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쇼 소년사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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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쇼 소년사절단 (1582~1590) 天正遣欧少年使節 | Tenshō Embass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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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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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쇼 소년사절단의 동상[2] |
2. 사절단 4인[편집]
덴쇼 소년사절단의 4인 | ||
  | 이토 만쇼 伊東マンショ | |
출생 | ||
출생지 | ||
선종 | ||
이름 | 스케마스(祐益) | |
세례명 | 만쇼(マンショ, Mancio) | |
사절단 직책 | 주석정사(主席正使) | |
소속 | ||
사제서품 | ||
  | 치지와 미겔 千々石ミゲル | |
출생 | ||
사망 | ||
묘소 | ||
세례명 | 미겔(ミゲル, Miguel) | |
사절단 직책 | 정사(正使) | |
비고 | 사절단 중 유일하게 배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4] | |
 | 나카우라 줄리안 中浦ジュリアン | |
출생 | ||
출생지 | ||
선종 | ||
세례명 | 줄리안(ジュリアン, Julião) | |
사절단 직책 | 부사(副使) | |
소속 | ||
사제서품 | ||
시복 | ||
기념일 | ||
비고 | 사절단 중 유일하게 복자품에 오른 인물. | |
 | 하라 마르티노 原マルティノ | |
출생 | ||
출생지 | ||
선종 | ||
선종지 | ||
세례명 | 마르티노(マルティノ, Martinho) | |
사절단 직책 | 부사(副使) | |
소속 | ||
사제서품 | ||
3. 역사[편집]
▲ 덴쇼 소년사절단의 역사를 정리한 영상(영어) |
3.1. 배경[편집]
덴쇼 소년사절단으로 선발된 4명은 모두 아리마의 세미나리요(セミナリヨ)에서 공부하고 있던 소년들이었다. 4명의 소년들은 세미나리요 1기 신학생이었고 신앙심이 깊었다. ‘세미나리요’는 예수회의 초등교육기관으로, 성직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일본 최초의 종합교육기관이었다. 일본인의 문화를 높게 칭송하고 있던 순찰사[6] 알레산드로 발리냐노(Alessandro Valignano)는 ‘일본인 사제와 수도자를 육성해, 일본인의 손으로 포교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포교 방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2개의 세미나리요와 1개의 콜레지오(신학교), 1개의 노비치아트(예수회원을 양성하는 수련원)를,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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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회 선교사 알레산드로 발리냐노 |
하지만 주변으로부터 '일본 교회를 발리냐노가 파산시킨다'는 비난이 쏟아질 정도로, 활동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센고쿠 시대의 황폐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먼저 먹을거리를 제공해야 했다. 교육기관을 만들고 유지해 나가는 데에는 그에 더해가는 자금이 필요했다. 그래서 발리냐노는 '일본에서의 포교를 로마 교황에게 지원받자'는 생각을 해 사절단을 로마에 파견하는 것을 생각해낸다. ‘하느님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일본에도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면, 스페인 국왕이나 교황으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발리냐노는, 세미나리요에서 공부하고 있던 소년들의 스페인ㆍ로마 방문을 계획한다. 사절이 되는 소년은, 일본의 국왕(다이묘)으로부터 보내지는 공식적인 사절이어야 했다. 최초의 기독교인 다이묘이자 영지인 나가사키를 교회에 기부한 오무라 스미타다(大村純忠)가 첫손에 꼽혔다. 당시 분고(豊後)의 오토모 소린[7], 그리고 세미나리요를 둔 히젠의 아리마 하루노부까지 참여했다. 사절에게는 그 3명의 명대(名代)[8]라는 명분을 쌓게 했다. ‘동쪽에서 오는 세 왕의 명대’라는 이야기는 성경 속 동방박사 이야기와 맞물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
한편, 소년들을 유럽에 파견하는 다이묘들의 목적은 선교사와 연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교역에 의한 이익'과 선교사의 배후에 있는 군사 지원을 기대하는 '외교 정책'이었다. 교역을 통한 이익도 센고쿠 시대에는 무기의 구입 등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었으니, 좋은 항구를 가진 영주가 먼저 기독교인(키리시탄) 다이묘가 된 것은 자신의 영지를 지키는 방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무라 스미타다가 1562년에 요코세우라 항구와 그 주위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교회 건설까지 맡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였다. 그러나 오무라 스미타다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함께 일본에 온 토레스를 시작해 알메이다, 루세나, 프로이스 등 당대 일류 선교사와의 교류에 의해서 신앙심이 깊어졌으며, 마침내 1563년 토레스에 의해서 세례성사를 받고 첫 기독교인 다이묘가 된다.
1582년 1월, 아리마의 세미나리요에서 공부하고 있던 최초의 학생 22명 중에서, 오토모 소린 측의 사자로 이토 만쇼(伊東マンショ)[9]가 선택됐고, 아리마 하루노부의 사자로 치지와 미겔(千々石ミゲル)이 선택됐다. 오무라 스미타다의 사신으로는 나미사미 출신의 하라 마르티노(原マルティーノ)와 사이사이시 출신의 나카우라 줄리안(中浦ジュリアン)이 사절로 선택됐다. 파견 당시 나이는 불과 13~14세로, 모두 가톨릭 세례성사를 받고 아리마 하루노부의 허락을 받아 히노에 성 아래에 세워진 세미나리오에서 배우는 당대의 엘리트 학생들이었다. 세미나리오는 기독교인 다이묘(키리시탄 다이묘)의 양가의 아들과 그 친척의 자녀밖에 입학할 수 없었다. 당시의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세미나리오 학생들의 일상은 이러했다.
4:30 기상, 수도자와 아침 기도
5:00 방청소(미사성제, 규정된 기도)
6:00~7:30 학습(학과 암기, 연소자는 라틴어 단어 암기)
7:30~9:00 라틴어 암기교사 방문, 숙제, 설명을 듣는다. 상급생은 하급생의 공부를 보아준다.
9:00~11:00 식사, 휴식
11:00~14:00 일본어, 글씨 쓰기를 익힘, 작문 연습
14:00~15:00 음악, 합창, 악기 연습
15:00~16:30 라틴어, 글쓰기, 강의나 읽기
16:30~17:00 자유 시간
17:00~19:00 저녁, 휴식
19:00~20:00 라틴어 복습
20:00 양심규명, 저녁기도, 취침#
이런 교육을 최대 130명가량의 소년들이 받았다. 이어 10년제인 콜레지오에 이르러서는 문법, 수사학, 변증론, 산술, 천문학, 기하학, 음악학 등 7개 학과를 배웠다고 한다. 그 시대의 일본에서도 콜레지오의 학문 수준은 유럽의 대학에 필적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니, 센고쿠 시대의 일본에서 이미 글로벌한 인재를 배출한 셈이 된다. 문제는 명대로 뽑힌 소년들의 출신이었다. 이토 만쇼는 오토모 소린의 친척이라고는 하지만 관계가 옅어, 고아였던 그를 교회가 대신해 기른 것이었다. 하라 마르티노, 나카우라 줄리안도 오무라 스미타다의 가신의 자식일 뿐 혈연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기독교인 다이묘들의 먼 친척이거나 휘하의 아버지를 잃은 불우한 집안의 자식들이었다. 치지와 미겔만이 오무라 스미타다의 조카이자 아리마 하루노부의 사촌 동생이라는 확실한 혈통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이토 만쇼와 치지와 미겔이 정사(正使), 다른 두 사람은 부사(副使)라는 직책으로 결정됐다. 발리냐노가 자신이 쓴 편지에 따르면, 사절 파견의 2번째 목적은 일본 소년들에게 유럽을 보여줌으로써 기독교의 영광과 위대함을 알리고 증인으로 삼는 것이었다. 즉 일본에 돌아가, 그들이 본 것을 그들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함으로써, 일본인이 기독교의 훌륭함을 믿게 될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또한 교황에 대한 순명을 맹세하는 것이 절대적임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나이가 어린 소년들을 선택한 것은, 그 감수성으로 미루어 향후 장기간에 걸친 기독교 포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훗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말한 바와 같이 기독교를 식민지화를 위한 첨병으로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발리냐노는 일본인과 그 문화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고[10], 일본인에게 받아들여지는 형태로 포교를 진지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의 최고 권력자는 오다 노부나가였다. 노부나가는 교회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그들에게 절대적인 보호를 제공해 주었다. 아즈치 성의 기슭에는 성 다음으로 훌륭한 교회가 세워지고, 카노 에이토쿠(狩野永徳)[11]는 노부나가의 명을 받아 '아즈치 성시 병풍'을 그리기도 했다. 조정에서도 탐냈다는 이 병풍을, 노부나가는 고향 이탈리아로 귀국하는 발리냐노에게 선물했다. 발리냐노는 “이 병풍을 인도, 리스본을 거쳐 로마로 가져가 반드시 교황에게 바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4개월 후, 노부나가가 목숨을 빼앗기게 되리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노부나가도 교회도 절정의 한복판에 있었다.
