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근대에 관한 또 하나의 해석,
<帝国日本の植民地を歩く>를 읽고
한 동안 페이스북을 멀리했다. 앞으로 휘말릴 집단적 정념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갈등이나 분노를 생각하면 벗어나고 싶었다. 한동안 놓았던 다른 책을 공부하려면 페이스북에 있는 좋은 글까지 찾아 읽을 시간이 도저히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또 하나는 좀 더 마음에 평온을 되찾고 싶었다. 어떤 한 사물에 내 자신을 투영하기보다는 그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고 판단은 섣불리 내리지 않으려 애썼다. 그동안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그동안 폭우도 쏟아지고 부동산 문제 등 끊임없는 시사적 이슈가 쏟아져 나왔지만, 이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내 삶을 더 챙겨야 했다. 다가오는 미래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라도 자잘한 사건보다는 큰 흐름의 역사와 추세와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했다.
군복무 때 느긋하게 여러 이슈에 대해 글을 썼었고 이를 좋게 봐주셨던 선생님들이 계셨다. 특히 일본 東亞대학에 다니는 崔吉城교수님이 나한테 과분한 관심을 가져주실 뿐더러 내가 사는 전주의 주소로 본인이 쓰신 <帝国日本の植民地を歩く>를 보내주셨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한 이후 휴가가 전면통제가 되어 전역이후에나 책을 집게 되었다.
한 동안 페이스북을 멀리했다. 앞으로 휘말릴 집단적 정념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갈등이나 분노를 생각하면 벗어나고 싶었다. 한동안 놓았던 다른 책을 공부하려면 페이스북에 있는 좋은 글까지 찾아 읽을 시간이 도저히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또 하나는 좀 더 마음에 평온을 되찾고 싶었다. 어떤 한 사물에 내 자신을 투영하기보다는 그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고 판단은 섣불리 내리지 않으려 애썼다. 그동안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그동안 폭우도 쏟아지고 부동산 문제 등 끊임없는 시사적 이슈가 쏟아져 나왔지만, 이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내 삶을 더 챙겨야 했다. 다가오는 미래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라도 자잘한 사건보다는 큰 흐름의 역사와 추세와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했다.
군복무 때 느긋하게 여러 이슈에 대해 글을 썼었고 이를 좋게 봐주셨던 선생님들이 계셨다. 특히 일본 東亞대학에 다니는 崔吉城교수님이 나한테 과분한 관심을 가져주실 뿐더러 내가 사는 전주의 주소로 본인이 쓰신 <帝国日本の植民地を歩く>를 보내주셨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한 이후 휴가가 전면통제가 되어 전역이후에나 책을 집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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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원어가 일본어라 아직 원숙치 못한 일본어 실력으로(ㅎㅎ..) 피상적으로 독해했지만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나 싱가포르, 아일랜드, 남아프리카 등을 오가며 식민지 문화유산과 정신문화를 탐구한 노학자의 열정과 특유의 ‘중립적(中立的)’ 시선은 우리 한국인들도 한번 음미해보셨으면 좋겠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익숙한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문화여행기이자 대중서의 느낌이라 부담 없이(물론 일본어가 된다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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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주장하는 바, 한국의 강한 ‘반일’ 문화나 정서는 일본의 또 다른 식민지였던 대만이나 전쟁의 폐해를 겪었던 동남아시아권의 국가들의 ‘친일’ 적 사고관이랑 대비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결국 전후(戰後) ‘식민지’, ‘제국주의’ 라는 추상적 관념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문화유산이나 잔해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근대’ 시대로부터 파생된 것들이다. ‘현대’ 시대를 살아가지만 우리는 결코 근대적 유산이랑 단절된 채 생활하지 않는다. 근대 ‘이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나 규범, 문화 등은 현재에도 원리원칙과 보편성에 호소하며 국가에도 유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전히 자본주의 경제와 복지국가의 틀 속에 살아가는 현대의 우리들은 근대적 요소를 빌려 물질적 혜택에 젖어 살아간다.
오늘 또한 8.15 광복절이자 종전일이고, 어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날로 식민지 제국주의로부터 희생된 개개인들의 삶을 떠올리고 위로하는 날이다. 우리는 집단과 국가의 이상을 떠올리며 제국주의 가해자였던 일본을 손쉽게 비난하고 규탄하지만 정작 우리 공동체 안에 손쉽게 개인을 묵살하고 배제하려는 분위기를 문제 삼지 않는다. 과연 한국은 일본과 다르게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현대가 근대랑 다른 가장 큰 차이는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설정이다. 근대가 집단의 이상적이고 보편적 가치, ‘유토피아’적 비전을 내세우면서 개인의 가치는 축소되는 경향을 띄었다면 현대는 이에 저항한다. 현대시대는 나와 너의 다름에 있어 상호존중의 가치가 우선되면서 공동체나 가족의 기능도 근대에 비해 축소되었다.
근대의 이성과 합리성만으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정신이나 문화적 갈등, 피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집단보다 개인의 개별성과 다양성이 우선시됨에 따라 근대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조명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타(他) 피식민지배국과 다르게 식민지적 구성요체나 요소에 대해, 관제적 교육을 통해서든 언론을 통해서든 현대보다는 근대적일지 모르는 일원적이고 도덕적인 가치판단에만 의거해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구(舊)조선총독부청사 폭파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만이나 싱가포르에서도 식민지 시절 축조되었던 건축유산에 대해 철거논쟁이 있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나 이를 철거하고 도시개발로 얻을 수 있는 이익 등과 같은 여러 판단기준을 두고 내부토론을 통해 문화유산의 보존을 결정했다고 한다. 똑같이 식민지배를 받고 고통을 겪었던 국가이지만, 아픈 기억을 어떻게 대하고 승화시키는지에 대해 현대적 가치에 입각하면 어느 쪽이 과연 성숙한 태도일까.
이 책은 그 외에도 제국주의 시절, 당시 식민지배국의 질서에 순응하면서도 그 부조리에 저항했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을 조명하고 현지답사와 문화유적지의 추적을 통해 근대역사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과 태도를 파악한다. 다원적 가치가 공생하는 평화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到来人(도래인)이자 한-일 간 架け橋(가교)로서 앞으로의 최 교수님의 연구, 저술활동도 기대되게 만드는 대목이다.
기억은 언제나 본질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모든 역사를 담을 수 없으며 두드러진 특징만을 취사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불완전한 기억이라도 역사의 큰 서사에서 담을 수 없는, 파편적일지라도 중요한 인간적 가치가 내포될지 모르는 개인들의 기억은 때로는 알지 못했던 역사를 드러내며 현대로의 진보에 있어 큰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기억에 선의라 할지라도 집단의 의도나 목적, 당위가 개입되는 것은 잘못된 역사가 드러났을 때 수정하는 유연성을 결여시키고 오히려 더 큰 사회적 충돌의 가능성을 잉태한다. 이번 광복 75주년은 한-일 모두 반사적인 비판보다는 근대역사 앞에 마주앉아 겸허한 마음을 새기며 역사를 반추해 현대를 어떠한 시대로 이끌어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책을 선물해주신 최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7Chee-Kwan Kim, 정승국 and 15 others
4 comments
崔吉城
좋은 서평 참으로 감사합니다. 내가 일본어로 요약소개하여 여러군데 올리려합니다. 우선 감사드립니다.
AuthorYoonSeok Heo
崔吉城 아직 모자란 제가 책을 온전히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너무 늦은 서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좋게 봐주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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