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이 경상대 교수, 대북지원 국제회의서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에서 최근 노후주택들에 대한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은이 경상대 연구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경기도 등 공동주최 '2016 대북지원 국제회의'에서 '북한 주민 생활의 변화상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 자리에서 디지털 3D 지도인 구글 어스 분석 등을 토대로 "최근 북한에서 오래된 주택을 철거해서 고층 아파트를 세우는 게 유행이 되고 있다"며 "돈주(신흥 자본가)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형태의 주택 재건축은 평양과 청진, 신의주 등 북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돈주들이 주택 소유자들에게 아파트 한 채를 줄테니 재건축을 하자고 설득한다"며 "그러면 집주인은 로열층을 받는 조건으로 재건축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로열층은 먼저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집주인이 고층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이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 재판관까지 등장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전력 사정으로 엘리베이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10층짜리 아파트일 경우 3∼6층이 로열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예전에는 밥상의 음식과 옷, 가전제품, 자동차 등이 북한에서 부의 지표였다면 지금은 아파트"라면서 "이에 따라 북한에서 빈부 격차가 훨씬 커졌고 주민들도 '내 재산을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 시장과 물류산업이 발달하면서 쌀 등 생필품 가격의 지역별 편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한 지역에서 쌀값이 오르면 상인들이 재빠르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지역에서 쌀을 가져다 판다"고 말했다.
한편 린다 루이스 미국친우봉사회 중국·북한사업단 대표는 이날 '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변화하는 대북지원 환경'이라는 발표에서 "지난 9월 홍수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자연재해 취약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북한 내부의 인도주의적 필요에 반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루이스 대표는 "지금은 정치와는 관련 없이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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