3.2. 포르투갈·스페인 방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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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우 호의 모형 |
기독교인 다이묘들의 편지를 받은 소년들을 태운 배가 발리냐노와 함께 나가사키항을 출항한 것은 1582년 2월 20일이었다. 카피탄 몰[12]의 이그나시오 데 리마가 이끄는 포르투갈의 대형 범선 '나우(ナウ)' 호에는 4명의 소년, 일본인 수행원으로서 교육 담당 수사 조르제 로욜라, 서양식 활판 인쇄술을 배우러 가는 일본인 소년 콘스탄티노 드라드와 아구스티노, 그리고 순찰사 발리냐노, 동맹의 신부 로렌소 메시아와 오로비에로 토스카넬리, 통역 조르지오 데 메스키타 수사 등의 11명 외에 선원 등 총 13명이 탑승했다.
16세기 말, 범선을 타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여행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특히 소년들의 가족들은 이 항해에 반대했지만, 학생들의 신앙심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자 가정이었던 만쇼와 미겔의 가족들의 반대는 더욱 거셌다. 주변에서도 이 항해를 불가능하다고 여겼고, 일본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미겔의 어머니는 "무사히 귀국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년들의 가족들은 출항 직전까지 울면서 반대했고, 발리냐노가 겨우 설득해서 안심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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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쇼 소년사절단의 항로 |
4명의 소년은, 어른들의 여러 가지 생각을 짊어지고 동중국해를 남하해 갔다. 1582년 3월 9일 중국 연안에서는 얕은 여울과 폭풍우, 파도에 시달렸고, 폭풍을 이겨내고 3월에 겨우 포르투갈 왕국의 식민지였던 마카오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이 해 연말까지 출항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때, 소년들은 어학이나 음악을 배우고, 아름다운 마카오의 대성당을 보고, 배움의 날들을 보낸다. 이것은 발리냐노의 소년들에 대한 교육 방침이기도 했다. 그해 12월 31일에야 몇몇 배들 중에서 나가사키의 배와 같은 카피탄이 지휘하는 배를 골라 마카오를 떠난다.[13]
마카오를 출항하고 나서도 진로를 오인하거나 암초에 부딪힐 뻔하거나 해적에 습격당하는 등의 재난을 겪으면서, 말라카에 1583년 2월 6일 도착했고, 2월 14일까지 휴양하며 인도 코친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정사 이토 만쇼는 이질에 걸려 위독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스리랑카의 콜롬보에 기항한다. 하지만 코모린 곶을 돌아보지 못하고 동쪽으로 떠내려가 틸첸도르에 상륙해 마나발과 투투쿠디에 머물다 콜람에서 해로(海路)로, 1583년 4월에 코친으로 들어갔다. 장마철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이 묶이게 된다. 조난선도 수리를 마치고 입항해 오기도 했고 간신히 출항해 드디어 1583년 11월 20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인도 고아에 도착한다.
고아에서 일행은 인도 부왕[14]으로부터 환대를 받고, 여비를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발리냐노와의 이별이었다. 로마로부터의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발리냐노가 인도의 관구장에 임명되어 인도를 떠날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동요하는 소년들에게 발리냐노는 "모임의 파드레(신부)는 누구나 같은 사랑, 같은 정신으로 대하기 때문에, 꼭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라고 타일렀다. 그동안 소년들을 돌봐줬던 메스키타 신부와 누노 로드리게스가 발리냐노의 뒤를 잇게 되며 일행은 다시 재편성된다.
1583년 12월 20일 고아를 나와 1584년 1월 1일 코친으로 돌아온다. 2월 20일 산티아고 호를 타고 인도양으로 떠난다. 마다가스카르를 우현으로 보며 남하해 1584년 5월 10일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북상한다. 5월 27일 세인트헬레나에 들렀고 6월 6일 재출발한다. 대서양상으로는 적도를 넘어서는 곳에서 역병이 발생해 32명가량이 숨졌다고 한다. 아소르스 제도는 우회하며, 포르투갈 카스카이스에 임시로 정박한다. 다음날인 1584년 8월 11일, 리스본에 정박한다. 마침내 유럽 대륙에 당도한 것이다. 나가사키를 출발한 지 2년 6개월이 지나 있었다.
도중에 만쇼는 이질로 죽을 뻔하기도 했고, 미겔은 열병에 걸려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건 2년에 걸친 긴 항해였다. 미겔은 “엄마가 만든 주먹밥을 먹고 싶다”고 울기도 했다. 소년 사절단은 유럽 대륙 상륙 후 육로, 해로를 따라가며 수도와 거리에서 절대적인 환영을 받게 된다. 1581년부터 1640년까지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동군연합(同君聯合)이 되었다. 소년 사절단은 당시 포르투갈을 통치하던 알베르토 아우스트리아 추기경을 신트라 궁전에서 배알한다. 여기에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미리 추기경과 연락을 취해 소년들을 기꺼이 맞이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처음으로 유럽의 건물을 본 미겔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의 건물을 보고 자란 우리는 경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발리냐노의 덴쇼소년사절단(天正遣欧少年使節)의 유럽 순방과 선교 영향[A]
그리고 이들은 스페인으로 향하게 된다. 1584년 9월 5일 일찌감치 리스본을 떠나 육로 마차를 타는 등 에보라, 빌라 비소자, 과달루페를 거쳐 9월 29일 톨레도에 들어간다. 덴쇼 소년 사절단을 실제로 만난 베르몬테의 예수회 학원장 루이스 데 구스마는, <동방 포교사>의 1장에 '덴쇼 소년 사절단'을 적고 있다. 이 책의 원전은 마드리드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덴쇼 소년사절단은 주로 과달루페, 톨레도, 마드리드, 엘 에스코리아르, 알카라 데 에나레스, 비에호 데 후엔테스, 베르몬테, 무르시아, 오리우에라, 엘체, 알리칸테를 통과하면서 여행했다고 한다.[16] 스페인 측 사료를 읽어보면, 당시 펠리페 2세는 소년 사절단에게 상당히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을 볼 수 있다. 왕의 대접에 의해 덴쇼 소년 사절단이 유럽을 도는 여행을 계속해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미겔은 천연두 비슷한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10월 19일까지 체재하게 된다. 당시 천연두는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악명 높은 병이었다. 톨레도에서 2,000 여명이 사망자를 내고 번지고 있었다. 그래서 펠리페 2세는 이 소식을 듣고 왕실주치의를 보내 정성껏 치료하도록 했다. 뒤이어 마르티노는 포창에 걸렸고, 역시 치료를 받았다. 이후 사절단은 1584년 10월 20일 수도 마드리드에 가마 마차를 타고 환영객을 대거 거느리고 도착한다. 당시 이들은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으며 귀공자 대접을 받았다. 이후 11월 14일에야 당대 최고의 권력을 뽐내고 있던 펠리페 2세의 알현을 얻게 된다. 정사 만쇼와 미겔은 펠리페 2세에게 포옹을 당하며 파격적인 대접을 받으며, 기독교 다이묘가 국왕에게 보낸 서한을 일본어로 낭독해 제출한다. 다이묘의 친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리 주님의 은총으로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신성한 지혜를 입어, 저를 비롯한 본국 사람들도 야소회(예수회) 순찰사의 도움과 설교로 광명을 충만히 입었습니다. 귀국에서 폐하의 위대한 권력과 지위로 기리시탄의 비호를 넓히신 일은 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저도 폐하의 비호와 부조의 큰 자혜를 받들겠습니다. 저는 사촌동생 돈 미겔을 소년단에 봉행시켜 교황 성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폐하를 알현케 합니다. 1582년 2월 8일, 위대하고 거룩한 국왕의 발아래 올립니다. 돈 프로타지오.[17]발리냐노의 덴쇼소년사절단(天正遣欧少年使節)의 유럽 순방과 선교 영향[A]
