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탐사 김성수 - 밝은 길을 찾아가다
이진강,황호택 (지은이)
나남출판2025-01-25





































미리보기
Sales Point : 797
8.0
책소개
탐사의 형식을 빌려 인촌 김성수의 흔적을 쫓아 그의 삶을 복원한 책이다. 인촌이 태어난 고창의 생가, 도쿄 유학 시절을 보낸 하숙집을 거쳐 그의 묘소에 이르기까지 인촌의 발자취가 남은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찾았다. 저자들은 일생 동안 이룬 공적에 비해 세상에 덜 알려진 데다 일부 사실은 잘못 알려진 인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적절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일제 강점기에 인촌은 민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에 힘쓰고, 민족자본을 세우려고 애쓰고, 조선 민중을 위한 언론을 창간했다. 해방 후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일제하에서도 어렵게 설립한 보성전문(현 고려대)과 지주인 그가 선공후사로 나선 덕에 이룰 수 있었던 농지 개혁은 인적자본 형성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들은 인촌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촌의 삶을 차근차근 탐사하고, 전 생애에 걸쳐 그가 이룬 다양한 성취와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목차
발간사 7
서문 11
1부 희망의 길
1. 인촌의 조부 김요협, 고창에 오다 25
만석꾼 정계량 사위가 된 장성 젊은이 29
인촌,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양자로 들어가 34
양부는 육영사업, 생부는 이재 성공 37
고창읍성 공원에 김성수, 백관수 동상 39
인촌을 복권시키려는 후대들의 모임 43
2. 장인 고정주의 개화론은 인촌 사상의 뿌리 45
열세살 신랑과 다섯 연상의 신부 49
의병장 고경명 장군의 후손들 54
창흥의숙 이은 창평초교에 고정주 역사관 57
3. 망국의 길에서, 내소사의 세 청년 63
줄포항 통한 미곡 수출량 매년 5만 석 66
인촌가, 줄포에서 쌀 무역으로 대지주가 되다 73
관직 이용해 수탈에서 면제된 대지주 75
‘인촌 아내’, ‘장손 며느리’ 고광석의 희생적 삶 77
2부 성장의 길
4. 개항지 군산서 신학문 배우고 도쿄 유학길 오르다 81
제사 문제로 선교사 학교 못 들어가 82
나라의 주인은 임금이 아니고 백성 85
홍명희, 일본 유학길을 안내하다 90
5. 도쿄 유학 6년(1908~1914) 97
일본 관비 유학생의 근대화 공헌 98
호남의 지주 유학생이 실패한 관(官)을 대체 100
홍명희가 안내한 인촌과 고하의 일본 유학길 102
인촌, 송진우와 장덕수에 유학비 지원 104
도쿄 유학생들의 네트워킹 105
두 부친을 도쿄로 초청한 인촌 107
3부 역사의 길
6. 단식투쟁으로 인수한 중앙학교 115
단식투쟁으로 생부 설득한 인촌 119
화동에서 계동 1번지로 중앙학교 이전 122
퇴교생들의 보금자리 중앙학교 124
남이 안 하는 것을 해보라 125
인간에 대한 관찰과 배려 126
민족의식이 담긴 무궁화와 인절미 128
조선말을 안 놓은 수업 129
7. 중앙고보와 북촌에서 일어난 3·1 운동 131
중앙학교 숙직실 찾아온 도쿄 유학생 밀사 134
한용운이 선언문을 썼더라면 138
인촌 중앙학교 살리기 위해 줄포행 144
근대사의 표지석 줄지어 늘어선 북촌 147
북촌의 세대교체, 인촌과 천도교인·기독교인들의 이주 149
8. 간디의 물레에서 배운 경성방직 151
경성직뉴 ‘우리의 광목’ 최초로 생산 153
면포 자급은 조선경제 독립을 위한 급선무 155
민족정신 ‘태극성’ 상표 빅 히트 158
태극마크를 영어 ‘S’자로 둘러대 상표 심사 통과 162
여성도 공부해야 나라가 발전한다 165
대한민국 상장기업 1호 경방의 변신 167
9. 조선민중 대변하는 한글 신문의 탄생 171
창간사 “일제 통치 10년은 악몽이었다” 174
조선 최초의 순직기자 177
총독부 꼬붕 깡패 박춘금의 행패 178
조선총독부 청사와 마주보는 동아 신사옥 180
중앙고보생들의 6·10 만세운동 181
조선어학회에서 제정한 한글맞춤법을 앞장서 쓰다 183
정부 없는 시대의 충무공 유적보존 운동 186
4부 가슴 뛰는 길
10. 3·1 만세 동참한 ‘옥중의 꽃’ 이아주 191
공판 방청하다 감복해 필생의 반려자로 생각 197
11. 민립 보성전문과 고려대학교 203
세계 최고수준 대학들을 시찰하다 204
