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칼럼 baba77
기득권들에 있어 비(非) 엘리트 대통령이란
2025. 08. 30
한국 사회에서 소위 엘리트 기득권층이라 불리는 집단은 정치·경제·언론·법조·학계 등 사회 핵심 권력의 네트워크를 장악하며 오랜 시간 자신들의 지위를 정당화하고 재생산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다 피라미드형 신분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 현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으며 다만 그 착취의 정도일 따름이다. 이들은 출신 배경, 학력, 직업적 위치를 통해 ‘상징 자본’을 축적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기득권을 유지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 정치 지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부상과 그에 따라 수반되는 ‘기득권 해체’ 담론은 그들의 구조적 안정을 직접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득권층이 공개적 혹은 은밀하게 이재명을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개인적 반감의 표현이 아니라, 심리적 불안과 위축에서 비롯된 복합적 방어 기제로 해석할 수 있다. 내란 수괴 윤가의 탄핵으로 대선이 당겨지자, 투표일을 앞두고 강남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미 ‘이죄명’을 중얼거렸고 외쳤던 만큼, 이 사회가 대를 물려가며 기득권의 정지 작업에 열일 올리는 사회라는 것에도 독자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이다.
이재명의 사회적 출신 배경은 전통적 엘리트 기득권층의 불안을 자극하는 핵심 요소다. 그는 서울대-고시-관료라는 한국 사회 주류 계층의 전형적 경로에서 벗어난 인물로, 노동자의 아들에서 변호사, 그리고 정치인을 거쳐 대통령에까지 오른 서사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 처음부터 뼈대 없는 사람은 없다. 일제 침략과 해방 후 전쟁이라는 인류사 미증유의 연속적 비극에 가문은 몰살되고 유산은 파괴되었다. 반대로 그 폐허의 잔재 위에 인두겁을 쓴 왜인들의 후예와 뼈대 없는 종자들이 양반 행세를 하는 사회가 된 것이 오늘날의 한국 사회다. 이 역사가 굳어지고 새로운 신분제가 공고해진 지금 이재명이라는 이름은 해방 후 현대 한국 기득권층이 구축해온 ‘배타적 진입 장벽’을 무력화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엘리트 집단은 문화 자본과 사회 자본을 독점함으로써 자신들의 지위를 얼마든지, 한껏 재생산해 왔다. 그런데 이재명이라는 비전통적 엘리트의 성공은 이들의 상징 자본이 갖는 희소성과 배타성을 근본적으로 흔든다. 즉, ‘우리가 아니어도 최고 권력을 가질 수 있다’라는 현실이 그들의 정체성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재명의 성공담은 한국 사회의 ‘능력주의(meritocracy)’ 담론을 재정의한다. 전통적으로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지위를 개인적 능력과 노력의 결과로 정당화해왔지만, 이재명의 존재는 진정한 능력주의가 기존 엘리트 코스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들의 정당성 근거를 뿌리째 흔드는 도전이 되었다. 이것이 독자와 여타 국민에게 교훈이 될까, 아니면 손해가 나는 현상일까.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을 세뇌당한 탓에 오랜 친일 숙주의 편을 드는 우리는 어쩌면 농락당한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일지 모른다.
기득권층이 이재명을 경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개혁 의제가 자신들의 제도적 기반을 직접 겨냥하기 때문이다. 공정 경쟁 강화, 소득 재분배 정책, 재벌 개혁, 검찰개혁, 언론 개혁 등은 모두 기존 권력 구조의 핵심축을 건드리는 정책들이다. 특히 법조계와 언론계로 대표되는 '화이트칼라 카르텔'에 대한 비판은 이들에게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들 분야는 전통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과 내부 연결망을 통해 특권적 지위를 유지해왔는데, 이재명의 개혁 담론은 이러한 '특권적 안정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메시지로 작용한다. 또한, 이재명의 민생 우선 정치 철학은 기득권층이 선호하는 성장 우선, 효율성 중심 패러다임과 대립한다. 기본소득, 전 국민 고용보험, 공공의료 확충 등의 정책은 기존의 시장 중심적 질서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어, 경제적 기득권을 가진 집단들의 신경질을 돋운다.
