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플러스
47 m ·
[한설-이해영 대담]
미국의 대리전쟁(Proxy war),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1) [한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실패
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90
(2) [이해영] 신세계 질서와 한반도의 선택
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91
(3) [질의응답]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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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리전쟁,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3) - 현장언론 민플러스
지난 5월 26일 한설-이해영 대담으로 “미국의 대리전(Proxy war),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강연회를 진행했다. 대담 내용을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이 정리했다. 한설 전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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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리전쟁,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1)
기자명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
승인 2023.06.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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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실패
-전쟁을 보는 시각과 성격 규명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경제적(금융적) 측면에서의 이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방식 비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러시아의 질 수 없는 전쟁, 우크라이나의 이길 수 없는 전쟁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제공이 가져올 후과
지난 5월 26일 한설-이해영 대담으로 “미국의 대리전(Proxy war),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강연회를 진행했다. 대담 내용을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이 정리했다. 한설 전 소장 발제, 이해영 교수 발제, 그리고 대담으로 나누어 3편을 연재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전쟁을 보는 시각과 성격 규명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은 영국이나 미국이 ‘미디어 작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언론 환경에서 나오는 보도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 안되는 미국과 영국의 언론 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정치에서는 무조건 국가이익이 먼저다. ‘가치’라는 것은 없다. 미국이 말하는 가치나 규범은 자기들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소위 약소국이나 자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들에 강요하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가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닌데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국가이익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평가 사이의 기준을 스스로 왜곡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없기는 하지만, 통상 국가이익을 먼저 따져 묻는 것이 보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면서 보수진영은 이념과 가치를 따져 묻고 진보진영(더불어민주당)은 실리를 추구하며 반미감정이 노골화되는 것을 걱정한다. 이전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했던 이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에서 한미동맹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이 소위 진보정당에 속하는 사람들의 스탠스다.
또한 정보의 왜곡과 일방적인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CNN이 앞장서서 왜곡보도를 일삼고 미국과 영국의 일방적 선전선동이 유통되고 있다. 키신저나 미어샤이머와 같은 미국 내의 양심적 지식인들의 주장이 무시당하고 유럽에서는 지식인과 대중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대석학 위르겐 하버마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독일의 젊은 소장학자들이 하버마스의 얘기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렇듯 유럽 내에서도 유럽의 가치와 기준을 만들어냈던 지적전통이 붕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 유럽 내의 상황은 현재 파시즘적인 현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시즘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굉장히 걱정스럽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미국이나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하여 민주주의와 전제정치의 대결이라 하고 러시아는 나치와 정의의 대결이라 한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나치’로 불렀던 서방의 언론은 전쟁 발발 이후 “SLAVA UKRAINI(우크라이나에 영광을)”로 표현했다.
러시아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하지는 않지만, 미국이나 서구가 나치를 어떻게 대했는지 먼저 알 필요가 있다. 사실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히틀러를 비롯한 몇 명이 죽었지만 나치의 기반이 척결된 적은 없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나치 협력자를 스파이로 양성하여 소련에 침투시키는 등 반소투쟁에 이용했으며 서부 우크라이나에서는 민간인 학살에 우크라이나 나치가 이용되었다. 1945년에서 53년까지 8년간 서부 우크라이나에서는 약 3만 5천~5만 명의 민간인이 우크라이나 나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우크라이나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스테판 반데라는 1959년 KGB 요원에 의해 암살되었으며 동부 갈리시아에서 폴란드 학살의 책임자인 니콜라 레베드는 미국으로 망명하여 평생 잘 살았다.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해제되면서 전모가 공개된 ‘사실’이다.
