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호시노 도모유키의 인간탐색
SNS 불평 대신 나만의 글쓰기를 했더니 …
⑩ 비밀 일기를 써 보세요!
김석희
기사입력 2022-07-22 제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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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엽, 나는 친구들과 함께 4회에 걸쳐 ‘노상 문학상’이라는 것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노상생활을 하는 사람, 혹은 살 곳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소설이든 수필이든 시든 좋으니 짧은 작품을써달라고 해서 내가 심사위원이 되어 대상을 정한다는 기획이었습니다.
수상자의 한 사람인 K씨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으로, 지방에서 도쿄로 올라와 일하다가 결국 직장을 잃고 홈리스 상태가 돼 강가에서 살았습니다. 그때 노상 문학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천변에서 고양이와 생활하는 이야기를 소설로 썼습니다. 그 소설로 대상을 받자 K씨는 마음의 변화가 생겼고 맨션 관리인 일을찾아 노상생활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노상 문학상’, 그 파격적인 실험놀라운 것은 그 뒤에 일어났습니다. K씨는 만날 때마다 “소설을 쓰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했고,
“노상 문학상 뒤에도 계속 쓰고 있나요?”라고 묻자, “매일 밤 쓰고 있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아침인 적도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설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라고 묻자, “어떻게도 안 해요. 그저 쓰는 게 재미있어서요”라고 응답했습니다.
자신의 인생과 생각을 오로지 원고지에 옮겨놓지만, 누구에게도 읽게 하는 일도 없이 K씨의 글은 방에 쌓여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전에 맛보지 못했던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 소설가로서의 자세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나는 지금 소설을 쓰는 일에 이렇게까지 기쁨을 느끼고 있는가, 하고.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K씨의 심경은 나도 잘 아는 것입니다. 정말 물아의 경지로,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매일 밤 빠짐없이 계속한다는것은 경이로운 일입니다. 좀처럼 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무언가 싫은 일이 있었을 때,잊고 싶은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당했을 때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원해질 때까지그 마이너스 기분을 털어놓으세요.
나는 그렇게 해서 SNS에 비판할 시간을크게 줄이고 소설을 쓰는 행복을
되찾았습니다.
나는 그 무렵, 여러 사람에게 ‘소설을 좀 써 보면 어때?’라고 권하고 있었습니다. ‘소설가가 되면 어때?’라는이야기가 아닙니다. 재능이 있든 없든, 발표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많은 사람이 소설을 쓰게 된다면 이 세상은 정말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체현해준 것이 K씨입니다.
동인지나 인터넷상에서는 프로가 아닌 많은 필자가 소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발표하는 것은 읽히고 싶기때문이죠. 읽히고 싶은 기분은 자신의 존재를 봐주기를,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는, 승인욕구와 이어집니다.
문학에 한하지 않고 모든 표현은 그런 욕구와 무연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히 여겨야할 동기입니다. 다만, 승인받고 싶은 기분이 너무 강해지면, ‘좋네’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쓰는 것만이 목표가 됩니다. 그 욕망을 이용해서 의존성을 높임으로써 비즈니스를 부추긴 것이 SNS의 세계이겠죠. 그 세계에서는 ‘자기다움을 표현한다’라는 명분하에 지속적으로 비교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표현의 근간에는 타인이 보든 안 보든, 그 행위 자체가 해방을 가져오는 성질이 있습니다. 연주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도 피아노를 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든가,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든가, 돌을 쌓고 있으면 만족스럽다든가.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시선으로부터 자유가 되는 시간인 것입니다.
이 기쁨의 시간을 늘리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욕을 하거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폭력을 휘두르거나하는 네거티브한 행위로부터 차츰 거리를 두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쁨을 어떻게 하면 널리 알릴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는데, 최근에 발견한 방법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부정적인감정이밀려올때, 누군가싫은대상이생겼을때, 나만의비밀일기로이 상황을적어보자. 때로는3인칭, 때로는1인칭 표현을 통해그인물로살아보는 것이다. 소설을쓸때의충족감을 발견하게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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