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8

[인간은행]1.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의 문제작! : 네이버 포스트

[인간은행]1.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의 문제작! : 네이버 포스트


[인간은행]1.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의 문제작!
문학세계사
2020.08.12. 
43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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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도모유키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가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극찬한 작가이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며 사상가다. 새롭고도 친근한 이야기들이 때로는 에로틱하게, 때로는 SF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미진진 펼쳐진다. 그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모순을 파헤친다. 멜랑콜리에 호소하지 않고, 자극을 연료로 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긴 호흡으로, 때로는 긴박한 호흡으로 인간의 내면을 두드리며 설렘 뒤에 성찰을 주는 작가다. 남녀 간의 하이어라키, 내셔널리티에 대한 거부, 인간과 식물, 쾌락과 윤리, 거짓과 진실의 경계, 빈부, 안과 밖…… 끊임없이 전복시키고 역전시키며 반전을 꾀한다. 그는 상상력을 무기로 하는 게릴라다.

이 책  「인간은행」은 호시노 도모유키의 대표적인 작품만을 모아놓았다. 인간 자신을 화폐화하여 노동으로 빚을 갚게 하는 기묘한 조직의 이야기 「인간은행」, 독보적인 그로테스크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치노」, 살아남은 것이 미안하고 슬퍼지던 우리의 사회적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눈알 물고기」,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그리는 한편, 그 광기를 되돌리는 힘 역시 인간에게 있음을 시사하는 「핑크」, 인간이 식물화되어 가는 「스킨 플랜트」 등 작가의 치밀함과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문제작들만 골랐다.

「읽지 마」는 1인칭 화자가 이야기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끝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말하는 위트 넘치는 작품이다. 마치 롤랑 바르트가 말한 ‘작가의 죽음’을 영화화하는 모노드라마의 시나리오 같다.


호시노는 자주 데칼코마니와 같은 미러링을 통하여 인류의 존재 방식을 묻는다. 그 미러링은 때로 공간의 반전, 시간의 반전을 의미하기도 하고, 젠더, 빈부, 내셔널리즘의 반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젠더, 빈부, 내셔널리즘에 대한 강력한 문제의식은 호시노의 주요 이슈인 동시에 현생인류의 존재론적 화두이다. ‘낳는 성’으로서의 남성의 등장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뿐인가, 빈부의 위치가 뒤집히기도 한다. 집 없는 사람, 집 없이 살기를 자처한 사람이 사회의 다수이고, 집을 가진 자가 소수인 세상을 그림으로써 갖지 못한 자에 대한 멸시의 시선을 그대로 가진 자에게 돌려준다. 또한 호시노는 일본의 정치와 사회문제를 작품으로 비판하는 몇 안 되는 작가다. 이 책에 실린 단편에도 구석구석 그런 바판의식을 엿볼 수 있다.

지은이_호시노 도모유키
196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일본으로 귀국, 도쿄 인근을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2년 6개월간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1990년대 초 멕시코로 유학을 떠났다. 1995년에 귀국한 뒤에는 자막 번역가 등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에 『마지막 한숨』으로 미시마유키오상, 『판타지스타』로 노마문예 신인상, 『오레오레』로 오에겐자부로상, 『밤은 끝나지 않는다』로 요미우리문학상, 『호노오焔』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최신작으로 『주문呪文』, 『어수룩한 사람騙され屋さん』 등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난초로 태어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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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간은행 
호시노 도모유키, 김석희 (지은이)   문학세계사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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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쪽 (종이책 기준), 

책소개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호시노 도모유키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극찬한 작가이다. 이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은 그의 세계가 ‘국가’에 머물지 않고 ‘지구’를 흔들고 ‘우주’로 뻗어나가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 너머를 보여준다.

인간 자신을 화폐화하여 노동으로 빚을 갚게 하는 기묘한 조직의 이야기 「인간은행」, 독보적인 그로테스크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치노」, 살아남은 것이 미안하고 슬퍼지던 우리의 사회적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눈알 물고기」,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그리는 한편, 그 광기를 되돌리는 힘 역시 인간에게 있음을 시사하는 「핑크」 등 작가의 치밀함과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문제작들만 골랐다.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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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_한국에서 읽어주실 여러분께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인간은행
스킨 플랜트
읽지 마
모미 쵸아요
핑크
선배 전설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눈알 물고기
쿠엘보
치노
옮긴이의 말_별에서 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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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그 수상쩍은 전단을 잡은 것은, 아버지를 죽이든지 내가 죽든지, 아니면 둘 다 죽든지 해야 하는 막다른 지경에 이르렀을때였다.
밑줄긋기
P.221오렌지
준비 완료. 이제 출발이다,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마치 지구를 떠나는 듯한 흥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나는 무한한 우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저자 소개
지은이: 호시노 도모유키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디어 프루던스>,<[큰글자책] 인간은행 >,<인간은행> … 총 54종 (모두보기)
196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일본으로 귀국, 도쿄 인근을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 6개월간 신문사 기자로 일했고, 1990년대 초 멕시코로 유학을 떠났다. 1995년에 귀국해 자막 번역가 등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에 『마지막 한숨』으로 문예상, 『판타지스타』로 노마문예 신인상, 『오레오레』로 오에겐자부로상, 『밤은 끝나지 않는다』로 요미우리문학상, 『호노오(?)』로 다나자키준이치로상을 받았다. 대표 소설집 『인간은행』이 국내 출간되었고, 최근작 『식물기(植物忌)』를 출간할 예정이다.접기

지은이: 김석희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큰글자책] 인간은행 >,<인간은행> … 총 10종 (모두보기)

강원도 미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 세종대학교 일문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문부성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했으며 오사카대학에서 김사량 연구로 언어문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원 연구교수. 번역가. 김사량 연구로는 「Joseon in Color」, 「Beyond the Dichotomy of Resistance and Collaboration: A Reappraisal of Kim Saryang’s Nostalgia」 등이 있다.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말과 황하와 장성의 중국사』, 『소나티네 : 나쓰메 소세키 작품집』, 『인간은행 : 호시노 도모유키 대표소설집』, 『디어 프루던스』 등을 번역하였으며 화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접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상상력의 한계를 알 수 없는,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지목한 소설적 후계자
호시노 도모유키의 대표 소설집!