2015년 6월, 캐나다와 미국은 신나치와의 연관성을 이유로 아조프조직을 지원하거나 훈련 시키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지만 2016년 미국은 국방부의 압력으로 아조프조직에 대한 금지령을 해제했다. 2019년 10월, 맥스 로즈 하원 의원이 이끄는 미 의회 40명은 미 국무부에 아조프연대를 ‘해외 테러리스트 조직(FTO)’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다. 러시아의 침략전쟁인가,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방어 전쟁인가? 러시아의 방어 전쟁인가, 아니면 미국과 나토의 동진인가? 아니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쟁인가? 아니면 군사전쟁과 경제전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전쟁인가?
클레우제비츠는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계속’이며 ‘전쟁은 나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정치’의 개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클라우제비츠가 살았던 시대(1780년~1831년)에는 ‘정치’란 ‘안보, 정치, 국가의 영향력’을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민국가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정치’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본다. ‘경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안보적 이익에 충실하게 대했다. 하지만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는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여전히 그 원인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고 있다. 그 고민 중의 하나는 미국은 경제적 이익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앞두고 협력국으로 만들어야 할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것이 설명이 안 된다.
바이든 일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권으로 전쟁을 일으켰나? 미국 군산복합체가 돈을 벌려다 미국 전체의 이익과 충돌을 일으킨 것은 아닌가? 독일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미국의 세계경영에 문제가 될까 봐 이를 깨뜨리려 했던 것인가? 미국 금융 자본이 러시아 자원에 대한 이권을 장악하려고 전쟁을 일으켰는가? 중국과 본격적 패권경쟁을 하기 전에 먼저 러시아를 굴복시키려고 했는데 실패한 것은 아닌가? 등 여러 가지 이유를 추정해 보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경제적(금융적) 측면에서의 이해
조반니 아리기는 『장기 20세기』에서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를 금융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요즘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여러 문제가 이야기되고 있지만 1970년대 폴 볼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의장이 되면서 강력한 금리인상 정책을 펼쳤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전 세계 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간다. 미국은 호황이 되고 유동성이 빠져나간 다른 나라는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한국경제 불황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이미 개발도상국가 50개국이 경제 위기에 처해있고 올여름이 지나면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도 그렇듯 폴 볼커 의장 시기(1979년~1987년)에 미국의 금리공격으로 자본이 전부 미국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때 미국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엄격히 분리했던 글래스-스티걸법(1933년 제정)을 완화해 자본이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레이건 행정부(1981년~1989년)에서 국가채무를 팽창적으로 늘렸다. 1981년 연방예산 적자 740억 달러, 국가 총부채 1조 달러에서 1991년 연방예산 적자 3천억 달러, 국가 총부채는 4조 달러로 늘어났다. 그와 함께 전쟁을 일으켰다. 1983년 그라나다 전쟁, 1986년 리비아 전쟁, 1989년 파나마, 1991년 이라크 전쟁이 그것이다. 이 전쟁으로 군사적, 경제적 이중 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서 구공산권의 동구국가들은 미국의 채권을 사들였다. 이 나라들은 미국 달러로 돈을 빌렸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자 집단으로 파산했다. 아리기는 이를 두고 서구 자본주의 사회가 부와 권력을 차지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손자병법에 ‘전승불복(戰勝不復)’이란 말이 있다. 똑같은 방법을 두 번 사용하는 전쟁은 반드시 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금리인상과 러시아와의 전쟁을 동시에 추진하며 레이건 행정부 당시의 경험을 다시 활용하고자 하지만 지금은 1980년대와 상황이 다르다. 중국이 존재하고, 과거에 경험이 있는 나라들이 여러 대책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구상이 완전하게 깨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계속해서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제3세계도 경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달러는 안전자산 중에 하나다.
