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지은이)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0년대 소설의 전통 인식 연구」(2007)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교양학부를 거쳐 현재 인제대학교 리버럴아츠교육학부 교수로 있다.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소설과 『사상계』ㆍ『세대』ㆍ『문장』ㆍ『청맥』ㆍ『한양』 등의 잡지들을 읽어나가며, 한국문학과 문화담론 연구에 매진해왔다. 『혁명과 여성』(2010), 『냉전과 혁명의 시대, 그리고 〈사상계〉』(2012), 『1960년대 문학과 문화의 정치』(2015) 등을 함께 펴냈다.
인제대학교에 자리 잡으면서부터 관심사가 확장되었다. 『녹색평론』 읽기 지역독자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생활문화협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거점 삼아 생태적 감수성을 확산하는 ‘우정의 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쓰자는 마음으로, 김해ㆍ창원의 동네책방과 인문 공간에서 시민들과도 자주 만난다. 『작가와사회』 편집주간, 지혜마실협동조합 운영위원장, 인제미디어센터장 등으로 일했으며, 최근에는 경남공유대학에서 생활문화공동체를 가르치면서 ‘공유지’ 사상을 공부하고 있다.
『청맥』을 읽던 2013년경부터 베트남전쟁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으니, 이 책을 쓰는 데 십 년이 걸린 셈이다. 8년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적’과 싸우며 ‘친구’와 ‘가족’을 만들어내던 인연이 어느 날 단교했다고 사라져버릴 순 없다.
- 한국사회는 왜 베트남전쟁을 망각했고,
- 그것은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 이 책의 문제의식은 이렇게 ‘한국의’ 베트남전쟁에서 출발한다.
최근작 : <전쟁자본주의의 시간>
베트남전쟁 담론과 재현의 역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23.06.15.
“6.25와 조국근대화 사이 잊어버린 제2의 한국전쟁이 있다”
***
가난한 반공국가의 야심찬 국책사업
베트남전쟁 참전의 담론과 그 재현의 드라마
한국사회는 여전히 선택적 기억에 머물 것인가
부박한 자본주의와 국민국가 이데올로기가 낳은
조국근대화의 ‘어두운’ 근원 속으로
6/17/23, 1:08 AM <책소개> 『전쟁자본주의의 시간 :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과 재현의 역사』 : 네이버 포스트
알다시피 베트남전쟁의 당사국은 베트남과 미국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역시 자유세계 수호를 명분으로 연인원 32만이 넘는 병력을 그곳에 파병했습니다. 5천이 넘는 전사자, 1만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참전을 대가로 미국에게서 제공받은 해외전투수당ㆍ원조수당ㆍ경제개발차관 등을 밑거름 삼아 대한민국은 개발과 성장이란 경제 부흥의 활로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정권의 공표처럼, 베트남전 참전은 1960년대 ‘가난한 반공국가’의 야심찬 국책사업이었습니다.
성과는 당연히 국가적으로 포장되었고, 종전 반세기에 이른 지금까지 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요원하였습니다.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참전군인은 물론, 베트남 난민ㆍ이주민ㆍ유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이중적이며, 작전 중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참상에 대해선 아직도 선택적 기억과 판단에 의존할 뿐입니다. 어느덧 재수교한 지 30년, 경제적 결속을 바탕으로 최상의 시기를 맞고 있는 한베 양국의 관계도 굳이 서로에게 불편한 과거를 소환해야 할 이유를 찾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사회는 앞으로도 베트남전쟁을 모를 수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서라면 과연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이 책은 베트남전쟁을 한국사회에 전쟁자본주의를 수용케 한, 잊어버린 ‘제2의 한국전쟁’으로 규정합니다. 성장제일주의에 경사되어온 한국 현대사의 정치ㆍ사회ㆍ문화적 심상 지리 속으로 들어가 약 반세기에 걸친 한국의 베트남전쟁 담론과 재현의 역사를 재구성하면서 이 전쟁이 한국사회의 자본주의적 특질을 형성하는 심급으로 작용했던 역사적 정황들을 촘촘히 들여다봅니다. 이것이야말로 전쟁자본주의가 초래한 다수의 가해자/피해자들이 운명적으로 얽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결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다섯 번째 책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