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5

[전자책]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 후쿠자와 유키치 | 알라딘

[전자책]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 후쿠자와 유키치 | 알라딘


[eBook]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후쿠자와 유키치 (지은이),정명환 (옮긴이)기파랑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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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종이책 15,300원
전자책정가
8,000원

340쪽, 

책소개
일본 개화기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후쿠자와가 보기에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직후였던 당시의 일본사회의 격동과 열정은 일본이 문명국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서양이 밟아온 문명의 과정은 어떤 것이며, 일본이 지닌 그 가능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 책의 골격을 이룬다.

이 책은 서론과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일관된 주제는 반봉건주의, 진보사관, 그리고 창조적 지성에 대한 신뢰이다. 따라서 문명론이란 말을 바꾸면 봉건적 체제에서 해방된 민중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조건을 획득하기 위해서 창조적 지성을 동원한 과정에 관한 관찰이며 또 그 가능성에 대한 진단이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제1장 논의의 기준을 세우는 일
제2장 서양의 문명을 목표로 삼는 일
제3장 문명의 본뜻을 논함
제2부
제4장 한 나라의 국민의 지덕을 논함
제5장 앞장의 계속
제3부
제6장 지덕의 구별
제4부
제7장 지덕이 행해질 시대와 장소를 논함
제8장 서양문명의 유래
제5부
제9장 일본문명의 유래
제6부
제10장 자국의 독립을 논함

해설; 정명환
후쿠자와 유키치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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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후쿠자와 유키치 (福澤諭吉)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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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江戶시대 막부 말기에 해당하는 1835년에 나카쓰 번中津藩 하급무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5세부터 유학을 배웠고 19세부터 난학蘭學을 배웠으며 이후 영.미 사상을 공부하게 된다. 1858년 번의 명령으로 에도에 난학숙蘭學塾을 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게이오대학교慶應義塾의 전신이다. 1860년과 1861년에 막부 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과 유럽을 두루 살펴보고 쓴 <서양사정>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이후 <학문의 권장>, <문명론의 개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면서 메이지시대 일본의 지적 담론을 주도한 계몽사상가이자 교육가로 손꼽히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일본 1만 엔권 지폐 초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접기

최근작 : <[단한권]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큰글자책] 서양사정>,<메이로쿠 잡지> … 총 64종 (모두보기)

정명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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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불문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저서로 『한국 작가와 지성』 『졸라와 자연주의』 『문학을 찾아서』 『현대의 위기와 인간』 『이성의 언어를 위하여』 『문학을 생각하다』 『젊은이를 위한 문학 이야기』 『인상과 편견』 외 프랑스어로 쓴 『Entre litterature et philosophie』(2012)가 있으며, 역서로 『20세기의 지적 모험』 『문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2022년 3월 향년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접기

최근작 : <프루스트를 읽다>,<인상과 편견>,<Entre Litterature et Philosophie> … 총 2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문명론은 ‘인간정신의 발달론’이다

일본 개화기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후쿠자와 유키치는 ‘메이지 8년(1875년) 3월 25일’ 날짜의 이 책(원제= 문명론의 개략) 서문을 “문명론이란 사람의 정신의 발달에 관한 논의이다. 그 취지는 한 개인의 정신의 발달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정신의 발달을 총체적으로 고찰하는 데 있다. 따라서 문명론은 인간정신의 발달론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책은 서론과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일관된 주제는 반봉건주의, 진보사관, 그리고 창조적 지성에 대한 신뢰이다. 따라서 문명론이란 말을 바꾸면 봉건적 체제에서 해방된 민중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조건을 획득하기 위해서 창조적 지성을 동원한 과정에 관한 관찰이며 또 그 가능성에 대한 진단이다.
후쿠자와가 보기에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직후였던 이 책 집필 당시의 일본사회의 격동과 열정은 일본이 문명국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서양이 밟아온 문명의 과정은 어떤 것이며, 일본이 지닌 그 가능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 책의 골격을 이룬다.