✽오에 겐자부로상 ✽요미우리문학상 ✽미시마 유키오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문예상 ✽노마 문예상 수상작가

인간의 존재와 생명의 가치를 새롭게 비틀어놓은 이야기꾼, 호시노 도모유키!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호시노 도모유키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극찬한 작가이다.
이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은 그의 세계가 ‘국가’에 머물지 않고 ‘지구’를 흔들고 ‘우주’로 뻗어나가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 너머를 보여준다.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스킨 플랜트」에는 각각 홍수 뒤 반지하 방에 쌓인 흙을 퍼내다 결국은 자기 자신이 흙을 낳고 그 흙과 한 몸이 되는 남성, 식물의 열매로 태어나 자신의 씨앗(문자 그대로의 씨앗)을 우주에 뿌리기 위해 우주로 간 남성이 등장한다. 인간 자신을 화폐화하여 노동으로 빚을 갚게 하는 기묘한 조직의 이야기 「인간은행」, 독보적인 그로테스크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치노」, 살아남은 것이 미안하고 슬퍼지던 우리의 사회적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눈알 물고기」,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그리는 한편, 그 광기를 되돌리는 힘 역시 인간에게 있음을 시사하는 「핑크」 등 작가의 치밀함과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문제작들만 골랐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일본의 정치와 사회문제를 작품으로 비판하는 몇 안 되는 작가다. 이 책에 실린 단편에도 구석구석 그런 사회 현실의 비판의식이 엿보인다. 이 작품집에는 많은 질문들이 담겨 있지만 작가가 작품을 통해 풀어내고자 하는 것은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는 궁극의 질문이다.
현재를 바꿀 수는 없어도 10년 후의 미래라면 바꿀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그런 믿음의 씨앗을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하려는 『언어』의 모색

초단편소설 「읽지 마」는 1인칭 화자가 이야기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끝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말하는 위트 넘치는 작품이다. 「읽지 마」는 마치 롤랑 바르트가 말한 ‘작가의 죽음’을 영화화하는 모노드라마의 시나리오 같다.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의 모리세는 가족과도 동료와도 철저히 분리되어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는 누군가를 질타함으로써 소속집단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는 존재들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고독을 선택한 인물이다. 온 마을을 덮었던 홍수가 끝나자 모리세는 반지하 방의 침낭 속에서 매일 혼자 먹고 자고 깬다. 어느 순간 벌레들과 친숙해지고 그 자신이 지구가 되어 간다. 침낭이 여왕개미의 배를 닮았다고 생각하자, 항문 대신 열린 그의 산도에서 개미, 풍뎅이, 달팽이, 질경이, 괭이밥 같은 벌레와 식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모리세는 흙과 맨틀과 핵을 차례로 삼키며 지구 자체가 된다. 가는 곳마다 강이 범람하여 누군가의 지하 방을 침수시키는데 그 물은 이미 모리세 자신의 체액이었다. 말 그대로 ‘지구를 흔드는 규모’의 소설이며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의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이내믹하게 그려낸 은유의 대서사다.

「스킨 플랜트」에서는 이 규모가 우주로 확대되어 나간다. 「스킨 플랜트」의 화자는 ‘나ぼく(남성 1인칭)’다. 타투로부터 시작된 진짜 식물 피부 이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머리에 꽃을 피울 수 있게 되자, 현생인류는 꽃을 피우는 기쁨을 위해 생식기능을 포기하게 된다. 성범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인간의 일상이 얼마나 성에 관련된 범죄와 폭력, 짓궂은 언행으로 이루어졌는지 명백히 드러난다. 성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호시노 자신의 문제의식이 보이는 부분이다. 이것은 인간 존재의 부조리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이제 더 이상 인간의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 것 같던 지구에 놀랍게도 ‘플라워즈’라는 존재들이 태어난다. 인간의 머리에서 자라난 꽃에서 떨어진 씨앗이 다시 싹을 틔우면 거기에 사람의 모습을 한 열매가 열렸다. 신인류는 더 이상 섹스에 의해 태어나지 않고 식물의 열매로 열리게 된다. 식물 인류라고 해도 좋을 신인류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화자인 ‘나’는 우주 정거장으로 보내져 달 표면에 씨를 뿌릴 준비를 한다. ‘나’는 인간이 결국 이동하는 초목의 형태로 진화하여 지구를 채울 것이라고 예견한다.

「스킨 플랜트」는 일종의 SF소설이다. 인류의 소멸과 신인류의 탄생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을 연상시킨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는 멸종한 줄 알았던 인류의 아기가 탄생하는 장면에서 그 울음소리 하나로 전쟁을 종식시키는 메시아적 탄생을 암시한다. 하지만 「스킨 플랜트」의 ‘플라워즈’들은 평화를 지향하는 다수의 신인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메시아적 영웅서사를 넘어선다. 인류는 반드시 현생인류여야만 한다는 당위적 패러다임 역시 해체된다.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와 「스킨 플랜트」는 모두 남자 주인공들이 섹스에 의하지 않고 ‘낳는 성性’으로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남성이 ‘낳는 성’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단편 「쿠엘보」에서는 주인공 쿠엘보 노인이 까마귀 알을 낳는다. 쿠엘보는 인간 세상에 염증을 느끼는 인물이다. 그는 인간이 자유의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나와바리’의 주인인 까마귀의 지배하에 있는 것이며, 까마귀 덕분에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조금 이상한 노인이다. 그는 까마귀에게 감정 이입한 나머지 스스로 까마귀가 되어 까마귀 알을 낳게 된다.

