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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출발점으로 남북이 함께하는 대학교 하나는 있어야”
<참관기> 박한식 교수, 해외동포들과의 줌강연 / 김수복
기자명 김수복
입력 2020.09.23
지난 9월 8일에 박한식 미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모신 줌영상 강연을 뉴저지 동포들이 준비하면서 여러 걱정을 했었는데 각 분야 여러분들의 협조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북 유럽 헬싱키, 호주 시드니, 독일 베를린, 중국 청도와 북경, 카나다 토론토, 한국의 강화도 인천 서울 대구 부산 각지에서, 미국의 아틀란타, 엘에이, 시아틀, 휴스톤, 보스톤, 뉴저지와 뉴욕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해주셔서 저희들을 고무시킨 모임이었습니다. 지도에서 한참 찾아야 하는 지구 모퉁이 한쪽에 살면서 낮에는 생업에 몰두하다가 시간을 쪼개 머리를 맞대고 우리민족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본국에 살고 있건 해외에 살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민족통일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외동포 800만의 연대의 힘도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보았습니다.
박한식이라는 평화학자가 지난 50년 뿌린 씨앗이 해외에서도 크게 자라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강연 며칠 전에 넘어지셔서 허벅지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뒤풀이 시간까지 청중들과 함께 하시어서 글자그대로 모두가 하나가 된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 말씀하신 것들이 저희들에게 깊게 울려와서 오늘 다시 편하게 적어 봤습니다. 답을 말하듯이 적었습니다. 사회관계망(SNS)과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줌의 위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금주, 한익수 동지가 소음방지 등 기술협조에 수고했습니다. 신승기 동지가 제작한 포스터도 눈길을 끌어 댕겼습니다. 이윤희, 장문국, 박병채 동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정광채 동지의 약력 소개에 이어 조현숙 님의 사회로 진행했습니다. / 김수복 6.15공동선언 실천 뉴욕위원장
▲ 박한식 교수가 해외동포들과 줌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사회자 질의 1: 한미동맹과 통일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한식 교수: 동맹은 국력이 엇비슷한 나라가 맺는 관계이다. 동맹의 동자는 한자로 같을 동(同)자이다. 한미동맹은 한마디로 불평등 조약이며 한미관계는 속국관계 또는 식민관계로 규정된다.
한미동맹이 시작한 때를 보라. 한국전쟁 중인 1950년에 주권국가인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에게 넘겨주었다. 주권을 넘겨주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미군이 한국에 들어왔다. 그 이후 수많은 남한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유학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서 미국의 문화와 의식구조를 전파시켰다. 이렇게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지배계층(엘리트)은 미국유학파의 대미의존적 의식구조로 개조되었고 그들이 한국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미국이 주가 되고 한국이 따라가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이제 사정이 조금 달라져서 작전권을 환수한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한국의 엘리트들이 그렇게 따르는 미국인들의 의식구조가 어떤가 하나만 보고 가자.
북한의 황해도 신천을 비롯해서 전쟁 때에 미 군인들이 한군데서 수백 명씩 빨갱이라는 이유로 양민학살을 한 기록이 있다. 남한에 노근리도 있다. 그 외에 여수·순천, 제주도 4.3학살, 전두환의 광주학살로 이어지고 있다. 월남전에서도 양민학살문제가 있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무자비하게 양민을 학살한 경우가 없다. 이러한 비극들은 미국의 인종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의 노예제도, 토착 원주민 인디언을 몰아내고 살육한 미국인의 의식구조가 거기에 있다고 본다. 미국을 추종하는 한국의 엘리트들이 이런 문제는 말하지 않고 지나간다.
북핵문제로 세상이 크게 떠들고 있다. 소위 북핵사건이 있다. 한국에서는 비판하는 쪽도 있고 환영하는 쪽도 있다. 진영논리에 따라서 이념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진다. 미국 정부는 북의 비핵화를 원하다가 원하지 않았다가를 왔다 갔다 했다. 내가 볼 때 지금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고 있다.
미국을 이해하는 데는 미국 정부와 더불어 미국인의 의식구조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 검색어 딥스테이트(Deep State)를 알아야 한다. 즉 군산복합체는 북을 악마화해서 무기를 팔아야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 질문 2: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원하고 있나요?
