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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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December at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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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들 억울하다고 하며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고 원한만 품는다.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에 대한 확신도 없이 일을 하니까 그런거라고 본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일로부터 내가 얻는 삶의 의미나 기쁨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족한거다. 그걸로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테지만, 그게 안되면 어쩌겠나. 내가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꽃피우지 못하더라도 그건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내 뒤에 올 사람을 위해 무언가 남기는 것이다. 내가 걸은 길까지 뒷사람이 더 빨리 올 수 있도록만 한다면, 그리하여 내가 멈춘 길에서 누군가가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이들 중에 누군가 하나는 나를 알아주겠지. 그정도면 족하지 않은가? 그것도 안되면 이름없는 잡초로 살다 죽는건데 이름없는 잡초로 살다가는 게 뭐가 그리도 억울하고 서글픈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다 간다. 그 삶들이 다 의미없나? 하나하나가 다 의미있고 가치 있는 소중한 삶들이다. 삶을 모르는 이가 잘 살고자 하면 그게 되겠나? 답답한 인간들.. 이런 식으로 하면 정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여 구조적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이들이 말을 못하게 된다. 그거 죄짓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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