호시노는 자주 데칼코마니와 같은 미러링을 통하여 인류의 존재 방식을 묻는다. 그 미러링은 때로 공간의 반전, 시간의 반전을 의미하기도 하고, 젠더, 빈부, 내셔널리즘의 반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젠더, 빈부, 내셔널리즘에 대한 강력한 문제의식은 호시노의 주요 이슈인 동시에 현생인류의 존재론적 화두이다. ‘낳는 성’으로서의 남성의 등장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선배 전설」에서는 빈부의 위치가 뒤집힌다. 집 없는 사람, 집 없이 살기를 자처한 사람이 사회의 다수이고, 집을 가진 자가 소수인 세상을 그림으로써 갖지 못한 자에 대한 멸시의 시선을 그대로 가진 자에게 돌려주기도 한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와 「인간은행」은 무엇이 인간을 비인간화하는지를 궁극적으로 파헤쳐 들어간 작품들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에는 단돈 10만 원에 노인을 맡아준다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보호시설 광고문에 현혹되어 늙은 아버지를 넘겨준 도라스케가 등장한다. 자유기고가인 도라스케는 특종 취재를 위해 스스로 보호시설로 들어가면서 그 자신도 시설의 노예로 전락하며 사라진 사람들이 ‘에코화’되어 가축의 사료 통조림이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어떻게 알려지지 않을 수 있는가 하면, 그것은 ‘사라진 노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은 녀석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것을 파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실체를 알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러한 외면이 소외를 만든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간은행」은 노숙자나 삶이 궁지에 몰린 이들을 ‘주워다’ 빚을 안기고, 인간 자신을 화폐화하여 노동으로 빚을 갚게 하는 기묘한 조직의 이야기다. 보통의 살과 영혼을 지닌 인간이 화폐가 된다는 발상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의 노예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화폐 자체가 아니었던가 하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실체에 대한 우리의 허무는 당장에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그 허무의 심연은 눈물 쏟아내며 하소연할 자리를 마련해 준다. 「인간은행」은 호시노의 치밀함과 궁극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사람은 자신의 한계와 사회적 터부를 넘어 상상의 날개를 펴지만, 흔히 그 상상조차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그것은 ‘끝까지 응시하기를 두려워함’이라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호시노는 터부와 금기를 넘어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 상상 너머에 기다리는 어둠은 허무 자체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한없이 부드러운 연민과 위로다. 호시노의 힘은 그 부드러운 어둠에 있다고 언제나 생각한다. 의식의 바닥을 외면하지 않는 그 상상력에 다른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은 ‘작가적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호시노의 문학이 가지는 또 하나의 힘은 ‘유쾌력’이다. 내셔널리티를 거부하는 한 청년이 게릴라가 되기 위해 멕시코를 여행하는 이야기 「치노」는 그 유쾌력을 십분 발휘한 작품이다. 호시노 특유의 경쾌한 필치로 내셔널리티를 성찰하고 있다. 일본의 지구 반대편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내셔널리티를 앞세워 표현되는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빈곤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멕시코인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작가 자신의 남미 체재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멕시코인이 되어도 좋다’는 자유 의지마저도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우연히 가지고 태어난 내셔널리티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성찰한다. 이주를 꿈꾸는 자유의지조차도 사실은 ‘엔’으로 대표되는 특권이었던 것이다. 지구 규모에서 빈곤의 문제와 내셔널리티의 문제가 별개일 수 없음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어디로 가야 할까? 이것이 호시노 도모유키가 작품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질문이 아닌가 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쇼크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배타적이 되기 쉬운 존재인가를 확인했다. 이것은 선악의 문제라기보다는 실존의 문제였다. 모두가 함께하는 기도는 커다란 힘을 가진 주술이 되어 우리를 구원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인간은 종종 육체적이든 정치적이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를 배척함으로써 안도하는 존재이다. 스스로 욕망하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내 대부분의 욕망과 생각이 외부에서 비롯됨을 깨닫곤 한다.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 -오에 겐자부로

호시노 도모유키는 일본인으로 드물게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숙한 작가이다. 탁월한 언어 감각을 바탕으로 창조한 호시노의 소설은 일본의 정서적, 정신적 자폐증을 신랄하게 파헤친다. 문학평론가 모리 다쓰야는 호시노의 소설이 [위화감]이라는 감각에서 시작했다고 보면서 [이단의 위치에서 사회를 조망]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현재 일본 작가 중에서 드물게 전체소설(全體小說)을 몽상하는 작가다. [전체]나 [체계]를 지향하는 것이 어렵게 된 이 시대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체나 체계를 상기시키는 문제적인 작품을 펴내고 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는 자신의 작가 생활 50년을 기념해 2006년에 ‘오에 겐자부로상’을 만들었다. 셀 수 없이 많이 출간되는 책들 가운데, 매년 단 한 권을 직접 선정해 ‘문학적 작품’으로서의 가능성과 성과를 인정하는데 많은 작가 가운데서 호시노를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극찬하면서 자신의 문학적 후계자로 지목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점점 사라져가는 소설적 상상력과 문학성을 모두 갖춘, 현대 일본문학이 낳은 신선한 이정표이다.
『인간은행』을 번역한 김석희 경희대 교수는 “멜랑콜리에 호소하지 않고, 자극을 연료로 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긴 호흡으로, 때로는 긴박한 호흡으로 인간의 내면을 두드리며 설렘 뒤에 성찰을 주는 작가다. 남녀 간의 하이어라키, 내셔널리티에 대한 거부, 인간과 식물, 쾌락과 윤리, 거짓과 진실의 경계, 빈부, 안과 밖……, 끊임없이 전복시키고 역전시키며 반전을 꾀한다.”고 말한다. 또한 “앞으로 호시노 도모유키가 한국 사회에서 새롭게 발굴되고 보다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며 “권력을 대하는 그의 자세와 시선, 약자에 대한 태도, 인류사에 대한 통찰 등을 지켜봐 왔다. 그의 작품 속에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 사회와 동아시아 전체가 귀 기울일 만한 메시지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이 단편집이 한국 독자에게 호시노가 누구인가를 가까이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다.”고 한국 독자와의 교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196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일본으로 귀국, 도쿄 인근을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2년 6개월간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1990년대 초 멕시코로 유학을 떠났다. 1995년에 귀국한 뒤에는 자막 번역가 등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에 『마지막 한숨』으로 미시마 유키오상, 『판타지스타』로 노마문예 신인상, 『오레오레』로 오에 겐자부로상, 『밤은 끝나지 않는다』로 요미우리문학상, 『호노오焔』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최신작으로 『주문呪文』, 『어수룩한 사람騙され屋さん』 등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난초로 태어나길 희망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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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tilda  2020-08-26

제목부터 표지까지 눈에 쏙 들어오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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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ny262729  2022-05-13

굳이 배경음악이 깔려져서 계속 거슬리다가 결국 완독은 안했습니다 낭독과 배경음 소리볼륨이 같아서 산만하고 집중이 안되는 독자들에게 배려없는 오디오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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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엄마 2020-09-11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극찬을 했다는 소설가 호시노 도모유키의 소설집을 읽었습니다. 여러 다양한 주제로 쓰여진 단편들은 그의 개성을 100% 반영하는 듯, 독특한 향기를 풍깁니다. 소재와 주제는 다양하긴 하나, 소설은 공통적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내포하고 있는 듯 합니다.





