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심상지리(imagined geographies)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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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지리(imagined geograph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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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황부장 이웃추가 | 2008. 9. 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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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지리는 어떤 공간을 상상하거나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심상지리는 거짓이거나, 조작된 공간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상상되고 인식된 공간개념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니까 심상지리는 실제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으나, 주체가 인식하고 상상하는 어떤 공간에 대한 지리적 인식을 말한다. 한마디로 마음이나 관념 속에서 규정된 지리적 개념을 심상지리라고 한다. 심상지리는 탈식민주의 이론 중의 하나로써, 서구 제국주의의 세계지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론이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 서양은 동양을 신비하고, 전통적이고, 여성적이며, 비과학적인 공간으로 간주했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바로 심상지리적 인식방법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와 상응하는 것이 상상의 지리공간인 심상지리다. 그 예로 극동(極東)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의 동북삼성 등이 극동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곳을 극동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어디에 사는 것인가. 런던이다. 런던을 중심으로 할 때 지구의 마지막 동쪽 지역이라는 뜻이 바로 극동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런던을 극서(極西)라고 부르지 않는다. 극서는 있을 수 있는 개념이지만 그런 어휘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서구중심주의 때문이다. �! �구를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 지역을 서구에 맞추어서 방위와 지형을 결정하는 지리적 개념이 정착된 것은 근대 이후였다.

     심상지리에 의하면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가 바로 서구중심주의의 출발 지점이다. 세계의 기준시간이라는 것도 런던인 서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방위(方位)도 런던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주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나 이미 고정되었기 때문에 아시아, 극동, 중동과 같은 개념을 바꿀 수는 없다. 아시아도 해가 뜨는 동쪽이라는 뜻이지만 한국에서 볼 때 해가 뜨는 아시아는 일본이다. 이처럼 심상지리에서는 인문지리나 자연지리와 달리 상상이나 때로는 공상(空想)이 개입하여 실제와는 다른 개념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아프리카를 야만으로 인식한다든가, 이슬람을 테러리스트가 사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 역시 잘못된 심상지리의 예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발상지로써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곳이고, 중동 역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반면 미국을 이상적인 공간으로 설정한다든가, 남미를 아름다운 곳으로만 인식하기도 한다. 이처럼 잘못된 인식으로 어떤 지역을 상상하거나 반대로 미화하는 것은 모두 상상의 공간 즉, 심상지리적인 특징이다. 한국을 동이(東夷)라고 하는 것 역시 심상지리로 분석할 수 있다.        - 끝 -
                                                  
                                                                                                 (충북민예총 문화예술연구소장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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