사절단은 국왕, 왕세자, 귀족 등이 참석한 곳으로 빠져나가 이토 만쇼가 먼저 유럽식으로 국왕의 손에 입을 맞췄다. 이때 펠리페 2세는 어색해하는 만쇼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만쇼를 일으켰다. 이후 포옹의 인사를 나눴다. 이 파격적인 예를 이어가는 다른 3명의 소년에게도, 다른 일본인에게도 똑같이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하인들도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 후 펠리페 2세가 만쇼에게 여러 가지를 질문했다. 특히, 만쇼의 기모노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메스키타 신부가 '옷도 망가지고 색깔도 바랬다'고 말하는데, 국왕은 '그렇지 않아 아주 훌륭해'라며 칼과 장갑을 들고 하카마 뒷허리받이를 신기해했다고 한다. 또 펠리페 2세는 짚신에도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만쇼는 국왕의 마음을 헤아려 아무렇게나 한쪽을 벗었다. 그러자 국왕이 직접 이를 취해서 바닥이 가죽인지 생가죽인지 알아보았다.[19]
이렇듯 펠리페 2세는 소년 사절단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그 후, 소년사절들은 펠리페 2세에게 헌상품을 증정했다. 대나무로 만든 책상과 옻칠에 금박을 입힌 세공으로 만든 바구니였다. 이토 만쇼와 치지와 미겔은 오토모 소린, 오무라 준타다, 아리마 하루노부의 대리로서 일본어로 인사했다. 이 일본어 발음이 아주 웃기게 들렸기 때문에 스페인 왕실 안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20] 이때, 펠리페 2세는 일본어는 오른쪽에서 아래로 읽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알현식 후 메스키타 신부는 펠리페 2세에게 소년들이 모국인 일본에서 스페인 국왕의 강대함과 그 부를 이야기하기 위해 특별히 배려해 달라고 서원한다. 그러자 펠리페 2세는 이를 허락하고 완공된 지 2개월이 지난 수도원, 박물관, 도서관으로 구성된 복합시설 엘 에스코리알을 비롯해 스페인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곳들을 방문한다. 마드리드의 왕궁 부속 무기고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소년 사절단은 엘 에스코리알 궁전으로 소환된다. 방문일에 사절들이 기모노 차림으로 궁궐에 나타나 큰 흥미를 보였다. 궁궐 안에서는 많은 방을 거쳐 펠리페 2세의 왕자, 공주들이 기다리는 방에 도착해야 알현식이 거행됐다. 사절단은 다이묘로부터 받은 서한을 스스로 일본어로 읽었다.
그 후, 사절단은, 궁전의 뜰이나 수도원 문고, 약제실, 식당, 성당 등을 견학했다. 조르지오 신부는 사절단의 방문일, 출처, 목적, 펠리페 2세에 대한 감사를 종이에 적어 전했다. 그리고 그날 밤 만찬이 열렸고, 음악이 흐르는 연회장이었다고 한다. 소년들은 3일간 엘 에스코리얼 궁전에 숙박한다. 그리고 마드리드로 돌아가 왕실의 무기고를 견학하게 된다. 소년 사절단을 이끈 메스키타 신부는 조용하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현지의 스페인인, 이탈리아인 신부들은 온갖 호들갑을 떨며, 자기 주변의 인사들과 친구들에게 '하얀 동양인'들을 보여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메스키타 신부가 로마의 예수회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인들의 처우에 관해 여러 가지 의견대립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신부들은 자신의 임무라며 지인들에게 과도한 체면치레를 했고, 그래서 막상 연회가 벌어지면 사절단은 대부분 소외되곤 합니다. 저는 인도 관구장 알렉산드로 발리냐노의 명령을 따르고 싶었지만, 현지의 신부들은 그것을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저를 꾸짖으며 이곳의 결정을 따르라고 종용했습니다.[A]
3.3. 이탈리아 방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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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방문 당시의 지도 |
소년 사절단이 마드리드를 출발하고 이탈리아로 출발하기 전 펠리페 2세는 카르타헤나와 알리칸테 해군 장관 그리고 로마 대사 올리발레스에게 편지를 적었다. 로마에는 스페인 대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서한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서한을 보면 소년들의 여행이 잘 진행되도록 펠리페 2세가 세세하게 지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루이스 프로이스의 '견구 사절 행기'속에 수록되어 있는 사료에서는 국왕이 카르타헤나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
다음은 무르시아에 보내는 편지다. 시장 돈 루이스에게 쓴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무르시아, 로르카, 카르타헤나의 여러 도시, 시장 돈 루이스 알티에게. 양지의 왕의 손자 돈 만쇼, 아리마의 왕의 사촌동생 돈 미겔 및 돈 줄리안과 돈 마르티노가 올해 일본에서 왔다. 로마에 갈 목적으로 카르타헤나에 갈 예정이다. 짐은 귀하에게 그들을 충분히 배려하고 수행원들에게도 좋은 대우를 베풀어 그들의 의복을 지체 없이 통과시킬 것을 부탁한다. 또 카르타헤나에 있는 우리 함대 장관에 대해서도 같은 부탁을 하는 서한을 쓰기로 했다. 카르타헤나 항구에 이탈리아로 가는 배가 있다면, 그들을 승선시켜 항해에 충분한 물질을 제공할 것을 명령한다.[23]
또한 마드리드 북쪽에 있는 시만카스라는 마을에 고문서관이라는 곳이 있다. 이 고문서관에는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로마 주재 대사 올리발레스 백작에게'라는 편지가 남아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친족이자 고문회 의원 그리고 대사인 백작이여. 양지의 왕의 손자 돈 만쇼, 아리마의 왕의 조카 돈 미겔, 돈 줄리안 및 돈 마르티노가 기독교(가톨릭)로 개종해 예수회 신부 몇 명과 함께 스페인으로 도래했다. 소년들은 신부 1명과 함께 로마로 가서 교황님의 발끝에 입을 맞추려 하고 있다. 소년들은 일본으로 돌아가 그들에게 주어진 이 기회를 기뻐하고, 다른 사람들이 소년들을 흉내 내도록 뭔가 필요할 때에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명예를 주며, 호의를 베풀고, 교황청에서도 충분한 호의를 베풀 것을 명한다. 이 대우는 그들의 신분, 그리고 그들이 좋은 길을 택한 데 보답하기 위해 당연한 것이다. 소년들이 로마에 무사히 도착해서 교황청이 그들의 대우에 혜택을 주었다는 보고를 기다리시오.[24]
이처럼 펠리페 2세는 소년들이 가는 곳마다 여행이 지체 없이 진행되도록 세심하게 지시를 내렸다. 또한 당시 발리냐노가 소년들을 다루는 것에 대해 예수회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는 미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모범이 되는 것만 보이고, 보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부터 그들을 지켜라."였다.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은 포르투갈의 식민지 정책인지, 일본인 노예의 목격인지, 교회의 분열 문제나 이탈리아 궁전이나 교회의 빛나는 외양 속에 숨어 있는 타락을 말하는 것인지는 연구자마다 견해는 다르다. 참고로 4명의 견문록은 1590년 마카오에서 인쇄, 간행된 '일본사절의 견문대화록'(라틴어)이며, 일본어 번역은 '데·상대천정부견구사절기'(신이국총서-웅송당)로 출판되고 있다. 이 책에는 노예 무역으로 거래된 "일본인 노예"에 대한 내용이 있다. 이 문헌은 당시 남만 무역인들에게 팔려나간 일본인 노예를 목격한 자료로 꼽히고 있다.
