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9

알라딘: 저주토끼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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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은이)아작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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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전, <여자들의 왕> 로즈골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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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328쪽
137*197mm
367g
ISBN : 9791166686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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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편집장의 선택
"2022 부커상 후보 지명, 정보라"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2022 부커상 1차후보로 지명되었다. 우리 독자에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수상하며 더욱 각별해진 그 상이다. 정보라의 소설을 번역한 안톤 허는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한 문장을 읽는 순간 인상적이어서" 번역해 소개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 문장에 독자를 사로잡는 소설, <저주토끼>의 첫 문장은 이것이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저주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정보라의 소설 속 저주는 토끼 전등의 귀여운 모양새에서 시작된다. 종이를 갉아먹으며 번식하는 토끼의 붉은 눈동자 같은 이미지로 소설이 선명해진다. 여성의 공포에 대해 "뭐, 그냥 내버려둬요. 별것도 아니잖아?(48쪽, <머리>)라고 말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합창이 되어 벽을 울리는' 순간. 수상하게 저렴한 부동산의, 온갖 기괴한 것들로 가득한 지하실에서, 혼자서 잘 놀던 아이가 엄마에게 "철컥, 철컥, 하고 자물쇠를 가지고 놀며 활짝"(261쪽) 웃는 순간. 잘 쌓아올린 감각적 장치들이 삶이 참혹해지는 장면들 쌓아 독자의 감각을 베는 듯하다. 소설을 읽은 후 화장실이, 벽이, 헛간이, 그렇게 우리가 디디고 선 공간과 제도가 의심스러워질 것이다. 영국, 중국, 일본, 스페인, 인도네시아, 터키, 폴란드, 브라질 등의 독자와 함께, 우리는 이 소설을 읽고 있다.
- 소설 MD 김효선 (2022.03.29)



Cursed Bunny (Paperback) Paperback



책소개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 대표 소설집.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목차


저주토끼
머리
차가운 손가락
몸하다
안녕, 내 사랑

흉터
즐거운 나의 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재회

작가의 말


책속에서


첫문장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P. 75 '혼자 살면서 술만 늘었는지, 그렇게 말술을 퍼마시고......'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하, 하지만...'
'전혀 기억 안 나세요?'
목소리가 말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어쩌나, 빨리 병원에 가야겠네...'
그 말투를 듣고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가슴에서 흘러나온 피가 침대 전체를 적시는 것을 느끼며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
침실 창문 밖으로 셋이 밤의 거리를 걷는 모습이 보였다.
여섯 개의 다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가로등 아래를 지나갈 때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가로등 불빛이 흔들려 셋의뒷모습이 어둠에 가려졌다.
그것이 내가 본 마... 더보기 - mini74
˝묶이면 안전하다고 느껴.˝
˝뭐가 안전한데?˝
III내가 다시 물었다.
그는 언제나 단단히 꽉 묶어주기를 원했다. 묶는 동안에도아픔을 참는 것이 분명했고 풀어준 뒤에는 언제나 몸에 뚜렷하게 자국이 남았다. 아무리 내가 여자고 그는 남자라고 해도, 그를 묶어주는 상대방이 그의 연인이라 해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더보기 - mini74
P. 9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 ashram21
P. 20 이 정확한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지사의 경리부에서근무하는 여직원으로 당시 ‘국민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학교에서 생활 실습인가 하는 명목으로 토끼를 길렀기 때문에 조카를 따라 몇 번인가 토끼장 구경도 가 보았고 토끼에게 마른풀도 먹여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사에서도 판매처에서도아무도 창고 안에 토끼가 사는 걸 본 적이 없었고 경리부... 더보기 - ashram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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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저주토끼〉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억울하게 죽은 친구를 위해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머리〉
어느 날 물을 내리고 화장실을 막 나오려 하는데, 변기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그때부터 변기에 사는 ‘머리’는 평생 주인공의 화장실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알을 스는 것도 아니고 무는 것도 아니면 그냥 두지 그러니.”

〈차가운 손가락〉
불현듯, 검은 천으로 눈앞을 가려놓은 상황에서 눈을 뜬 주인공. 작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눈이 먼 것일까? 그때 어디선가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절대 암흑 속에서 주인공은 목소리만을 따라 힘겹게 어둠 속으로 나서지만,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몸하다〉
‘몸하다: 월경이 나오다, 월경을 치르다.’ 20일째 월경이 그치지 않아 산부인과를 찾은 주인공. 의사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겼다며 피임약을 권하고, 두 달을 먹으라는 피임약을 여섯 달을 먹은 주인공은 드디어 기적적으로 월경이 멈춘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눈앞이 핑 돌아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담당 의사는 무표정하게 말한다.
“임신입니다.”
“하지만 전 미혼이고, 남자친구도 없는데요!”