하와이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이승만 207
최초의 민간 고등교육기관 보성전문 208
웅장한 석조건물은 ‘겨레에 대한 격려’ 211
본관 기둥에 새긴 무궁화 한 쌍 213
학교 간판 들고 송현동에서 안암동까지 행진 215
국보 보물 등 20여 점 갖춘 고려대 박물관 218
평양박물관에 간 인촌의 고미술품 220
손기정, 보전 입학 후 한 학기 다니고 중단 221
척식학교로 전락한 보전의 마지막 모습 223
12. 손기정 가슴에서 일장기 지우다 227
강제폐간 가는 마지막 게릴라전 231
13. 독립운동하다 감옥 간 아들과 며느리, 딸 결혼식 안 간 인촌 237
일가족 세 명이 독립운동으로 감옥 가다 237
“나는 친일파요”, 국민 애송 시인의 자조 243
친일파의 아들과 연애 결혼한 딸 245
5부 공선사후의 길
14. 반민특위와 친일진상규명위의 다른 판단 251
장홍염 독립운동 자금 지원 252
반민족행위 분류 기준 254
이승만 행정부와 국회 반민특위의 반목 255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 및 서훈 취소 256
엔도 정무총감 “인촌, 귀족원 작위 거부했다” 257
도산 안창호의 비서 구익균 등의 증언 261
인촌의 ‘매일신보 기고’ 경위 263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 기고 266
카터 J. 에커트가 밝힌 창씨개명의 진실 268
주대환의 로동신문과 매일신보 비교 270
역사학자 임종국, 카터 에커트, 이승렬 등의 견해 272
서재필 박사, ‘진짜 애국자’ 인촌 274
김형석, “동시대인의 평가 중요” 275
굴욕을 견디며 지키려고 한 것은 학교였다 275
15. 공산화 막고 경제발전 이룬 농지개혁 277
김일성을 영웅으로 만든 북한의 토지개혁 278
‘농지는 농민에게로’, 공산당의 기만 282
헌법학자 기근 속 유진오 헌법초안 작성 284
남한 최대 지주가 공선사후로 농지개혁 밀었다 287
인촌, 한민당 지주들 설득 293
성공한 농지개혁이 경제발전 가져왔다 295
농지개혁으로 교육인구 늘어 산업인력 제공 298
16. 한민당을 이끌고 301
고하, 총독부의 치안권 이양 제의 거절 302
‘서울에 미군 진주한다’, 미 공군기 전단 낙하 309
한민당 결성, 송진우 수석총무 맡아 310
한민당, 이승만 집 마련해주고, 임정에 9백만 원 전달 311
고하 암살로 인촌 정치 나서 314
이승만 정읍 발언 “남조선 단정 수립해야” 317
인촌, 조선민주당 이윤영에게 선거구 양보 319
이승만 “이름만 대통령 할 생각 없다” 320
북의 남침, 전쟁 발발 323
트루먼, 확전 주장하는 맥아더 해임 325
부통령 사임이유서 330
자유당 일당 천하 337
6부 이별의 길
17. 범야 통합과 의회주의 전통 세우다 341
야당 통합 촉발한 사사오입 개헌 343
인촌 ‘조봉암 신당 가입’ 밀다 348
부르주아 없이 민주주의 없다 350
18. 애도의 물결 국민장 353
이승만 조사 “큰 교육자에 애국지사” 358
인촌 김성수 연보 361
참고 문헌 364
저자 소개 368
접기
추천글
김성수는 문화민족주의를 지향한 한국 근대화의 선구자다. 한민족이 처한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을 숙고하고 민족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인재양성, 산업기반 조성, 계몽 운동을 확대해 나갔다. … 이 책이 한국 근대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안몽필 (일본 다이토분카대학 명예교수)
이 책은 인촌의 생애사 연구를 통해 한국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지평을 연 책이다. …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 책을 읽다 보면 인촌과 함께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인촌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개서가 될 것이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와 재회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김중순 (미국 테네시대학 명예교수)
시대의 빛과 어둠, 시각과 해석의 차이를 통과하며 책은 ‘탐사’의 형식을 취한다. 그 발걸음을 주시하는 사람은 자연히 그만의 판단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것이 살아 있는 역사가 지니는 힘이므로. 탐사의 여정이 인촌 개인을 넘어 시대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될 수 있는 이유다.