매우 독창적인 소재와 주제를, 매우 신선한 발상으로 풀어놓았기에 이전에 접하지 못한 세계로 독자들을 이끄는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 그는 어릴 때 미국에서 살다가 3살 때 일본으로 왔고 대학 때는 멕시코로 유학을 갔었다고 하니, 여러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면서 인간의 본질이나 공동체 등등에 고민도 더 깊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은 애써 못 본 척 하려는 경향이 있죠. 현대 사회는 여러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물질주의와 자본주의 속의 빈부 격차에 대한 생각을, 그는 독자들과 나눠보려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독특한 이야기의 바다 속에 풍덩 뛰어들어서 헤엄치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나라와 지구와 우주를 뛰어넘어 유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으로 대표되는 동물과 식물의 한계 혹은 경계를 뛰어넘고 ( 단편 스킨 플랜트 속 이야기 )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한 사회의 경향을 드러내고 ( 단편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속 이야기 )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처럼 소비되는 인간 존재에 대한 탄식을 보여주는 듯 하다가 ( 단편 인간 은행 )


빈부 격차 문제를 이리저리 비틀고 흔들어서 유쾌하게 결론내주기도 합니다 ( 단편 선배 전설 )





가볍게 소비되는 소설들 가운데에서 성찰과 고민을 설득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런 소설집을 내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그 묵직함에 비해서 의외로 이 책은 술술 잘 읽히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철학자가 한편의 모노 드라마를 찍는 느낌이랄까? 여러 단편들 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을 골라보자면,








[ 단편 :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





주인공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팔십대 중반의 아버지를 모시고 삽니다. 쉰이 다 된 나이에 자신을 얻은 아버지는 어머니가 죽은 이유를 아들에게 돌리며 언어적, 신체적 학대를 일삼았습니다. 제대로 된 훈육이나 보조를 받지 못한 주인공은 가출을 일삼거나 거리를 전전하는 등 거의 백수의 처지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희망이 있다면 사회의 불의를 저격하는 르포를 써서 대박을 터트리는 것이죠. 노년의 아버지를 모시는 일이 나날이 힘들어진다고 생각하던 그 어느날 수상한 전단지를 발견하는 주인공. 그 전단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 노인을 맡아드립니다 (... 중략 ) 간병은 가혹한 일입니다. 잠깐 쉴 수도 없습니다. (..중략 )


그런 딜레마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키십시오. (..중략 )


이제 한계라고 절망하시는 분, 고민하지 마시고 우선 상담부터 받아보십시오 ”





10만원이라는 초기비용만 들이면 평생 늙은 부모를 케어해준다는 수상한 센터의 전단지. 주인공은 저널리스트로서 히트작을 손에 넣고자 하는 욕심에 연락을 한다. 그리곤 몰래 그들의 뒤를 밟는데....





“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고 기억한다. 패배감에 휩싸이며 동시에 기묘한 해방감을 맛보았다.


” 죄의식이 한계에 달하더니 파열되어 흩어졌다."


“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나는 여기에 어엿이 살아있다 ”





[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를 읽으면서 잔인하면서도 소름끼치는 결말 때문에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지만


실제로 저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습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긴 하지만요. 혹시 우리는 외면하고 있는 사이에 터져버릴 시한폭탄을 안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라고 작가가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기괴하고 어둡지만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발랄하게도 느껴졌던 호시노 도모유키의 단편집 [ 인간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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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마음 2020-09-09






오에 겐자부로는 노밸 문학상 수상자이자 현대 일본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라 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 그가 극찬했다는 소설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인간은행이라는 제목만으로는 도대체 어떤 소설일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책 서두에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김석희 번역가와는 친분이 두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 말미에는 김석희 번역가가 번역하게 된 이유를 썼는데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부터의 우정이 느꺼졌습니다.


모두 11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을 묶은 책인데 단편이라 읽기가 편했습니다.


저는 첫편에 실린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가 제일 인상이 깊었습니다.


지금 일본의 고령화 사회를 나타내다고 할 수 있는 소설인데 우리나라의 현실도 함께 떠올라서 마음이 편치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이 늙어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두렵고 슬픈 일인지 이제 저도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닌지라 더욱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소설은 일반적인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유형이었고 우리가 이해하기도 어려운 편이지만 그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에 책을 덮고 나서는 막연히 두려운 마음과 함께 서로가 연대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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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스 2020-09-11


무서운 현실감.










사람을 납치해 강제로 일 시키고 학대한 사건 기사를 보고 소설이나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간은행]은 인간의 노예화와 비틀린 세계를 다룬 sf소설집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내가 죽든지 아버지가 죽든지 둘 중 하나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80대 부친과 함께 사는 것이 고통스러운 그는 어느날 수상한 전단지를 보게됩니다. 간병이 필요한 노인을 비용을 내면 맡아준다는 내용이에요. 그는 전화를 걸어 대규모 후원 제도가 있어 저렴한 초기비용으로 맡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을 듣습니다.






돌아가시면 화장해서 유골을 준다는 말에 그는 부친을 업체의 차에 태워 보내요. 그후 업체의 르포기사를 쓰려 방문하려하지만 수용시설은 없었어요. 그곳은 가축을 키우기위해 인간을 사료로 쓰는 곳이었어요. 에코화한다는 말에 그는 패배감과 기묘한 해방감을 느낍니다.