미국은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여 미국의 위기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려고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이를 간파한 듯하다. 러시아와 중국을 위시한 브릭스 국가들은 달러결제를 줄여나가고 새로운 국제결제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모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과거에 겪어보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대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더 지켜보아야 하므로 지금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전쟁은 기술군사 중심의 국가와 자원시장 중심의 국가 간 전쟁이다. 또한 자유시장 자본주의 국가와 국가독점 자본주의 국가(중국, 러시아) 간 전쟁이다. 개인주의 기반 국가와 공동체 기반 국가 간 전쟁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의 전쟁이라 생각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구도는 깨지지 않았다. 제국주의는 실질적 착취의 식민지 점령은 하지 않지만 여러 교묘한 방법으로 제국주의 전쟁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결집하면서 제국주의 대 반제국주의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전쟁에 대한 최종성격은 승자의 권리이자 권한이다.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과 같이 전쟁 과정이 아니라 전쟁이 종료 돼서야 전쟁의 성격이 결정된다. 전쟁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전쟁에 대한 상호 상반된 평가는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며, 전쟁의 본질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우리 눈앞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내고 전쟁의 추이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방식 비교
미국은 러시아를 공격하고 탄압하려 했지만 대부분 전략이 자기들이 손해 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군사적인 전쟁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경제 제재로 러시아를 마비시키고 패배시키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타격을 별로 받지 않고 오히려 미국과 유럽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은 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주장했지만 나치를 옹호하면서 자신이 주장한 가치를 파괴했다.
러시아는 전쟁의 핵심이 무엇이 될 것인지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당연히 제재를 할 것이라 예상했고 이에 대해 대비를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인 엘비라 나비올리나는 크림반도 합병(2014년) 이후 미국과 EU의 경제 제재가 진행된 8년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상황에 대비했다. 외환보유고를 달러에서 금으로 바꾸는 등 여러 조취를 취하고 계획도 많이 세웠다. 나비올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임기가 2027년까지 연장되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 금융정책의 전체적인 지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이런 식으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미국도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2년 8월, 2023~2025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러시아는 지금의 전쟁이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예상하며 끝까지 간다고 했고 2025년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다. 그런데 IMF는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2023년 +0.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대응 이외에 러시아가 준비한 것은 유라시아 내부에 육로수송망을 구축한 것이다. 이것은 그냥 수송로의 문제가 아니라 유라시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란을 거쳐 인도까지 이어지는데 지금까지는 파키스탄이 제외되어 있고 해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여기서 파키스탄의 상황이 매우 중요해진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파키스탄의 총리 임란 칸이 불신임 가결로 권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미국이 사주해서 파키스탄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 임란 칸 전 수상이 얼마 전 대법원판결로 가택 연금에서 해제되고 다음 선거에서 차기 수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유라시아 전략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파키스탄이 러시아 쪽으로 넘어갈 확률이 굉장히 커진다.