■ 한반도 통일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국익에도 맞지 않는다. 6자회당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 미국은 북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들을 계속 찾아내서 가지고 나온다. 즉 해결할 마음이 없다는 반증이다. 여러분들도 생각을 해봐라, 세상 어느 나라가 국력을 기울여서 수십 년에 걸쳐서 온갖 위협과 제재 속에서 개발한 귀중한 핵을 일괄타결방식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에 다 포기하겠는가? 이것은 기대할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다.
일본도 우리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강력한 통일코리아가 거북한 것이다. 거기에 당사자인 남한의 많은 사람들도 원하지 않는다. 이런 환경이 통일의 큰 장애물이다.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원하느냐하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정신 차리고 주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기 주권을 포기했나. 없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간 미국이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대한민국 통수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우리가 국력이 없어서라고 핑계를 댄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에서 11-12등에 드는 경제강국이 되었다. 이제 주권 회복이 절대 필요하다.
통일 이후를 내다보면 더욱 엄청난 국력이 보인다. 남쪽의 경제와 북의 지하자원, 또 남북의 뛰어난 기술과 핵과 군사력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는 강력한 나라가 된다. 통일은 미래이다.
남북이 체제경쟁하면 안 된다. 남북이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남한은 공존을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의 전쟁예방도구로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해답이 아니다. 남북 공존에 그 답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체제경쟁이 끝났다고 했다. 지엔피(GNP)는 50배가 되었고 무역량은 400배 이상이라고 했다. 사회주의 나라에서 지엔피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숫자만 보고 체제경쟁이 끝났다는 망발을 했다. 북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이 구상하는 통일 패턴을 알아야 한다. 우리 민족끼리 공통성을 찾아가는 묘미를 알아야 한다.
□ 질문 3: 미국대선과 대 코리아 정책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누가 되던 관계가 없다. 둘 다 해결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할 능력이 없어 기대할 수 없다. 의회와 딥스테이트를 움직일 능력이 없다. 지난 4년 북미 정상회담을 이어가면서 대통령으로서 최소한 할 일이 대북제재를 완화시키는 일이었는데도 그러할 능력도 의사도 없어 보인다.
조 바이든은 의회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정치가이다. 진보적인 이념은 없지만 합리적 인간이다. 문화, 인종, 체제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사람이다. 하바드대학을 나온 흑인 카말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했다. 다만 카말라도 흑인이지만 조상이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노예생활을 한 흑인이 아니다. 제시 잭슨이나 마틴루터 킹과 같은 노예출신은 백인우월주의에 극렬 반대하며 더 혁명적 사고를 한다. 이것이 조 바이든의 한계라고 본다.
조 바이든이 북을 대하는데 냉전적 사고 방식인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북 체제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가부장적인 제도와 종교적인 성격을 이해했으면 한다. 북은 맑스나 모택동 중국식 사회주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대단히 특별한 사회주의 나라이다. 김일성 주석이 탄생한 2012년을 주체 원년으로 삼고 있는 가부장적 의미와 종교적 측면도 이해해야 한다.
자본주의 본토 미국사람들은 공산주의에 동의할 수 없기에 북도 도매금으로 뚜드려 맞아왔다. 이것은 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큰 잘못이다.
□ 질문 4: 피스 메이커로서 미주 동포들의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죽을 뻔했다. 기다리고 있었다.
평화의 개념은 전쟁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평화는 조화이다. 정복에서 나오는 평화(Peace)는 없다. 평화는 굴복이 아니고 이질적인 것을 살려내면서 조화시키는 작업이기에 그렇다. 이질적인 것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고 조화의 묘미를 찾는 작업이 평화로 가는 길이다. 음악이 아름다운 것도 이질적인 것을 조화시키는 데서 나온다. 이질적인 것이 크면 조화의 가능성도 더 크다.
내가 북을 다녔던 목적중의 하나가 이러한 이질적인 것을 찾는 작업이었다. 동질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굴복과 흡수는 답이 아니다. 이질을 관용과 포용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복한 통일에는 평화가 없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탈북자를 앞세워서 북을 악마화하는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의미에서 반역사적이다.