- 김금희 (소설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25년 2월 8일자 '책의 향기'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5년 2월 8일자 '새로 나온 책'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5년 2월 11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강 (지은이)
고려대 법과대학 재학 중이던 1965년 제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수료했다. 육군 법무관으로 월남 전선에서 복무했다. 1971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23년 동안 검찰에서 일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근무할 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재수사를 담당했다. 1994년 검찰을 퇴직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울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주택임대차보호법령, 가등기 담보 등에 관한 법률 해설》, 《80년 한결같이: 자서전》을 펴냈다. 홍조근정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접기
최근작 : <인촌탐사 김성수>,<80년 한결같이> … 총 2종 (모두보기)
황호택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1987년 동아일보 편집국 법조팀장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취재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기자상을 두 해(1987, 1988년) 연속 수상했다. 월간지 전성시대에 〈신동아〉에 ‘황호택이 만난 사람’이라는 문패를 달고 인물탐구 인터뷰를 7년 동안 연재하고 동아일보에 ‘황호택 칼럼’을 집필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논설주간(전무)을 끝으로 36년간 근무하던 회사를 퇴직했다. 현재는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로 후학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는 《박종철 탐사보도와 6월항쟁》 등 20여 권이 있다. 《왕들의 길, 다산의 꿈, 조선진경 남양주》, 《대나무숲 담양을 거닐다》, 《서해의 에메랄드, 신안 천사섬》 등 탐방기를 시리즈로 펴냈다. 접기
최근작 : <인촌탐사 김성수>,<서해의 에메랄드, 신안 천사섬>,<대나무숲 담양을 거닐다>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촌 김성수가 남긴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인촌탐사: 밝은 길을 찾아가다》는 탐사의 형식을 빌려 인촌 김성수의 흔적을 쫓아 그의 삶을 복원한 책이다. 인촌이 태어난 고창의 생가, 도쿄 유학 시절을 보낸 하숙집을 거쳐 그의 묘소에 이르기까지 인촌의 발자취가 남은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찾았다. 저자들은 일생 동안 이룬 공적에 비해 세상에 덜 알려진 데다 일부 사실은 잘못 알려진 인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적절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일제 강점기에 인촌은 민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에 힘쓰고, 민족자본을 세우려고 애쓰고, 조선 민중을 위한 언론을 창간했다. 해방 후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일제하에서도 어렵게 설립한 보성전문(현 고려대)과 지주인 그가 선공후사로 나선 덕에 이룰 수 있었던 농지 개혁은 인적자본 형성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들은 인촌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촌의 삶을 차근차근 탐사하고, 전 생애에 걸쳐 그가 이룬 다양한 성취와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법조계, 언론계 원로가 직접 읽고 듣고 본 인촌 김성수의 생애사
《인촌탐사: 밝은 길을 찾아가다》의 저자들은 평생 법조인과 언론인으로 일하며 쌓은 내공과 경륜을 살려 집필했다. 인촌의 흔적이 남은 장소를 찾아 직접 촬영한 사진자료를 풍성하게 담아 독자가 직접 함께 탐사에 동행한 것처럼 느끼게끔 한다.
인촌은 호남 최고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홀로 편안히 사는 삶을 추구하는 대신 나라를 위해 애썼다. 일제 강점기에 중앙학교, 보성전문 등 학교를 운영해 교육으로 민족의 역량을 키우고자 했다. 또 민족자본으로 경성방직을 운영하여 사업으로 나라를 일으키려 했고, 동아일보를 창간해 조선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했다. 해방 후 혼란을 중재하고, 대지주임에도 농지개혁에 적극 나섰고, 자유당 독재에 제동을 건 정치인이기도 했다.
저자들은 인촌 김성수를 조명한 서적과 논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인촌의 생애사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인물들을 인터뷰함으로써 독자들이 인촌의 진면목을 직접 보고 나름의 판단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덕분에 교육, 사업,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인촌이 이룬 큰 성취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또한 그와 함께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근현대사 속 큰 인물들의 삶도 생생하게 펼쳐져 거대한 대하드라마를 이룬다.
인촌 개인을 넘어 시대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될 탐사의 여정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 해방공간을 지나 제1 공화국까지를 살아 낸 인촌의 삶은 격동의 시대를 관통했다. 탐사의 형식을 빌려 그의 흔적을 더듬어 쫓는 ‘인촌탐사’는 여섯 줄기의 길로 막힘없이 진행된다. 원로 법조인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과, 원로 언론인 황호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원숙한 솜씨로 이야기를 엮은 덕이다.
우선 1부와 2부는 인촌의 탄생과 성장을 다룬다. 1부에서는 인촌의 내력과 그의 집안이 고향에 자리 잡은 배경과 그의 초년기를 그린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신학문을 배우고 큰 뜻을 품은 채 유학길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어 3부와 4부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중심으로 인촌이 남긴 흔적을 재구성한다. 3부에서는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인촌이 민족을 위해 했던 일들을 중앙학교 운영, 3·1운동, 경성방직 운영, 동아일보 발행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4부에서는 훗날의 고려대인 보성전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인촌이 쏟은 각고의 노력을 상세히 풀어 썼다. 동아일보가 폐간되기까지 겪었던 여러 곡절과 함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겪은 가족사를 엮어 인촌 개인의 삶 또한 같이 그린다.
5부에서는 인촌의 친일 문제에 대하여 복잡한 맥락과 여러 자료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인의 평가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인촌의 적극적 지지로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던 농지개혁의 의의를 재조명하고 한민당을 이끈 정치인 김성수를 조명한다. 6부에서는 독재를 막기 위해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조봉암까지 아우른 정치인 인촌의 행적을 부각한다. 접기
===
인촌탐사 김성수 (이진강,황호택/나남)
인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동아일보와 고려대학교 설립, 캠퍼스 내 인촌 동상과 인촌기념관, 그리고 친일파 논란.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개략적 수준이다. 명색이 모교의 실질적 설립자인데도. 지인으로부터 넘겨받은 이 책을 의무감과 호기심이 반반 섞인 채 읽어나간다, 너무 지루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저자는 인촌의 삶을 6부로 구분하고, 각 부에 길로 이어지는 부제를 붙인다. 희망의 길, 성장의 길, 역사의 길, 가슴 뛰는 길, 공선사후의 길, 이별의 길. 이렇게 길을 제재로 삼은 까닭은 발간사에도 나와 있듯이 전기류의 전형성을 탈피하고자 함이며, 역사 여행 하듯이 탐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이다.
