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8

알라딘: 전쟁정치 - 한국정치의 메커니즘과 국가폭력 김동춘

알라딘: 전쟁정치


전쟁정치 - 한국정치의 메커니즘과 국가폭력  | 프런티어21 20  
김동춘 (지은이)길(도서출판)2013-12-30

책소개

저자에 따르면 '전쟁정치'는 국가가 대내외적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상황 인식 위에서 이데올로기 혹은 담론으로 선포되고, 국가기관이 내부의 적을 자주 공격한다. 특히 민간인 저항세력도 무장한 적과 같이 취급되고, 군법회의와 같은 사법절차, 통제 방식이 민간인에게도 적용된다.

이 책은 국가가 국민을 오직 복종해야 할 존재로 만들고, 지배자들이 설정한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 결과 얼마나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고통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이러한 국가폭력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그 결과가 현재까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저자가 지난 2006~09년 동안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통해 겪은 다양한 체험과 기록, 현장 방문을 토대로 집필한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정치가들이 제대로 입법하려 하지 않고, 검사들이 전혀 기소할 생각도 하지 않고, 언론도 주목하지 않는 과거와 현재의 국가범죄, 국가기관의 범죄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의 성격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목차
머리말 5

제1부 국가폭력의 풍경들

제1장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폭력 17
전체주의의 그림자, 생각의 통일성 강요 20
'적' 혹은 간첩이라는 낙인과 '간첩 만들기' 27
'내부의 적'은 진압과 토벌의 대상? 37
보복, 응징의 주체로서의 공권력 48
공권력의 반인륜성: 함정수사, 프락치 공작, 기망 54

제2장 국가폭력의 유형과 그 피해자들 61
재해, '피해'와 '운수 탓'의 애매한 영역 65
1차 피해: 국가폭력의 백화점, 대한민국 73
반인도적 국가범죄: 학살, 사법살인, 의문사, 고문, 간첩조작 74
전향 공작, 삼청교육대 83
강제징집, 북파공작원 87
사찰, 감시, 연좌제 91
2차 피해: 국가폭력 이후 계속되는 고통 94
누가 주로 국가폭력의 피해자가 되었나 100

제3장 외면하는 국가, 응답 없는 국가 107
부인: 거짓 발표, 은폐, 날조, 증거 인멸 107
'해석적 부인' 혹은 덧칠하기 114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119
반성과 사과가 없는 권력 125
사체 유기, 무관심, 조사 방해, 탄압 134
준(準)가해기관으로서의 언론 138
피해자 입막음용 '보상' 142
정치화된 정의, 굴절된 정의 148
요약: 지속되는 국가폭력 155

제2부 전쟁정치의 메커니즘

제4장 안보국가의 전쟁정치 161
안보, 치안을 빌미로 한 국가폭력 161
전쟁정치의 구조와 동학 169
전쟁정치의 주역들: 수사정보기관 176
전쟁정치의 모순과 파괴적 결과 182

제5장 전쟁정치와 '법의 지배'의 실종 193
약자에게만 적용되는 법 196
국가기관의 범법 204
법 위의 통치권 212
사법부와 검찰은 피해자인가, 강자의 마름인가 221
전쟁정치 아래 '죄와 벌' 227

제6장 전쟁정치와 시민사회 233
호소할 곳 없는 현실 234
감시, 미행, 심판, 낙인찍기 240
이웃의 고발과 폭력행사 248
집단 따돌림, 기피 256
가족 파괴 264

제3부 정의와 평화

제7장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 271
국가폭력에 맞선 의인들 271
가해자 처벌, 책임 묻기 277
가해자 사과와 피해자 배상 287
기억 공동체 형성을 통한 시민사회의 주체화 293
애도와 공감, 시민의 책임 299
국가기관의 민주화 302
올바름의 원칙을 세우기 306

제8장 국가의 재구조화: 자유법치국가와 사회국가의 수립 313
자유법치국가와 사회국가 313
기업국가의 전쟁정치 318
전쟁정치의 극복, 남북한 평화통일과 동아시아 평화 322

찾아보기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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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동춘 (지은이) 

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1997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같은 대학 NGO 대학원장 및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1960년대의 사회운동』 『한국 사회 노동자 연구』 『한국 사회과학의 새로운 ... 더보기
최근작 : <대한민국은 왜?>,<역동적 한국인의 탄생>,<한국인의 에너지, 가족주의> … 총 6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쟁정치'의 구조와 동학은 무엇인가