6.15공동선언문은 기가 막힌 합의문이다. 2항에 나온 대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간다”라고 하였다. 즉 체제와 이념이 달라도 이질성을 극복하는 것이 통일의 길이라고 밝혀주고 있다.
내가 북에서 찾은 남북 이질성 4가지를 말하겠다.
첫째, 북은 집체주의 나라이다. 집단의식과 집단가치가 중요하다. 당과 민족과 국가의 기본 이념이다.
둘째, 남은 개인주의이고 사유재산을 인정한다. 즉 자본주의이다. 반면 북은 공유재산제이다.
셋째, 북은 평등지향사회이다. 남은 자유를 신봉한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유 경쟁은 종국에 인간을 불평등하게 만든다. 자유경쟁은 인간성 상실을 가져온다. 착취와 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혼란과 폭동도 일어난다. 사회가 불안해지고 전쟁까지도 일어난다.
내가 본 바로는 북한만큼 평등한 곳이 없다. 내가 북에서 질문을 많이 하고 확인해본다. 의사를 예로 들자. 수십 년 일한 병원장과 새로 들어간 의사하고 월급 차이가 별반 없다. 대학의 학장과 젊은 새내기 교수 월급이 2배 이상이 안 된다.
그러나 평등에도 먹을 것이 있어야 한다. 풍요가 있어야 한다. 북이 못 먹는다는 말이 아니다. 북이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 북과 같이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나라가 없다. 더 이상 강조할 수 없을 정도이다. 모든 교육과 지침이 민족의 긍지를 가르치고 있다. 반면 남한은 세계주의(globalization)를 강조한다. 민족보다 세계화를 강조한다.
이러한 차이점과 이질적인 점은 정치교육을 통해서 변화될 수 있는 것이 있다. 민족주의, 세계주의, 자유 평등은 교육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마찰시키지 말고 서로 포용하는 묘미를 찾을 수 있다. 통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 이질점을 대립시키지 말고 유지해 가면서 포용의 묘미를 찾자는 것이 혁명적인 6.15선언이다.
미국동포들은 특별한 지역에 살고 있다. 미국은 이질성이 모인 사회이다. 내가 수업에 들어가 보면 백인, 흑인, 아시아인, 중동인, 남미인, 유럽인까지 다양한 인종이 다 들어와 있다. 한번은 한국에 초청 가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모두 같은 얼굴들이어서 나는 잠깐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이질이 없으면 조화를 못 만든다. 남북의 다른 점, 이질성을 걸림돌로 생각하지 말고 평화의 좋은 기반이라고 보아야 한다.
내가 보는 남북의 동질성도 대단히 많다.
북에 가면 가끔 깜짝 깜짝 놀란다. “저런 인간이 언제 사람이 되나”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이 말은 내가 어릴 때부터 만주에 사는 우리 동포에게서 들었고 한국에 와서도 들었던 말이다. 미국에서도 듣는다.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서는 인간과 사람을 구별한다. 즉 인간이 발전되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북의 주체사상은 사람 중심 사상이다.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교육은 인간을 사람 만드는 교육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우리 민족의 얼로서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지금도 깊이 박혀있는 것이다. 이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 “저 사람은 양심도 없나”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누구도 양심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양심은 분명히 있다. 북에는 아직도 “언제 사람이 되려고 하느냐”라는 말과 또 “저 사람 양심이 없다”는 등의 말을 많이 한다. 양심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그 사회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과학철학을 연구했다. 거기서 배운 것들이 많이 있다. “고생을 해야 인간이 된다. 고생한 경험에서 지혜가 나온다. 판단과 선택은 지혜가 지반이다. 지식은 교육을 통해 습득한다” 등이다.
우리 민족에서도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이 많다. 우리 속담에 ‘어릴 적 고생은 사서 한다’라고 한다. 경험은 고생이며 경험이 없으면 인간의 의식발달이 안 된다. 과학철학에서 “인간 의식은 경험에서 나온다”라고 가르친다.