파키스탄으로서도 유라시아 육로수송망이 자국을 통과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개발이익이 생긴다. 파키스탄이 러시아 쪽으로 넘어가면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 경제가 형성될 것이다.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노리고 2023년, 이 수송로에 2,800억 루블을 투자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또한 중국과 관계강화를 통해 국제정치적 고립을 방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통해 크게 두 가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첫째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는 것과 둘째는 미국의 패권을 이 기회에 완전하게 붕괴시키거나 약화시켜 러시아가 다시는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종청소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년 만에 30만 명 정도가 전사하거나 재기불능의 중상을 입었다. 이 정도 규모의 전쟁에서 나오기 힘든 숫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이후에 최대한의 문제 소지를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 같다. 전쟁 전 4,400만 명이었던 우크라이나인은 1,200만 명이 러시아로, 800만 명이 유럽으로 이주하여 지금은 2,400만 명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
러시아의 질 수 없는 전쟁, 우크라이나의 이길 수 없는 전쟁
미국은 경제 제재로 러시아를 굴복시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방법을 바꾸어 군사적으로 이기려고 할까? 절대로 불가능하다. 군사적으로 이기려면 군사적인 준비가 완벽하게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세계 어떤 나라도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전쟁을 해서 이길 수는 없다. 지리적 조건, 사람들의 생각, 군인들의 지적 수준을 생각해 봤을 때 러시아의 패배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일반 병사들의 실력이 일부 부족할 수는 있겠으나 고급 장교들의 지적 수준은 굉장히 높다. 러시아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나 최소한 장군들은 세계적인 전략가 수준들이다. 장군들의 수준이 그 정도이면 밑에서 문제가 생겨도 다 해결된다. 용감한 병사가 아니라 뛰어난 지휘관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제1단계(2022년 2월 24일~3월 31일)에서 러시아 작전은 신속하게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여 전쟁을 종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패했다. 전쟁에서는 통상 수도를 점령하거나 상대방 군대를 다 죽여버리면 이긴다고 한다. 러시아는 라스푸티차(봄, 가을에 토양이 진흙탕으로 변하는 현상)에서 전쟁을 수행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 작전을 한 달 정도 수행하다 실패하니 바로 태세전환을 해서 모든 러시아군을 철수시켰다. 하루 만에 싹 사라져서 전부 돈바스 전선으로 넘어갔다. 전쟁상황에서 신속한 국면전환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군대라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러시아군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제2단계(2022년 4월 1일~)부터는 유생역량 말살로 진입했다. 사람을 많이 죽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굉장히 비인도적이고 비인간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것을 보고 2022년 10월에 공세를 감행했는데 그때 우크라이나 군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당했다. 러시아군의 기만행동에 속아서 궤멸적인 피해를 당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22년 10월 공세 실패 이후 우크라이나 군은 의미있는 공세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제3단계는 2023년 5월 20일 바흐무트 점령 이후이다. 향후 군사작전이 어떻게 수행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전투 양상이 전개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가 단기간에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러시아는 차후 작전이나 공세를 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바흐무트에서의 전쟁의 양상이 자포로지예에서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병력이 10만에서 15만 명인데 여기서 5만 명이 더 죽으면 우크라이나는 무주공산이 된다. 전쟁할 수 있는 남성이 없어진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 수행 양상을 바꾸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작전 운용의 기본상식은 신속한 작전템포와 충격이었다. 적진의 중심에 신속하게 들어가고 후방을 쳐서 마비시켜 전쟁을 빨리 끝내는 식의 전쟁이 정석이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이 기본상식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버렸다. 작전 템포를 최대한 줄여 작전기간을 늘여나가되 많은 병력과 장비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전쟁의 종결은 점령에 의한 군사적 종결과 정치적 협상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정치적 협상보다는 군사적 작전에 의한 종결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두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5만에서 10만 정도로 파괴해 버리면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방어 전쟁이 불가능하다. 미국이 지금 종전 협상을 언급하는 것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크라이나군 5만 명이 반격하면 2만 5천 명 정도가 전사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우크라이나는 패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반 러시아군을 막아놓고 모스크바로 진격해서 어떻게 해서든 협상을 해서 전쟁을 끝냈어야 했다. 하지만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만 진행되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강요한 장소와 방법으로 전쟁을 수행하게 되었다. 결국 무수한 우크라이나 군인만 죽어 나갔다.