〈안녕, 내 사랑〉
‘반려자’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직업인 주인공. 3개월의 시험 가동 기간이 끝난 뒤 주인공은 로봇 반려자가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고령화를 더 급속히 진행시켜서 로봇을 더 많이 팔기 위한 개발회사들의 음모”라는 항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자신이 만든 ‘반려자’를 직원 할인가로 구매한다. 하지만 그녀와 로봇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데….

소개한 작품을 비롯해 총 10편의 유머와 호러가 조화로운 SF/판타지 작품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 《저주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롭다. 세상은 대체로 사납고 낯설고 가끔 매혹적이거나 아름다울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곳이며, 등장인물(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들은 사랑하거나 기뻐하기보다는 주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분투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거나 살해하거나 살해당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교류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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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보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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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단편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등이 있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예일대학교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거장과 마르가리타》 《창백한 말》 등 여러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대학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SF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아무도 모를 것이다>,<호>,<The Earthian Tales 어션 테일즈 No.4> … 총 7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영국, 중국, 일본, 스페인, 인도네시아, 터키, 폴란드, 브라질 등
전 세계 판권 계약 이어져
“정보라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
― 부커 라이브러리

2022 부커상 최종 후보 지명작!
한국 호러 SF/판타지 대표작가 정보라 대표작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1차 후보가 발표되었을 때 한국 문학계는 몹시 놀랐다. 첫 번째 이유는 사상 최초로 한국 소설이 두 편이나 노미네이트되었기 때문이었으며, 두 번째 이유는 그 두 편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 비해 국내 문학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소설집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기자는 ‘무명의 부커상 후보’라는 단어를 써서 작가를 소개하기도 했다(SF계에서는 ‘어째서 정보라가 무명이냐’라며 탄식을 뱉긴 했으나).
그리고 최종 후보가 발표되었다. 그 ‘무명 아닌 무명’ 작가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저주토끼》에 대해 “마법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초월했다”, “현대 사회에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인함을 다루기 위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사용한다”라고 평했다.
관습과 허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래도록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정보라의 쓸쓸한 이야기, 잔혹한 유머, ‘정보라’라고 이름 붙일 수밖에 없는 장르의 정수가 《저주토끼》에 있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

그에 반해 저질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대충 섞어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이라고 선전하던 경쟁회사는 급기야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의 술에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다”는 흑색선전을 퍼트리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된다”며 비방을 일삼았지만 호소할 방법이 없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긴 소송 끝에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보다 못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대표작.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세상의 몹쓸 것들은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피해자(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에게 용서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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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리뷰 #8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단편 소설집들
사유(思流,Sa.U) 2022-08-24조회수 (356)공감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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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리뷰 #8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단편 소설집들
#여름에만난책 #한구절리뷰 #동영상밑줄긋기 #부커상 #북튜브 #문학동네 #아작 #나비클럽
사유(思流,Sa.U) 조회수 356


책덕후의 구매한 책 소개합니다
#책추천 #실물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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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앞문장을 몇 번이나 고쳐대고 있는 것인가? 오늘로서 올 해 마지막 날이로군요. 오늘로서 새해 첫 날이로군요. 오늘은 둘째 날.... 오늘 못 올리면 또 세째 날... 오늘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각오로 저녁까지 페이퍼를 마무리 하였건만, 그동안 밥 먹던 시간에 잠깐 로그아웃이 되었던 것인가? 로그인도 하지 않은 채, 신나게 글을 썼던 ... 더보기
책읽는나무 2023-01-02 공감 (43) 댓글 (44)



행복한 결말이 없는 시대의 소설 고전소설은 권선징악이다. 행복한 결말이다. 그래서 잘 먹고 잘살았다더라로 끝난다. 그러니 너희도 잘살아야 한다. 교훈을 주려고 한다. 도덕을 이야기를 통해서 주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악은 반드시 처벌된다. 선은 복을 받는다. 현실이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젠간 복이 찾아올테니. 고전소설들은 이런 틀을 지니고 ... 더보기
kinye91 2022-12-08 공감 (22) 댓글 (0)