앞에서 GNP 얘기를 했다. 우리 민족이 돈 몇 푼 더 있다고 긍지를 찾을 수 있나, 아니다. 민족의 긍지는 인간에게 있다. 사람에게 있다. 통일교육은 사람 만드는 사업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왔다. 해외에 8백만 명이 산다고 한다. 미국과 중국 양대 진영에 2백만씩이 나뉘어 산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우리 민족과 중국에 사는 우리 민족에 큰 차이가 있다. 나도 중국동포의 한 사람이었다가 미국에 왔다.
중국동포에는 긍지가 있다.
미국동포는 다양하다. 미국에서 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면 친북인사라고 한다. 이런 이질적 분포에도 불구하고 조화를 쉽게 터득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이번 강연준비도 여러 단체가 같은 목적을 위해서 함께 했다. 그것을 배우는 것이 통일을 배우는 것이다. 미국에서 세계를 보며 이질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경험한다. 이것은 말할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다. 지혜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굉장한 능력이 된다. 다른 조직과 함께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평화 하는 것이다. 남북통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동포들은 평화통일을 위해 미국경험을 살려서 조국통일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미국 동포들은 북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미국인들에게 북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다. 그 작업을 미국 동포들은 준비해야 한다.
미국인은 “저런 인간이 언제 사람 되냐”라는 말을 죽어도 이해하지 못한다. 많은 미국사람들이 북을 왔다 갔다 해도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높은 민족긍지를 간직하고 우리가 할 일인 남북을 옳게 이해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번에 대한민국이 코로나에 대처하는 것을 보니 선진국이다. 남쪽이 잘하는 것을 크게 칭찬해 주어야한다. 이제 세계질서가 바뀌는 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우리의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 우리 미국동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 청중 질문 1: 미국정치권에서 북핵문제만 말하는데 우리가 어떤 것으로 화제를 바꿔나갈 수 있나, 어떤 것이 시급한가요?
■ 우리가 먼저 북핵을 옳게 인식해야 한다.
먼저, 북은 자본주의국가가 되지 않는다. 동서독처럼 흡수통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은 변화하지 않고 종전의 독일식 흡수통일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북에 손전화기가 몇 대고 택시가 많다는 소리만 한다. 즉 자본주의화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이것은 착각이다. 북의 인민들이 문명의 이기를 편하게 사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북에서는 개인소유는 없다. 즉 체제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고 좀 더 편하게 생활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둘째, 북은 비핵화 되지 않는다. 미국도 원하지 않는다. 비핵화 되면 북의 이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핵을 가진 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어려운 것이지만.
셋째, 북은 6자에 더해서 유럽까지를 포함한 국제적 틀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고 북미국교를 정상화하면 핵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만 반대급부로 지금 가지고 있는 핵이라는 것을 내줄 수 있다.
물론 북이 핵을 숨길 수도 있고 또 3개월이면 핵폭탄을 다시 만들 능력을 가질 수 있다. IAEA가 특별사찰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서로 믿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국제사회가 이런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 청중 질문 2: 미중 대결은 얼마나 갈까요? 또 남한 정부의 선택은 어떤 것인가요?
■ 외교는 내치의 연장이다. 트럼프가 얼마 전에 시진핑 하고 포옹하더니 지금은 코로나를 중국바이러스라고 한다. 증거도 없는 얘기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반중국이 먹혀들어간다. 트럼프는 계속 이 점을 이용할 것이지만 오래 못 간다.
중국은 구소련과는 다르다. 미국과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 문화적 외교, 인간적 외교를 한다. 경제적 외교도 소련과 다르다. 중국식 사회주의 즉 유교적 사회주의를 한다. 교육에서 유교사상을 권장한다. 해외에도 유교사상 전파를 지원한다. 미중 국교는 회복될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움직인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중국은 그럴 생각이 없다. 중국이 한반도 내정간섭을 시작하면 외국이 대만문제에 간섭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즉 중국은 북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주체의 나라 북은 절대적으로 외국의 간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청중 질문 3: 인도 태평양 중심으로 반중국연합 움직임이 있다. 문 정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문재인 대통령이 되었을 때에 처음에는 통일의 큰 가능성을 보았으나 지금 보니 대한민국에 통일정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략적 인내정책을 반복하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북이 힘이 약해져서 망하게 되면 흡수통일 할 수 있다는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단언하건대 북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이명박이 망했고 박근혜도 감옥에 갔지만 북은 망하지 않는다. 북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북을 공부하면 왜 그런지를 곧 알게 된다.
