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교수들 "국민 피눈물 외면, 일본 박수받는 대통령 필요 없다"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 윤석열 정부 첫 비상시국선언
23.03.27 09:33l최종 업데이트 23.03.27 09:44l
윤성효(cjnews)
▲ 윤석열정권 심판 경남노동자대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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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려 하지 않고, 주권자의 존엄과 국격을 훼손하는 대통령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교수·연구자들도 그런 대통령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경남지역 대학 교수·연구자들이 이같이 밝혔다. 경남민주교수연대(의장 박용식)·경남지식연대(의장 송원근)가 27일 비상시국선언'을 했다.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에는 경상국립대, 창원대, 경남대, 인제대, 진주교대를 포함해 100여 명의 교수·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비상시국선언문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박용식 의장은 전화통화에서 "경남지역 여러 대학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등 관련해 입장을 내는 것이다. 교수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아 기자회견을 열지 못하고 선언문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남지역 교수·연구자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8월 9일 반지하 침수 현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왜 미리 대피 안 됐나?"라고 했던 말에 대해,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는 "반지하에서 사는 주민들을 망신 주는 말이었다"라며 "그 때만 해도 '왜 저러나?'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교수·연구자들은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떠나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10·29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희생자 가족들은 영정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억울한 죽음에 대한 '검찰' 출신 대통령의 인식을 잘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라고 한 삼일절 기념사에 대해 "일본의 침탈을 조상 탓으로 돌리고 말았다"며 "강제 노역 희생자와 위안부는 물론 가족의 희생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었던 독립유공자를 욕보이는 일을 우리나라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수·연구자들은 일제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 대북 선제타격, 핵무장, 주69시간 노동시간 등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들은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이제 필요 없다. 국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 가서 박수받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라고 강조했다.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는 일제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 철회와 함께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 비상시국선언
"왜 미리 대피 안 됐나?" 2022년 8월 9일 반지하 침수 현장 방문한 대통령이 반 지하에서 사는 주민들을 망신 주는 말입니다. 그 때만 해도 '왜 저러나?' 했습니다.
9월 미국 순방 중에 한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떠나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 10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발언입니다. 희생자 가족들은 영정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억울한 죽음에 대한 '검찰' 출신 대통령의 인식을 잘 드러냈습니다.
이번 방일에서 대통령은 게이오 대학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그 대학 설립자 후쿠자와 유키치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조선 인민은 소와 말, 돼지와 개 같다"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 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2023년 3월 1일 삼일절 대통령 기념사 중 한 대목입니다.
일본의 침탈을 조상 탓으로 돌리고 말았습니다. 강제 노역 희생자와 위안부는 물론 가족의 희생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었던 독립유공자를 욕보이는 일을 우리나라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한 것입니다.
경제나 외교 분야에서 많은 것을 일본에 내주고도 일본의 선처를 기다리는 정부도 이런 대통령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대일관계에서 국익과 국권 훼손에 대한 우려는 조만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극복과 한류 덕분에 부러움을 받던 'K-' 한국은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현재 주당 최대 69시간을 일해야 하는 비웃음거리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배상토록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한 뒤 그분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에서 드셨던 돈가스와 오무라이스는 맛있었습니까? 대표적인 친일파 양성소였던 게이오대학에서 연설하고 박수 받으셨을 때 설레었고 일본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까?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잘 알고 있는 일본 우익들이 대통령 탄핵을 걱정할 때 무역적자는 올 3월까지 31조를 넘었습니다. 3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 한 해 적자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대북 선제타격, 핵무장 운운할수록 우리는 일본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에서 한·미동맹을 미·일동맹의 하위개념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이제 필요 없습니다. 국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 가서 박수 받는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3월 6일 발표한 정부 해법을 당장 철회하십시오.
우리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이에 따라 일본 전범 가해 기업들의 책임을 이행하십시오.
이번 굴욕적 외교 참사의 주무 장관인 박진을 해임하십시오.
국민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려 하지 않고, 주권자의 존엄과 국격을 훼손하는 대통령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교수연구자들도 그런 대통령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2023년 3월 27일.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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