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0

알라딘: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이석기 옥중수상록

알라딘: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 이석기 옥중수상록
이석기 (지은이)민중의소리2020-12-21




























 
양장본
208쪽
책소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옥중수상록. 2013년 이후 만 7년이 넘는 수감생활을 겪으면서 의연하고 담담한 문체로 자신의 사색을 정리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목차


서문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강을 건너면 배는 버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자다
거대 양당체제를 벗어나려면
흔들리는 동북아에서의 전후 체제
우리는 지난날의 우리가 아니다
한미동맹이라는 미신
탈동맹-남북협력의 길
경제의 중심은 민중의 삶
우리는 같은 출발선에 서 있나
세습되는 불평등을 바꾸는 힘
대담한 변화를 위하여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책속에서



나는 생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옥에 갇힌 사람인데, 이 안에 들어와서도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역설적이지요. 사람이 생각하는 건 존재 그 자체의 특성일 테고, 이걸 권력의 자로 재어서 그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감옥에 가두는 건 야만적인 체제입니다. 그런 야만의 세상에서도 나는 여전히 생각을 하고 있으니, 좀 유쾌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나를 감옥에 가둔 사람들은 확실히 실패하였습니다.
- 서문 접기
나는 사회진보의 열망을 가진 이들일수록 민중과 동고동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민중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민중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하자면 아예 생활의 기반을 민중 속에 두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980년대 이후 많은 청년들이 스스로 노동자가 되고, 농민이 되려고 했던 이유이지요. 물론 사회진보에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지식인들의 역할이나 기업가들의 역할, 전업 활동가나 정치인의 역할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민중의 일부분이 되겠다는 다짐과 노력이 없다면 청년 시절의 깨끗한 양심을 유지하기는 힘들어집니다.
- 강을 건너면 배는 버려야 한다 접기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자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평등하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과 공존하고 연대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자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단과 불평등이 지속되고 강화되면 민주주의는 점차 부식될 것입니다. 민주적 제도에 따라 여당과 야당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수차례 경험하면서도 아무런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면 그런 민주주의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자다 접기
남과 북이 협력한다면 중국도, 일본도, 미국도 이를 무시하고 일방주의로 행동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에 관한 한, 협력에 관한 한 이 지역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라고 할 자기 발로 선 당당한 나라의 꿈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 탈동맹-남북협력의 길 접기
나는 우리가 지금 수준의 ‘살림’을 영위하기까지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의 계기가 해방 후의 농지개혁과 1987년의 노동자대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우리의 삶을 바꿨습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의 배경에는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진보적 압력과 이를 실제 현실에 적용했던 진보적 정치인들과 조직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 경제의 중심은 민중의 삶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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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적폐 정권이 불법적으로 감옥에 보낸 양심수 이석기 전 의원은 지금도 계속 감옥에 갇혀 있다. 이 자체는 어불성설, 언어도단의 극치다. 이석기 전 의원과 같은 양심수들의 석방은 적폐 청산의 과정에서 맨 먼저 이루어졌어야 했었다.
이석기 전 의원이 여전히 옥고를 치르는 것은, 적폐 청산의 과정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잘 보여준다. 현 정권으로서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죄없이 간 감옥은 양심수 이석기의 몸을 가두되 그 정신을 능히 가두지 못했다. 이 책이야말로 바로 그 증거가 된다.
이 저서에서 이 전 의원은 한국사와 세계사의 큰 흐름을 분석하면서, 이를 배경으로 해서 보다 발전된 민주주의, 민중들의 보다 나은 삶, 보다 자주적인 한반도를 위한 길을 제시해 본다.
이 책에서 여실히 느껴지는 것은 인간적 존엄을 지키려는 이 전 의원의 불요의 의지, 그리고 그 불굴의 정신이다. 감옥은 그의 몸을 가두지만, 그의 뜻을 꺾지 못했다. 이거야말로 탄압에 맞선 인간의 진정한 승리다.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

