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가지 기쁜 일이 있었다. 그 첫번째는 이 사진의 사용허가를 받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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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이화여대 김효근 교수님이 카톡을 보내셨다. 일전에 이 사진과 관련해 부탁드린 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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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1927년 조선인 최초로 서울에 카페를 오픈한 현앨리스. 사진의 아기는 그녀의 아들 정웰링턴이다. 북한이 숙청한 박헌영의 재판문에 그녀는 박헌영과 미국을 연결하는 고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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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남과 임정 외교활동을 이끌던 현순 목사의 딸인 그녀는 하와이와 미국 본토, 상하이와 서울을 넘나 들었다. 그녀는 남편과 이혼한 뒤,영화감독 이경손과 함께 카페 ‘카카듀’를 열었다. 손탁 호텔이 커피를 팔기 시작한 이후, 조선인으로는 최초의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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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듀’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1899년에 쓴 희곡 ‘초록앵무새(Der grüne Kakadu)‘에서 따 왔다. 슈니츨러는 프랑스 좌파들이 모이던 가상의 카페 ‘카카듀’를 무대로 1789년 바스티유가 무너지던 그날을 다룬다. 슈니츨러의 독일어 희곡을 읽은 이경손은 여기서 영감을 얻어 카페 이름을 ‘카카듀’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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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카카듀는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문인들과 예술인들이 모이던 문화 사랑방이었고, 이후 나운규와 이상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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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카카듀가 문을 닫자 미국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하던 그녀는 1945년 미군 자격으로 다시 서울에 오게 된다. 미국 정보당국은 해방공간에서 박헌영, 여운형 등과 접촉하던 그녀를 1946년 미국으로 돌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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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매카시즘이 불어닥치자 그녀는 UCLA 의대생이던 아들 정웰링턴과 1949년 체코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북한으로 들어가고, 아들은 체코에 남아 프라하에서 의대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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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박헌영과 함께 숙청된다. 미국은 그녀가 공산주의자 박헌영과 교류한다고 추방했고, 북한은 미군이던 그녀와의 친분을 구실로 박헌영을 미국 간첩으로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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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 남은 현앨리스의 아들 정웰링턴은 의사가 되어 체코 여인과 결혼하지만 공산당의 감시를 견디다 못해 1963년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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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순 목사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고, 그의 딸 현앨리스의 이야기는 이화여대 정병준 교수의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2015)’에 다시 조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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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교수님께 부탁을 드려서 같은 대학 정병준 교수님과 연결해 달라고 했고, 그렇게 오늘 아침에 정교수님과 통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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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흔쾌히 사용허가를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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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정병준 교수가 현 앨리스의 유족들, 정확히는 그녀의 남동생 현 데이비드에게 받은 사진이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이미 황진남 선생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계셨다. 좋은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도 해 주셔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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