미겔 : 이번 여행에서 팔려 노예의 생애에 떨어진 일본인을 가까이 보았을 때는, 도의를 일체 잊고 피와 언어를 같이하는 동국인을 가리키며 가축이나 짐승처럼 이렇게 싼 값에 내놓는 우리 민족에 대한 의분의 격한 분노에 불타지 않을 수 없었다.
만쇼: 미겔, 우리 민족에 대해 그 개탄을 하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사람들은 다른 일에서는 문명과 인도를 제법 중시하는데, 아무래도 이 일에 있어서는 인도주의, 고상한 교양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것 같다.
마르티노: 진짜. 사실 우리 민족의 그 많은 남녀들이나 동남동녀들이 세상의 그처럼 저마다의 지역을 그렇게 싼 값에 휩쓸려가 팔려가고 비참한 천역에 굴복하는 것을 보며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순히 포르투갈인에게 팔려가는 것만이 아니다. 그 정도라면 그런대로 참을 수 있다. 포르투갈 국민은 노예에 대해 자비롭기도 하고 친절하기도 하며 그들에게 기독교 교조를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가짜 종교를 받드는 열등한 민족이 있는 여러 나라로 흩어져 가서 거기서 야만적인, 빛깔의 검은 인간들 사이에서 비참한 노예의 신세가 되는 것은 물론, 허위의 미망이라도 불어넣어지는 것을 누가 감히 참아낼 수 있겠는가.
미겔: 아니, 이 점에서 포르투갈인에게는 조금의 죄도 없다. 뭐니 뭐니 해도 상인이니까, 비록 이익을 예상하고 일본인을 사들인 후, 인도나 그 외의 땅에서 그들을 팔아 돈을 번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는 것은 당치 않다. 그렇다면 죄는 모두 일본인에게 있는 것이고, 당연하다면 소중하게 아껴 주어야 할 친자식을, 얼마 안 되는 대가로 어머니 품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그렇게도 천연덕스럽게만 볼 수 있는 사람이 나쁘다.##
발리냐노의 걱정과는 관계없이, 소년들은 어느 땅에서나 열렬히 환영받았다. 그럴 만 했던 것이, 종교개혁으로 개신교 세력이 반기를 드는 마당에 ‘황금의 나라, 지팡구(마르코 폴로 동방견문록)’로만 인식했던 일본에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젊은이들이 찾아왔다는 사실에 가톨릭 측은 고무됐다. 이후 소년 사절단은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서 1584년 11월 26일 마드리드를 떠나 알카라, 벨몬테를 거쳐 무르시아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배를 기다리고 23일이나 머물며 해를 넘긴다. 1585년 1월 5일 알리칸테에서 지중해를 본다. 여기서 뱃길로 접어들어, 1585년 1월19일 아라곤인을 선장으로 하는 거선을 탔으나 1달 동안이나 기다렸다가 2차례 정도 출범했다가 회항하는 등 2월 7일 알리칸테를 출범해, 마조르카섬 북부 알쿠디아에 기항한 뒤 이탈리아로 향한다. 같은 해 3월 1일 리보르노에 상륙한다.
그 후 3월 7일 피사를 경유해, 토스카나 대공국의 수도 피렌체에 도착한다. 소년 사절단은 발리냐노의 지령대로 예수회 시설에 머무르려 했으나 대공 프란체스코 1세 데 메디치(재위 1574-87)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베키오궁에 머물게 했다. 소년 사절단은 대공의 동물원을 찾아 사자, 호랑이, 곰, 살쾡이를 보고 즐거워했다. 소년들이 방문했을 때, 이미 르네상스 문화는 쇠퇴하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피렌체의 마을은 역시 에로틱하고 이교적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르노 강에 면해 지어진 준공이 얼마 되지 않은 피렌체의 합동청사[25]에는 메디치가 가진 고대 조각 등의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었을 텐데, 소년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탓인지 방문한 기록은 없다. 다만, 수많은 르네상스 예술품을 봤다는 기록은 있다. 대공은 이들에게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산치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보여줬다. 소년단은 그것들을 관찰하고 이탈리아 문화의 감탄했다. 대공은 자부심을 가지며, 그리스도교 문화를 아낌없이 보여줬다.[A]
당시 소년들은 대무도회에 초대되었고, 이토 만쇼는 비앙카 카펠로 대공부인과 춤을 추었다. 댄스 경험 같은 건 없었던 만쇼는 '곤란했지만 촌스러워 보이지 않게, 대담하게 버티고 용기를 내어, 굳이 그것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나중에 회고하기도 했다. 한편, 나카우라 줄리안은 파트너를 선택할 때, 우연히 눈이 마주친 나이든 노파를 선택해 무도회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3.3.1. 로마 방문[편집]
그리고 피렌체를 떠나 카시아 가도의 시에나에 3월 13일 도착해 산 퀴리코, 아콰펜덴테, 비테르보 등 6개 도시를 거쳐 1585년 3월 22일 밤,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로마에 도착한다. 이들은 제수 성당의 예수회 숙소로 들어간다. 다음날인 1585년 3월 23일에는 곧바로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와 알현 의식이 거행되었다. 발리냐노는 지방 다이묘의 대리인 사절들인 소년 사절단이 과도한 환영을 받을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발리냐노의 생각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미 사절단들의 앞에서 화려한 환영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것은 바티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행은 국경에서 300명의 병정의 보호를 받으며 로마로 행진했다. 교황 알현은 최고의 사절을 맞이하는 '사라 레지아(Sala Regia)'에서 거행하기로 했다. 알현 당일, 정사 이토 만쇼, 치지와 미겔, 부사 하라 마르티노 세 사람이 입장해, 공봉의 행렬을 인솔받은 뒤, 왕과 제후의 사절을 따라 포폴로 문을 들어가, 산탄젤로 다리를 건너, 성 베드로 대성당까지 행진했다. 다만, 줄리안은 열병에 걸려 참석하지 못했다. 다행히 줄리안은 “교황님을 뵈어야 내 병이 낫는다”고 우기며, 알현 당일인 3월 23일 다른 소년들보다 한발 앞서 교황을 만났다.[27] 이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콰트로 라가치(クアトロ・ラガッツィ)>라는 책을 쓴 미술사학자 와카쿠와 미도리(若桑みどり)다.[28] 그는 “예수 탄생 때의 동방박사 3명의 방문을 상기시키기 위해, 줄리안이 참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상징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서 동방에서 오는 사람이 시각적으로 3명이어야 한다는 것이 와카쿠와 미도리 교수의 주장이다.