일본 이해를 위한 필독서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일본사람에게는 근대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남아 있다. 그것은 19세기 후반기의 동양에서 문명의 본뜻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심층적으로 밝혔을 뿐 아니라, 동양의 후진성의 연원을 정당하게 밝히고 고발한 유일한 책인 것이 사실이다. 그 점에서는 우리들 한국인 역시 그의 담론에 경탄하고 그것을 부러워해서 마땅하리라.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서양의 충격을 이겨내고 서양과 겨루기 위해서 서양을 왜곡된 형태로 섭취하면서 이어나간 일본의 초국가주의와 제국주의의 이론적 싹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근대화의 초기 단계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의 일본, 그리고 심지어는 오늘날의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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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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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문화재단 독서챌린지 1기] 26주차 : 노라, 명희의 가출 그리고 탈아입구(脫亞入歐)






밀폐해버린 것, 그것들은 모순이며 회의이며 욕망, 또한 절망이기도 했었다. 그것은 혈기였으며 자기 추구였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지순한 것, 방종 뒤켠에 숨겨진 맑은 것, 진실이었을 것이다. 끝도 시작도 없었으며 풀지도 맺지도 못하는 몸부림과 쓰라렸던 것. 그러나 살기 위하여, 살아남기 위하여 적당한 곳에서 매듭짓고 적당한 곳에서 풀어버리고...... 그것들이 생명을 향한 비밀이 있듯이 사람도 생명을 향한 비밀이 있겠으나, 그게 바로 방편일 수는 없다. 방편은 오히려 인위요 섭리에 반(反)한 것일 수도 있다. _ 박경리, <토지 13> , p416/596




<토지> 독서챌린지 26주차. 이번 주 읽은 <토지 13>에서는 이혼을 둘러싼 조용하와 임명희의 대립이 그려진다. 동생 찬하와 아내를 부정한 관계로 엮어 내며, 이들을 괴롭히던 즐거움을 바라던 용하는 오히려 이혼(離婚)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고 만다. 용하에게 명희는 일시적 장난감이 아닌 지속적인 장난감이라는 면에서 놓쳐서는 안 될 존재였지만, 명희는 용하의 음모를 통해 '박제되어 버린 학'이 아닌 창공으로 날아오를 백조로 새롭게 자신을 인식한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에서 헨릭 입센(Henrik Johan Ibsen, 1828~1906)의 <인형의 집 Et Dukkehjem>을 떠올리게 된다.





지체만 얕았다 뿐이지 기품 있는 용모에 지적 분위기, 멍청하다 싶을 만큼 집착하는 것이 없었으며 약간 살풍경하고 무관심한 듯, 그런 감성은 이기적이며 싫증내기를 잘하는 용하 같은 성격에는 새로운 매력으로써 지속되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물질적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욕망이 강한 여자를 용하는 싫어했다. 밀착해오는 여자는 일시적 장난감으로서 끝내버린다. 홍성숙이 그런 예에 속한다. _ 박경리, <토지 13> , p597/724




'나는 생각을 잃어버린, 다리도 목도 다 부러져버린 인형일까? 현실 같지가 않아. 누가 내 손가락 하나를 부러뜨려버린다 해도 아플 것 같지가 않아. 피도 흐르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사람일까? 저기 저 계속하여 끝없이 주절대는 사내도 사람일까? 점심을 가져가는 농부의 아낙, 가래질을 하는 농부, 그들보다 천배만배 불행한 나와 저 사나이. 왜 화가 나지 않지? 나는 지금 모욕감도 없다! 구경꾼을 넘어서서 난 이제 송장이 되었나?' _ 박경리, <토지 13> , p603/724




<인형의 집>의 노라가 빌린 돈에 대한 채무로 인해 '인형'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는다면, <토지>의 명희는 자신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용하를 통해 '인형'임을 알게 된다. 비록, 두 인물 모두 자신이 '인형'에 불과하다는 인식에 도달하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전자가 외부에서 주어진 충격을 계기로 자신의 삶 전반을 돌아본다면, 후자는 가정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곪아온 상처가 가정 내부의 폭발로 터졌다 것을 다른 지점이다.







헬메르 : 당신은 아내의 도리 그대로 나를 사랑했어. 통찰력이 부족해서 수단에 대해 옳은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뿐이지. 하지만 당신이 스스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한다고 내가 당신을 덜 사랑할 것 같아?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나에게 기대면 내가 당신에게 충고를 해 주고 인도하겠어. _ 헨릭 입센, <인형의 집> , p88/112




노라 : 그래요. 재미있었을 뿐이죠.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 내게 친절했어요. 하지만 우리 집은 그저 놀이방에 지나지 않았어요. 나는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친정에서 아버지의 인형 아기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내 인형들이었죠. 나는 당신이 나를 데리고 노는 게 즐겁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토르발, 그게 우리의 결혼이었어요._ 헨릭 입센, <인형의 집> , p91/112




이러한 이별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한 인식 문제는 노라의 남편 헬메르와 명의의 남편 용하가 이별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헬메르는 이별 직전의 대화가 채무와 관련된 문제에서 시작되었기에 노라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을 지 모른다. 반면, 용하는 이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싶지는 않지만 알기에 명희를 파멸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아닐런지. 결국, 용하는 명희를 능욕하며 마지막 잔도(棧道)를 스스로 불태우고 만다. 이런 면에서 헬메르-노라의 관계보다 용하-명의의 관계가 더 파멸적이다.