‘머리‘가 가장 좋았다.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 때로 단순하거나 성급한 부분이 없지 않다 느꼈으나 나쁘지 않았다. 일반적/대중적인 감상보다 조금 더 날카롭게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소설들. 무섭다고 해서 미루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나는 무섭지가 않았다. 미루지 말고 읽어보시길.
난티나무 2022-11-30 공감 (17)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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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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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이야기들의 끝이 허무하고 기승전결보다 밑도끝도 없이 불쾌감만 건드리는 느낌..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토토 2022-03-30 공감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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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좋아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면 반이고,
사실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책
나름대로 즐독~
SF소설~
후애(厚愛) 2017-04-19 공감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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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산다. 운 좋게 좋은 부모 만나 건강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도 있지만, 태어나서부터 생존을 위해 격렬하게 싸워야 할 수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결국 모든 것이 아프고 또 허무하다.
꼬마요정 2019-08-24 공감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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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들이 무서움을 주는데 그 무서움은 귀신이나 도깨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강요하는 것들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내 것인듯 내것아닌 욕심들이 주는 것. 인간이란 하찮고 그래봤자 뻔한 존재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잠깐만!‘ 이라는 희망도 어느 틈에 찾아들기도 한다.
다락방 2022-08-09 공감 (2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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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은 보는 나를 돌아이로 만드는 문장과 줄거리에 힘들었었다. 그런데 저주토끼는 글 속 화자들이 모두 돌아이라 마음이 너무 편했다. 부커상이란 게 어쩌면 약간의 돌아이 기질이 있어야 하는 작품인 듯 하다. 다른 세상으 바라보지 말고 이미 그 세상속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라면 강추
쭘마 2022-03-30 공감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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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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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저주토끼 (리커버)

“남을 저주하면 무덤이 두 개’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고 한다. 타인을 저주하면 결국 자신도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는 뜻이다.(p32)
그럼에도 저주하고 싶은 자가 있다면?
삐뚤어진 권력과 가부장제의 폭력, 자본주의의 잔인함이 난무하는 현실 속의 공포이야기다. 읽고 곱씹으면 더 무서워지는 이야기.


색다르고 특이한 열 가지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집이다.
대표작은 <저주토끼>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받은 혹은 누군가에게 건넬 앙증맞은 저주토끼 하나쯤은 갖고 있지않을까. 원망과 원한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오래 전 짚으로 형상을 만들고 거기에 해당하는 인물의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 부속물을 넣거나, 아니면 이름을 적어 붙이곤 저주를 걸었다. “제웅”이라 이름 붙여진 짚인형은 사극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
어릴 적엔 제웅에 위해를 가하면, 아파하는 대상자의 모습이 무섭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좀 커선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죽게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믿지 않으면서도, 이름을 굳이 빨간색으로 쓰는 것엔 거부감을 느꼈다. 한때 유행했던 <데쓰노트> 도 저주계의 큰 획을 긋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여기 저주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바로 토끼!!가 아닐까.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갉아먹는 토끼는 서류들이며 목재, 누군가의 기억과 뼈속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권선징악을 사적으로 행하는 것은 어떨땐 통쾌하게 느껴진다. 드라마나 소설 속의 모습들에서 환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말 통쾌하고 끝인걸까?
결국 그렇게 이루어진 복수들은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저주를 행한자들은 결국 잠 못이루며 또 다른 누군가의 저주와 복수 속에 떠돌게 된다.


<저주토끼> 단편을 읽고, 잠든 밤 꿈에서 계속 토끼들이 설쳐댔다. 하얗고 몽실한 꼬리를 씰룩거리며 어디선가 무언가를 갉아먹는 듯한 느낌..누군가의 피눈물이 몽실몽실 하얀 토끼가 되어 떠도는 밤, 왜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뻐야하는지 알 것 같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들에서 느껴지는 저주는 낯선만큼 더 두렵고 이해할 수 없는 법.


<저주토끼>는 순한 맛이다. 내가 흘려보낸 배설물들이 머리가 되어 ‘어머니’라 부르더니, 어느 순간 젊은 시절의 또 다른 내가 되어 나타나는 <머리>
이 <머리>의 실체는 변기에 흘려보낸 내 몸의 배설물과 머리카락들.... 영화 <어스>가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은혜라니, 무슨 은혜란 말이냐?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 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네게서 비롯된 피조물이라 하여 네가 한 번이라도 따뜻이 돌보아준 적이라도 있더냐? 너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태어나게 했고 이후에도 나를 혐오하고 역겨워하여 줄곧 없애고자 하지 않았느냐? ” (p57)
이 단편을 읽고나서 자꾸 변기를 확인하게 된다..