정치적 협상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러시아로서는 연말까지 이 전쟁을 질질 끌면 바이든이 다음 대선에서 무조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러시아는 미국의 내년 대선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정치적 협상이라면 러시아의 요구는 딱 하나, ‘나토(NATO) 철수’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나토는 거의 붕괴되거나 해체되는 과정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전망한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제공이 가져올 후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제공 문제는 나중에 심각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거나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북러군사협력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동북아에서 군사적 모험주의를 자행하는 것이다. 대만도 있지만, 북한을 건드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얼마 전 북한이 동해 공해상에서 남한 화물선에 먼바다로 나가라고 경고한 일이 있었다. 북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몰리면 자신을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 보인다. 러시아가 핵추진 잠수함인 ‘레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를 태평양함대에 배치하고 지난 4월 태평양함대에 대한 불시 전투태세 점검을 위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발령한 것도 미국의 이러한 동북아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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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리전쟁,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2)
기자명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승인 2023.06.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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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질서와 한반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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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한설-이해영 대담으로 “미국의 대리전(Proxy war),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강연회를 진행했다. 대담 내용을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이 정리했다. 한설 전 소장 발제, 이해영 교수 발제, 그리고 대담으로 나누어 3편을 연재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224일간에 걸친 혈전,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격렬했던 바흐무트 전투에서 러시아가 압승을 했다. 이 전투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변곡점이 지났으며 6월에는 유럽에서 전후 최대 규모의 공군연합훈련이 시작된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을 제공하기로 한 것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F-16까지는 예상을 하지만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핵을 제공할 경우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우크라이나가 한반도 분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선제적으로 밝혔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4분 내지 5분 된다. 루마니아도 자신의 옛 영토를 챙길 것이 있고 헝가리도, 폴란드도 챙길 것이 있다. 러시아가 동남 8주를 가져가고 가운데 비무장지대를 두면 우크라이나는 가운데 지역에 이름만 남겨놓은 비극적인 상황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만일 서방이 100km 날아가는 미사일을 주면 비무장지대가 100km가 되는 것이고 300km 날아가는 미사일을 주면 비무장지대는 300km가 될 것이다. 어쨌든 러시아는 이 구상은 못 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제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자살이다. 이미 바흐무트에서 수만 명이 죽었다. 오죽하면 바흐무트 전투를 ‘미트 그라인더(the meat grinder)’로 부르겠는가.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은 빨리 공격하라고 우크라이나를 몰아세우고 있다.
아메리칸 파이, ‘글로벌 호구’로 가는 급행열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기타 하나 동전 한 닢’을 받고 와서 대단한 외교성과인 양 엄청나게 치장했다. 미국의 한 여론기관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다. 사실상 미국의 봉신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의 경우 우파의 미국 선호도는 대략 50%, 좌파의 미국 선호도는 31%이다. 그런데 한국은 우파의 미국 선호도는 83%, 좌파의 미국 선호도는 75%이다. 좌우를 막론하고 한국만큼 미국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도 유례가 없다. 물론 나라마다 정치지형이 다른데 좌우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했을 테니 한국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이 여론조사 결과는 참담함을 안겨준다.
윤석열 정부가 “심리적 G8에 들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지금 G13이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에 의하면 한국은 2050년에는 세계 15위권에 없다. 이집트, 나이지리아, 멕시코가 15위권에 있고 러시아는 10위로 점쳐지고 있다. 2075년이 되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 브라질이 10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질서와 지정학의 귀환
단극체제나 다극체제에 대해서는 정립된 이론은 없다. 1991년 냉전에서 소련이 패배하고 난 이후 2차대전 이후 샌프란시스코회담 같은 전후처리 과정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토 동진 과정은 힘의 논리에서 보자면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이 그 전리품을 챙기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소련한테 1인치도 동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제관계에서 말로 하는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극체제’는 2007년부터 푸틴이 계속해서 언급을 해왔고 2010년쯤부터 중국도 여기에 가세했다. ‘지정학’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세력균형, 권력정치, 현실정치, 지전략(Geostrategy), 지경학(Geoeconomy), 대전략(Grand Strategy), 그리고 전쟁을 포함한다. 지정학은 국제관계에서 실질적, 물질적 힘의 크기에 주로 반응하며 힘의 충돌 즉 전쟁의 가능성을 항상 선취하는 학문으로 보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외교는 대위기상황이다. 얼마 전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서 미 전문가 69명을 대상으로 지금이 다극화 시대인지, 단극 시대인지를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44명(64%)이 다극화라고 답했고 17명( 25%)이 단극이라 답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 누구도 ‘다극체제’를 언급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모른다.