『옥중수상록』은 단테를 영적세계 하늘나라로 이끈 베아트리체와 같이, “새로운 백 년의 문턱에 서서”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하늘을 향해 높이 나르라는 초대와 호소입니다.
이 책은 또한 “듣는 마음을 주시어 주님 백성을 잘 이끌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1열왕 3,9)라는 솔로몬의 지혜 청원을 연상시키는 우리 민족 공동체를 위한 아름다운 길잡이, 평화공존을 위한 간절한 기도입니다.
2013년 1월 29일 암울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시절, 이석기 동지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민족문제연구소 제 4대 이사장 취임 행사에 참석해 회원들을 축하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8월 28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되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저는 많은 분들과 함께 이석기 동지를 마음에 품고 그의 희망이며 신념인 “자주, 평등, 평화” 실현을 위해 매일 미사 중에 기도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한국의 첫 사제 성인 김대건(1821-1846) 순교자를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김대건신부님을 유네스코가 선정한 이유는 그의 보편적, 세계사적 가치, 자주, 평등, 평화사상 때문입니다. 청년 김대건은 인간의 가치 곧 만민평등과 평화사상에 근거해, 조선왕정 당대의 금령을 넘어서 단절과 비약을 이룩하신 분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역사에는 수많은 청년 김대건이 존재합니다. 순국선열들, 인권과 민주화와 통일의 실천자와 희생자들 그리고 이석기동지가 바로 그들 중 한 분입니다.
저는 사제로서 이석기 동지의 삶과 선택을 높이 평가합니다. 민족공동체가 바로 그의 사고중심과 핵심이며 존재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참으로 이웃 사랑과 공동체를 위한 전적 헌신자입니다.
가톨릭 수도자들의 수련 과정은 보통 2-3년으로 종신 서원까지는 7-8년이 걸립니다. 사제가 되는 과정도 신학대학의 경우 약 7년입니다. 그런데 이석기 동지는 8년째 옥에서 은수(隱修)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 모든 수련 과정을 거친 독수자(獨修者)인 셈입니다.
저도 감옥생활을 하면서 감옥은 “제 2의 신학교”, “수련소”라고 생각하며 매일 매 순간 저 자신과 싸우며 하느님과 이웃에게 저지른 죄와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뉘우치고 속죄의 기도를 올리며 공동체에 대한 사제적 봉사를 새롭게 깨닫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감옥은 사실 정화소(淨化所)입니다. 이것이 바로 감옥의 영성, 골고타 십자가의 영성입니다.
이석기 형제는 8년간의 정화 과정에서 승화된 몸과 마음으로 이제는 민족공동체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희생과 화해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감옥의 영성은 반복과 수련, 성찰과 상승 그리고 초지일관을 통해 불변의 가치를 거듭 다짐하는 삶입니다.
이에 청년 시절의 그 열정을 되새기며, 이제는 바로 그가 더욱더 민족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고뇌하고 고민하고 사색하는 훌륭한 구도자, 우리의 길잡이임을 확인합니다.
불변의 가치가 지고합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물, 새 길을 찾고, 새 길을 뚫고, 새로운 물이 흐르도록 길을 터주는 선구자입니다.
그는 참으로 열린 자유인, 모두를 존중하는 만인의 벗,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도인(道人)입니다. 그는 감옥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신과 싸워 이기고 절제하는 실천적 영성가입니다.
감옥에서 늘 남북 8천만 겨레를 가슴에 품고, 8천만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대화하는 민족의 길잡이 민족의 동반자입니다. 그는 이제 모든 이념과 사상을 넘어 열린 마음으로 자연과 우주, 온 세상을 품고 모든 이웃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이며 나아가 나와 생각이 ‘다른’ 형제자매들과도 공존해야 함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다름’의 가치를 주창하는 성숙한 이석기 동지는 우리시대 그리고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과 여성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 그들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 새로운 시대를 이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고정 관념, 남북관계에 대한 폐쇄적이며 배타적인 편견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히 미국 등 큰 나라에 대한 종속적 비굴한 자세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성숙한 인간과 민족적 긍지 속에서 만민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교훈을 깨닫고 실천해야 할 때임을 그는 단언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천해야 하는 민족의 실존적 요구와 가치 앞에서 우리는 분명히 결단하고 선택해야 함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석기 동지는 인생의 구도자, 철저한 혁명가 그리고 지혜를 추구하는 영성가이며 무엇보다도 민족공동체를 위한 헌신적 정치가입니다.
하느님. 이석기형제의 염원을 들어주소서.
그리고 겨레의 꿈을 실현해 주소서.
하늘에 계신 선열들이여, 도와주소서. 저희 모두 민족공동체를 초석이 되도록 간구해 주소서.
이 책을 통해 만날 모든 분들 특히 청년학생들과 여성들과 함께 민족의 일치와 평화 공존의 가치를 확인하며 공동선 실현을 위해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




