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Favourites ·
1 d
·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며 든 생각은 이 정부는 위기 대처 능력이 없다.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경우에 따라서 정부가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도 없잖아 있었다고 선해하려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 더 문제는 대처 능력이 없는 것도 그렇지만 대통령과 대통령실 자체가 위기의 근원이라는 점이다.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합당한 논리적인 근거가 하나도 없다. 여태까지 이 정부가 보여준 수많은 의제와 대처행위 중에서 논리적으로 이해되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이해가 된다? 제정신이 아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 정부의 행동 중에 이해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다. 적으면서도 스스로 납득이 안되는데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의 입장에서 선해하려고 노력하면 왜 이런 정책이 나오고 행위를 하는지가 이해가 됐는데 이 정부는 정말 하나도 없다.
용산으로 옮긴 것부터가 그렇다. 왜 옮기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나? 국민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라면서 용산 주변에서 시위하지 말라고 한다. 나오지도 않는다. 국민과 뭐가 가까워졌다는건가? 그리고는 다시 청와대 시설들 다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수백억의 세금을 낭비하면서 왜 옮긴건가? 국방부와 그 지하벙커의 기능들을 다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그 결과를 지금 무인기 사태로 실감하고 있다. 왜 옮긴건가?
바이든과 날리면도 이해가 되나? 아무것도 아니다. 대통령실이 대통령께서 사적으로 말씀하신건데 과하신 듯하다. 대통령께서 국민여러분께 격한 언행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하셨다. 그러면 끝이다. 그런데 MBC가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보도를 하는 바람에 국익을 훼손하고 동맹과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MBC가 그걸로 무슨 이득을 얻겠나 대체. 자기네들도 설명이 안되니까 그러니까 MBC가 민주당 친화적인, 좌경화된 언론매체라고 비난하는거다. 민영화시켜버려야 한다. 민영인 조선일보는 중립적인가? 논리들이 하나도 이치에 닿는 게 없다. 이치에 닿는 게 없다고 하면 악의적이라고 화를 낸다. 하는짓을 보고 있으면 어디서 싸가지 없게 이리 행동하나 싶어 정말 싸대기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다.
화물연대 등의 노동자들이 물류비용의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안전운임제를 연장해달라고 시위를 하는데 시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안전운임제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폐지하겠다고 해서 시위에 나섰는데 시위를 멈추지 않으면 폐지하겠다는 게 무슨 말인가? 이게 이해가 되나? '알았다, 대화에 나서면 일단 받아들이겠다'고 수용을 하든지 왜 폐지를 해야 되는지를 더 강하게 설득하든지 해야 하는데 말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다.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지를 의심케 한다. 이것도 앞의 MBC 보도와 같은거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시위를 한다니까 '악의적'으로 자기를 대한다고 화를 내는거다.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이다. 윤석열이라는 작자, 사람 취급하고 싶지도 않다. 윤석열이라는 것은 국정 책임자로서 본인의 어떤 도의적인, 혹은 정치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유족이나 피해자들이 '악의적'이라고 생각하는거다. 본인이 유족들 손 한번 잡아주고, 문재인처럼 짜장면 먹고 싶지 않아요? 같은 헛소리를 늘어놓더라도, 위로해주고 그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겠나? 국정 책임자로서 부실했던 지점이 있다,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최선을 다해서 유족 분들의 입장을 반영해 사후처리를 하겠다. 노력하겠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을 유족 분들과 피해자 분들께 약속드린다. 믿고 지켜봐달라.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로 생각하고 안전 비용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심사숙고하겠다. 이렇게 말한다고 누가 거기서 당신 대통령 그만해라. 이렇게 안 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지. 근데 이것들은 총리라는 것이 가서 "수고하세요" 이러고 차가 지나다니는데 교통통제도 안하고 무단횡단해서 도망가고 사람 놀린다. 유족들이 울고 뭐하고 해도 개, 그거 개가 무슨 죄가 있겠냐만은 개 그거 한다고 사진 찍고.. 유족들이 정치적 부담이 될 것 같으니까 악의적이라 보는거다.
국내 문제만이 아니다. 대만을 거쳐온 펠로시를 패싱한다. 어떤 전략적인 사고가 뒷받침 되었으려니 하는데 중국의 눈치를 본 거라고 고백하면서 중국 측의 인사들을 만난다. 날리면, 바이든 하더니 그런다. 민주당이 친중친북이라더니 더 한다. 이게 이해가 되나? 그러더니 한덕수 총리는 미국 해리스 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 계획을 누설해버리고는 사과도 뭣도 없다. 어쩔거냐는 태도를 보이는거다. 북조선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서 돌아다녔다. 그래, 기술적으로 격추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들었다. 보복차원에서 한국도 무인기를 날렸고 "확전"(지금 전쟁하는건가?)을 각오했다고 성명을 낸다. 군통수권자가 티타임을 갖고 아무런 정보도 알려주지 않더니 지금 와서는 국방부 장관한테 도대체 뭐 했냐고 "격노"한다. 이외에도 하는 짓들 대부분이 다 이렇다.