결코 저자세도 아니었다. 손이 떨렸던 것은 분노 때문인지 모른다. 아니, 사실이 그랬다. 조용하는 명희를 철저하게 부숴버리고 망가뜨리고 싶은 분노와 증오의 불을 태우고 있었다. 편지를 보낼 때마다 그는 이를 갈았다. 집 앞에서 잡는 팔을 뿌리치며 명희가 대문을 밀고 모습을 감추었을 때는 살기마저 느꼈던 것이다. 그는 결코 단념하지 않으리라 맹세를 했다. 그러나 한밤중이면 문득 명희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곤 했다. 얼음장 같은 여자 옆에서 조용하는 지금 한밤중에 생각하곤 했던 그 절망을 되씹는 것이다. 단념을 하고 싶기도 했다. 끝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어떻게 포기를 하나. 그럴 수는 없다. 속수무책으로 끝낼 수는 없다. 낯가죽이라도 벗겨놔야지.(p585)... 능욕! 능욕, 스스로 목숨을 끊을 그런 힘조차 빼앗긴 능욕이었다. 철저하게 무자비하고 백정의 손에 달린 한 마리 가엾은 짐승같이 도살, 분명 그것은 육체를 통한 영혼의 도살이었다.(p607) _ 박경리, <토지 13> , p607/724




노라 : 우리가 함께 사는 생활이 진정한 결혼이 될 수 있다면 되겠죠. 잘 있어요.(현관문으로 나간다.)

헬메르 : (문 옆의 의자에 주저않아 머리를 손으로 감싼다.) 노라! 노라! (주위를 둘러보고 일어난다.) 아무도 없군. 그녀는 이제 없어. _ 헨릭 입센, <인형의 집> , p100/112








작품 안에서 노라와 명희는 모두 가출(家出)을 통해 가정과의 관계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렇지만, 가출이 기존 관계의 청산이 아닌, 기존 관계의 강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이 가출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의 탈아입구(脫亞入歐).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 열강의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일본의 욕망은 아시아라는 기존 체제를 벗어나려 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나아감이고 탈출이다. 노라와 명의의 나아감과 일본의 탈출은 무엇이 달랐을까. 문제는 그들의 나아감이 그들이 형서했던 기존 세계를 자신의 나아감을 위한 연료탱크로 활용했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만일, <인형의 집> 노라가 집을 나가기 전에 집 명의와 통장의 잔고를 자신 명의의 계좌로 이체시켜 놓았다면, 이 작품의 장르는 아마도 범죄물로 바뀌었을 것이다. 일본이 아시아를 벗어나며 유럽체제로 편승하면서 벌인 모습은 이와 다르지 않게 보인다. 다만,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이러한 선택을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변할 지 모른다. 근대화된 경제 시스템과 천황제에 기반한 봉건전인 정치시스템. 전근대와 근대에 걸쳐진 이들의 갈등은 유럽제국과는 또다른 양상으로, 그리고 더 긴급하게 다가왔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를 변명하지 않았을까.











일본의 사회구조는 최상층에서는 가장 고도로 합리화된 독점자본이 우뚝 솟아 있지만, 그 저변에는 봉건시대와 거의 다름이 없는 생산양식을 지닌 영세농과 또한 거의 대부분 가족노동에 의존하고 있는 가내공업이 서로 비집고 늘어서 있었습니다. 최고도의 기술과 가장 원시적인 기술이 중첩적으로 산업구조 속에 병존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봉건적 절대주의의 지배, 다른 한편에서는 자본의 독점화의 진전이 결코 서로 모순하지 않고서 상호 보완해주는 관계에 있다는 것, 그것이 일본 파시즘 운동에서의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운명을 결정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_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 정치의 사상과 행동> , p124




메이지유신(明治維新, 1868)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봉건제 - 천황제로 대표되는 - 와의 모순속에서 이 모순이 드러나지 않도록 '밀폐'하려는 일종의 '방편'이 제국주의 침략이었다는 점을 연관시켜 생각한다면, 결국 '탈아입구'로 표현되는 일본의 가출은 끊임없는 '과거 부정'과 '과거 지우기' 그러면서도 '과거 수탈'에 근거한 것이 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용되었던 것이 바로 일본의 '내선일체(內鮮一體)'에 근거한 민족이론이라 여겨진다.