어떻게 보면 인촌이 거둔 성과는 거개가 그의 출신에 기반한다. 전라도 대지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전형적인 금수저 집안이기에 그가 노력했던 교육, 기업, 언론 사업은 자본의 뒷받침 없이는 출발 자체가 어려웠던 만큼 성과가 폄하될 수 있다. 다만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집안의 경제적 부와 개인의 존경받는 삶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인촌도 자칫 비뚤어지고 타락한 삶에 빠지기 쉬웠지만, 선각자였던 두 부친과 장인의 덕택으로 민족의식과 개화사상을 담뿍 흡수하게 된다. 부모의 뜻을 어기고 상투를 자른 채 과감하게 일본 유학길에 오르는 젊은 인촌에게는 모종의 단호함도 엿보인다.
인촌의 최대 업적은 무엇보다 경성방직, 동아일보, 그리고 고려대학교로 대표된다. 중앙학교를 인수하면서 교육사업을 시작한 게 불과 20대라는 점에서 놀랄 수밖에 없다. 인촌은 항일독립투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일체의 일제 저항운동과 연계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자신이 지향한 실력양성운동에 매진하였다. 겉보기 행적만 보고 그의 소극성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제하 모든 한국인이 투사가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인촌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는 이들도 이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며, 전시체제의 강압기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해방 후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견해도 있겠다. 한국민주당의 성격과 단독정부 수립 주장 등은 토지개혁 정책의 성과 판단과 함께 분명 논쟁적이다. 다만 이승만 정부가 독재로 치닫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부통령직을 사임하는 행동이라든지 조봉암을 끌어안으려고 애쓰는 모습에서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지 않았지만, 뛰어난 정치 감각을 보여준다. 여기서 현실 인식과 역사적 평가의 어려움이 상존한다. 특히 장문의 부통령 사임이유서는 그로서는 드물게 격렬한 감정과 돋보이는 혜안을 표출하고 있다. 더불어 인촌이 진단하는 이승만 정권의 행보와 현 시국의 유사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랬더니 그는 돌연 비상계엄의 조건이 하등 구비되어 있지 아니한 임시수도 부산에 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소위 국제공산당과 관련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누명을 날조하여 계엄하에서도 체포할 수 없는 50여 명의 국회의원을 체포 감금하는 폭거를 감행하였습니다. 이것은 곧 국헌을 전복하고 주권을 찬탈하는 반란적 쿠데타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P.335)
인촌의 삶에서 두드러진 점은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다. 송진우, 장덕수와 어릴 적부터 평생에 걸친 지기. 백관수, 현상윤, 김병로 등과의 막역한 지우. 그것은 그가 단지 부호여서가 아니라 그의 인품이 겸손하고 진실하기에 가능하였으리라. 그는 극단주의를 제외한 폭넓은 이념을 포용하는 아량을 지녔기에 여운형, 조봉암 등의 좌파 세력도 그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았겠는가. 그는 비록 직접적으로 독립 투쟁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의 가족들의 면면을 보면 범상치 않다. 3.1 만세운동으로 옥살이를 한 여성과의 재혼, 아들과 자부, 조카가 독립운동으로 수감된 상황. 친일파의 아들과 결혼한 딸과의 의절. 그토록 가까이하였던 이광수가 변절하자 일거에 외면하는 단호함 등. 독립 자금 지원과 관련한 여러 일화는 그가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행동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인촌의 드러나지 않은 역사적 성과와 비사를 담고 있어 인간 김성수를 다양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친일파 논쟁이 주목을 받다 보니 후대의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를 평가하고 매도하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그의 죽음에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애도하고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정도로 추앙받던 인물의 참모습을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그가 일군 경성방직은 민족자본을 대표하는 선구적 기업-영등포 타임스퀘어가 경성방직의 부지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이었으며, 동아일보는 일제 치하에서 민족을 대변하는 언론이며, 독재정권에서 직필을 꺼리지 않는 정론지였다. 고려대학교는 누구나 알고 있는 명문대학교로 발전하였다.
인촌의 행적을 친일이냐 아니냐의 흑백논리로 재단하면 그는 명백히 친일 행동을 하였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대법원판결도 이 논리를 따른다. 일제 치하에서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암묵적 친일이다. 인촌은 자기 가족과 집안, 그리고 벌여놓은 사업과 학교, 언론을 유지해야 할 책무가 있는 사람이다. 혈혈단신 자기 한 몸만 챙기면 되는 경우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 해방 후 반민특위에서도, 좌파에서도 인촌을 친일파라고 판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외형상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해서이다. 이 책에 수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가와, 주봉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의 발언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평가의 잣대는 엄격한 법적 논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어쩌면 그의 친일 이슈는 동아일보의 언론 위상의 변화와 맞물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별 기대 없이 펼쳐 든 책이지만 웬걸 의외로 내용과 구성이 좋다. 문장도 매끄러워 글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촌 김성수라는 문제적 인간에 대한 탐사 성격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사실에 충실하고 객관성을 놓지 않는 범위 내에서 흥미적 요소를 양념처럼 넣어 묘미를 살리는 등 흔히 편향적이고 따분한 저작이 되는 위험성을 잘 회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자들은 인촌에 우호적이고 옹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인촌의 삶을 탐사하는 책을 쓸 이유가 없으므로. 그러면 독자는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얻을 수 있을까? 잊혀져 가는 인촌의 업적과, 친일파로 판정된 인촌의 행적을 그의 일생을 거슬러 훑어보면서 작게는 인촌의 개인사를 이해하고, 크게는 한국 근현대사의 복잡다단한 지형과 곡절을 일부나마 파악할 수 있다면 뜻깊은 성과라고 할 수 있으리라.
