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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1 h ·
나는 독서를 좋아하며 사유(思惟)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학자(學者)의 기질과는 다르고.
상당히 논리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면이 강한 편이다.
속독(速讀)하는 편이고, 구체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많지 않지만, 전체를 읽은 감각이 통째로 남는 편이다.
대관(大觀)에 강하고, 세찰(細察)에 약한 기질인 것 같다.
내가 바둑을 두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대관(大觀)과 세찰(細察)을 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성격적 기질도 있어서 전체 속에서 보합(保合)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학자들의 책을 보면서 존경과 찬탄의 념(念)을 일으킬 때가 많다.
요즘 서구 철학자들의 새로운 이론이나 사상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책들을 제법 많이 보고 있다.
처음 접해보는 새로운 용어나 조어(造語)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드는 경우가 많다.
하나는 특히 ‘후기(後期) ㅇㅇ론’ 같은 서구 이론들을 접할 때 나는 용어들은 새롭지만, 내용은 기시감(旣視感)이 들 때가 많다. 내가 접하고 익숙한 동양 사상들이 이미 열어간 세계와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다른 하나는 그냥 회귀(回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동안 세계가 거쳐 온 학문과 과학 그리고 역사 특히 서구가 개척해 온 근대 역사가 그 안에 응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단순히 동양 사상의 선진성이나 회귀라고 보는 것은 학문의 세계든 사상의 세계든 역사를 보는 안목이든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국은 압축적 사회변동을 거치면서 ‘따라잡기’에 성공한 나라다.
그리고 산업기술의 몇 분야에서는 ‘창조하기’에 나서고 있다.
시대를 압축하는 빠른 사회변동은 정신과 물질, 제도와 문화 사이의 문화지체 현상을 심각하게 발생시키는 면이 있다.
나에게는 경제위기나 안보위기 보다 ‘정신’의 위기가 더 큰 위기로 느껴진다.
특히 정치 제도와 정치 문화 사이의 괴리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다. ‘민주화’ ‘진보’ ‘보수’ 등의 정체성 위기다.
한국은 세계사의 모순이 중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가 놀라는 변화를 일구어냈다.
이제 그 뒤에 있던 그늘들이 표면화하는 시기를 통과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불가피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동서양의 모든 사상과 종교가 이 나라처럼 공존하고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사상과 종교의 용광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것을 해내면 그 동안 꿈처럼 느껴지던 ‘민족의 밝은 비원(悲願)’이 현실화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노력보다 정치의 퇴행적 편가름이나 팬덤에 오히려 끌려다니는 모습이 때로는 앞장 서는 모습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거짓’ ‘위선’ ‘모략’ ‘음모’와 같은 지저분하고 맹목적이며 음습한 정치에 이제 지칠만큼 지쳤다.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을 담아내는 정신•사상• 종교적 창조가 뒷밭침하는 깨끗하고 지성적이며 밝은 정치를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는 정당이 출범해야 한다.
아마도 내년이 그 적기(適期)라고 생각한다.
혼돈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저력과 비원이 이런 창조를 가능케 하리라고 믿는다.
간절하게 기도하는 심정으로 년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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