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계를 한 없이 뒤로 돌려 버린 머저리 부부가 생뚱맞게 열도로 날아 온다 한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달랠 길 없어 무력한 발걸음은 다시 산을 찾는다. 샤카가타케(釈迦ヶ岳, 석가악, 1641m). 북서로는 미나미 알프스(南アルプス), 야츠가타케(八ヶ岳), 긴푸산(金峰山)이 보이고 남동으로는 건너 편 구로다케와 후지산(富士山)이 조망되어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훌륭한 장소다. 그곳엔 아담하고 귀여운 지상보살(地藏菩薩) 상이 세워져 있다.
석가여래의 입멸 이후 다시 올 미륵불의 출현 때까지 자신의 열반도 포기한 채 일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이 땅에 남은 대자대비의 보살을 지장이라 한다. 그의 가장 큰 사명은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구제하는 일이다. 따라서 지옥문 앞을 지키고 서서 정처없이 그곳에 들어가려는 중생들을 가로 막아 돌려 보낸다. 또한 지옥 그 자체도 파괴하여 그 안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천상(극락)으로 인도한다.
나라가, 세계가 온통 아수라(阿修羅)판에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지옥굴이 되어 가고 있건만 저 편협하고 좀스럽고 탐욕스럽기 그지 없는 굥 부부는 무상한 권력에 도취되어 발악(発悪) 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자처하는 자들도 부화뇌동 중이다. 세계인이 보는 넷플렉스 작품들 <수리남>, <나는 신이다>, <더 글로리> 에 등장하는 기독교,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너절한 이 시대 한국 교회의 자화상이다. 오죽하면 목사요 선교사인 내가 석가(釈迦)라는 이름의 산에 올라 지장(地藏)을 마주하고 그들에게 위로를 청할까?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의 오른쪽의 큰 지장은 마치 '평화의 소녀상' 얼굴 같다. 오랜 풍설에 마모되어 그 이목구비조차 알 수 없게 된 왼쪽의 작은 지장은, 어린 소녀의 얼굴을 이미 잃어 버린 양금덕 할머니, 그리고 그 이름자도 얼굴도 모두 잊혀져 버린 수십만의 강제 징용 노동자 분들 같다. 오므라이스 돈까스 얻어 쳐먹겠다고 열도를 찾는 모지리 부부의 소식에, 도국 땅 시골 필부의 마음은 그저 답답하고 시리기만 하다. (산돌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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