인간은행은 돈으로 인간의 목숨을 받습니다. 돈을 낭비하면 목숨을 줄이게 되는 셈이라 약속대로 갚지 못하면 목숨의 일부를 받는 방식이에요. 10만 엔이 아닌 10만 진엔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대출 당시엔 알지 못합니다. p.46














백만 진엔으로는 사람 한 명을 바꿀 수 있어요. 그는 인간화폐 후가를 데려와 일을 시킵니다. 후가는 일을 찾을 수 없어 여러번 인간화폐가 되었다고 해요. 듣고보니 괜찮은 거 같아 자신도 인간화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은행 열매를 줍듯이 그렇게 주운 사람들에게 빚을 안기고 인간화폐로 만든다.


그렇게해서 인간센터는 커뮤니티 전체의 자산을 늘리면서 확대되고 있다. 휴머니즘을 내건 이 인간센터의 극히 냉혹하고 현실적인 원리에 나는 신체의 심지가 흔들릴 만큼 전율했다. p. 70










모미 쵸아요(몸이 좋아요)는 다른 소설들과 달리 가볍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흥미로웠어요. 한류 드라마에서 화내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절규한다기보다 가요곡의 클라이맥스를 노래하듯 투명한 소리로 낭랑히 울리며 크레센도로부터 점점 톤이 높아진다고 해요. 스타일리시하고 존재감이 없다면 한국에서는 배우가 될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재밌어요.






일본에서는 10년 단위로 히토무카시(과거, 옛날)라고 하지만 한국에서 히토무가시는 5년이나 3년쯤 되는 것 같아.


고가도로 아래를 달리는 서울의 좁다란 간선도로가 5년 뒤에 방문했을 땐 간 데가 없고 거짓말처럼 맑고 쾌적한 푸른 물줄기로 바뀌어 있어 크게 충격받았을 때, 임미영이 그렇게 설명해주었던 것이다. 그 5년 전 옛날, 3년 전 옛날의 시간 속에서 여자를 때리던 남자들이 여자에게 야단맞을 정도로 변한 것이다 p.92






생식 에너지를 먹고 꽃을 피우는 스킨 플랜트, 읽는 동안 수명이 줄어드는 읽지마, 우익단체에 대해 말하는 핑크, 변신인지 꿈인지 모호한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다크한 내용은 정말 심각하고 우울하고 무섭기까지해요. 막연하고 먼 미래가 아니라 현실과 연관되어 가능성 높아 더 그런 기분이 들어요. 가벼운 이야기보다 무게감 있는 이야기에 강한걸로 보여요. 작가의 장편소설도 읽고 싶어져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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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ny610 2020-09-07


제목과 표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극한의 상황에 맞닥뜨린 인간이 인간이길 포기하고, 화폐로 식물로 무기력화되는 과정을 작가의 기묘한 상상력으로 풀어나가는 11가지의 짧은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첫번째 이야기,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에서는 고령화시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돌봄을 풍자한다. 일도 돈도 없이 치매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아들은 단돈 10만 원에 치매 노인을 돌아가실 때까지 책임져준다는 어이없는 광고에 이끌려, 더 이상 돌보기 힘든 나이 든 치매 아버지를 그곳에 맡긴다. 아버지가 어느곳으로 가는지도 알 구 없고, 자주 볼 수 없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나의 책임에서 떠난다는 것만이 중요한 사실이다. 저널리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아들은 기이하기 짝이 없는 그곳을 쫓게 되고, 그곳에 맡겨진 늙고 쓸모 없어진 노인들이 에코화라는 미명하에 가축의 사료가 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아니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가축의 사료가 되어 사라지는 엄청난 범죄가 세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쓸모 없어진 늙은 부모가 사라지는 일에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는 모습이 점점 사라져가는 잔인한 인간성을 보여준다.




한편, 스스로 식물의 숙주가 되어 가는 인간이 등장하는 스킨플랜트에서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따라 작은 피부의 식물을 시작으로 전신을 덮는 스킨플랜트의 유행에 까지 이르게 된다. 진지한 연구결과 숙주가 죽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는 지점까지 이르게 되지만,,,, 피부에 붙은 씨앗이 발아되는 순간 성욕을 잃게 되는 막대한 리스크를 얻게 된다. 온 몸에 꽃을 피운 댓가로 아이러니하게도 생식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인간의 욕심은 스스로를 멸종시켜 가고 있다.자연스럽게 멸종을 받아들이고 있을 즈음, 인간의 생식기능이 없는 아이 플라워즈가 태어나고 식물화되어 간다. 그렇게 인간이기를 그만두고 식물화가 되어가면서도 행복해 한다. 상상이니까 가능한 일일테지만, 인간의 욕심은 본능 조차도 이겨낼 수 없다는 작가의 전언이 아닐까 싶다.




엔의 허세를 털어내고 스페인 반정부 게릴라 멤버가 되기 위해 훌쩍 떠나왔지만 치노라 불리고 싶지않은 사람. 일본의 허세에 저항하고 있는 듯 하지만 실은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다. 동양인을 함께 일컫는 치노라는 말에 일일이 반응하며 하포네스(일본인)를 외친다. 치노라고 하면 화가 나고, 하포네스라고 하면 좋겠지만 엔으로 보이는 건 싫지만, 동양인으로 보이는 건 상관없다. 허세가 가득찬 인간의 모습을 가볍게 풀어낸다. 그나저나 치노는 싫고 하포네스가 좋은 그는 왜 저개발국의 게릴라가 되고 싶은 걸까? 그 역시 자만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인간 스스로가 담보가 되어, 빚을 얻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스스로 화폐가 되어간다. 인간의 존엄성은 고려되지 않는다. 인간이 가축의 사료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시작으로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는 인간으로 이어지다 급기야 식물이 되어간다.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짐으로 여겨지는 돌봄과 자본의 노예로 잠식되어 가는 인간성 그리고 욕망을 잃어가는 사람들... 인간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문제들을 작가의 기묘하고 신랄한 상상력으로 그려나간다.




11가지의 짧은 단편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들을 무겁지 않게, 생각지도 못했던 신박한 장법으로 유쾌하게 접근하고 있다. 욕심과 욕망으로 기본적인 욕망조차 잃어가는 길 잃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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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sasi66 2020-09-11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인간 은행>입니다.

제목부터가 좀 후덜덜 하지요?^^;;


작가는 호시노 도모유키 님으로 저에게는 생소하였는데..띠지를 보니 어마어마한 상을 많이 받은 작가님이네요.