무성생식의 가상임신 이야기 <몸하다>


완전 쫄면서 봤던 <차가운 손>

인공반려자들의 연대 속에 죽어가는 <안녕 내 사랑>
재물에 눈먼자, 근친상간과 폭력이란 끔찍한 이야기를 동화처럼 풀어낸 <덫>
결국 괴물은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주는 <흉터>
반어적인 <즐거운 나의 집>
초원의 공주를 통해 약간의 희망을 보여준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저주는 풀 수 있으나 자신의 욕심에 스스로 눈먼 인간을 눈뜨게 할 방법은 없다. 저들이 언젠가는 다시 전쟁을 일으키려 할 것을 알고 있었다.”(p292)


그리고 저주 토끼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 <재회>
“ 내 부모가 자식의 삶을 파괴하고 미래를 갉아먹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삶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무리하게 확장시키려 애쓰는 것도 이러한 강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키워줬으니 감사하라는 말 앞에는 ‘죽이거나 죽게 내버려두지 않고’ 란 단서가 붙어 있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진심일 것이다. 내 부모와 그들의 부모 세대, 한국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세대에게 가장 큰 화두는 언제나,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이 아니라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생존이기 때문이다.
이해와 용서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가 속삭였다.
”묶어줄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p320)


“묶이면 안전하다고 느껴.”
“뭐가 안전한데?”
그가 천천히 속삭였다.
“살아 있어도 좋다고, 허락받는 것 같아서.”(p314)


무섭다기 보단 외롭고 쓸쓸한 이야기들을 읽은 느낌이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듯 하지만 감추고 있는 외로움과 고독이 바로 현대인들의 저주이자 공포가 아닐까.

작가님의 말처럼, 권선징악 혹은 복수가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런 필요한 일들을 마친다해도 여전히 세상은 쓸쓸하고 인간은 외롭다.


아래는 작가님의 인터뷰 중에서
“쓰고 싶은 얘기는 굉장히 많이 있어요. 소수자, 고통 상실에 대해 계속 쓰고 싶고 그밖에 다양한 작품을 쓰려고 합니다”
작가님은 여성주의 소설집 “여자들의 왕”을 6월 중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나는 가슴에서 흘러나온 피가 침대 전체를 적시는 것을 느끼며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
침실 창문 밖으로 셋이 밤의 거리를 걷는 모습이 보였다.
여섯 개의 다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가로등 아래를 지나갈 때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가로등 불빛이 흔들려 셋의뒷모습이 어둠에 가려졌다.
그것이 내가 본 마지막 광경이었다.



"묶이면 안전하다고 느껴."
"뭐가 안전한데?"
III내가 다시 물었다.
그는 언제나 단단히 꽉 묶어주기를 원했다. 묶는 동안에도아픔을 참는 것이 분명했고 풀어준 뒤에는 언제나 몸에 뚜렷하게 자국이 남았다. 아무리 내가 여자고 그는 남자라고 해도, 그를 묶어주는 상대방이 그의 연인이라 해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꽉 묶여 있는 상태가 근본적으로 안전할 리 없었다.
그가 천천히 속삭였다.
"살아 있어도 좋다고, 허락받은 것 같아서."
그 대답이 어쩐지 가슴 아팠기 때문에, 나는 힘껏 공들여서 그를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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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5 공감(52) 댓글(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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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과 욕망, 허용되고 이해되는 저주



작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처음 부분에 ’아마도 우리 주위 사물의 부동성은 그것이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물이라는 확신에서, 그리고 그 사물과 마주한 우리 사유의 부동성에서 연유하는지도 모른다(민음사)‘고 썼다.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를 읽으며 ’작가는 그 부동성을 깨는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호러SF소설이라고 분류된 정보라의 단편집, 《저주토끼》에 수록된 10편의 소설에서 어떤 기시감이 느껴졌다. 전래동화나 영화에서 그 내용을 미리 본 듯한 인상을 받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웠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읽어 온 전래동화나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천일야화에 나오는 권선징악을 토대로 한 내용과 결말은 거의 비슷하다. 그렇지만 매번 넋 놓고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이유는 스토리텔링의 탄탄함일 것이다. 정보라의 소설에서도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괴하고 섬뜩하지만 집중할 수 있었고, 큰 울림이 남는 건 그녀가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이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모든 것을 중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주는 건 부동(不動)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사물과 사회를 이해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기만과 욕망, 허용되고 이해되는 저주

<저주 토끼>

<차가운 손가락>

<덫>

<흉터>

<즐거운 나의 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단테의 신곡-지옥편에서, 길잡이 베르길리우스는 ‘기만이란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인간 고유의 악(열린책들)’이라고 말한다. 기만은 적의, 악의라고도 해석되며 남을 속여 넘기고 해치려는 마음을 뜻한다. 나쁜 의도로 남을 해하려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 이 세상의 폭력은 시작된다. 거기엔 하늘을 저주하고 싶도록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기 마련이고 그런 이유로 권선징악은 필요악이 된다. 허용되고 이해되는 저주마저 없다면? 그러나 그 저주의 끝을 모르는 것도 인간의 숙명이다.