일행은 국경에서 300명의 병정의 보호를 받으며 로마로 행진했다. 교황 알현은 최고의 사절을 맞이하는 '사라 레지아(Sala Regia)'에서 거행하기로 했다. 알현 당일, 정사 이토 만쇼, 치지와 미겔, 부사 하라 마르티노 세 사람이 입장해, 공봉의 행렬을 인솔받은 뒤, 왕과 제후의 사절을 따라 포폴로 문을 들어가, 산탄젤로 다리를 건너, 성 베드로 대성당까지 행진했다. 다만, 줄리안은 열병에 걸려 참석하지 못했다. 다행히 줄리안은 “교황님을 뵈어야 내 병이 낫는다”고 우기며, 알현 당일인 3월 23일 다른 소년들보다 한발 앞서 교황을 만났다.[27] 이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콰트로 라가치(クアトロ・ラガッツィ)>라는 책을 쓴 미술사학자 와카쿠와 미도리(若桑みどり)다.[28] 그는 “예수 탄생 때의 동방박사 3명의 방문을 상기시키기 위해, 줄리안이 참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상징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서 동방에서 오는 사람이 시각적으로 3명이어야 한다는 것이 와카쿠와 미도리 교수의 주장이다.
황금으로 장식한 검은 벨벳 덮개를 두른 준마에 올라탄 세 소년은 흰 날개와 금송이 회색 모자를 쓰고, 금실과 색실로 화조를 단 하얀 비단옷, 우아한 목도리를 가슴으로 교차시켜 띠처럼 매고, 허리에는 옻칠로 장식된 칼을 차고 있었다. 선두는 만쇼였고, 2번째는 미겔, 2번째는 마르티노였다. 세 사람의 좌우에는 각각 대주교가 따랐다. 그 뒤에 통역으로서 메스키타가 뒤따르고, 그 뒤를 헤아릴 수 없는 귀족들이 기마를 타고 따라왔다. 산타젤로성의 다리를 건너자 축포가 울렸고, 축포는 점점 커져 그 수가 무려 300발이나 되었다. 최대의 축포가 울리면 그에 호응하듯 이번에는 바티칸 궁의 축포가 울리기 시작하고, 대포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 묘한 음악소리가 울렸다.와카쿠와 미도리 《콰트로 라가치 덴쇼 소년사절과 세계제국》
당시 로마에서 일본인 소년들을 처음 본 작가들은 이렇게 적고 있다.
로마에 왔을 때, 그들은 대충 16세 정도였다. 보통의 유럽인보다 신체는 작았는데, 고기를 먹지 않는 일본인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짐작이 간다. 그들의 피부색은 대체로 희었다. 그러나 날씨가 추운 탓인지 아니면, 긴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피부가 올리브처럼 파랬다. 눈은 작지만 예리했고, 코끝은 약간 넓은 편이고, 얼굴은 마르지도 살이 찌지도 않았다. 요컨데 전체적으로 상당히 지적이고 품위 있는 용모로 보였다.[A]
역시 로마에서 소년 사절단을 본 베네치아의 메이에토는 이렇게 적고 있다.
체구는 작고 피부는 올리브빛의 갈색이었다. 눈은 작았다. 입술은 두껍고 코는 끝이 뭉툭했지만 지적이고 품위가 있어 보였다. 어디에서도 야만인의 용모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태도는 교양 있고, 예의 바르고, 겸손했다. 서로를 존중하며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였다.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현명하게 처신했다. (중략) 모든 것을 깊이 관찰하지만, 모든 것에 크게 놀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심지가 깊고 품격이 있어 보였다. (중략) 그들은 매우 가벼운 비단 옷을 입고 있었다. 옷의 문양으로 다채색의 일본 꽃과 새와 동물이 그려져 있었다. (중략) 그들이 신고 있는 신발(조리)은 카푸친회의 수사들의 것과 유사했다.Relatione del Viaggio Et Arrivo in Evropa Et Roma de' Principi Giapponesi[A]
이들은 호위한 행렬은 장엄했다. 수백 명의 기병대가 호위하고 군악대가 연주를 하며 기모노를 입고 말에 오른 만쇼, 미겔, 마르티노를 둘러싸고 성 베드로 대성당까지 갔다. 200여발의 축포가 쏟아졌고, 소년들은 외국의 제왕에 준하는 대접을 받으며, 교황을 알현했다. 그들은 교황 앞으로 다가가 발밑에 입맞춤한 후, 이토 만쇼는 오토모 소린, 치지와 미겔은 아리마 하루노부, 오무라 스미타다의 서한을 교황에게 바쳤다. 친서의 내용은 대부분 ‘그리스도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과 ‘교황께 절대 순명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당시 미겔은 그 순간의 감동을 이렇게 말했다.
교황님은 당신의 발에 입을 맞추는 우리를 보고 따뜻하게 아버지처럼 포옹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감격하여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소년단의 방문에 감명을 받은 교황은 그들에게 일본 포교 사업에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했고, 소년들에게 적색과 검은색의 양복을 각 2벌씩 8벌에 모자와 구두, 외투까지 선물했다. 교황은 소년들에게 일본에 대해 자세히 물었고, 소년들은 교황에게 일본열도에 기독교인이 얼마나 되는지, 몇 개의 성당이 있는지, 그곳에서 선교사가 몇 명이 활동하고 있는지 자세히 보고했다.[A] 그러나 그레고리오 13세와 만난 지 불과 18일 만에,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급서하고 만다. 미겔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교황 선출 콘클라베에서 차기 교황이 된 것은 그레고리오 13세와는 노선이 다른 식스토 5세였다. 소년 사절단은 교황 알현이라는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을 달성했고, 게다가 2명의 교황을 만난 최초의 일본인이 된 것이다. 5월 1일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교황 즉위 미사에서 4명의 소년은 주빈으로 초대되어 참례한다. 일행은 교황에게, 오다 노부나가가 카노 에이토쿠에게 그리게 해 발리냐노에게 주었다는 '아즈치 성시 병풍'을 헌정했다.[33] 이토 만쇼는 미사에서 복사를 맡아, 교황이 세수례 때 보좌하는 영예로운 역할을 맡기도 했다.# 4일 후에는 로마 교구 주교좌 성당인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까지 장엄한 행렬이 이어졌는데, 사절단은 거기에도 초대받아 그레고리오 13세에게 선물 받은 옷을 입고 말에 올라 행렬에 참석했다. 이 장면은 바티칸 도서관에 있는 벽화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행차도'에 소년 사절단도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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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스토 5세의 로마 주교좌 착좌 미사에서 행렬하는 소년 사절단 |
말에 올라타고 나아가는 소년들이 그려져 있다. 당시 관행에 따라 라테라노 대성당으로 행차하는 새 교황의 행렬에 4명의 사절단도 말에 탑승하여 참석하였는데, 그 라테라노 대성당으로 향하는 기념할 만한 그림인 '라테라노 대성당 행차도'가 바티칸 도서관에 남아있다. 당시 소년 사절단은 로마의 주요 7개 성당을 돌고 있었고, 5월 11일에는 소년들에게 로마 시의회부터 명예 로마 시민권과 귀족 작위를 수여받는다. 다음날 새 교황으로부터 성 베드로 기사단 훈장을 받았다. 교황은 그들에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델 오르토 성당을 희사했다.[34] 5월 말에도 소년 사절단은 바티칸에 초대되어 훈장과 검을 수여받았다. 이후, ‘교황 알현’이라는 최대 목적을 달성한 이들은 로마를 떠날 채비를 하며, 총 70일간의 로마 체류를 마무리한다. 당시 사절들의 포르투갈·스페인, 이탈리아 순방 모습은 수많은 책자에 실려 유럽 각지에서 출판되고 있다. 당시 소년 사절단은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소년단을 수행하던 한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몰려드는 군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길에서건 식사하는 궁에서건 우리가 들어간 성당에서건 군중들은 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밀려들었다. 조금 떨어져 달라고 해도 듣지 않았고, 우리는 더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A]
1585년 한 해에 유럽 전역에서 이들에 관한 서적 48권이 쏟아졌다.## 특히 소년 사절단의 이탈리아 체재 당시에 대해서는 ‘로마에서의 교황 알현’이라는 일대의 이벤트도 포함되어 있어, 당시 이탈리아인들로부터 특히 주목을 받아 이탈리아어로 된 사절단에 관한 책자가 매우 많이 출판되었다. 유럽 각지에서 성대한 환영의식이 거행되고, 이때의 연설집과 사절 일행의 행적에 관한 팸플릿이 잇달아 출판되어 열풍이 불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책이 바로 구이도 과르티에리가 저술한 《천정견구사절기》다. 당시 과르티에리는 라틴어 비서관에 취임했는데, 같은 시기에 로마에 체재하고 있던 소년 사절단이 교황 식스토 5세의 대관식에 참석했다. 즉, 콰르티에리가 교황 측근이라는 인생의 절정기에 서양인과는 차림새도 외모도 전혀 다른 사절단 4명의 소년들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로마의 소년 사절단이 방문한 이듬해인 1586년, 당시 이탈리아에서 출판업이 번성했던 베네치아 출판사에서 이 책을 출판했다. 내용은 일행에 관한 교황 알현식의 성의와 그들을 환대하는 행사 등을 중심으로, 로마 체류 13일간의 기사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보고서는 출판과 동시에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게, 그해에만 3쇄를 찍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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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쇼 소년 사절단의 교황 알현에 관한 보고서 |