무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님이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극찬하며 소설적 후계자라고 지목한 작가님이라고 합니다. 와우...


그리고 인간의 존재과 생명의 가치를 새롭게 비틀어놓은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님이라고요.


흐음.. 더욱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어볼까요





인간은행을 비롯하여 총 11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입니다.


음... 다 읽고나서 가장 처음 든 생각은..으아아아 이게 뭐지??!! 이런 생각이요 ㅎㅎㅎ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글로 또 표현했는지.. 정말 대단하단 생각밖엔...(읽어보신 분은 공감하시겠지요^^)





11작품 다 기억에 남지만 특히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와 제목의 <인간은행>이 두 작품이 기억에 더 남습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는 단돈 10만엔에 노인을 맡아서 죽을 때까지 돌봐준다는(면회는 무조건 사절단, 1년에 단 2번의 외출만 허용됨?!) 보호시설에 80대 중반의 아버지를 넘겨준 도라스케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돌보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고 자신의 특종 취재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었는데요,과연 너무나 수상해보이는 이 보호시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인간은행>은 삶이 궁지에 몰려 희망이 없거나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들을 마치 은행의 열매처럼 주어다 '빚'을 안기고 결국 인간 자신을 화폐화하여 노동으로 그 빚을 갚게만드는 이상한 조직인 인간은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곧 돈이 되어버린 세상.


과연 빈부격차는 해소 되고 돈의 노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읽는 내내 정말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며 읽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하였고,


엄청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지만 왠지 곧 우리 미래의 모습으로 닥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걱정도 되는..


"현재를 바꿀 수는 없어도 10년 후의 미래라면 바꿀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그런 믿음을 씨앗을 남기고 싶다"는 말처럼 인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영드 <블랙미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주 좋아하실 거 같아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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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좋아서 2020-09-11


11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이 책은


기괴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삶의 고민들을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제목에 나와있는 '인간은행'은 사람이 곧 화폐가 되는


내용입니다. 움직이는 돈이기 때문에 인간화폐를 가진 사람은


낯모르는 타인과 생활을 함께 해야만 합니다.


돈이 된 사람은 그럼 무엇을 할까요? 돈의 주인과 한 집에서?


(스포라 여기까지!ㅎㅎ)






그런데 더 인상 깊었던 단편은 요거에요!


맨 처음에 나오는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노인을 맡아 드립니다.






마음속 깊이 간병이 힘들다고 느끼시는 분,


육친이 무거운 집이 되어 미동도 할 수 없는 분,


시설에 맡기고 싶지만 금전적으로 곤란한 분 등,


간병은 가혹한 일입니다. 잠깐 쉴 수도 없습니다.


간병은 때때로 부모 자식 관계를 파괴합니다.






왜 내가 부당한 처지에 놓여야 하는 걸까?


대체 언제까지 계속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것일까?


버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육친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딜레마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키십시오.


책임지고 당신의 부모님 간병을 맡겠습니다.






비용은 초기 비용 10만 원 정도면 됩니다.


그 후에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생을 마감하실 때까지 저희들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_17p






궁핍한 삶을 벗어나고자 잠입 취재를 핑계로,


학대를 일삼던 아버지를 시설에 맡기게 된 주인공.


발단은 바로 저 전단지의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면회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그곳은 연락처도 나와있지 않은


수상한 곳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끈질기게 시설을 찾아다니지만


쉽게 위치를 드러내지 않죠. 그러던 어느 날 길가의 모녀에게서


시설에 대해 단서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곳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완전 소름;;ㄷㄷ






#그로테스크 #인간계 #지구 #우주 #행복 #인간의가치 #알









그 외


성별이 없는 번식(?)에 대한 '쿠엘보'도 독특했고


사람 꽃이 가득한 세상 '스킨 플랜트'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시간도 함께 움직였던 '핑크'


지구와 혼연일체(?)가 된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단편들도 모두 개성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역자 후기도 인상적이었어요.


저자에 대한 신뢰와 좋은 작품을 알리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드디어 결실이 되었다는 뿌듯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책을 다 보고 나니 공감공감~






사회파 소설 목록에 넣어두어야겠습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였기에 호기심 반, 의심 반이었는데


앞으로 또 다른 작품이 나온다면 또 만나보고 싶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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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aksae 2020-09-10