엘리트 기득권층의 이재명에 대한 비판적 반응은 이들은 오랫동안 ‘사회를 이끄는 합리적 엘리트’라는 집단 정체성을 유지해왔는데, 이재명의 부상은 이러한 정체성의 우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해방 후 한반도를 점령한 초기 주한미군, 즉 미군정청은 식민지 관료들을 그대로 데려다 ‘해방 조선인’들을 지배하게 했다. 이것은 다분히 고의적인 정책이지만, 이것을 건드린 역사는 어디에도 없다. 수많은 우국충정의 민족 지사의 죽음과 희생을 딛고 역사가 ‘비 엘리트 출신 대통령’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니, 그들의 자존감과 사회적 위상에 근본적 위협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방어적 반응으로, 그들은 이재명을 포퓰리스트, 선동가, 비합리적 정치인 등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신들의 우월성을 재확인하려 한다. 이는 하향 비교의 전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집권기 때도 그랬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감싸지만, 결과적으로 기득권은 겉으로는 문재인을 공격하고 내부적으로는 야합하는 기만전술을 썼다. 대중은 언제나 맨 끄트머리, 정보의 맨 하위 차원에 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신세다. 따라서 권력에 붙어먹으려는 자존심 없는 사람들이 득세해 왔던 거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기득권층은 자신들이 사회의 합리적 리더라는 신념을 대중에게 세뇌하고 있지만, 대중이 자신들보다 이재명을 더 지지하고 신뢰한다는 현실은 기득권 집단에게는 이율배반이고 이윤충돌이다.
이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그들은 두 가지 방식을 취한다. 첫째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것이다. 이재명의 지지율이나 정책 성과를 평가절하하거나, 대중의 판단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 정보나 해석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보이는 것이다. 집단 간 자원 경쟁이 치열해질 때는 내집단 결속이 강화되고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하는 법이다. 이재명의 개혁 정책은 기득권층에게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는 심리가 작동하며, 그들 간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 이때 이재명은 집단의 ‘공동 적(common enemy)’ 역할을 하게 된다. 내부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던 기득권층의 각 분파도 이재명이라는 외부 위협 앞에서는 일시적으로 연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집단 심리학에서 말하는 외부 위협에 대한 집단 응집 현상의 전형이다.
기득권층의 이재명 비판에는 심리적 투사 기제도 작동한다.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 수호 욕구나 이기적 동기를 이재명에게 투사하여, 그를 ‘권력욕에 사로잡힌 정치인’으로 묘사하는 것이 그 예다. 엘리트 학벌주의자들이 소년공 출신 이재명을 예쁘게 본다면 그게 이상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돈도 못 벌어다 주는 쓸데없는 학력주의로 하늘을 뚫을 기세다. 또한, 사회적 불만이나 위기 상황의 원인을 이재명 개인에게 집중시키는 희생양 만들기를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이것은 일제 시대의 잔재다. 남의 아픔을 보면 자선 베풀기를 서슴지 않는 한국인들이 기득권이 던져준 희생양을 물어뜯는 모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득권층의 이재명에 대한 비판이 효과적으로 확산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언론과 지식인 사회에서 갖는 담론 권력 때문이다. 주요 언론사의 논설위원, 대학교수, 전문가 집단 등이 대부분 기득권층에 속하거나 그들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기 때문에,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 프레이밍이 지속해서 재생산된다. 메인스트림 미디어 회사의 사주를 잘 들여다보면 그들은 생물학적으로든 이익 관계로든 대개 친일 권력에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비판을 ‘합리적 우려’나 ‘전문가적 분석’으로 대리인들을 내세워 포장함으로써 그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지위와 이익을 지키려는 심리적 동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정치사를 돌아보면, 기존 엘리트 코스에서 벗어난 정치인들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응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유사한 현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학벌’, ‘품격’,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인간 노무현 개인에 대한 인격적 비난이 이어졌었다. 이는 기득권층이 정치적 정당성의 기준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정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인물들을 배제하려는 구조적 편견을 보여준다. 친일 잔재들이 권력을 행사하면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민족주의적 인사들을 공격하는 모습에 분노하기는커녕 대중이 나서서 돌을 던지니, 이 어처구니없는 제 살 깎아 먹기 동족 포식(Cannibalism)은 6.25 동족상잔의 후유증이기도 한 역사적 패턴의 연장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차제에 서민 출신 이재명에 대한 현재의 비판은 서민이 서민을 때려잡는, 기득권에 있어 가장 좋은 청부 해결사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현상을 기득권층의 이기심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사회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갈등이자, 민주주의가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 일부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갈등을 건설적으로 관리하고,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대중의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 궁극적으로 한국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출신 배경이나 학력과 관계없이 능력과 이상을 가진 다양한 인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10대, 20대 미래 정치인을 키우지 않고 학벌 지상주의 입시로 엘리트만 지향하는 한국 사회는 그 자체로 매우 미개하다. 기득권층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붕괴해 갈 것이다. 개인도 사회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과 정체성을 모색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은 필연이고, 그들은 잠재적인 NPC 군단이다. 해방이 친일파 득세로 다가온 결과는 인위적 정치의 매스가 가해진 결과지만, 친일의 꽃도 화무십일홍이다. 이재명의 부상은 이러한 변화의 신호탄이자, 한국 사회가 더욱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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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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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기득권층의 불안과 방어 본능이 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집중되는지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결국 이 나라 민주주의가 한 단계 나아가려면 저 장벽을 허무는 과정이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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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han