[《저주 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처럼 복수의 끝은 외로움과 쓸쓸함만이 남을지도 모른다.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저주토끼가 한없이 늘어난다는 것은, 악의나 기만은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탐욕으로부터 생겨나고, 만족을 모르는 이 뒤틀린 세상에 끝없이 질주하는 것들을 막고자 하는 최소한의 방어인지도 모른다. 꼭 죽어야만 지옥을 경험할 수 있을까? 살아있는 지금이 바로 지옥일 수도 있다.



[“저주는 풀 수 있으나 자신의 욕심에 스스로 눈먼 인간을 눈 뜨게 할 방법은 없다. 저들이 언젠가는 다시 전쟁을 일으키려 할 것을 알고 있었다.”

-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중에서]





<머리>



하필 밥을 먹으면서 책을 펼쳐들고 ‘머리’를 읽기 시작했다. 어릴 때 들었던 화장실 괴담, ‘파란 종이 줄까, 빨간 종이 줄까’보다 훨씬 더 섬뜩하고, 새롭고 의미가 깊었다. 밥을 먹으면서 이 글을 읽어 더러움을 느꼈던 게 아니라, 나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밥을 계속 먹기 힘들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리고, 산더미같이 쌓인 아파트 재활용품 위에 내 집에서 나온 재활용품을 쏟아 붓고 돌아온다. 냄새나고 더러운 것들을 내 집에 둘 수는 없으니 지구가 황폐화되고 온난화를 아무리 떠들어대도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의 피조물들을 바깥으로 실어 나른다. 내가 가진 것보다 광고에 나오는 것들을 욕망하며 기회 될 때마다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것들을 바깥으로 내몬다. 작가는 이런 우리들의 치부를 생각해보지도 못한 얘기들로 구성한다. 정말 기발하다.



[“은혜라니, 무슨 은혜란 말이냐?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 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네게서 비롯된 피조물이라 하여 네가 한 번이라도 따뜻이 돌보아준 적이라도 있었더냐? 너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태어나게 했고 이후에도 나를 혐오하고 역겨워하여 줄곧 없애고자 하지 않았느냐? 내게 베풀어준 것이라고는 있어 봤자 네게는 백해무익할 따름인 배설물과 오물뿐이 아니었느냐? 그나마 받아먹으며 사람다운 외양을 이루기 위해 나는 네게서 갖은 수모와 박해를 받아야 했단 말이다. 하지만 드디어 나는 몸을 이루었다. 어두운 구멍 속에서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이제 나는 네가 되었으니 너의 자리를 차지하여 살아가리라.”]



우리가 만든 피조물들이 언젠가 우리들의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몸하다>-월경을 치르다, 월경이 나오다.

<안녕, 내 사랑>

‘몸하다’는 피임약을 계속 먹어 저절로 임신이 된다는 특이한 내용이다. 완전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그 가족의 대체품은 무엇인지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작품이다. 과학이 더 발전할 미래에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제2막 2장, 카퓰렛 가의 정원 장면“같은 감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인지, 인간의 번식은 어떤 용도로 진행될지도 궁금하다.



’안녕, 내 사랑‘은 인공 반려자에 대한 얘기이다. 과학은 이제 인간위에 군림하고 우리는 그것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 그러한 과학의 실재에 거대한 자본주의가 결합되어 있다. 그것들이 어떤 역습을 해도 우리는 어쩔 수 없다.






<재회>

유대인만이 나치가 만든 수용소에 강제로 수용된 것은 아니다.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폴란드의 길거리에서 유대인 혈통과 관계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냥 끌려갔다. 트라우마는 트라우마를 낳는다. 사랑이란,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타인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트라우마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삶이란 거대한 충격과 명료한 생존본능이 동시에 찬란하게 떠오른 과거의 어느 시간에 갇힌 채, 유일하게 의미 있었던 그 순간에 했듯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되풀이해 확인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 순간은 짧지만, 순간이 지나간 뒤에도 오래도록 자신의 생존을 그저 무의미하게 반복해서 확인하는 동안 좋은 시간도 나쁜 시간도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간다. 삶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과거에 고정되어버린 사람들, 그도, 그의 할아버지도, 그의 어머니도, 나도, 살아있거나 이미 죽었거나, 사실은 모두 과거의 유령에 불과했다.]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전에는 작가를 몰랐었지만 부커상 후보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이 소설을 읽었다. 동화처럼, 한국적 정서가 많이 가미된, 유머러스하기도 한 정보라의 소설을 읽으며 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그녀의 글을 단숨에 다 읽었다. 그 정도로 소설에 대한 몰입감과 내용이 좋았다.



