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신천학살 공방
기자명 서보혁 기자 입력 2002.01.21 12: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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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연 북한 유엔대사는 지난 17일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서한에서, 미군이 한국전쟁중 신천지구에서 59명의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박 대사는 북한은 이같은 사실을 지난 11월 14일 신천일대의 한 동굴에서 발견했다고 말하고, 이들 시체 중 일부는 생매장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사는 또 미군이 유엔군의 이름으로 이같은 일을 자행했기 때문에 유엔도 미군의 이같은 학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 국무성 관리는 근거없다고 일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성의 한 관리는 18일, 북한측의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같이 논평했다.
미군에 의한 북한 양민 학살은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져 왔다. 특히 신천지구 일대의 미군의 양민학살은 1950년 인천상륙작전 이후 남한군과 미군의 북진과정에서 있었다는 것이 북한측의 주장이다. 북한은 신천양민학살 기념관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반미의식을 교육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이같은 공방은 북한측의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의 북한인권문제 거론에 맞대응하면서 ▲향후 있을 양국간 협상에 주도권을 갖는데 좋은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부시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미국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평양방송은 20일 부시정부가 자국을 압살하려 한다는 평가에 따라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것은 북한이 미국의 강경정책에는 강경대응할 것이지만, 대화 재개 분위기 마련을 위한 미국측의 성의 표시를 촉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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