인간의 총체는 인류가 아닌가. 민족은 부분이다. 인간의 비극은 인류의 비극이요 민족의 비극도 인류의 비극이다. 개인이건 민족이건 생존을 저해하고 압박하는 것은 죄악이며, 근본적으로 부조리다.(p661)... 흔히들 국가와 국가 사이, 민족과 민족 사이엔 휴머니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하지. 그 말은 국가나 민족을 업고서 저지르는 도둑질이나 살인은 범죄가 아니라는 것과도 통한다. 하여 사람들은 얼굴없는 하수인, 동물적인 광란에도 수치심 죄의식이 없게 된다. 군중은 강력하지만 군중 속의 개인들은 무책임하고 방종하다. 권력이 그것을 조종할 때 권력은 인간의 부정적인 면 포악한 속성을 식지(食指)가 움직이는 곳으로 풀어주고 사냥해온 물소의 고기 한 점 던져주면서 국수주의의, 애국 애족의 이리를 만드는 거지. _ 박경리, <토지 13> , p663/724










다른 한 편으로 '내선일체'의 민족주의 속에서 어네스트 겔너(Ernest Gellner, 1925~1995)의 민족주의를 발견하게 된다. 내지(內地)의 근대화를 위한 사상기반으로 중심부-주변부를 아우룰 수 있는 사상 기반으로 '내선일체'가 이후 조선어 사용 금지 정책 등으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생각하면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민족주의는 겔너의 민족주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한 스미스(Anthony D. Smith, 1939~ )의 민족주의는 과거 전통과 종교의 역할을 대신하는 근대적 이데올로기의 일종을 민족주의라는 점에서 결을 조금 달리한다. 겔너와 스미스의 민족주의 차이는 거칠게 일본 제국주의와 이에 대항하는 독립투쟁의 민족주의의 차이로 여겨지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 넘기자.





겔너에게 민족주의는 근대 산업사회의 문화이다. 즉 서구에서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성공한 근대화가 마치 해일과도 같이 전 지구를 불균등하게 휩쓰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민족주의이고, 그 민족주의의 핵심 내용은 근대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언어문화(linguistic culture)로 설명된다.... 민족주의는 근본적으로 이전에는 저급한 문화들(low cultures)이 주민의 다수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주민 전체의 삶을 차지하고 있던 사회에 고급문화(a high culture)를 전반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그것은 학교가 주선하고 국가교육기관이 감독하는 이디엄(idiom, 언어)의 확산, 즉 상당히 정확한 관료제적, 기술적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조건에 맞게 기호 체계화된 이디엄의 전반적인 확신을 의미한다. _ 김인중, <민족주의와 역사> , p749/927




이번 주 <토지> 독서 챌린지를 통해 가정의 속박을 거부한 근대화 시대의 두 여성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정을 욕망을 밀폐시키고자 하는 일종의 방편이라고 본다면 비근대적인 요소로 볼 수 있을 것이며, 이의 연장선상에서 과거 전통을 떨쳐버리고 근대화를 향한 일본의 제국주의를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의 부정과 새로운 곳으로의 나아감. 이것이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명희와 노라, 그리고 탈아입구를 통해 생각하게 된다.




ps. 내부의 모순을 밖으로 표출하려는 일본의 다음 시선이 만주(滿州)로 향할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중일전쟁(中日戰爭) 때 함께 다루는 것으로 계획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일본은 지급 급해 있거든, 중국이 통일되어 물론 아직은 국공 간의 도저히 용해될 수 없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일단은 내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생각한다면 중국은 일본에 비하여 두말할 것도 없이 대국 아닌가. 공포지. 특히 공산당의 집권을 무서워한 것은 바로 시장을 잃는다, 그것과 직결이 되는데 그럴 경우 일본은 바람 빠진 풍선 꼴이 되어 순식간에 쭈그러들어. 해서 그들은 만주를 두고 염치 좋게 일본의 생명선(生命線)이라 외쳐대는데 그들의 현실이 그런 것만은 사실이거든, 초조해하고 서둘러대는 건 조금도 무리가 아니야. _ 박경리, <토지 13> , p574/724