이 책을 중3 남학생에게 선물도 했다. 피부과를 다녀도 여드름이 고쳐지지 않는데 라면을 좋아하고,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그 녀석이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끝가지 읽기라도 할 것인지 불안하다. 잘 이해 못해도, 글에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지 몰라도 끝가지 다 읽어 주기를 바란다. 이 소설을 다 읽어낸다면 생각의 크기와 넓이가 조금은 커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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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4-28 공감(51) 댓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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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목인 [저주토끼]는 매력적인 첫 문장이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대대로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의 사람이었다. 할아버지가 만든 토끼 전등은 저주 용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외형만 봐서는 매우 귀엽고 정성 들인 흔적이 여실히 보이는 귀한 물건이었다.

이 물건은 집안의 불문율인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룰을 어기는 첫 번째 물건이 되었는데, 마을에서 천민 취급조차 받지 못한 할아버지를 차별 없이 대해준 하나뿐인 친구를 위해 사용하게 되었다고 했다. 대대로 부자에 성품도 옳고 남에게 해 끼친 적 없는 친구의 집안을 말도 안 되는 거짓 모함으로 몰락을 가져온 경쟁사 집안을 저주하기 위해, 저주토끼를 사용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이야기를 시작으로 10개의 단편 소설이 순식간에 쓱 하고 지나간 느낌이었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글로 전달하는 작가님의 능력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읽었던것 같다.
어른이들을 위한 잔혹 동화 같기도 한 소설,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타일의 문체가 가독성을 높였고, 새로운 소재들로 허를 찔리는듯한 느낌에 전체적 몰입감을 높혀줬던것 같다.

[저주토끼]가 동화스러운 분위기였다면, [몸하다]는 여성의 출산에 대한 조금 다른 버전의 현실 속 공포를 다른 버전으로 보여준 이야기여서 신선했고, [덫]은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진짜 잔혹동화 느낌이었다. 물론 한여름밤 공포물을 보는 것 같은 긴 여운을 주는 건 [머리]였지만, 모든 작품들이 소재가 신선해서 기대 이상의 결말들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사필귀정, 권선징악, 복수라는 소재를 공포로 승화시킨 잔혹동화
다가오는 계절에 어울리는 책같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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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땡 2022-04-13 공감(42)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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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롭고 쓸쓸한 세상으로 돌아온 전래동화



정말로 내가 누누히 주변에 열심히 얘기하는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 <권선징악, 인과응보. 사필귀정>

내 나이가 어릴 때는 나쁜 놈이 잘 되는거 보면서 안달복달, 분개하면서 왜 세상에 인과응보가 없냐고 분개했고,

지금은 옆에 어린 동료가 분개하면 "야 인생 기다려봐. 저거 어떤 형태로든 다 죄값받아 걱정마"라고 하는 여유를 날려주신다.

사실은 저 사자성어들을 꼭 믿는다기 보다는 믿고싶어하는 쪽에 가깝고, 또 어쩌면 기원에 가깝다고 하겠다.

왜 믿느냐고?

딱히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보다는 사실 안 믿는 것보다는 믿는 쪽이 살아가는 데 맘이 조금 더 편해서이긴 하다.

전래동화를 읽는 것도 또는 어린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맘도 딱히 다르지 않으리라.

다만 세상이 달라지니 전래동화 역시 달라진 세상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 읽고 들었던 동화들이 생각난다.

저주토끼를 읽다보면 여우누이가 생각나고, 진짜 특이한 단편인 머리를 읽다보면 뜬금없이 빨간종이 파란종이 타령하는 화장실 귀신도 생각나고, 흉터를 읽다보면 아기장수 우투리,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서는 바리데기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이야기들은 위의 동화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지은게 아니라서 어쩌면 사람마다 다 다른 이야기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동시에 이야기의 서사가 펼쳐지는 과정도 전재동화의 과정과는 전혀 다르다.