이 정부는 위기 대처 능력도 없지만 위기 이후에 나오는 반응들이 더 충격적이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위기를 더 키우면서 자기 자신한테 부담을 지운다. 논리적으로 행동이 예측이 안되고 정제되지 않은 언사들이 막 튀어나오는데 지적을 하면 악의적이라고 되려 화를 낸다. 윤석열 본인이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이 짧아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게 하나도 없고 되려 화를 내고 비판자들을 악의적이라고 공격을 한다. 법, 법, 법 거리면서 자기한테 적대적인 것 같으면 법적인 처분으로 침묵시키려고 한다. 법을 권리의 체계로 보지 않고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제국가의 법가적인 통치방식을 보여준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전임 정부가 구축해놓은 여러 수단들을 전임 정부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 배제하는 듯한 느낌을 보인다. 국가 관료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게 하는 짓들 보면 행정적인 연속성을 보이는 게 아니라 이명박 때처럼 전임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은 전부 저쪽 사람이라고 해놓고 배제해버리는 바람에 공백이 생긴 게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지금 지방에서부터 기업들이 연일 도산한다는 흉흉한 소식이 들리고 급격한 자산 축소와 부채 부담 및 무역적자의 누적으로 인해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 위기 대처 능력이 이리도 불안하고 위기 이후의 태도는 더 심각하니 대체 믿을 수가 있나. 계속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 정말 큰일날 수도 있다. 나는 이 나라의 관료제 집단을 그나마 최후의 보루로 믿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관료제 자체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못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계속 보이는 상황에서 노조 때려잡았다고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으니 이게 지금.. 내가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도 되나.. 걱정이 된다. 이런 정부는 정말 처음이다. 이명박, 박근혜는 순한 맛이었다. 이게 진짜 한국 보수의 맛이다.
35 comments
Eric Han
저러다가 큰똥하나 터지면 알아서 잘 날라가겠죠
Reply1 d
손민석
Eric Han 글쎄요. 이태원 참사도 나름 큰 재난이었는데 결국 넘어가는 걸 보면 그리 낙관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누적되면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점점 비관적이게 되네요. 그리고 저놈만 날아가면 좋은데 그 과정에서 다른 분들도 피해를 보니 문제죠.
Reply1 d
Eric Han
아니요 저런거 말고요, 거한거, 엄청 큰거, 헌법위반, 수준이 장난아닌거. 이정도로.
Reply1 d
MyungSeok Yoon
문재인이 가져온 가장 큰 재앙입니다.
Reply1 d
손민석
윤명석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Reply1 d
Gitae Kim
정말이지 찍어준 인간들이랑 너무 똑같습니다.
Reply1 d
손민석
김기태 그러니까 그나마 정권 유지하고 있는 것이겠지만요..
Reply1 d
Gitae Kim
손민석 정권'만' 유지한다는 게...
Reply1 d
Jinjoo Choi
너무 답답하네요 그렇다고 야당이 대안으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Reply1 d
손민석
최진주 말씀하신 부분이 가장 큰 문제 같습니다ㅠㅠ
Reply1 d
Jinjoo Choi
손민석 이렇게 총체적으로 무능하고 위험한 정권은 처음인데도 사람들이 당장 물러나라고 일어나지 않는 이유겠지요
Reply1 d
Bum Choi
그래도 이재명보다는 낫다는 것이 ㅠㅠ
Reply1 d
손민석
Bum Choi 이쯤 오면 글쎄요. 차라리 포퓰리즘적인 이재명이 위기 대처 과정에서 사회의 요구에 더 적극적으로 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Reply1 d
Youngtai Kwon
Bum Choi 이재명이 뭘 그리 못하는데요? 증언 증거 수두룩한 본부장보다 의혹뿐인 진술뿐인 10여년을 털어도 증거도 못 찾고 수사뿐인 이재명이 못하다고요?
Reply1 d
강순익
너무 공감갑니다
Reply1 d
손민석
강순익 제 말이 틀려야 좋은 사회인건데..ㅠ
Reply1 d
강순익
손민석 빈수레가 요란하다란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무고토..없어요..
Reply1 d
Ho Jin Lee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얼른 선생님 책을 읽고 싶습니다‼️
Reply1 d
손민석
이호진 더 노력하겠습니다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Reply1 d
Moon Su Lee
이런 이야기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게 제일 답답한 거죠.
Reply1 d
손민석
이문수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그게 제일 답답하고 문제적이네요.
Reply1 d
Laplume de Matante
이번 사면도 보면서 헛웃음이 나더군요. 제왕적 대통령제니 특별 사면이 삼권분립 위배라느니 하던 사람들이 전직 범죄자 대통령 다 풀어주며 국민통합 운운... 이재명도 잡아넣고 다시 풀어주려고 그려나 싶네요.
Reply1 d
손민석
Laplume de Matante 사법제도를 일종의 지지율 관리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대체 이들이 말한 법치가 무엇인가, 동양적인 법가사상에 기초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Reply1 d
Laplume de Matante
손민석 정치검찰이 하는 짓이 딱 그것 아니겠습니라
Reply1 d
정동준
용산 옮기면 안보에 구멍이 난다고 그렇게 전문가들이 반대했는데 밀어붙이더니 결국 이 꼴이 났네요 그런데도 계속 남탓만 하니… 지 잘못은 인정도 안하고…
Reply1 d
손민석
정동준 2017년까지 거슬러가는 걸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Reply1 d
Ryu Jeong-Woo
일 터지고 사과와 대응만 제대로 해도 지지율이 오를 상황인데 답답합니다
어차피 초보 대통령인거 다들 뻔히 아는데....
Reply1 d
임준희
위기는 커녕 모든 게 잘 돌아가는 상황에서 아주 작은 것 하나만 삐끗한 상태에도 대응할 능력이 없어 보입니다.
Reply1 d
Eunyoung Yu
너무 불안해요. 점점 더 불안해죽겠어요.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