3.3.2. 로마를 떠나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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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 사절단이 베네치아 공화국 정부에게 보낸 감사장 왼쪽에 이탈리아어로도 쓰여 있다. |
이후, 소년 사절단은 로마에 1달가량 머물다 같은 해 6월 3일 로마를 출발하지만, 돌아올 때는 직접 리구리아 해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크게 우회해 먼저 살라리아 가도를 지나 나르니, 스폴레토, 아시시, 페루지아를 거쳐 6월 12일 성모가 성모영보를 받은 집이 이축돼 있다는 로레토에 들어간다. 아드리아해를 따라 걷다가 리미니에서 내륙의 에밀리아 가도로 접어들어 볼로냐에 도착해 볼로냐 대학교를 방문했다. 이후 페라라를 방문했다. 페라라에서 줄리안이 다시 고열에 시달렸지만, 페라라 공작이 걱정해 명의의 도움으로 회복했다. 페라라 공의 배를 타고 포 강을 내려 키오자를 거쳐 6월 26일 베네치아 공화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사절단 일행은 산 마르코 광장에 서기도 했는데, 미겔은 자신도 모르게 감동의 소리를 질렀다고 전해진다. 미겔은 베네치아의 운하와 곤돌라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 도시는 바다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습니다. 도시에는 450여개의 다리가 높이 솟아있고, 작은 배가 그 밑으로 지나다닙니다. ‘곤돌라’라고 부르는 작은 배는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고, 6명의 승객이 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배가 이 도시에 1만 척이나 된다고 합니다.[A]
베네치아에서는 6월 28일 94세의 베네치아 총독 니콜로 다 폰테를 배알한다. 당시 소년단은 기모노와 작은 칼을 차고 있었다고 한다. 총독은 이들에게 베네치아 특산품인 유리 제품, 비단, 비로드, 거울 등을 선물한다. 일행은 곤돌라를 타고 운하 사이를 돌았고, 유리 공장을 견학했으며,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베네치아를 떠나기 전날, 베네치아에 있는 한 신학교를 방문한다. 지금도 그곳에는 일본인 소년단이 다녀갔다는 기념비가 있고, 그 아래에는 라틴어로 이렇게 적혀있다.
이토 만쇼 등이 1585년 7월 5일, 본교와 동종의 학교(신학교)를 그들 나라에 설립할 것을 맹세하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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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첸차 테아트로 올림피코 벽의 그려진 덴쇼 소년 사절단[39] |
7월 6일 베네치아를 떠나 갑문이 있는 운하를 올라 파도바에 머문다. 포스투미아 가도를 지나 비첸차, 베로나, 만토바, 밀라노 등 30개가 넘는 도시로 가며,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으며 각종 식전과 의식에 참석한다. 밀라노에서 소년 사절단이 포르타 로마나로 입성하자 500명의 기사단과 수많은 군중이 갈채를 보냈고, 코르소 포르타 로마나 가를 지나 브레라의 예수회 콜레지옴에 도착한다. 테라노바의 백작은 손님을 위해 호화스러운 숙박을 준비했고, 이튿날부터 콜레지옴은 주변 인사들의 방문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제노바에 1585년 8월 6일에 도착한다. 그리고 8월 8일에 바르셀로나행 갤리(삼단 노선)에 승선해 리스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배는 대부분 제노바의 유력 가문인 도리아 가문의 배로 구성된 지중해 함대 20척 중 한 척이었다. 이 함대는 안드레아 도리아를 큰아버지로 하는 해군 제독 지오바니 안드레아 도리아가 이끌고 있었다.
당시 도리아 제독은 승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리아와 같은 제노바의 유력 가문인 조비넷 스피놀라가 지휘하고 있었으며, 펠리페 2세를 찾아가려 하고 있었다. 8월 16일 바르셀로나에 도착한다. 9월 9일까지 머물다 육로를 따라 몬세라트, 사라고사, 알카라를 거쳐 마드리드로 들어간다. 사라고사에서 소년들은 성모 발현 순례지로 전해지는, 스페인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라고사 기둥의 성모 성당에서 기도를 드렸다. 이후 마드리드를 떠나 올로페사, 에보라를 거쳐 세투발에서 테조 강을 내려와 11월 후반 리스본으로 돌아온다. 이후 내륙 쪽으로 테조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토마르, 산타렌을 거쳐 12월 대학도시 코임브라로 들어가 2주간 머문다. 2주 동안 머물렀던 코임브라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극을 즐겼다.
해가 끝난 1586년, 코임브라를 출발한 소년 사절은 바탈랴의 미완성 성당이나 알코바사의 수도원에 들렀다. 1586년 1월 9일 코임브라를 나와 해안 쪽 레일리아, 버터랴, 알코바사, 나자레를 지나 리스본으로 돌아온다. 리스본에서 사절단은 각자 맡은 과제를 완수하고 귀국을 준비했다. 발리냐노의 요청에 의해 메스키타 신부는 ‘라틴어-일본어 이동식 인쇄기’ 및 부품 등 장비를 구입했고, 남은 시간동안 호르헤 데 로욜라와 콘스탄티노 도라도에게 금속 인쇄기로 카타카나로 행렬을 맞추어 사용하는 법을 배웠다. 또 요청받은 유럽의 지도와 그림을 챙긴다.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의 1년 8개월의 여행은 끝난다. 참고로 프랑스와 독일 국왕, 제후들도 이들을 초청했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덴쇼 소년사절단의 가장 큰 의의는, 서양 세계에 일본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는 것이다. 소년단의 유럽 방문은 이후 교체된 일본의 정권하에서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이 세계 정세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서구에 문호를 개방하는데 주저하지 않게 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3.4. 귀국[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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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 사절단이 갖고 온 구텐베르크 인쇄기(복제품) |
발리냐노가 세운 사명을 훌륭하게 달성한 소년 사절단은 브라질, 아프리카, 인도로 향하는 28척이라는 포르투갈 대함대 중 한 척인 산 펠리페 호[40](800t, 대포 40문)에 오르며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1586년 3월 리스본을 일단 해람(解纜)하지만 역풍 때문에 되돌아온다. 4월 12일 다시 출범한다. 그 배에는 200명의 병사, 20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소년 사절단은 선장의 방을 배정받았다. 또 교황은 물론 국왕, 제후, 귀족으로부터 수여받은 거액의 금과 은이 산과 같이 선물이 쌓여 있었다. 또한 메스키타 신부가 구입한 세계사 규모의 발명품인 구텐베르크 인쇄기와 활자들이 실려 있었다. 덴쇼 소년사절단은 서양의 활판인쇄술과 음악 등을 일본에 전하는 역할도 했는데, 당시 예수회에서는 이들이 가지고 온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가나와 로마자와 한자로 된 인쇄물들을 제작하였다. 이들이 가져온 구텐베르크 인쇄기에 의해 일본은 동아시아 최초로 서양식 활판기술을 도입하여 책을 찍게 되었다.[41]
폭풍우와 좌초 위협을 받으며 1586년 7월 7일 일찌감치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들어간다. 모잠비크에 8월 31일 도착하지만, 계절풍이 거꾸로 불고 있어 역방향으로 이동한다. 인도를 향한 선박 중에는 이미 인도에 도착해 있었다. 1587년 3월 15일에야 일행을 배려한 발리냐노가 고아에서 준비한다. 사절단은 모잠비크에 파견해 온 쾌속선 갈레우타에 올라 섬을 떠난다. 모가디슈 근처까지 떠내려가 12일간 비바람을 피해 항구에 들어가 정박한 뒤 1587년 5월 29일 고아에 도착해 발리냐노를 다시 만난다. 소년 사절단은 고아에 1년 가까이 머문다.