1904~1905년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러시아를 대체하여 이 지역의 지배적 외세가 되어 특히 1910년 조선의 합병 뒤, 그리고 1차대전 중 동아시아의 제국주의 파워의 공백에서 이권과 영향을 증대시켰다.(p104)... 농업은 1898년과 1908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한 인구의 요구로, 그리고 대두 수출의 지속적인 수요로 촉진되었다. 20세기 초 만주 수출의 80%나 차지한 대두(大豆)와 그 추출물들은 세계 대두생산의 59%를 점하며, 1920년대 말까지 계속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이 되었다. 대체로 수출지역이 일본이었지만, 후일 유럽의 축산 사료시장도 확보했다... 만주 경제의 성장으로 이 지역에 대한 중국 본토와 일본의 이권들도 증대되었다. 1903년에서 1928년까지 만주의 대 중국 무역은 3.5%에서 32.5%로 늘었지만, 상당량의 것은 일본 무역이었다. 1931년에 여전히 만주는 주로 농업경제였지만, 소비재 생산을 위한 공업생산의 성장도 있었다. _ 프래신짓트 두아라, <주권과 순수성>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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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1-16 공감 (4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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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온 책들



새로 나온 책들뿐 아니라 다시 나온 책들도 매주 적지 않다(감당하기에 그렇다는 말). 지난주에 나온 책으로는 역사학자 시어도어 젤딘의 <인간의 내밀한 역사>(어크로스)가 다시 나왔기에, 다시 나온 책들을 찾아보았다. 네댓 권 정도를 적어두도록 한다.

















































프랑스사 전문가의 젠딘의 책은 <인생의 발견>과 <대화에 대하여>가 더 번역돼 있지만 주저급에 해당하는 건 <인간의 내밀한 역사> 정도다. 앞서는 2005년에 나왔던 책이니 15년만에 다시 나온 재간본(역자는 같고 출판사가 바뀌었다).




"옥스퍼드의 역사학 석학 시어도어 젤딘은 독창적인 역사 연구로 역사학계에 우뚝한 발자취를 남긴 역사가이자 사상가다. <인간의 내밀한 역사>는 그의 대표작으로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에서 그는 고독, 사랑, 공포, 호기심, 연민, 우울, 대화법, 섹스와 요리법, 이성애와 동성애, 운명 등 독특한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류의 경험’을 고찰한다."




구입하고도 제쳐놓았던 책인데, 막상 다시 나오니 찾게 된다. 어디에 두었을까?
























































설혜심 교수의 <그랜트투어>도 7년만에 다시 나온 책. 유럽문화사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더러 문학 이해에도 유익하다(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같은 책을 이해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저자는 독특한 주제의 문화사 책들을 연이어 펴내고 있는데, 가령 첫 책인 <온천의 문화사>를 비롯하여 <서양의 관상학>이나 <인삼의 세계사> 등은 독보적이지 않나 싶다. 독특한 주제와 시각의 책을 대중교양서로 펴내는 작업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철학서로는 존 라이크먼의 <미셸 푸코, 철학의 자유>(그린비)가 오래만에 다시 나왔다. 인간사랑판(1990)이 무려 30년 전 판이었다(이런 책을 읽은 게 언제적인가!). 당시에도 요긴한 푸코 입문서로 꼽히던 책이었다. 절판된 상태지만 저자의 다른 책으로는 <들뢰즈 커넥션>(현실문화)도 있었다. 이건 15년 전에 나온 책이군.




















































이번에는 재간본이라기보다는 새 번역본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개략>(소명출판)이 '후쿠자와 선집'의 첫 권으로 나왔다. 일본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근대 수용과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라 음미해볼 만한 고전이다. 기존 번역본과는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기에 살펴보려 한다.




"<문명론 개략>이 출간되던 1875년 당시 일본은 그야말로 혁명과 문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이처럼 긴박하고 혼란스러운 정세 아래에서 후쿠자와 유키치는 동도서기와 같은 방식을 단호하게 부정한다. 새로운 국가, 독립적인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기술뿐만 아니라 사상과 문화, 무엇보다도 ‘자유’ ‘독립’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독립자존하는 개인을 강조하며 봉건체제에서 근대국가체제로의 정치사상적 전환을 촉구했던 그의 주장은 김옥균, 서재필, 윤치호 등 조선의 개혁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일본이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커다란 한 발짝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의 사상을 형성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개략> 원본을 저본으로 하여, 현대일본어 번역본으로는 알 수 없는 메이지 초기 서양개념어의 한자번역어(신한어)를 정확하게 살리고 후쿠자와 유키치만의 독특한 문체와 문장 스타일도 생생하게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후쿠자와 유키치 관련서로는 자서전을 포함해 다수가 소개돼 있다. 대부분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데 몇 권 빠진 게 있어서 이번에 보충하려 한다. 한국 근대문학과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강의가 이번 가을겨울에 예정돼 있다는 핑계로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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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20-09-27 공감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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