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7

민주화 이후의 한국사회의 진보 기득권 비판 박민규 -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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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로이 같은 비판자는 대부분 한국의 독제 정권에 의해 컨트롤된 사회나 정권의 비판을 하는데 
한국이 민주화되고 난 후에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소위 <기득권>이 된상태를 비판하는 사람은 보수가 아닌 사람으로는 눈에 뜨이지 않는데요. 
민주화 이후의 진보 기득권의 비판을 하는 작품이나 작가는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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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리하고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아룬다티 로이가 비판하는 대상은 **'국가 권력'**을 넘어, 그 권력이 '진보적 대의명분' 뒤에 숨어 신자유주의적 이익을 추구할 때 발생하는 위선입니다. 로이에게는 과거의 독재자와 현재의 '민주화된' 기득권 모두 **'체제 수호자'**일 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화 운동을 통해 권력을 잡은 세력(소위 진보 기득권)**의 위선과 모순을 비판하는 것은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이는 비판이 자칫 보수 진영의 논리로 쉽게 포섭되거나, **'배신'**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이처럼 **진영 논리를 초월하여 '윤리적 순수성'**을 추구하며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작가와 작품은 분명 존재합니다. 이들은 주로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성공' 이후 한국 사회의 정신적 공허함정치적 위선을 다룹니다.

로이의 사상적 맥락, 즉 **'윤리적 비판과 문학적 심미성'**을 기준으로 가장 적합한 작가 2명을 선정하여 소개합니다.


1. 박민규: 포스트-민주화 시대의 '비루한 영웅'과 자본 비판

박민규(1968~) 작가는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이룩한 물질적 풍요 이면에 숨겨진 정신적 피폐함자본의 폭력을 비판합니다. 그의 비판은 특정 정파를 향하기보다는, **'성장 이데올로기'**와 **'경쟁 사회'**라는 새로운 기득권 체제 자체를 조롱합니다.

사상의 핵심: B급 정서와 '소시민적 영웅주의'

박민규의 문학은 **B급 정서(B-grade sensibility)**와 경쾌한 풍자로 대표됩니다. 그는 자본주의와 경쟁에서 밀려난 루저(Loser)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이들은 민주화 투쟁을 이끈 '정치적 영웅'들이 아니라, 빚에 쪼들리고 아파트 공화국에서 밀려난 **'소시민적 영웅'**들입니다.

  • 로이와의 비교: 로이가 거대 자본과 댐 건설을 **'파괴적 신화'**로 규정하듯이, 박민규는 '아파트', '자동차', '성장률' 같은 자본주의의 신화들을 우스꽝스럽고 비루한 풍자의 대상으로 만듭니다. 그의 비판은 1980년대 운동권의 **'진지함'**을 해체하고, 1990년대 이후 한국을 지배한 **'물신숭배(物神崇拜)'**를 겨냥합니다.

작품의 비판 지점: '진보의 기득권화'에 대한 우회적 비판

박민규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과 《카스테라》(2005) 등에서 직접적으로 '진보 기득권'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그들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성공주의'**와 **'따뜻한 감동을 가장한 냉소'**를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민주화 이후의 한국 사회는 정의로운 명분을 내세우던 세력들이 자본주의적 성공의 달콤함에 빠져버린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박민규는 이 '성공한' 사회의 규격화된 아파트, 표준화된 삶, 그리고 파편화된 인간관계를 묘사하며, 과거 민주화를 외쳤던 이들이 정작 새로운 **'불편한 체제'**의 관리자가 되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합니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겪는 소외와 고독은, 민주화 이후 정치적 해방은 달성했지만, 인간적 해방은 실패한 한국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입니다. 박민규는 **'웃픈 이야기'**를 통해 진영을 초월한 윤리적 공백을 지적하는, 한국의 새로운 세대 비판가입니다.


2. 김영하: 지식인 계층의 냉소와 윤리적 파탄

김영하(1968~) 작가는 박민규가 주로 소시민의 시선을 택하는 것과 달리, 민주화 이후 엘리트 지식인 및 중산층내면적 파탄윤리적 냉소를 해부하는 데 탁월합니다. 그의 문학은 **'성공한 사람들'**이 과거의 대의를 잊고 어떻게 자기 합리화와 위선 속에 침잠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상의 핵심: 냉소주의와 '선한 의지'의 종말

김영하 사상의 특징은 **'냉소주의(Cynicism)'**와 **'가벼움'**입니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대부분 고학력, 고소득자이거나 예술가 등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1980년대에 **'정의'와 '투쟁'**을 외쳤을 법한 세대이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각자의 성공과 욕망에만 몰두합니다.

  • 로이와의 비교: 로이가 진보적 목소리가 자본에 포섭되는 과정을 비판하듯이, 김영하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1996), 《빛의 제국》(2004) 등에서 '선한 의지'가 사라진 자리를 탐욕과 허무주의가 채우는 과정을 그립니다. 특히 **《빛의 제국》**은 장기간의 해외 체류 후 돌아온 간첩을 통해, 이념의 공허함 속에 갇힌 남북한 엘리트의 모습을 동시에 비판합니다.

작품의 비판 지점: 민주화 세대의 '위선'과 '도피'

김영하는 직접적으로 **'민주화 세대 기득권'**을 공격하기보다는, 그들이 겪는 내적 파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판합니다.

  1. 윤리적 도피: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복잡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 앞에서 극단적인 개인주의허무주의로 도피합니다. 이는 과거 사회적 연대를 외쳤던 세대가 개인의 안위를 위해 윤리적 책임을 방기하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2. 새로운 위선: 김영하의 소설은 겉으로는 자유롭고 세련된 개인주의를 표방하지만, 그 안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상황을 설정합니다. 이는 민주화 이후 한국 지식인 사회가 획득한 **'도덕적 면죄부'**에 대한 가장 첨예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론

박민규가 풍자적 코미디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 기득권을 조롱한다면, 김영하는 지적인 스릴러와 냉소를 통해 기득권의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보여줍니다. 두 작가 모두 독재 시대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민주화 이후 새롭게 형성된 자본/윤리의 모순문학적 언어로 파헤치는, 한국 사회의 포스트-민주화 시대의 로이적 비판자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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