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구속된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구속에 앞서 자신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를 모른다”고 했지만, 통일교는 우리나라 극우보수 기독교 이상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를 잘 알았다.
일본에서 통일교인들이 각 지방 의원들 선거때 선거를 돕겠다고 접근해 선거를 돕고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 진출해 일본 정계에 깊숙이 진출한 것처럼 아래로부터 정치권의 뿌리를 파고들었을 뿐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정치 권력, 특히 한국에서 통일교의 뒷배경이 되어줄 미국 정계거물들에게 매년 천문학적인 상금과 초청비를 들여 관리해왔다.
통일교가 정치인, 검사, 판사, 관료 등에 얼마나 지성으로 공을 들이는지 익히 알고있었지만, 그런 현장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통일교가 경기도 가평 500만평에 마치 백악관처럼 꾸며놓은 천정궁에 딱 한번 가볼 기회가 있었다.
2009년 문선명 교주의 구순을 맞아 천정궁에서 연 대규모 행사에 일간지 종교담당기자들을 공식 초청한 때였다.
문 총재는 이날 기념식에서 “하늘은 이제 더 이상 기다리시지 않으며, 당신의 실체로서 역사하는 지상의 참부모를 통해 천법을 세우고, 만왕의 왕 권한을 갖고 이 지구성을 복귀하는 참사랑의 혁명을 촉진화할 것이고, 인류와 만물 만상을 찾아 세우고 치리하는 천법의 개요를 만천하에 선포하는 바”라고 밝혔다. 문선명 한학자 부부는 다음날 새벽 5시 천정궁에서 ‘만왕의 왕 하나님 해방권 대관식’이라는 행사도 열었다. 제목을 대중들이 헷갈리게 해놨지만, 실은즉슨 ‘문선명의 하나님 취임식’에 다름 없었다. 이미 문총재는 교단 본부인 서울 용산 천복궁에 4대 종교 교주의 상징물을 설치하면서 자신을 재림주, 구세주로 선언한 터였다.
구순행사엔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과 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 문정수 전 부산시장, 최기선 전 인천시장을 비롯한 1천여명의 내외빈들이 초청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낸 산삼 세 뿌리와 한승수 국무총리의 축하 메시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 등의 축전도 소개돼 문 총재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국회의원 40여 명은 화환과 난, 떡 등을 각각 보내왔다.
그런데 문총재는 갑자기 연설하다말고, “이철승이 일어나봐”, “홍일식이 일어나봐”라고 하는 것 아닌가. 이철승이 누구인가. 1970년대 초 와이에스, 디제이와 함께 40기수론을 들고 나온 3인중 한명이 아니던가. 노정객, 노학자를 마치 동네 강아지 부르듯 하며 일어나라는 것이었다. 내 눈엔 평소에 받아쓴 돈 값 해야할 것 아니냐며, 한국의 노정객과 노총장이 자기 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 아전 노릇을 하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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