메가 지정학적 연결성
나토가 동진하더니 드디어 일본에 분소를 차렸다. 지금 지정학적 대변동의 진앙은 유라시아다. 유라시아판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인도는 아랍-지중해 회랑을 통해 인도 뭄바이에서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이스라엘의 하이파 그리고 그리스의 피레우스를 연결하고자 한다. 또한 인도의 첸나이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는 해상회랑을 구상 중이다. 첸나이-블라디해상교통로는 부산 앞바다를 지나간다. 그런데 지난 5월 23일 열린 상하이협력기구에서 러시아가 인도 첸나이-블라디보스톡 해상회랑에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북극해를 지나 무르만스크까지 러시아를 감싸는 무역로를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일대일로와 연결되어 첸나이-블라디보스톡-북극해, 뭄바이-지중해-러시아까지 연결되어 유라시아판 전체에 물류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블라디보스톡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도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하는 것이다. 이곳은 군항으로서의 지위도 격상되고 있다. 그래서 블라디보스톡에 전략 물자들을 계속 갖다 놓는다.
첸나이-블라디보스톡 회랑은 부산 앞바다를 지난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모른다. 우리는 꿈도 못 꾸고 모르는 사이에 세계는 유라시아판 중심으로 지정학적 대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그럼 한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2월 말에 공개된 펜타곤 기밀문서를 살펴보면 중국 극초음속 정찰드론에 관한 내용이 있다. 중국의 극초음속 정찰드론은 두 개의 정찰항로를 그리는데 하나는 대만과 대만해협이고 다른 하나가 서해5도 상공-평택-군산-변산반도이다. 이 극초음속 정찰드론의 타켓은 평택미군기지와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인 군산기지일 것이다. 이 문서가 의미하는 것은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나면 한반도 서해안도 바로 전쟁터가 된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대변동의 정치적 핵심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다. 이 3국의 전략적 협력체제는 미국의 ‘외교적 자살’을 의미한다. 미국 트럼프 외교는 이란 핵 합의를 폐기함으로써 이란이 완전히 등을 돌리게 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 협력의 수준을 높였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협력을 미국 외교의 악몽이라 표현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이 지정학적 대전환의 진앙이 되는 것은 되돌리기 어렵다.
하필이면 2023년은 브릭스(BRICS)의 GDP가 G7을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는 해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2025년이 되면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게 된다. 미국은 세계 GDP의 14%도 안 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려 한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도 굉장히 어려워지겠지만 안보상으로도 매우 위험해지는 일이다. 대만해협문제에서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기밀문서의 내용을 보았을 때 우리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외교실패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과거 명청교체기 양차 호란을 떠올려보면 잘 알 수 있다. 줄 잘못 섰다가 청의 종주권체제에 복속되었고 20세기 초에 종지부를 찍었다.
2023년 브릭스는 향후 신청국가를 포함하면 ‘브릭스 30’이 되었다. 브릭스는 군사동맹도 아니고 경제동맹도 아니지만, 각국이 자기 이익에 따라 가입을 하고 있고 앞으로 브릭스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와 함께 달러 패권이 붕괴되고 있다. 월가도 더 이상 달러 헤게모니를 고집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어마어마한 경상 수지 적자 국가다. 예를 들어 한국이 미국에 100억 달러의 흑자를 내면 한국은 그 100억 달러로 미 재무성의 채권을 구입하고 달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미국은 그 돈으로 전 세계의 군사기지를 운영한다. 이러한 달러 리사이클링이 붕괴되면 미군사 패권의 인프라도 위험해 진다.
앞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이 가지게 될 군사적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익숙하지만 미국의 ‘최강’ 군사력은 실제로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전력이다. 샌들 신고 다니며 싸우는 탈레반과의 전쟁에서도 져서 아프간에서 쫓겨났다. 미국은 이제 직접적인 군사력 투입이 아닌 대리전쟁을 하고 있다.
지정학적 변동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본다. 미국이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러시아를 과잉확장시켜 밸런스를 흔들어 경제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궁극적으론 푸틴 정권교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에 이미 대러 제재 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 미국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쪼개려 했다. 마치 미국이 신장을 끊임없이 공략해서 중국을 분할시키고 약화시키려 하는 것과 같다. 이른바 ‘색깔 혁명’이다.