- 접기
성근대나무 2025-04-01 공감(5) 댓글(0)
Thanks to
공감





































미리보기
Sales Point : 797

책소개
탐사의 형식을 빌려 인촌 김성수의 흔적을 쫓아 그의 삶을 복원한 책이다. 인촌이 태어난 고창의 생가, 도쿄 유학 시절을 보낸 하숙집을 거쳐 그의 묘소에 이르기까지 인촌의 발자취가 남은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찾았다. 저자들은 일생 동안 이룬 공적에 비해 세상에 덜 알려진 데다 일부 사실은 잘못 알려진 인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적절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일제 강점기에 인촌은 민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에 힘쓰고, 민족자본을 세우려고 애쓰고, 조선 민중을 위한 언론을 창간했다. 해방 후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일제하에서도 어렵게 설립한 보성전문(현 고려대)과 지주인 그가 선공후사로 나선 덕에 이룰 수 있었던 농지 개혁은 인적자본 형성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들은 인촌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촌의 삶을 차근차근 탐사하고, 전 생애에 걸쳐 그가 이룬 다양한 성취와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목차
발간사 7
서문 11
1부 희망의 길
1. 인촌의 조부 김요협, 고창에 오다 25
만석꾼 정계량 사위가 된 장성 젊은이 29
인촌,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양자로 들어가 34
양부는 육영사업, 생부는 이재 성공 37
고창읍성 공원에 김성수, 백관수 동상 39
인촌을 복권시키려는 후대들의 모임 43
2. 장인 고정주의 개화론은 인촌 사상의 뿌리 45
열세살 신랑과 다섯 연상의 신부 49
의병장 고경명 장군의 후손들 54
창흥의숙 이은 창평초교에 고정주 역사관 57
3. 망국의 길에서, 내소사의 세 청년 63
줄포항 통한 미곡 수출량 매년 5만 석 66
인촌가, 줄포에서 쌀 무역으로 대지주가 되다 73
관직 이용해 수탈에서 면제된 대지주 75
‘인촌 아내’, ‘장손 며느리’ 고광석의 희생적 삶 77
2부 성장의 길
4. 개항지 군산서 신학문 배우고 도쿄 유학길 오르다 81
제사 문제로 선교사 학교 못 들어가 82
나라의 주인은 임금이 아니고 백성 85
홍명희, 일본 유학길을 안내하다 90
5. 도쿄 유학 6년(1908~1914) 97
일본 관비 유학생의 근대화 공헌 98
호남의 지주 유학생이 실패한 관(官)을 대체 100
홍명희가 안내한 인촌과 고하의 일본 유학길 102
인촌, 송진우와 장덕수에 유학비 지원 104
도쿄 유학생들의 네트워킹 105
두 부친을 도쿄로 초청한 인촌 107
3부 역사의 길
6. 단식투쟁으로 인수한 중앙학교 115
단식투쟁으로 생부 설득한 인촌 119
화동에서 계동 1번지로 중앙학교 이전 122
퇴교생들의 보금자리 중앙학교 124
남이 안 하는 것을 해보라 125
인간에 대한 관찰과 배려 126
민족의식이 담긴 무궁화와 인절미 128
조선말을 안 놓은 수업 129
7. 중앙고보와 북촌에서 일어난 3·1 운동 131
중앙학교 숙직실 찾아온 도쿄 유학생 밀사 134
한용운이 선언문을 썼더라면 138
인촌 중앙학교 살리기 위해 줄포행 144
근대사의 표지석 줄지어 늘어선 북촌 147
북촌의 세대교체, 인촌과 천도교인·기독교인들의 이주 149
8. 간디의 물레에서 배운 경성방직 151
경성직뉴 ‘우리의 광목’ 최초로 생산 153
면포 자급은 조선경제 독립을 위한 급선무 155
민족정신 ‘태극성’ 상표 빅 히트 158
태극마크를 영어 ‘S’자로 둘러대 상표 심사 통과 162
여성도 공부해야 나라가 발전한다 165
대한민국 상장기업 1호 경방의 변신 167
9. 조선민중 대변하는 한글 신문의 탄생 171
창간사 “일제 통치 10년은 악몽이었다” 174
조선 최초의 순직기자 177
총독부 꼬붕 깡패 박춘금의 행패 178
조선총독부 청사와 마주보는 동아 신사옥 180
중앙고보생들의 6·10 만세운동 181
조선어학회에서 제정한 한글맞춤법을 앞장서 쓰다 183
정부 없는 시대의 충무공 유적보존 운동 186
4부 가슴 뛰는 길
10. 3·1 만세 동참한 ‘옥중의 꽃’ 이아주 191
공판 방청하다 감복해 필생의 반려자로 생각 197
11. 민립 보성전문과 고려대학교 203
세계 최고수준 대학들을 시찰하다 204
하와이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이승만 207
최초의 민간 고등교육기관 보성전문 208
웅장한 석조건물은 ‘겨레에 대한 격려’ 211
본관 기둥에 새긴 무궁화 한 쌍 213
학교 간판 들고 송현동에서 안암동까지 행진 215
국보 보물 등 20여 점 갖춘 고려대 박물관 218
평양박물관에 간 인촌의 고미술품 220
손기정, 보전 입학 후 한 학기 다니고 중단 221
척식학교로 전락한 보전의 마지막 모습 223
12. 손기정 가슴에서 일장기 지우다 227
강제폐간 가는 마지막 게릴라전 231
13. 독립운동하다 감옥 간 아들과 며느리, 딸 결혼식 안 간 인촌 237
일가족 세 명이 독립운동으로 감옥 가다 237
“나는 친일파요”, 국민 애송 시인의 자조 243
친일파의 아들과 연애 결혼한 딸 245
5부 공선사후의 길
14. 반민특위와 친일진상규명위의 다른 판단 251
장홍염 독립운동 자금 지원 252
반민족행위 분류 기준 254
이승만 행정부와 국회 반민특위의 반목 255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 및 서훈 취소 256
엔도 정무총감 “인촌, 귀족원 작위 거부했다” 257
도산 안창호의 비서 구익균 등의 증언 261
인촌의 ‘매일신보 기고’ 경위 263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 기고 266
카터 J. 에커트가 밝힌 창씨개명의 진실 268
주대환의 로동신문과 매일신보 비교 270
역사학자 임종국, 카터 에커트, 이승렬 등의 견해 272
서재필 박사, ‘진짜 애국자’ 인촌 274
김형석, “동시대인의 평가 중요” 275
굴욕을 견디며 지키려고 한 것은 학교였다 275
15. 공산화 막고 경제발전 이룬 농지개혁 277
김일성을 영웅으로 만든 북한의 토지개혁 278
‘농지는 농민에게로’, 공산당의 기만 282
헌법학자 기근 속 유진오 헌법초안 작성 284
남한 최대 지주가 공선사후로 농지개혁 밀었다 287
인촌, 한민당 지주들 설득 293
성공한 농지개혁이 경제발전 가져왔다 295
농지개혁으로 교육인구 늘어 산업인력 제공 298
16. 한민당을 이끌고 301
고하, 총독부의 치안권 이양 제의 거절 302
‘서울에 미군 진주한다’, 미 공군기 전단 낙하 309
한민당 결성, 송진우 수석총무 맡아 310
한민당, 이승만 집 마련해주고, 임정에 9백만 원 전달 311
고하 암살로 인촌 정치 나서 314
이승만 정읍 발언 “남조선 단정 수립해야” 317
인촌, 조선민주당 이윤영에게 선거구 양보 319
이승만 “이름만 대통령 할 생각 없다” 320
