지게 된 것도 한 예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와 만난 이후 군축 협상이 가능해졌으며, 동유럽 공산국가 내의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 폭이 넓어졌다. 그 결과 소비에트 연방이 평화로운 종말을 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북한과 이란과 버마 독재정권과 대화를 해야만 한다. 정부 간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해당 국가 국민들의 인권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했던 '직접적인 비폭력 행동'에 의한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에 적극 동의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행동으로 보여준 비폭력 투쟁의 결과를 보길 원한다면, 내 자신이야 말로 비폭력의 힘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예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나 이란의 비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자유 국가에 살고 있는 자유 시민들은 모두 다가 그들의 편임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비폭력 투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UN에 대한 지지" 역시 전쟁을 감소시킨다. 오바마 대통령은 UN 결성에서 보여줬던 미국의 역할에 대해 말하며 "세계 제3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내내 인권에 대한 지지로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가 가능함을 역설했다. 그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국제 사회의 제재(일방적인 형태가 아닌)가 있어야 하며, 인권적인 차원에서의 간섭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도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어 “평화라는 건 단순히 정치와 시민권 차원이 아니다. 평화는 ‘경제적 안정과 기회’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평화란 단순히 공포로부터의 해방을 뜻하지 않는다. 평화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세계 제3차 대전을 예방한 마샬 계획과 유럽에서의 경제 발전에 경의를 표했다.
"민주주의의 확장에 대한 노력" 역시 평화 만들기를 퍼뜨려가는 중요한 절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이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난 후에야 평화 정착도 가능했다"고 했다.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에서 강조했듯,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잘못 운영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전쟁을 지지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 군대를 파병하는 일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를 상대로 단 한 차례도 싸운 일이 없다"고 했다.
"공격용 무기의 감축"도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의 한 절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 핵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평화 만들기를 위해 일하는 시민사회 단체에 대한 지원"은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웅산 수지 여사가 벌인 운동이나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만델라, 폴란드에서 벌어진 연대운동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자적 계획"에 대해 "인권단체에서 인류의 고통을 덜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수백만의 드러나지 않는 용기와 연민에 기초한 실천은 회의론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현실주의를 인정하자는 말로 결론을 맺었다. 그리고 정의로운 평화 만들기를 위한 실천적 행동에 나서자고 했다. "현실을 직시하자. 전쟁은 일어날 것이고, 평화를 위한 분투도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온 세상의 희망이다. 이러한 도전의 순간에, 평화를 위한 분투는 이 지구상 위에서 지금 지속 되어야 한다."
놀랍지 않은가! 오바마는 평화 만들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노벨상 선정 위원회는 오바마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위원회의 판단이 옳다는 결론이 나오기를 나는 소망한다.
글 · 글렌 스테슨(풀러신학교 기독교윤리학 교수) / 번역 · 김성회 기자
글렌 스테슨 newsnjoy@www.newsm.com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