인간은행 : 기묘한 이야기에 푹 빠졌는데 기분은 이상하게 별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Clockwork Orange"의 도입부는 다리 밑 으쓱한 공간에서 돈 몇 푼 적선을 부탁하는 나이많은 노숙자를 악동무리들이 놀려먹다가 잔인할 정도로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다. 헐리웃 영화만 감상하다가 동네 비디오샵에서는 큐브릭을 만날 수 없어 홍대 앞 시네테크라는 샵에서 조잡한 복사판 비디오로 빌려본 첫번째 문제작이었다. 그런만큼 이 장면이 준 충격적인 여운은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강렬하다.노부모를 산에 버리는 소위 "고려장"은 우리나라의 악습이 아니라 사실 일본인들이 강점시대에 퍼뜨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히려 일본인들이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니 어이 없다. 코로나가 확산되며 일부러 고령층을 방치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펴졌던 사례를 봐도 그들이 늙어가는 일본을 얼마나 고민하고 있으며 과거의 잔인했던 풍습이 아직도 내면 속에 내재되어 있는 거 아니야?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부모는 버려도 아이는 버릴 수 없다는 통설을 보기좋게 깨버리는 "마비키(まびき)"를 봐도....
총 11편의 단편 모음집인 "인간은행"의 첫번째를 장식한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단편은 고령층에 대한 일본이들의 고민이 묻어는 소설이다.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오랜 아버지 병치래에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변변한 직업도 가지지 못하고 그저 정부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간다. 프리랜서 기자라는 타이틀이 달려있지만 그야말로 허울만 있는 직업이다. "오랜 간병에 효자없다"라는 말처럼, 주인공은 아버지가 빨리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군다나 심한 치매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자식을 괴롭히면서도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은 '죽지못해 산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다.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손에 들려있던 전단지에 눈길을 준다. 매력적인 제안이다. 단 돈 10만원만 초기에 납입하면 노인들을 돌보아준다는 서비스 업체의 광고였다. 면회가 제한되는 등 이상한 면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솔깃한 제안이다. 그래도 명색이 기자라고 여기에는 무슨 음모같은 것이 숨어있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이 정체불명의 서비스 회사에 잠입하기로 마음 먹는다. 제대로 잡입만 한다면 그들의 실체를 파악한 후 다시 모셔오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럴 리 없겠지만 제대로 돌아가는 복지사업이라면 그대로 위탁해도 좋을 일이다.물론 우리가 예상하 듯 주인공의 판단은 어리숙한 것이다. 잠입 초기부터 그들에게 꼬리가 밟혔고, 에코화라는 미명하에 노인들은 무기력하게 사료화되는 충격적인 사실이 큰 입을 벌린 채 진실을 드러낸다.고령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국가와 개인 모두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게 맞나?예전에 일본을 가리켜 나라는 잘 살지만 국민들은 못사는 선진국이라고 비웃은 적이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국민들은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아이러니가 가득찬 세상이었다. 거대했던 일본을 잘 하면 엎어치기로 누를 수 있다는 희망이 슬금 머리를 드는 요즘 우리는 어떠한가? 기업은 살찌고 노동자는 궁핍하고 나라는 세계 10위권에 육박했지만 자영업자가 가득 찬 국가가 되었다. 유래없는 급격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여 OECD국가중 노인빈곤율 43.8%로 불명예스러운 1위에 랭크된 대한민국은 어떻게 그들을 보호하고 관리할 셈인지? 충격적인 내용의 소설이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발 소설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에 반영되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한다.인간의 노동력이 무한하게 공급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마지막 한 즙까지 노동력을 뽑아낼 수 있을까? 어떻게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구조화시킬 수 있을까? 일본사회의 무너지는 노동시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버린 "프리티 족"이 어떻게 악화되면서 사회구조를 흔들지에 대한 우려가 잘 나타내는 단편이 책 제목과 같은 "인간은행"이다. 노예처럼 사람이 화폐의 역할을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돈에 대한 걱정, 내일에 대한 걱정없이 하루를 근근히 먹고 사는데만 집중하게 되는 사회는 그야말로 국가의 재앙이다. 그러나 손쓰기 어려운 현재의 일본 상황을 보면 젊은이들에게 비전과 일자리, 그리고 이유를 제공하는 사회적인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한다는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노벨 문학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를 잇는 유망한 젊은 소설가로 평가받은 저자 호시노 도모유키는 "몽상"과 "상상력"을 적절하게 잘 섞는 작가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일본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과장된 언어로 풍자를 하면서도 문신 대신 몸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는 기묘하면서도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날카로움과 유머의 적재적소 배치라는 지혜로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모미 쵸아요"같은 소설에서는 한국에서의 경험담을 꺼내들며 우리나라와 우리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을 다루는 색다른 모습도 보여준다.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두운 면들을 이야기거리로 잘 골라내고 예리한 관찰력과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단편소설들은 미드 "환상특급"이나 일드 "기묘한 이야기"와 닮아있다. 단편이 주는 제한적인 무대 위에서 통렬한 한가지 주제에 대한 비판과 비꼼은 작가적인 완성도를 기반으로 가능한 일이다. 특히나 한 권에 묶인 단편들이 하나의 일관된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이에 대한 증거일 수도 있다. 작가의 책이 3권 정도 국내에 소개된 거 같은데 의외로 신간도 없고 평가도 썩 좋지는 않다. (구매가능한 소설은 "깨어나라고 인어는 노래한다" 한 권 뿐.) 이 역시 단편소설집에서 느낀 독자들의 흥분에 찬 물을 끼얹는 현실이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오레오레"와 "밤은 끝나지 않는다"가 번역되거나 재출간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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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벙주초 2020-09-06


이 책을 보기전에 호시노 도모유키라는 작가를 몰랐습니다.

소개에서 엄청난 작가라고 해서 아~~ 그렇구나하고 생각했을뿐인데..
이 책은 작가의 단편들을 모아서 출판한 책인데..
개인적으로 작가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단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등을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시선과 생각들이었습니다.
첫단편인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가?는 미래판 고려장이라고 해야할까....그런 이야기이고

책제목과 같은 단편인 인간은행은 결은 좀 다르지만 예전에 돈 대신 시간은행에서 시간을 받아쓰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돈대신..인간인데..살짝 비틀어서 또 다릅니다.





그리고 모미 쵸아요.. 이건 작가가 한국에서의 경험담도 책 속에 녹아있는데





외국인이...아님 작가만의 특별한 시선인지 모르겠는데 타자가 한국인을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킨 플랜트와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눈알 물고기, 쿠엘보에서는 뭔가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디스토피아라고 해야할까 원래 사람은 이런 존재라고 해야할까...





책에서 인간에 대한 다양한 면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기억에 남는 단편은 모미쵸아요하고 스킨플랜트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쿠엘보와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는 내용을 상상하니 좀 꺼려지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참 다른 시선을 가졌구나라는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웹툰작가나 만화가분이 이 책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서





글과 함께 출판을 한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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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2020-09-06


소설책은 처음 이벤트 신청을 해서 살짝 걱정을 했습니다. 줄거리 요약만 하면 그저 스포일러가 될거고, 느낀점만 쓰면 도대체 뭔소리야 소리를 들을것같고, 고민하다가 뭐 읽다보면 생각이 떠오르겠지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단 하나, 오에 겐자부로가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평가했답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우리나라에 문학 전집 24권이 번역되어 있고, 불문과를 나왔는데 199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요. 대단한 사람인데 한권도 안읽어봤네요. ㅠㅠ 1935년생이고 아직 살아계시네요. 현재 85세. 1957년부터 글을 썼다고 하니 이거 몇십년인가요. 22세에 글을 쓰기 시작해서 63년간 글을 써온건가요? 그러니 무슨 말을 안했겠습니까?
사실 제목만 보고는 영화 The Farm (인간목장) 에서 아이디어를 얻은건가? 비슷한 주제를 다룬건가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더 팜은 유투브의 요약된 내용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숨막히고 답답한 상황은 다 넘어가고 줄거리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는 이 숨막히는 순간이 핵심인데 다 건너띄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게다가 그걸 생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구나 놀랩니다. 앗 전혀 다른 내용이있습니다. 정말 인간은행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될 일입니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일본 작가분인데, 책 서두에 한국어판 서문을 따로 썼습니다. 번역가 김석희씨와의 우정이 느껴집니다. 책 말미에도 김석희씨가 번역하게 된 이유를 써나갔는데, 저는 정작 소설 내용보다는 서문과 말미를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안좋아져도 이렇게 문학이라는 분야에서 서로가 존중하고 아끼는 모습이 웬지 애뜻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나이탓인가, 이렇게 서로 위해주는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촉촉해집니다)