당시 일본은 최고 권력자가 바뀐 상태였다. 오다 노부나가는 일찌감치 사망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의 최고 권력자인 천하인이 된 상태에서 인도 부왕은 사절을 파견해야 했다. 노부나가는 기독교인들에게 우호적이었지만, 히데요시는 그렇지 않았다. 한편, 발리냐노에게는 소년 사절단에 대한 비판을 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발리냐노는 자신이 정사가 되어 이토 만쇼 등을 수원으로 하는 인도 부왕의 히데요시용 사절로 재편성하기로 했다. 이로써 덴쇼 소년사절단은 기독교 다이묘의 사절이 아니라 포르투갈, 인도 부왕의 사절이 된 것이다. 1588년 4월 22일 발리냐노 일행은 쾌적한 함선을 타고 다시 마카오로 향한다.
도중 말라카에 7월 1일 들르고 마카오에 8월 11일 들어간다. 마카오에서 발리냐노를 비롯한 일행은 히데요시가 예수회 선교사를 추방하는 바테렌 추방령(伴天連追放令)을 내린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은 마카오에 1년 10개월씩이나 머물게 되는데, 그 이유로 대기나 배선 중지, 바테렌 추방령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들을 지원한 다이묘 오무라 준타다, 오토모 소린이 연달아 사망한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태를 겪은 발리냐노였지만, 직접 인도 총독의 사절로 히데요시를 알현할 계획을 세운다. 소년들을 사절의 동행자로 귀국시키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1589년 9월 16일 소년들을 따라다니며 마카오에서 사제가 된 조르제 로욜라가 객사한다. 향년 27세였다. 발리냐노는 마카오에서 소년들의 메모를 참고하면서 자신의 구상에 따라 천정부구사절기[42]를 집필한다. 이것은 두아르테 데 상데가 라틴어로 번역해 1590년에 1,000부를 간행한다.
당시 '어떻게 하면 소년 사절단을 귀국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1588년 8월 17일, 나가사키에 입항한 포르투갈선 선장을 교토에 보내 히데요시와 교섭해 인도 부왕의 사절 수행원으로 이들이 귀국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1590년 6월 23일에야 일행은 유유히 귀국하게 된다. 이들의 귀국을 둘러싼 사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1590년 7월 28일, 덴쇼 소년사절단은 약 8년 반에 이르는 영광스러운 장기여행을 완수하고, 게다가 사절단 소년들이나 활판 인쇄술을 배우러 간 소년들이 1명도 목숨을 잃지 않고, 무사히 나가사키에 돌아왔다. 이 시대로서는 굉장히 드문 사건이며 쾌거였다고 할 수 있다. 불과 13~14세의 고향을 떠난 소년들은 이제 20대의 성인이 됐고, 부모들도 그들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사절단의 출발 후 8년이 지난 나가사키는 새로운 집들이 즐비한 커다란 마을이 되었다. 마중하러 나온 사람은 미겔의 어머니, 마르티노의 부모님과 형제, 줄리안의 누나였다. 만쇼의 어머니만이 며칠 늦게 도착했다.
소년 사절단은 나가사키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오토모 소린이나 오무라 스미타다는 이미 죽었지만, 일행은 그리스도인 다이묘 가문을 방문해, 교황으로부터의 답장 등을 건네주거나 친족과 면회하거나 한다. 사절단을 방문한 사람들은 서구의 모습에 대해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런 가운데 오토모 소린의 아들인 오토모 요시츠네(義統)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히데요시를 두려워하여 자신이 기독교인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영내의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리마 하루노부의 간청을 받고 히노에 성을 방문한 소년들은, 가즈사의 세미나리요에 체재하고 히데요시의 답장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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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기를 연주하는 덴쇼 소년사절단 |
귀국 후 3개월이 지난 1590년 10월 말, 간토 평정을 끝낸 히데요시는 발리냐노에게 “오사카성으로 들어와도 좋다”고 허락한다. 2월 사절단과 발리냐노는 교토에 입성하여 히데요시의 관저에서 머물고, 사절단은 고니시 유키나가의 집에서 묵었다. 그리고 마침내 1591년 3월 3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저택인 주라쿠다이(聚楽第)에서 그를 만난다. 일행은 발리냐노 등 포르투갈인 14명, 이토 만쇼 등 4명, 소성[43] 7명, 통역 2명 등 27명의 편성이었다. 이들은 인도 부왕의 서장을 히데요시에게 바친다. 히데요시는 발리냐노에게 은 100매, 소년 사절단에게 은 5매를 선물한다. 소년 사절단은 말석에 앉아 조스캥 데 프레의 음악을 악기로 연주하는 데 그쳤다. 연주를 듣고 매우 기뻐한 히데요시는 3번이나 앵콜을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히데요시는 제후와의 환담을 발리냐노에게 청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히데요시의 말은 모두 가신을 통해 고해졌고, 직접 말은 하지 않았다.
평상복을 입고 다시 나타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발리냐노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가 끝나고 맨 말석에 있던 소년들 곁으로 자리를 옮겨, 이토 만쇼와는 특히 길게 이야기를 했다. 많은 액수의 보수를 약속하며, 자신을 섬기는 가신이 되라는 것이었다. 만쇼는 발리냐노에 대한 은혜를 이야기하며 “그곳을 떠나게 되면 망은(은혜를 잊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히데요시는 “그렇지”라고 납득했다. 미겔에게는 고향을 물어 “아리마의 일족이냐”고 물었다. 미겔은 아리마 하리노부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두려워하며 애매하게 대답하지만, 히데요시는 “아리마는 신부나 바테렌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것 같다”고 의심을 던진다. 다음 날 시계 조절의 명목으로 이토 만쇼만 단독으로 부른 히데요시는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 뒤, 동료와 함께 자신의 가신이 되지 않겠느냐고 다시 묻는다. 만쇼는 이번에도 같은 은혜를 입에 올리며 거절하지만, 이 말은 히데요시에게 있어서는 결코 미담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하인이자 관백인 자신을 섬기라는 권유조차 거절하는 선교사와 소년들의 결합과 그리스도주의 신앙적 유대의 견고함에, 관백의 권위가 미치지 못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소년 사절단은 그해 5월, 아리마 하루노부, 오무라 요시아키[44](大村喜前)에게 교황이 준 칙서와 선물을 건네주고 마지막 임무를 끝냈다. 7월에는 아마쿠사 가우치우라 교회에서 4명의 소년은 예수회에 입회하기 위해 사제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만쇼와 미겔에게는 좋은 조건으로 벼슬길이 열려 있었으니, 바라니뇨는 잘 생각하라고 두 사람에게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1593년 7월 25일, 소년 사절단 4명은 예수회에 입회한다. 바테렌 추방령은 점차 엄격해지고 있었지만 단속은 아직 일관성이 없는 시대였다. 그런 와중에 산펠리페호 사건이 터진다. 1596년 스페인 산펠리페호가 도사에 표착하자 한 선교원이 "스페인은 선교사를 먼저 파견해 주민들을 길들인 뒤 군대를 보내 영토를 점령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히데요시는 선교사와 신자들의 처형을 명한다. 다음해인 1597년, 나가사키에서 26명의 선교사와 신자가 처형되었다. 이것이 나중에 말하는 일본 26위 성인의 순교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세키가하라 전투를 거쳐 시간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대인 에도 시대로 넘어간 1600년, 이번에는 네덜란드 리프데호가 분고에 표착한다. 네덜란드는 포르투갈과 대립하는 개신교 국가다. 리프데호의 승무원이었던 영국인 윌리엄 애덤스(미우라 안진)는 이에야스의 외교 고문으로 취임하고, 유럽과의 무역의 주역은 포르투갈에서 네덜란드로 옮겨간다. 시대의 전환으로 1601년 4명의 운명이 갈라졌다. 사제가 되기 위한 마카오 유학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만쇼와 줄리안이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마르티노와 몸이 약했던 미겔이 불합격하게 되었다. 마르티노는 공부를 더 하겠다며 재출발을 시도했지만, 미겔만은 다른 선택을 했다. 예수회를 퇴회한 것이다.