당연히 오래전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가 다르기 때문일테고, 그 달라진 세계는 작가의 말대로라면 더 외롭고 더 쓸쓸하고, 그래서 더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세상이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 - 326쪽 작가의 말





그러고 보면 이 소설집의 모든 소설들의 등장인물들은 한없이 쓸쓸하고 외롭고 안타깝다.

단편 <저주토끼>에서 할아버지는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라고 하며 매우 예쁜 토끼 전등을 저주물품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피하던 자신을 친구로 받아주었던 친구의 불행을 가져온 이들을 응징하기 위해서....

할아버지의 저주로 친구를 죽게한 사장은 사업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너무나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다. 이런 복수에 대해서 우리는 후련하다고 해야되겠지만 사실 복수의 뒷맛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다. 저주의 여파로 할아버지는 죽어도 죽지 못하고 매일 어느 한 날을 반복하는 할아버지의 영혼은 누가 구제할 수 있을까? 저주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결국 이런 운명을 피할 수 없지 않을까? 누구나 산다는 건 고군분투 그 자체이고, 그런 와중에 나에게 저주의 능력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 아니고 불행일 가능성이 더 많겠구나 싶기도 하다.




단편 <머리>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오마주처럼 보인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변기에서 나의 부산물을 먹고 자란 '머리'는 절규한다.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 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라고..... 어두운 구멍속에서 한없이 쓸쓸하고 한없이 외로웠던 영혼은 결국 복수를 감행한다. 그러나 살아남은 젊은 그녀 '머리'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삶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뒤에 나오는 단편인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에서 사랑을 위해 싸우고 저주를 풀었던 공주가 결국 배신당하는 것도 결국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과 욕망 때문이었던 것처럼, '머리'의 앞으로의 삶도 또 누군가의 배신을 견디고 무관심을 견디고 가야 하는 삶일 것이므로 '머리'는 어쩌면 무한 외로움의 궤도에 올라선 것일지도 모른다. 비단 '머리'뿐이랴? 우리 모두 그런 인간의 삶을 살고 있다.




<안녕, 내 사랑>은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반려 인조인간 자체인가? 아니면 그와의 기억인가? 그와의 기억을 선택하는 순간 내 사랑의 대상은 내게 안녕, 내 사랑을 속삭이며 내 가슴에 칼을 꽂는 것은 사랑인가? 아니면 증오? 복수인가? 삶에서 이런 것들은 사실 뒤엉켜서 뭐가 우선이고 내게 뭐가 더 중요했는지 알 수 없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것일테고 저 복수 후 하나의 마음으로 살아갈 3개의 인조인간 로봇들은 그들이 또한 배운 사랑을 잃은 후의 공허감을 어떤 식으로 채워나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쓸쓸하고 더 외로운 그런 소설.....




오늘의 전쟁같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의 붕괴를 다루는 덫,

타인의 희생 위에 권력자에 기대 안온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과 그들의 붕괴, 자신의 삶이 왜 무너졌는지도 알지 못한채 끊임없이 괴물에게 잡아먹히는 고통을 당하는 소년이 다른 삶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 흉터.

그리고 여름 밤 읽기에 섬뜩한 즐거운 나의 집

무엇이 되었든 한 여름밤에 이야기의 힘을 만끽하면서 읽기에 손색이 없는 단편들이다.

또한 무언가 익숙한 이야기구조가 더 가독성을 높여준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난 이후의 마음은 쓸쓸하다.

우리는 이토록 외롭고 쓸쓸하구나...

어쩌면 작가의 말처럼 너만 외롭고 쓸쓸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그래라는 작은 마음이 희망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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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30 공감(33) 댓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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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공포



총 10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좀 모호했던 2~3개 정도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잘 그려낸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 속에서는 내가 멍청해서, 못나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울분을 참아야 하거나 허벅지 꼬집으며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는 감히 해보지 못하는 것들을 소설 속에서 어떤 결말로(!) 대리만족시켜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기억에 남는 단편들을 짧게 정리해본다.




<저주토끼>에서는 좋게 이야기하면 정직하고 성실히 사는 사람이지만 반대로 이야기만 어리숙하고 순진한 사람이 나온다. 현실에서는 이들이 바보 취급을 받는다. 약삭 빠르게 이 기회를 노려 잘 뺏어가는 이들이 승자가 된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이런 경우는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가 없다.




