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북한 노동당 대회 이후 당 간부 교육용으로 작성된 내부문서를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김정은의 교시가 담긴 이 문서에는 식량과 식수, 그리고 외화 부족 상황을 이례적으로 언급돼 있는데요.
대북 제재로 인한 위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세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김정은은 지난 5월 36년 만의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체제의 완성을 대내외에 선언했습니다.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는 사회주의건설에서 자랑찬 승리가 이룩되고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위한 만년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한 달 뒤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주도해 작성한 당 간부 연설 교육 자료.
김정은이 지시한 당 대회 목표를 부서와 사업장 사정에 맞게 달성하라는 내용인데 식량 상황에 대한 평가가 등장합니다.
"인민들에게 머지않아 식량문제가 풀린다고 말도 많이 하고 약속도 적지 않게 했지만 아직까지 정상화하지 못했다"며, 식량 부족 상황과 정책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했습니다.
또 "먹는 물 문제를 풀기 위해 달라붙었지만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며 식수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밝혔고, "일부 주민들은 외화에 쩔고 환장이 되다 보니 외화 없이는 무슨 일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 왔다"며,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고갈 상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심각한 경제문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부분을 숨길 수가 없는 상황까지 갔기 때문에 자력자강제일주의라는 모토로 문제를 해결하는…."
특히 당 내부의 세도와 부정부패 문제를 '원수님과 뜻을 같이 하겠는가 안 하겠는가 하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뼈에 새겨야 한다'고 밝혀 북한 엘리트들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이 아직 완전하지 못한 상태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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