6
노무현 때도 똑같았죠. ‘품격 없다’며 공격했던 기득권층의 행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네요. 결국 한국 사회가 식민지 시절 엘리트 구조를 제대로 청산 못한 후유증이란 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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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hoon
5
읽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언론이 주입하는 프레임에 따라 이재명을 폄하했던 적이 있네요. 사실은 제 안의 ‘확증 편향’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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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hak
7
이 글의 핵심은 기득권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성숙이라고 봅니다. 출신 배경과 관계없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 그것이 진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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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97
5
20대 입장에서 공감되는 부분 많습니다. 기득권 타파 외치면서도 결국 입시·학벌 시스템에 발목 잡혀 우리 세대는 기회조차 못 잡는 게 현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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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royer
6
NPC 군단이라니 ㅋㅋㅋ 표현이 기가 막히네요. 시대 변화를 못 읽는 기득권은 결국 역사에서 삭제될 거라는 말에 백번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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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piter
6
기득권층의 '확증 편향'과 '집단 응집' 현상에 대한 분석이 매우 흥미롭네요.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이재명을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똘똘 뭉치는 모습이 현실에서 그대로 보이니까요. 언론이 이를 '합리적 비판'으로 포장하는 것까지 정확히 꿰뚫어 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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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rek
5
이재명 대통령의 등장이 단순한 정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모순을 깨뜨리는 신호탄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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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_SJ
3
이재명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얼마나 계급과 학벌에 얽매여 있는지를 드러낸 상징 같습니다. 기득권의 벽을 깨뜨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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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man
5
기득권이 이재명을 공격하는 이유가 너무 분명하네요. 결국 자기들 기득권 지키려고 대중을 세뇌하고 프레임 씌우는 거잖아요. 이제 국민들도 눈을 떠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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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nara
5
이 글에서 말한 ‘배타적 진입 장벽’이라는 표현이 정말 와닿네요. 지금까지는 금수저·학벌 아니면 시작조차 못했는데, 이재명은 그걸 뚫고 올라간 사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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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din66
5
대중을 선동하는 건 오히려 기득권 언론이죠. 이재명은 최소한 민생 이야기를 하고, 서민들과 같은 언어를 쓰잖아요. 그게 기득권층이 제일 두려워하는 포인트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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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보이
3
기득권층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걸 보면서 단순히 정치적 반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면에 깔린 심리적 불안과 구조적 위협 때문이라는 걸 명확히 짚어주셨네요. 특히 '능력주의' 담론을 흔드는 이재명의 존재가 그들에게 얼마나 위협적인지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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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미
2
맞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죠. '노무현 비난'의 핵심은 결국 그가 기득권의 규격에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는 점이었어요.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걸 보면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했듯이, 기득권이 던져준 먹잇감을 물어뜯는 대중의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세뇌당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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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York
0
결국 역사는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을 밀어내 왔습니다. 기득권은 지금은 강해 보여도 무너질 운명이고, 이재명 같은 인물이 그 신호탄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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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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