군사‧외교‧경제 전선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미국은 이미 경제 전선에서 패했다. 2023년 러시아경제는 재차 견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머쟎아 한국경제를 확실히 따돌릴 것이다. 미국과 서방은 명백하게 경제 전선에서 패했으며 이 패배는 아마도 추스르기 힘들 것이다.
지난 3월 중러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가스관인 ‘시베리아의 힘 2’를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에서 몽골을 통과하여 북경으로 노르트스트림1, 2 파이프라인 양만큼의 어마어마한 가스가 운송될 예정이다. 원래는 ‘시베리아의 힘 1’을 우리도 서울로 끌고 오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에너지 지정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완벽하게 패배했다. 이제 가스관이 서울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에너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항상 불안한 말라카 해협이 아닌 안정적인 육상 가스 수송관을 확보하게 되었다. 러시아에는 막대한 판매이익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이는 엄청난 지정학적 변동이다. 한국은 자신이 동아시아 에너지 지정학경쟁에서 패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 우리가 한때 저 가스관을 북한을 통한 육로건 해로건 서울과 부산으로 연결하려 이으려고 했던 것도 다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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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리전쟁,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3)
기자명 [정리]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
승인 2023.06.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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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및 대담
지난 5월 26일 한설-이해영 대담으로 “미국의 대리전(Proxy war),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강연회를 진행했다. 대담 내용을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이 정리했다. 한설 전 소장 발제, 이해영 교수 발제, 그리고 대담으로 나누어 3편을 연재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의 피해가 상당함에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과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은 왜 저항 없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고 있는가?
이해영
미국이 과거 유럽 정책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의 자원과 독일 자본의 결합이다. 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미국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시켜 버렸다. 분명한 미국의 테러다. 독일은 자국의 핵심 인프라를 사보타지에 의해 잃었음에도 우크라이나 소행이라는 가짜 뉴스를 퍼트리거나 미국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미 미국과 서유럽의 엘리트 정치계급은 체질적으로 동화된 이익공동체가 되어 있다. 서양의 봉신(vassal)들이 왕인 미국을 섬기는 국제관계의 재봉건화가 되었다. 서양의 정치세력과 대중의 이익이 분리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대중들의 저항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리브럴 파시즘’이 생겨났다. 앞으로 서유럽의 민주주의는 더 후퇴할 것이다.
한 설
푸틴은 서유럽의 이러한 모습을 ‘자주성을 상실한 식민지’라고 했다. 독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정당들이 오히려 더 미국의 이익에 복종하는 태도를 하고 있다. 90년대에 공산당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유럽의 사회민주주위가 타락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해영
나는 그것을 진보 네오콘이라 부른다.
미국이 패권국의 지위를 잃고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 한국과 같은 약자인 나라는 언제나 피해만 받지 않겠나?
한 설
중국이 패권을 이어받는 상황은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패권’은 자본주의 세계지배 질서를 말할 때 유용한 개념이다. 미국의 패권 질서가 무너지면 다른 형태의 세계국제질서가 형성되리라 생각한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변증법적 결합의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패권이 연이어지는, 즉 네덜란드의 패권이 영국으로 이어지고 다시 미국으로 이어지는 그런 식은 안될 것이라 본다. 다양성이 가능한 시대가 될 것이다. 아무리 중국의 경제력이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러시아와 인도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더 크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 문화적, 종교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세계가 되리라 본다.
이해영
신세계 질서에도 힘의 법칙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의 방향과 내용은 달라질 것이라 본다. 힘이 강한 나라와 약한 나라가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미국의 패권과는 다른 형태의 힘의 논리가 작동할 것이라 본다. 글로벌사우스는 나름대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것이다. 글로벌사우스는 미국이 지배하는 지금의 세계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공감이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물론 미국의 끊임없는 공작에 의해 약한 정권은 언제든지 넘어질 가능성도 존재하며 한국처럼 자발적으로 굴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이렇게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도 여전히 일방적인 반중, 반러, 반북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 생각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 국민은 어떤 관점과 자세가 필요할까?