21세기 들어 한국사회는 자유법치국가와 사회국가로의 길을 모색해나가야 할 중차대한 기로에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듯이 '전쟁정치'의 틀 속에 갇혀 사회 곳곳이 물리적ㆍ문화적 폭력에 노출된 억압적 사회구조라고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정치'는 국가가 대내외적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상황 인식 위에서 이데올로기 혹은 담론으로 선포되고, 국가기관이 내부의 적을 자주 공격한다. 특히 민간인 저항세력도 무장한 적과 같이 취급되고, 군법회의와 같은 사법절차, 통제 방식이 민간인에게도 적용된다. 전쟁 상태에서 적은 절멸의 대상 혹은 적나라한 폭력 행사나 탄압의 대상이 되므로, 국가 내부의 적 혹은 적으로 지목되는 시민도 법적 보호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 교전 중의 적은 접촉, 대화, 갈등하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야만인 심지어는 동물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형식적 민주주의가 유지되어도 전쟁정치에서는 단순한 정치적 반대세력이나 저항세력의 인권도 검찰, 경찰 등 공권력의 집행 과정에서 쉽게 무시되곤 한다. 심지어 이들을 '악마화'하고, 이들 내부의 적 혹은 테러세력의 위험을 이유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고발자 역할을 하도록 모든 국민을 압박한다. 전쟁정치에서 적 혹은 간첩과 '양민'을 구별하고 '적' 혹은 '간첩'을 정치 공동체와 분리하는 작업은 문화적 폭력보다는 물리적 폭력 행사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본다.

'전쟁정치'의 역사적 기원은 어디부터인가

그렇다면 왜 한국사회는 이렇게 구조적 내지 일상적으로 '전쟁정치'의 상황 속에 지속적으로 노출하게 되었는가. 국가는 원래 사적인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서 피해를 입은 측의 보복심과 분노를 공적으로 처리하는 사법 절차를 갖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의 연합국은 독일의 전범을 엄하게 처벌하였고, 이후 독일의 국가와 헌법은 인권의 정신을 기초로 다시 태어났지만, 동아시아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은 일본의 극소수 전쟁범죄자들만 형식적으로 처벌한 다음, 이들 부활한 극우세력과 손잡고 동아시아 냉전체제를 구축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일제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유산을 청산하지 못했고, 곧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이 처벌되기는커녕 그들이 다시 국가의 입법, 사법, 행정, 군사, 경찰 전 영역의 최고위직을 차지하여 자신의 과거 행적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거꾸로 '빨갱이'로 몰아 죽이거나 정치적 불구자를 만드는 '역(逆)청산'을 하였다. 그렇게 대한민국이라는 근대국가는 건설되었으나, 오직 북한과의 적대 속에서 정체성을 찾은 나머지 공화국의 이상, 정의의 원칙, 특히 사법정의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새 정치 공동체를 표방했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일부 국민에게는 전혀 믿고 의탁할 공동체가 아니었다. 오히려 전쟁과 안보를 빌미로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하고,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면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패륜적 행동까지도 서슴지 않던 국가였다.
폭력적 지배체제로서 일제 식민지 체제는 분단과 냉전, 한국전쟁,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그 골격의 일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놀라운 경제발전을 성취하기는 했으나 조직과 제도, 법의 집행을 통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별해주는 국가의 공적 기능이 아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나마 4ㆍ19혁명, 6월항쟁과 같이 수많은 희생을 수반한 이래로부터의 저항들이 없었다면, 여러 가지 흠결을 지닌 채 태어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정신, 정의와 법적 중립성의 원칙 같은 것을 현재만큼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화와 남북 간의 현저한 격차는 반공과 안보를 빌미로 한 국가폭력을 점점 '과거의 것'으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내부의 정치적 반대자를 '적'으로 모는 언어폭력, 문화폭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진정한 민주주의 혹은 인민주권의 실현은 멀기만 한 상황인 것이다.

국가범죄와 국가폭력에 대한 고발장

이 책은 국가가 국민을 오직 복종해야 할 존재로 만들고, 지배자들이 설정한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 결과 얼마나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고통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이러한 국가폭력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그 결과가 현재까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저자가 지난 2006~09년 동안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통해 겪은 다양한 체험과 기록, 현장 방문을 토대로 집필한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정치가들이 제대로 입법하려 하지 않고, 검사들이 전혀 기소할 생각도 하지 않고, 언론도 주목하지 않는 과거와 현재의 국가범죄, 국가기관의 범죄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의 성격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근 한국 사람들도 국가안보와 관련한 위험보다는 일상에서 겪는 범죄를 더 무서워하고 있다. 사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국제적으로도 국가안보보다 '인간안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20여 년이 되었다. 냉전의 종식, 지구 환경위기, 각종 위험은 국가안보의 시대에서 인간안보의 시대로 의제를 이전시킨 지 오래다. 국가안보의 이름으로 인간안보를 침해할 명분은 원래도 없는 것이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근거가 극히 취약할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 그래서 진정한 정의의 수립을 위해서는 국가주의의 극복이 중요하다. 국가폭력과 국가범죄 역시 이러한 국가주의의 극복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한국 근대화의 결실로 경제발전을 자주 언급하지만, 실상 이는 위로부터 주어진 목표로서 인간을 도구화할 가능성이 아주 컸음을 지난 역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안보와 경제성장, 근대화를 지상과제로 추구하고, 그것을 내건 세력을 지지한다면 우리는 바로 이러한 폭력 가해자의 편에 서게 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는 소극적 가치라는 점이고, 적극적 가치는 인간 존엄성의 확보, 자율성의 신장과 사회 공동체성의 확보와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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