우리는 통일을 70년 기다렸는데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진다. 백두산에서 물도 떠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큰 용단을 내려서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비교적 용이한 공동 프로젝트를 찾아서 실천해야 한다. 독도 문제도 남북이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오케스트라 같은 문화 교류 사업을 먼저 시작함으로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외국에도 알릴 수 있는 양수겸장의 좋은 기회가 아닌가?
통일 방법은 6.15공동선언에 나온 방법 밖에는 없다. 흡수통일은 절대 불가능한 헛꿈이다. 무력통일은 하물며 더욱 불가능하다.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6.15공동선언 2항에 나온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더욱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 미국도 독립해서 연방제를 시작할 때에 연방정부의 힘이 아주 약하게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차 강화되었다.
평양정부와 서울정부를 그대로 두고 제3의 연방정부가 필요하다. 개성이나 군사분계선에 두어도 좋다. 그래서 제3의 정부는 이질성을 조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 준비로서 대학을 하나 만들어서 남과 북의 젊은 학생들이 한방에 앉아서 공부하며 토론했으면 한다. 평화대학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다. 이런 일을 남북 정부가 앞장서서 시작해야 한다.
□ 청중 질문 4: 북에 대한, 즉 상대방에 대한 무지를 깨야 한다. 오해를 깨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점이 그런가?
■ 북의 유행어는 우리식 사회주의이다. 중국은 중국식 사회주의라고 한다. 중국과 차별화한다. 우리식 사회주의는 구호로서 등장했지 실은 북의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내가 보는 “우리식 사회주의”는 주체적 사회주의이다. 주체 사회주의는 민족집체의 평등지향 사회주의이다. 우리들이 이런 점에 관해서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북의 핵심 개념에 생활비가 있다. 누구든지 생활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먹고 사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다. 북에서 주택은 국가가 제공한다. 삼시 세끼 먹는 것은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다. 인간이 사는데 기본적인 의식주는 별 차이가 없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보장한다. 북에 굶는 사람은 없다. 교육도 보장한다. 능력 있는 사람을 발굴해서 인재학교로 보낸다. 탈북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것들을 말하고 있어서 남쪽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이런 교재도 준비된 것이 없다. 여기 계신 학자들이 북을 연구하고 공부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통일교과서도 만들어서 우리 동포는 물론 미국친구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한번은 이런 모임에서 한 사람이 일어서서 질문을 했다. 박한식 교수는 조국이 어디냐 북이냐?
나의 답은 북도 내 조국이다. 남도 내 조국이다. 다만 분단이 가슴 아프다라고 대답했다.
사실 미국인들과 대화에서 느끼는 점은 그들이 사회주의를 모른다는 것이다. 버니 샌더즈가 말하는 Medical Insurance(의료 보험)의 보편화는 사회주의가 아니다. 사회주의에서는 사유재산이 없는 것이다. 버니가 사유재산 없애자고 말할 수 있나? 요원한 일이다. 미국인들이 사회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사유재산이 없는 북의 사회주의 경제를 알아야 한다. 왼쪽 오른쪽으로 보지 말고 북을 있는 그대로 제3국가로 보고 인정해야 한다.
북의 환경문제도 알아야 한다. 북은 가부장제 국가이다. 서울정부도 이러한 가부장적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추석이나 설날에 고향에 가는 기차가 꽉 찬다. 성묘열차이다. 이 점은 남북이 같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런 점을 모른다. 부모가 늙으면 양로원에 보내고 해결했다고 한다. 우리와 같이 부모를 모시는 문화가 없다.
그래서 나는 통일문제를 생각하며 그 출발점으로서 남북이 함께하는 대학교 하나는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통일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을 너머서 인류평화문제까지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대학 하나는 있어야 하겠다.
이것으로 답을 하며 여러분 건강을 빌며 또 만나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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