북의 남침, 전쟁 발발 323
트루먼, 확전 주장하는 맥아더 해임 325
부통령 사임이유서 330
자유당 일당 천하 337
6부 이별의 길
17. 범야 통합과 의회주의 전통 세우다 341
야당 통합 촉발한 사사오입 개헌 343
인촌 ‘조봉암 신당 가입’ 밀다 348
부르주아 없이 민주주의 없다 350
18. 애도의 물결 국민장 353
이승만 조사 “큰 교육자에 애국지사” 358
인촌 김성수 연보 361
참고 문헌 364
저자 소개 368
접기
추천글
김성수는 문화민족주의를 지향한 한국 근대화의 선구자다. 한민족이 처한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을 숙고하고 민족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인재양성, 산업기반 조성, 계몽 운동을 확대해 나갔다. … 이 책이 한국 근대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안몽필 (일본 다이토분카대학 명예교수)
이 책은 인촌의 생애사 연구를 통해 한국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지평을 연 책이다. …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 책을 읽다 보면 인촌과 함께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인촌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개서가 될 것이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와 재회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김중순 (미국 테네시대학 명예교수)
시대의 빛과 어둠, 시각과 해석의 차이를 통과하며 책은 ‘탐사’의 형식을 취한다. 그 발걸음을 주시하는 사람은 자연히 그만의 판단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것이 살아 있는 역사가 지니는 힘이므로. 탐사의 여정이 인촌 개인을 넘어 시대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될 수 있는 이유다.
- 김금희 (소설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25년 2월 8일자 '책의 향기'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5년 2월 8일자 '새로 나온 책'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5년 2월 11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강 (지은이)
고려대 법과대학 재학 중이던 1965년 제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수료했다. 육군 법무관으로 월남 전선에서 복무했다. 1971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23년 동안 검찰에서 일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근무할 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재수사를 담당했다. 1994년 검찰을 퇴직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울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주택임대차보호법령, 가등기 담보 등에 관한 법률 해설》, 《80년 한결같이: 자서전》을 펴냈다. 홍조근정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접기
최근작 : <인촌탐사 김성수>,<80년 한결같이> … 총 2종 (모두보기)
황호택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1987년 동아일보 편집국 법조팀장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취재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기자상을 두 해(1987, 1988년) 연속 수상했다. 월간지 전성시대에 〈신동아〉에 ‘황호택이 만난 사람’이라는 문패를 달고 인물탐구 인터뷰를 7년 동안 연재하고 동아일보에 ‘황호택 칼럼’을 집필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논설주간(전무)을 끝으로 36년간 근무하던 회사를 퇴직했다. 현재는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로 후학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는 《박종철 탐사보도와 6월항쟁》 등 20여 권이 있다. 《왕들의 길, 다산의 꿈, 조선진경 남양주》, 《대나무숲 담양을 거닐다》, 《서해의 에메랄드, 신안 천사섬》 등 탐방기를 시리즈로 펴냈다. 접기
최근작 : <인촌탐사 김성수>,<서해의 에메랄드, 신안 천사섬>,<대나무숲 담양을 거닐다>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촌 김성수가 남긴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인촌탐사: 밝은 길을 찾아가다》는 탐사의 형식을 빌려 인촌 김성수의 흔적을 쫓아 그의 삶을 복원한 책이다. 인촌이 태어난 고창의 생가, 도쿄 유학 시절을 보낸 하숙집을 거쳐 그의 묘소에 이르기까지 인촌의 발자취가 남은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찾았다. 저자들은 일생 동안 이룬 공적에 비해 세상에 덜 알려진 데다 일부 사실은 잘못 알려진 인촌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적절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일제 강점기에 인촌은 민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에 힘쓰고, 민족자본을 세우려고 애쓰고, 조선 민중을 위한 언론을 창간했다. 해방 후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일제하에서도 어렵게 설립한 보성전문(현 고려대)과 지주인 그가 선공후사로 나선 덕에 이룰 수 있었던 농지 개혁은 인적자본 형성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들은 인촌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촌의 삶을 차근차근 탐사하고, 전 생애에 걸쳐 그가 이룬 다양한 성취와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법조계, 언론계 원로가 직접 읽고 듣고 본 인촌 김성수의 생애사
《인촌탐사: 밝은 길을 찾아가다》의 저자들은 평생 법조인과 언론인으로 일하며 쌓은 내공과 경륜을 살려 집필했다. 인촌의 흔적이 남은 장소를 찾아 직접 촬영한 사진자료를 풍성하게 담아 독자가 직접 함께 탐사에 동행한 것처럼 느끼게끔 한다.
