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9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 들통난 中지도층 이중생활 - 디지털타임스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 들통난 中지도층 이중생활 - 디지털타임스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 들통난 中지도층 이중생활
반미 쓰마난, 美 주택 보유 들통 계기 두 얼굴 드러나
미 방문 공항에서 "일과 생활 구분해달라" 오히려 역정
시진핑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도 자녀 미 유학 부지기수
일본 아사히신문 "하버드대는 중국 공산당 제2 당교"
김성준 기자
입력: 2022-08-27 10:13




쓰마난 웨이보 계정. 쓰마난 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쓰마난'(司馬南)이란 필명으로 반미(反美)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온 시사평론가 위리(於力·66)가 미국에 고가의 주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난 후 겉으로는 반미 활동을 하지만 속은 친미에 가까운 논객들의 이중성에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위리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더우인(틱톡의 중국명), 터우탸오 계정은 현재 모두 중단됐다. 팔로워 311만 명에 달하는 그의 웨이보 계정에는 26일 현재 "관련 법률 규정을 위반해 이 계정은 금언(사용정지) 상태가 됐다"는 메시지가 떠있다.

쓰마난은 평소 "미국은 전 세계의 적이며 각국을 착취하는 거대한 종양 덩어리"라고 주장하면서 중국 내 애국주의 정서에 편승해 대중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팔로워만 웨이보 외에도 더우인 2203만 명, 터우탸오 131만 명 등 35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중국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대만 언론은 쓰마난 SNS 계정 동시 폐쇄 이유로 그가 1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 집을 산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사실은 중국의 변호사가 폭로했고 쓰마난도 시인했다.

위리 외에도 중국에는 대중의 애국주의 정서를 자극해 명성과 정치적 이익을 얻으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현지 부동산을 사들이는 행태는 중국 지도층 사이에 낯설지 않다. 중국 네티즌들은 유명 인사나 공산당 지도층의 이런 이중 행보에 "반미는 직업이고 친미는 생활이냐"라며 조롱 섞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위리는 2010년 25만7000달러(약 3억4000만 원)를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주택을 사들였는데, 현재 가격으로는 58만 달러(약 7억7000만 원)에 달한다. 대만 쯔유시보는 "미국을 암(癌)이라고 비판한 그가 사실은 미국에 막대한 세금을 내면서 그 암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위리가 미국의 집을 살 당시) 집을 산 가격은 근로자들 137명이 1년간 식음을 전폐하고 모아야 벌 수 있었던 돈"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쓰마난의 이중생활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2년 1월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탑승 전 "미국은 전 세계의 적, 세계 각국을 착취하는 거대한 종양 덩어리"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그를 알아본 중국인들이 '반미 투사'의 미국행을 비난하자 당황한 그는 "반미를 하는 것은 나의 직업일 뿐이고 아내와 딸이 있는 미국에 온 것은 생활일 뿐"이라며 "일과 생활을 구분해 주기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중국 네티즌들은 "우리의 반미투사가 그렇게 진지하게 일과 생활을 구분해 달라고 할지 몰랐다"는 조롱의 댓글을 쏟아냈다.

한편 중국 지도층 사이에는 미국을 맹비난하면서 정작 자기 자녀는 미국에 유학을 보내는 이중적 행태도 만연한다. 시진핑 국가주석만 해도 외동딸인 시밍쩌가 2010년 하버드대 심리학과에 편입해 2015년 졸업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서열상 2인자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딸도 베이징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부패 등의 죄목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기 전까지 시 주석과 정치적 라이벌 관계였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외아들 보과과도 하버드대 동문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하버드대 사랑은 유별나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손자 장즈청,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 아들 리허허 등 많은 전·현직 중국 국가지도부의 손자와 자녀가 하버드대를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하버드대는 중국 공산당 제2당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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