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주의)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사문제는 한순간 조치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변화가 필요하니 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한국 국민이 서로 좋아하고 이해하고 협력 할 수 있는,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변화다. 변화가 이루어지고 흐름이 만들어지면 양국 정권담당자가 바뀌어도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그런 변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
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버드대강연 질의답변)
윤대통령의 징용관련 조치를 무조건 비난한 사람들도, 무조건 환영한 사람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일본이 손뼉을 마주쳐 오기를 무조건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징용문제의 본질에 대해 일본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좀더 구체적인 지적이 필요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공통역사인식 만들기를 향한.
그럼에도, 역사문제 조치를 ‘영구적해결’로 인식하지 않으면서도 키를 크게 선회시켜 행한 방향전환 시도를 나는 높이 평가한다. 시스템은 때로 내용을 바꾸기 때문에. 한계가 있긴 해도 그게 바로 정치가가 할 수 있는 역할이고, 윤대통령은 그걸 해 냈다.
문제는 지난 30년동안 과거를 둘러싼 팩트뿐만 아니라 현대일본에 대한 왜곡된 시선까지(때로 거짓까지) 아무런 제약없이 유포/확산/정착되어 버려, 윤대통령이 생각하는 그런 변화가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점. 서울의소리같은 저열한 인터넷매체 뿐 아니라 멀쩡한 일반 매체조차 그 결과로서의 불신과 혐오에 깊이 물들어 있음을 확인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정치가에 의한 방향전환 뿐 아니라, 사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학자들과 자각을 갖고 발로 뛰는 언론은 물론, 지금의 ”흐름“이 정착가능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다시 쓰겠지만 작금의 변화는’문화 따로, 역사 따로‘인 변화이고, 이대로는, 그러니까 오랜 세월 세뇌되어 불신에 빠진 이들을 변화시키려는 본격적 시도가 없는 한, 윤대통령의 기대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이하는 캡처한 기사를 쓴 기자들과, 기사를 읽고 동조했을 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
*일본이 LGBT이해증진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배경엔 타국의 요청도 있었지만 기시다 수상의 비서가 동성결혼차별발언을 했다는 내재적 이유가 있었다. ’인권선진국인 척’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기시다수상은 사태이후 비서를 경질하고 LGBT관련단체에 사죄하고, LGBT이해 촉진을 위한 담당보좌관을 따로 두었다. 얼마전 법안통과는 이런 과정의 결과다.
*기시다수상이 북일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이유는, 금년 봄에 납치자관계단체들이 피해자들 귀국이 실현된다면 북한에 대한 인도적지원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북일은 2014년에 스톡홀름 합의(납치자조사를 해 주면 일본의 제재를 일부 풀겠다는 내용)도 한 바 있다.
기시다수상이 적극적으로 나선 건 남의 “빈자리를 노리“려는 게 아니라 마찬가지로 내재적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기.
진보 마인드를 가진 기시다 수상이니 이런 기회를 살리려는 건 내가 보기엔 당연한 수순이다. 미사일 쏘는데도, 아니 미사일을 쏘기 때문에 더더욱, 북한에 대한 작금의 일본의 태도는 윤대통령이 오히려 배워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남북문제와 한일관계는 이어져 있다. 한일관계개선을 바라는 사람이든 남북대화를 바라는 사람이든, 북일대화시도엔 의혹/질시/견제 아닌 응원을 보내는 게 옳다. 북일대화는 남북/한일 관계 양쪽에 함께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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