할아버지의 친구는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해서 더 맛있고 몸에 좋은 술을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썼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맥, 접대, 필요에 따라서는 뇌물이나 뒷거래가 제품과 기술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사실을 할아버지의 친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해버린 술 시장을 넘보는 더 큰 회사가 있었다. 인맥과 연줄에 강하고 접대에 능한 회사였다. 이 회사에서는 자신들이 만들어 파는,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은 액체가 ‘서민들이 선호하는‘, ‘정통의 그 맛‘이라 광고했다. 앞에서는 정당하게 언론매체에 광고했지만, - P13




<머리>를 보면서 내가 사용하는 것들에 과한 것는 없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만들어낸 산물이 결국 나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이르게 한다. 결코 내 몸에서 나오는 어떤 것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 말이다.




"은혜라니, 무슨 은혜란 말이냐?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네게서 비롯된 피조물이라 하여 네가 한 번이라도 따뜻이 돌보아준 적이라도 있었더냐? 너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태어나게 했고 이후에도 나를 혐오하고 역겨워하여 줄곧 없애고자 하지 않았느냐? 내게 베풀어준 것이라고는 있어 봤자 네게는 백해무익할 따름인 배설물과 오물뿐이 아니었느냐? 그나마 받아먹으며 사람다운 외양을 이루기 위해 나는 네게서 갖은 수모와 박해를 받아야 했단 말이다. 하지만 드디어 나는 몸을 이루었다. 어두운 구멍 속에서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이제 나는 네가 되었으니 너의 자리를 차지하여 살아가리라." - P57




<안녕, 내 사랑>를 보고는 인조 반려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인간은 기술의 발달로 더 오래 살게 되었으나 주변의 이들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수는 없다. 언젠가 그들은 자신의 곁을 떠나기 때문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는 거라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살아 있는 반려동물도 결국 언젠가는 주인 곁을 떠난다는 것. 나는 반려동물을 키워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죽고 난 이후 주변의 사람들이 죽었을 때와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낀다고 들었다. 최소 10년 이상을 내 곁을 지키는 것이니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 인조 반려동물이 실망감과 서운함을 드러낼 때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정교한 3D 프린터 등의 기술로 얼마든지 피부와 비슷한 조직을 만들어내고 학습으로 인간의 사고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인조 반려견은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시기에 구현될 수 있다. 대부분의 인간에게 첫사랑이 각별하듯 주인공의 '1호'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 인간이 나이들듯 기계도 노후가 되고 금방 교체된다. 사랑의 감정이 시간에 따라 변하듯 기계도 한 인간에게 머무는 시간이 3~5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묘하게 연결되었다.




1호는 달랐다. 내 첫사랑. 그는 내게 ‘인공‘이 아닌 진짜반려자였다. 평균적인 사용 연한이 지난 뒤에도 나는 1호를버릴 수 없었다. 기종이 오래되어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중단했고 나중에는 오류가 계속 나서 네트워크 접속 자체도 포기하고 차단해버렸다. 결국 1호는 ‘반려자‘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스마트 책상이나 냉장고보다도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내게 1호는 언제나 1호였다. - P128




<즐거운 나의 집>은 읽고 너무 화가 났다. 내가 견딜 수 없는 조합들로만 가득한 구성이어서 그랬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주의에 구속되지 않는 대안적 삶의 방식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남편의 저 허울 좋은 말은 핑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소설에서는 결말이 그렇게 되었지만 과연 현실에서는 어떨까. 다른 형태의 비관적인 결말만 떠오를 뿐이었다. 집을 구할 때 최대한 알아보고 해도 사기를 당하는 마당에 저리 허술하게 들어간다고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돈으로 시달림을 많이 받아봐서인지 돈은 빌리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자 주의로 바뀌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돈 관계는 하지 않는다. 사람 자체도 믿을 수가 없는데 돈과 얽히면 사람은 더욱 믿을 수가 없는 존재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단편을 읽는 내내 한숨만 나왔다.




남편은 ‘자본주의에 매몰되지 않는‘,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했다. 그녀 또한 대학 시절에 학점과 스펙에 매달리고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으로 대표되는 안정적인 직장을 최고로 치는 주위 사람들의 천편일률적인 압박을 지겹게 여기고경멸했기 때문에 남편이 원하는 삶의 지향점이 자신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 P250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경우에는더욱 그렇다. 집 밖의 문제를 피해 가정으로 돌아와도 가족이집 안에서 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 P259




자본주의,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과 다른 물질과의 상호 관계, 환경 문제에 대해서 곱씹을 점이 많았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들에 대하여 감정을 배제하고 '건조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 겁이 나서 읽기 주저스러웠다. 공포 장르와는 친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읽기 잘했다 싶다.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상의 공포들을 잘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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