저자 및 역자소개
이석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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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진보정당의 성장을 꿈꾸며 홍보기획사, 여론조사회사 등을 설립, 운영했다. 19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으로 현실 정치 무대에 등장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남북관계발전특위, 방송공정성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른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2013)되었고 이듬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에서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을 이유로 9년 8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월혁명상(2018), 불교인권상(2019)을 옥중수상했다. 접기


최근작 :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출판사 제공
책소개
박근혜 정권이 만든 최장기 양심수 이석기

“이석기 의원은 한국의 만델라”
- 제시 잭슨 목사 -

“한 사람에게 국가가 가하는 고통에 대한 이 무감각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박노자 교수 -

7년간의 수감생활이 만들어낸 치열한 사색
삶에서부터 민족과 경제, 국제문제를 포괄하는 담담한 목소리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옥중수상록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가 출간됐다.

박근혜 정권의 최대 정치사건이었던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뒤이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정치권 권리를 짓밟은 사건일 뿐만 아니라, 민중의 편에 선 진보정치세력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한 일이었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이후 만 7년이 넘는 수감생활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고 담담한 문체로 자신의 사색을 정리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저자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옥에 갇혔지만 ‘저자의 다른 생각’은 특유의 설득력과 치열함으로 담 밖에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평점 분포

9.9



구매자 (23)
전체 (25)



너무 기대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12월 24일 도착하네요. 새시대를 선도할 정치지도자 이석기의원을 책으로라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일신우일신 2020-12-15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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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이 책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되고

2022년은
이책을 실천한 사람과 실천하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될겁니다.
음악감상 2020-12-22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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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소식 듣고 구매했어요!! 올 연말 핫이슈가 될 정치인의 책이네요.
김종민 2020-12-15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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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도 시대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이 뛰어나다!
그가 갇혀있는게 안타깝다
또바기 2020-12-19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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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마주대하며 읽고싶습니다.
강연희 2020-12-15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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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공고한 기득권에 맞서 진보정당을 성공시킨 사람. 그 이유로 아직도 감옥에 있지만 여전히 진보정치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하는 사람.
start 2020-12-24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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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독방 안에서도, 가장 자유로운 사색의 날개짓!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 서서> 감상 1편.

- 이석기 옥중수상록




1. 어렵지 않은 말로 쉽게!




SNS에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의 글이 올라온다. 대부분 공통적인 것은 '단숨에 읽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석기 의원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기 때문에, 거기에 성탄절 전후나 되어야 나온다던 책이, 생각보다 더 일찍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도 그랬을 터이지만. 사실, 술술 읽힐 수 있도록 어렵지 않은 말로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리라.

딱 나도 그랬다. '오늘 중 배송'이란 문자를 보고 얼른 가서 보고 싶었으나, 저녁 약속도 있었고, 게다가 술도 가볍지 않게 했다. 그럼에도 '단숨에' 읽었다. 오히려 책을 읽는 동안 서서히 알콜기가 사라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오해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진보'는 어려운 말 하는 사람들 아니냐고. 이 책은 그런 편견을 여지없이 박살내준다.

그래서였다. 모두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한 장을 지나칠 때마다 핸드폰을 꺼내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 읽어보시라'고 문자를, 톡을 부지런히 남겼다. 이미 시간은 밤 11시를 넘기고 있었지만 상관없이.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고, '진보의 고민'에 대해 함께 나누고 싶은 욕심이 마구 솟구쳤기 때문이다.




2. 결코 가볍지 않은 그 무게감과 성찰의 깊이!




참으로 쉬운 말로 씌여졌다고 했으나,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라고 할 수 있겠다.

햇수로 무려 8년째, 이제 곧 9년째 독방생활을 하고 있는 이석기 의원은 현재 자신의 처지로부터 시작하여('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담담히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를 풀어놓는다.('강을 건너면 배는 버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자다')

이어서 바로 한국정치의 현실('거대 양당체제를 벗어나려면')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흔들리는 동북아에서의 전후 체제')를 일별한 후, '우리는 지난날의 우리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미래를 내다볼 주춧돌을 놓는다.