이해영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에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완성하려 할 것이다. 지소미아 다음은 한일 간 군수지원 ACSA협정이다. 한일간에 탄약부터 마스크까지 군수물자를 상호운용이 가능하게끔 표준화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지만 탄핵당하면서 못했는데 이를 담당했던 이가 현재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 총선에서 이긴 다음, 한일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하려 할 것이다. 그다음에는 병력지휘체계를 통합하는 것만 남게 된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를 다 굴욕적으로 해결이 아니라 딜릿(delete)해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독도와 교과서 문제다.
한 설
국민은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데 윤석열 정부는 정치외교적으로 격동하는 세계정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미국만 따라가며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정도가 되면 국민과 윤석열 정권의 괴리가 더욱 커지리라 생각한다. 지지율 30%라는 굉장히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나갈 수 있는 것은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붕괴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터질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조기에 종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설
러시아가 굉장히 현명하게 전쟁을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자기 능력 내에서 전선을 축소하고 전면을 좁히고 기간을 늘렸다. 이렇게 하면 한번에 투입되는 자원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이다. 넓은 전면이었다면 러시아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나 미국은 러시아가 넓은 전면에서 전투를 확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러니 결국 러시아가 원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소한 2025년까지 전쟁을 끌고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추측은 러시아가 올겨울까지 전쟁을 끌고 가서 미국의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주어 정권교체를 유도하려고 하지 않을까 한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어 트럼프가 당선되면 트럼프와 빨리 정치적 해결을 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지상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지상전을 수행할 수 있는 나라는 폴란드가 유일하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하는데 가능한 일인가?
이해영
외교 문제가 미국 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민생문제가 훨씬 중요하다. 미국 내에 네오콘도 있지만 리얼리스트도 있다. 이들은 주적인 중국과 싸우기 위해 러시아를 미국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전으로 실패했다고 본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소수인 이들의 발언권이 더 커질 수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려면 러시아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어야 한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로 돈바스 해방, 나치 제거,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 1997년 이전으로 나토 병력을 물리는 것으로 두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군사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한 설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상황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다.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북한은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프트파워가 하드파워보다 더 강하다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국력에서 가장 핵심은 하드파워다. 남한이 경제적으로 북한보다 더 잘사니까 북한보다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북한이 남한 몇 군데 미사일로 쏘면 한국경제는 무너진다. 경제는 국력이 아니다. 진짜 국력은 군사력이다.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재래식 무기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그리고 북한의 소령급 장교를 위한 군사교육 기간이 2-3년이고 우리는 6개월이다. 2-3년과 6개월은 차이가 크다. 러시아와 미국도 마찬가지다. 질적인 면에서 미군은 러시아군의 군사 지식을 따라가지 못한다. 북한과 공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쟁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생각을 해야지 마치 경제력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면 안 된다.
한국 정부의 외교 분야에서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있는가?
이해영
외교 분야의 관료들은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나나 미국 앞에만 서면 아무 말도 못 한다. 미국을 맹렬히 추종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자신이 어느 나라 외교관인지 모른다. 미국이 원하고 시키는 일만 해왔던 것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한국외교의 전략, 핵심이익이 무엇인지 모른다. 또 미국이 체크하고 거르니 미국 말을 잘 듣는 것이 체화되어 있다. 한국의 정당은 큰 차이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힘과 생각이 비슷한데 윤석열 정권이 한다니까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몇 달 전부터 한국의 155mm포탄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한국의 어느 언론 하나 언급하지 않는다. 미국의 유출된 국방문서에는 날짜, 장소, 수량까지 다 나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전체 실상을 제대로 파악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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