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http://dx.doi.org/10.16894/JKFR.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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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말 전시총동원 체제와 조선문학*
-이광수의 문학과 논설을 중심으로-
오 태 영**1)
요 약
식민지 말 전시총동원 체제 하 식민지 조선인들의 삶의 조건들이 재편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식민지 조선’을 관통하고 있었던 체제의 실정
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으로 촉발된 비상시는 제국-식민지 체제
를 유지·존속해왔던 차별적 구조를 철폐하고 내지 일본인과 식민지 조선인
이 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내선일체의 이념을 통해 아브젝트들로서의 식민
지 조선인에게 거부되거나 배제된 상태가 아닌, 포섭되거나 통합된 상태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천황의 적자로서 전쟁에 나가
죽어야 할 책무를 부과 받았을 때, 이 아브젝트들은 기꺼이 그 책무를 받
아들여 제국의 식민지인으로서 내쫓긴 자의 위치에 머무는 것이 아닌 신민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광수는 전시총동원 체
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이러한 내러티브들을 구축하는 것을 통해
식민지인이라는 차별적 위상을 벗어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를 제국 일본
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제국-식민지 체제가 부여한 특권을 갖는 주체의 자
리를 박탈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제든 타자의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불
안감을 발생시킨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구분이 무화되는 순간 제국과 식민
* 이 글은 2017년 5월 20일 한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제51회 한국현대소설학회 전국
학술대회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발표한 글을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한 것이다.
토론을 맡아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경기대학교 김경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울
러 익명의 심사위원들로부터 냉엄한 지적을 받았으나, 필자가 과문한 탓에 해당 내
용을 모두 수정·반영하지 못했다. 추후 논의를 통해 보완해나가고자 한다.
**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조교수
현대소설연구 67(2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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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경계는 사라지고, 제국-식민지 체제는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인에게는 오직 전쟁에 나가 죽을 권리만 부여되었다. 이처럼 식민지
문학이 제국-식민지 체제의 질서와 문법을 되비추는 거울로서 기능하고 있
다는 점에 주목해 20세기 전반 한국문학을 근대문학=민족문학이라는 관점
이 아닌 ‘식민지 문학’으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제어: 제국-식민지 체제, 전시총동원 체제, 조선문학, 민족문학, 식민지
문학, 이광수, 아브젝시옹
목
차
1. 민족문학으로서의 근대문학이라는 관점
2. 전시총동원 체제와 식민지 문학/자의 동원
3. 내선일체의 이념과 서사적 과잉 전략
4. 식민지인의 제국 군인으로서 죽을 권리
5. 식민지 문학이라는 관점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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