작품은 모두 11편으로, 단편이라 편하게 읽을 수가 있습니다. 단편이 좋습니다. 이제 장편은 2권, 3권 넘어가면서 등장인물조차 머리속에 사라집니다. 단편은 그나마 기승전결이 연결이 됩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인간은행스킨 플랜트읽지 마모미 쵸아요핑크선배 전설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눈알 물고기쿠엘보치노
그런 저의 개인사가 김석희와의 공동작업으로 꽃피어,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모습으로 낱타난 것입니다. 이것을 행복이라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뜨거운 공기는 습기를 흠뻑 머금어 질긴 날것들의 무리처럼 피부를 감싼다.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녹아 흐르는 것 같다. 풍경 역시 액체로 만들어져 방치된 모둠 아이스크림처럼 하나의 색으로 뭉쳐 방울지며 떨어질 듯했다. 기온이 너무 높아지니 풍경도 녹는구나, (109p)
준비 완료. 이제 출발이다,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마치 지구를 떠나는 듯한 흥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나는 무한한 우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221p)
다른 사람들의 서평들을 보면 책에서 본인이 제일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을 한두줄 적잖아요. 누군가가 책 수백페이지에서 제일 머리에 남는 부분을 적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이 뭐랄까 책과 별도로 나와 다른 독자의 같은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어 좋습니다.
어쩄든 오에 겐자부로가 칭찬을 했습니다. 저명한 작가는 한줄평을 하더라도 촌철살인, 국가가 흔들릴 정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합니다.
스킨 플랜트를 읽으면서 아, 이것이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내용이었구나 공감을 했습니다. 식물을 심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세대를 내려가면서 세상이 바뀝니다. 이런 세상이 실현되도 재미있지 않겠어 생각하다가 그럼 국가 따위는 필요없는건가 로 넘어가면서 아하 그래서 국가를 흔들리게 한다고 했구나. 오히려 역으로 이 평가가 절묘하게 일치하면서 적절한 한마디에 혼자 소스라치게 놀랬습니다. 아니, 그냥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 되지, 어찌 이런 멋진 표현이 나오는건가,
모미 쵸아요를 읽으면서 도대체 일본사람이 왜 한국에 와서 노숙자들과 축구를 하는거야. 어디가도 누구와 부대끼며 살 수 있는 세계인인가 생각을 했지만 소설이 아니라 잔잔한 수필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오히려 이 글이 쉽게 읽히면서 작가의 알 수없는 세계관이 이해가 됩니다. 아하 저기는 회오리춤이 기본인 세계구나, 저기는 인간이 지구와 합체되는 세계구나 하며 다양한 이색적인 세계들을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강하게 느낀 것은 작가와 번역가의 서로 이해하는 기분 좋은 분위기, 오에 겐자부로의 탁월한 평가가 계속 머리속에 남았습니다.


준비 완료. 이제 출발이다,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마치 지구를 떠나는 듯한 흥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나는 무한한 우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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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i 2020-08-30










표지를 보고 블랙 유머가 가득한 소설이라 생각했다. 100% 틀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 이상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 놀랐다. 다양한 소재를 소설로 쓰는 작가의 상상력에 먼저 놀라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 현대 사회의 인간을 정확하게 정확하게 파악하는 관찰력에 감탄만이 나온다. 별생각 없이 드리운 낚싯대에 대어가 낚인 느낌이다. 디스토피아적인 근 현대를 그리고 있지만, 곳곳에 작은 희망을 담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욕망을 소거한 채 자연으로 회귀를 담고 있다. 심


지어 지구 그 자체가 되고자 하는 존재도 있다. 우리의 처음이라면 유인원일까... 인류가 발전을 꿈꾸면 해온 일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사악한 인간이다. 나는 남이 좋아할 데라곤 통 없는 그런 인간이다. 내 생각에 나는 간이 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 병에 대해 조금도 모를뿐더러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도 잘 모르겠다.' 읽는 내내 '지하 생활자의 수기'의 한 문장이 생각나는 소설이었다. 자조와 독소가 가득하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어디든 구원이 있다. 이 소설은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되묻고 있다. 자본주의의 찌든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지금을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해 되묻는 작가에게 크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about book










첫 편에 실린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일본의 고령화 사회를 꼬집고 있다. 인간은행 역시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에 가까운 소설이다. 시작된 두 편의 소설로 작가가 사회비판적인 소설만 쓰는 듯했으나 다른 소설을 읽고 나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스킨 플랜트와 눈알 물고기는 환상 소설 같은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SF 소설 같은 스킨 플랜트는 인간들이 식물화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머리에 싹을 튼 인간이 성적인 욕망을 잃어버리며 인류는 평화를 맞이하게 된다. 평화와 함께 종말 하는 걸까. 평화는 다른 희망으로 이어진다. 소설 곳곳에 담긴 희망적인 요소를 읽으면서 극단적인 상황과 문제를 극복하는 힘은 인간 그 안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about 호시노 도모유키






호시노 도모유키라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검색을 해보니. 대학생 때 읽었던 '깨어나라고 인어는 노래한다'의 작가였다. 이 책으로 미시마 유키오 상을 받았다. 당시 제목에 끌려 읽었으나, 단순한 내용에 비해 난해한 내용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낭만적인 문장들은 제목과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감성적인 문장과 문체를 좋아하면 좋아할지 모르나 추천하진 않는다. 난해한 내용의 충격적 잔상이 남았기 때문인듯하다. 서점에서 간단하게라도 읽고 구매하시길...





다양한 저술 활동과 수상실적으로 유명 작가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극찬했다고 하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다양한 설정과 실험으로 임팩트를 남기는 소설이 많다.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번역본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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