인촌은 호남 최고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홀로 편안히 사는 삶을 추구하는 대신 나라를 위해 애썼다. 일제 강점기에 중앙학교, 보성전문 등 학교를 운영해 교육으로 민족의 역량을 키우고자 했다. 또 민족자본으로 경성방직을 운영하여 사업으로 나라를 일으키려 했고, 동아일보를 창간해 조선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했다. 해방 후 혼란을 중재하고, 대지주임에도 농지개혁에 적극 나섰고, 자유당 독재에 제동을 건 정치인이기도 했다.
저자들은 인촌 김성수를 조명한 서적과 논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인촌의 생애사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인물들을 인터뷰함으로써 독자들이 인촌의 진면목을 직접 보고 나름의 판단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덕분에 교육, 사업,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인촌이 이룬 큰 성취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또한 그와 함께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근현대사 속 큰 인물들의 삶도 생생하게 펼쳐져 거대한 대하드라마를 이룬다.
인촌 개인을 넘어 시대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될 탐사의 여정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 해방공간을 지나 제1 공화국까지를 살아 낸 인촌의 삶은 격동의 시대를 관통했다. 탐사의 형식을 빌려 그의 흔적을 더듬어 쫓는 ‘인촌탐사’는 여섯 줄기의 길로 막힘없이 진행된다. 원로 법조인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과, 원로 언론인 황호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원숙한 솜씨로 이야기를 엮은 덕이다.
우선 1부와 2부는 인촌의 탄생과 성장을 다룬다. 1부에서는 인촌의 내력과 그의 집안이 고향에 자리 잡은 배경과 그의 초년기를 그린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신학문을 배우고 큰 뜻을 품은 채 유학길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어 3부와 4부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중심으로 인촌이 남긴 흔적을 재구성한다. 3부에서는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인촌이 민족을 위해 했던 일들을 중앙학교 운영, 3·1운동, 경성방직 운영, 동아일보 발행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4부에서는 훗날의 고려대인 보성전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인촌이 쏟은 각고의 노력을 상세히 풀어 썼다. 동아일보가 폐간되기까지 겪었던 여러 곡절과 함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겪은 가족사를 엮어 인촌 개인의 삶 또한 같이 그린다.
5부에서는 인촌의 친일 문제에 대하여 복잡한 맥락과 여러 자료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인의 평가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인촌의 적극적 지지로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던 농지개혁의 의의를 재조명하고 한민당을 이끈 정치인 김성수를 조명한다. 6부에서는 독재를 막기 위해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조봉암까지 아우른 정치인 인촌의 행적을 부각한다. 접기
===
인촌탐사 김성수 (이진강,황호택/나남)
인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동아일보와 고려대학교 설립, 캠퍼스 내 인촌 동상과 인촌기념관, 그리고 친일파 논란.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개략적 수준이다. 명색이 모교의 실질적 설립자인데도. 지인으로부터 넘겨받은 이 책을 의무감과 호기심이 반반 섞인 채 읽어나간다, 너무 지루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저자는 인촌의 삶을 6부로 구분하고, 각 부에 길로 이어지는 부제를 붙인다. 희망의 길, 성장의 길, 역사의 길, 가슴 뛰는 길, 공선사후의 길, 이별의 길. 이렇게 길을 제재로 삼은 까닭은 발간사에도 나와 있듯이 전기류의 전형성을 탈피하고자 함이며, 역사 여행 하듯이 탐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이다.
어떻게 보면 인촌이 거둔 성과는 거개가 그의 출신에 기반한다. 전라도 대지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전형적인 금수저 집안이기에 그가 노력했던 교육, 기업, 언론 사업은 자본의 뒷받침 없이는 출발 자체가 어려웠던 만큼 성과가 폄하될 수 있다. 다만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집안의 경제적 부와 개인의 존경받는 삶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인촌도 자칫 비뚤어지고 타락한 삶에 빠지기 쉬웠지만, 선각자였던 두 부친과 장인의 덕택으로 민족의식과 개화사상을 담뿍 흡수하게 된다. 부모의 뜻을 어기고 상투를 자른 채 과감하게 일본 유학길에 오르는 젊은 인촌에게는 모종의 단호함도 엿보인다.