정확하게 책의 절반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한미동맹이라는 미신', '탈동맹-남북협력의 길', '경제의 중심은 민중의 삶', '우리는 같은 출발선에 서 있나', '세습되는 불평등을 바꾸는 힘', '대담한 변화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는 지금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있다고 글을 맺는다.

장황하지 않되, 한국사회의 현실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까지 아우르면서, 간결하면서도 깊숙이 찌르는 문제의식은 감옥 안에서의 고민과 성찰의 깊이를 그대로 드러내준다.




3. 쉬운 말이 가능한 이유는, 사상의 뿌리내림이 깊고 분명하기 때문!




사실, '쉬운 말'은 노력한다고만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최근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교육에 간간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노조 간부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쉽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말만큼, 생각만큼 참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용어를 쉽게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강사의 삶 자체가 조합원의 삶과 일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의 전편에 걸쳐 이석기 의원은 본인의 고민과 삶이 어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거듭하여 토로하고 강조한다.

가령, 왠지 단어만 들어도 어려울 것 같고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숟가락 얹기도 부담스러울 것 같은 '경제'를 이야기할 때도 이런 식이다. "나는 숫자로 된 경제지표보다는 내가 살아온, 그리고 나의 주변 사람들이 살아온 것을 토대로 우리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려고 한다. 통계수치는 나름의 진실을 담고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고, 무엇보다 민중의 입장에서, 그러니까 '살림살이'의 관점에서 경제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p.134)

그렇기 때문에 이는, 이 땅을 살아가는 '민중'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자신감으로 표현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지만 우리처럼 위대한 민중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고 나는 생각합니다."(p.83) "다행한 것은 우리가 과거의 우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한반도의 남측에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가 꽃피고 있고, 한반도의 북측 역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은 남의 길을 걸어왔고, 북은 북의 길을 걸어왔지만 우리는 분명 지난날의 우리가 아닙니다."(p.96)




4.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일말의 부끄러움!




이석기 의원은 지금 감옥에서 8년째, 무려 2,665일(12월20일자로!)을 독방에 갇혀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역동적인 변화들이 있었나? 한국사회 뿐 아니라 전세계의 커다란 변화들은 또 얼마만큼이었나? 그러나, 그런 변화에서 격리되어 살아온 그가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 있다고 이야기한다.

일제시대로부터 그대로 이어져 온 한국의 감옥 시스템이야 말해 무엇하랴. 어찌 보면 이 사회에서 가장 자유를 억압당하고 있는 한 사람이, 거꾸로 교도소의 높은 장벽을 훌쩍 넘어 가장 자유로운 사색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는 훨씬 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일 인터넷으로 한국 뿐 아니라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 소식을 훑어보고, 또 매일 다양한 많은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논쟁을 하고 또 다양한 삶의 활동을 만들어내는 우리들은, 아니 나는, 독방에 갇힌 이석기 의원보다 더 자유롭다고 과연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 또한 그와 함께 지금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 있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밀려오는 한없는 '부끄러움'이다.




5. 이제 '감상 1편'일 뿐이다!




'감상 1편'이라고 고백한다.

'단숨에 읽어내린' 것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일 감'일 뿐이다.

그가 옥중에서 쏟아놓은 '13편'의 수상록(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을, 이제 다시 한편씩 꼼꼼히 정독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또 다른 고민들이, 느낌들이, 생각들이 자유자재로 마구 뻗어나가겠지.

그리고 그렇게 그와 더 한발자욱, 우리는 가까워질 수 있을 게다.




- 2020년 12월 20일.
- 접기
alguy 2020-12-20 공감(8)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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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백년의 문턱에서서- 이석기 옥중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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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영역을 클릭하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밀의정원 2020-12-29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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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


"수처작주"'어느 곳이든 가는 곳 마다 주인이 됨ᆢ'교도소 차가운 담장 안에서도 하루 5시간 수면을 강제하고잠자기 전에는 절대 눕지 않는다는 이석기의원ᆢ울림이 큰 책이다
people0329 2021-01-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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