인촌의 최대 업적은 무엇보다 경성방직, 동아일보, 그리고 고려대학교로 대표된다. 중앙학교를 인수하면서 교육사업을 시작한 게 불과 20대라는 점에서 놀랄 수밖에 없다. 인촌은 항일독립투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일체의 일제 저항운동과 연계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자신이 지향한 실력양성운동에 매진하였다. 겉보기 행적만 보고 그의 소극성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제하 모든 한국인이 투사가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인촌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는 이들도 이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며, 전시체제의 강압기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해방 후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견해도 있겠다. 한국민주당의 성격과 단독정부 수립 주장 등은 토지개혁 정책의 성과 판단과 함께 분명 논쟁적이다. 다만 이승만 정부가 독재로 치닫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부통령직을 사임하는 행동이라든지 조봉암을 끌어안으려고 애쓰는 모습에서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지 않았지만, 뛰어난 정치 감각을 보여준다. 여기서 현실 인식과 역사적 평가의 어려움이 상존한다. 특히 장문의 부통령 사임이유서는 그로서는 드물게 격렬한 감정과 돋보이는 혜안을 표출하고 있다. 더불어 인촌이 진단하는 이승만 정권의 행보와 현 시국의 유사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랬더니 그는 돌연 비상계엄의 조건이 하등 구비되어 있지 아니한 임시수도 부산에 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소위 국제공산당과 관련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누명을 날조하여 계엄하에서도 체포할 수 없는 50여 명의 국회의원을 체포 감금하는 폭거를 감행하였습니다. 이것은 곧 국헌을 전복하고 주권을 찬탈하는 반란적 쿠데타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P.335)
인촌의 삶에서 두드러진 점은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다. 송진우, 장덕수와 어릴 적부터 평생에 걸친 지기. 백관수, 현상윤, 김병로 등과의 막역한 지우. 그것은 그가 단지 부호여서가 아니라 그의 인품이 겸손하고 진실하기에 가능하였으리라. 그는 극단주의를 제외한 폭넓은 이념을 포용하는 아량을 지녔기에 여운형, 조봉암 등의 좌파 세력도 그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았겠는가. 그는 비록 직접적으로 독립 투쟁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의 가족들의 면면을 보면 범상치 않다. 3.1 만세운동으로 옥살이를 한 여성과의 재혼, 아들과 자부, 조카가 독립운동으로 수감된 상황. 친일파의 아들과 결혼한 딸과의 의절. 그토록 가까이하였던 이광수가 변절하자 일거에 외면하는 단호함 등. 독립 자금 지원과 관련한 여러 일화는 그가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행동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인촌의 드러나지 않은 역사적 성과와 비사를 담고 있어 인간 김성수를 다양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친일파 논쟁이 주목을 받다 보니 후대의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를 평가하고 매도하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그의 죽음에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애도하고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정도로 추앙받던 인물의 참모습을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그가 일군 경성방직은 민족자본을 대표하는 선구적 기업-영등포 타임스퀘어가 경성방직의 부지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이었으며, 동아일보는 일제 치하에서 민족을 대변하는 언론이며, 독재정권에서 직필을 꺼리지 않는 정론지였다. 고려대학교는 누구나 알고 있는 명문대학교로 발전하였다.
인촌의 행적을 친일이냐 아니냐의 흑백논리로 재단하면 그는 명백히 친일 행동을 하였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대법원판결도 이 논리를 따른다. 일제 치하에서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암묵적 친일이다. 인촌은 자기 가족과 집안, 그리고 벌여놓은 사업과 학교, 언론을 유지해야 할 책무가 있는 사람이다. 혈혈단신 자기 한 몸만 챙기면 되는 경우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 해방 후 반민특위에서도, 좌파에서도 인촌을 친일파라고 판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외형상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해서이다. 이 책에 수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가와, 주봉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의 발언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평가의 잣대는 엄격한 법적 논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어쩌면 그의 친일 이슈는 동아일보의 언론 위상의 변화와 맞물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별 기대 없이 펼쳐 든 책이지만 웬걸 의외로 내용과 구성이 좋다. 문장도 매끄러워 글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촌 김성수라는 문제적 인간에 대한 탐사 성격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사실에 충실하고 객관성을 놓지 않는 범위 내에서 흥미적 요소를 양념처럼 넣어 묘미를 살리는 등 흔히 편향적이고 따분한 저작이 되는 위험성을 잘 회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자들은 인촌에 우호적이고 옹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인촌의 삶을 탐사하는 책을 쓸 이유가 없으므로. 그러면 독자는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얻을 수 있을까? 잊혀져 가는 인촌의 업적과, 친일파로 판정된 인촌의 행적을 그의 일생을 거슬러 훑어보면서 작게는 인촌의 개인사를 이해하고, 크게는 한국 근현대사의 복잡다단한 지형과 곡절을 일부나마 파악할 수 있다면 뜻깊은 성과라고 할 수 있으리라.
- 접기
성근대나무 2025-04-01 공감(5) 댓글(0)
Thanks to
공감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