3.5. 이후의 생애[편집]
4명 모두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
3.5.1. 이토 만쇼[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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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에 로마에서 발견된 《이토 만쇼 초상화》 | ▲ 2016년에 공개된 《이토 만쇼 초상화》 |
1608년 사제가 된 이토 만쇼 신부는 오구라 교회에 임명되어, 야마구치에서 선교하고, 이어서 고향인 사이토시까지 발길을 뻗쳤다. 고쿠라로 돌아온 후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두려워하는 호소카와 타다오키에게 빠져나와 시모노세키로 망명한다. 그 후 나카츠로 건너간다. 나카츠 성주 호소카와 다다토시(細川忠利)는 아버지와 달리 만쇼를 받아들여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것도 허락했다. 1612년 나가사키로 돌아온 만쇼였지만, 지친 몸은 회복되지 못하고 메스키타와 마르티노의 기도 속에 선종했다. 향년 43세였다. 사절단 4인 중 가장 빨리 요절했다.
2016년 일본-이탈리아 국교 수립 150주년을 기념해 일본과 이탈리아를 잇는 최초의 가교인 소년 사절단을 그린 '이토 만쇼의 초상화'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소년 사절단이 1585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을 방문했는데, 그 때 공화국 원로원이 4명의 초상화를 야코포 틴틀렛에게 발주한 것으로 알려져 그 아들 도메니코 틴틀렛(1560~1635)이 완성시킨 것이 이 초상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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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 만쇼 동상[45] | |
3.5.2. 하라 마르티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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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라 마르티노 동상[46] |
하라 마르티노는 1608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하사미초 출신인 마르티노는 소년들 중에서 라틴어를 가장 잘 습득했으며, 언어에 강점을 보이며 일본문학에도 뛰어났다. 번역과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설파함으로써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협상 능력도 뛰어나 생포된 선교사의 해방을 가토 기요마사와 교섭하여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 능력은 4명 중에서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받는다. 이토 만쇼가 죽고 2년 후인 1614년 11월, 마르티노는 마카오로 추방되어 두 번 다시 조국의 땅을 밟지 못한 채, 1629년 마카오에서 병사했다. 향년 60세. 마카오 성당의 지하에 스승인 발리냐노와 함께 묻혔다.
3.5.3. 나카우라 줄리안[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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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우라 줄리안 동상[47] |
소년 사절단 4명 중 가장 두드러진 선교활동을 펼친 것은 나카우라 줄리안이다.
줄리안이 만쇼나 마르티노와 함께 사제로 서품되었을 때는 40세의 중년이 되어 있었다. 그는 교토나 하카타에서 포교 활동을 계속했고, 마르티노가 마카오에 추방된 후에도 일본 국내에 잠복한다. 1613년, 구로다 나가마사가 기독교 탄압을 시작하자 나가사키로 옮겨갔고, 그 후부터는 박해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구치노츠를 거점으로 야나가와, 구루메, 아마키, 아키즈키, 오구라와 큐슈 각지를 포교로 돌고 있었다. 잡혀있는 신자를 풀어주기 위해 관리들의 눈을 피해 잠입한 적도 있었다. 1627년 구치노츠에서 나와 고쿠라로 옮긴 줄리안은 다이묘가 되어 있던 호소카와 다다토시 밑에서 포교를 계속했지만, 1632년 이해자였던 다다토시가 구마모토에 부임하자 결국 체포되어 포박당하고 말았다. 20여 년에 이르는 잠복 생활의 종언이었다.
오구라에서 나가사키 쿠루스초(사쿠라초)의 감옥으로 옮겨진 줄리안의 체력은 걷기도 힘들 정도로 약해졌다. 감옥에 갇힌 10개월 동안 봉행은 배교를 강요하며 모진 고문을 가했지만, 줄리안의 신앙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1633년 10월 18일, 줄리안은 예수회 사제 페레이라 등과 함께 등 뒤에 묶여 쿠루스쵸의 감옥에서 오가와마치를 향해 언덕을 내려갔다. 시냇물을 가로질러 지쿠고쵸의 혼렌지 앞을 지나 처형의 땅, 니시자카의 언덕으로 향했다. 형장에 들어서면서 "내가 로마로 갔던 나카우라 줄리안 신부이다!"라고 외쳤다고 전해진다. 처형은 구멍에 거꾸로 매달린 형이었다. 온몸을 꽁꽁 묶어 3m 정도 깊이의 구멍에 거꾸로 매달아 금방 죽지 않고 고통스럽게 죽는 형벌이었다.[사진] 사흘 후, 줄리안은 향년 65세로 순교한다.
유언은 "이 큰 고통은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였다. 당시 8명이 같은 형에 처해졌지만 고문을 견디지 못해 배교한 사제 크리스토방 페레이라도 있었다.[49] 줄리안의 시신은 불에 탔고, 그 재는 나가사키항에 뿌려졌다. 4명의 사절단 중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줄리안은 2008년 11월 14일 시복식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복자로 시복됐다. 나가사키에서 187명의 순교자와 함께 시복되었다. 소년 사절단 중 유일한 복자품에 오른 인물이다.
3.5.4. 치지와 미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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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지와 미겔 동상[50] |
4명의 사절단 중에서 가장 대척점에 후반생을 보낸 것이 치지와 미겔이었다. 미겔은 예수회를 퇴회하고 배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돌아와 아마쿠사의 코레지요에서 공부하고 있던 미겔은, 몸이 약했던 탓인지 공부에 뒤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1601년, 마카오 유학 시험에서 불합격한 것을 계기로 예수회를 퇴회(환속)한다. 이름도 치지와 세이자에몬(千々石清左衛門)으로 고쳐 사촌인 오오무라 요시아키(大村喜前)를 섬기게 된다. 그리고 다시 5년 후, 요시아키가 불교(니치렌종)으로 전향하자, 미겔 역시 그에 따라 기독교(가톨릭) 신앙을 버렸다. 예수회 퇴회 경위와 미겔의 행적에 대해서는 증언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코레지오에서 미겔의 교사였던 마레혼 신부는 호의적으로 "병으로 손발이 거의 마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수회에서 퇴회하고 결혼해, 사촌인 오오무라를 섬겼다"고 말하고, 그 후의 미겔에 대해 "이교에도 돌아가지 않고, 기독교를 박해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기독교 또는 유럽 체험을 호의를 가지고 말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
한편 미겔의 교사였던 루세나 신부는 미겔을 엄격하게 비판하며 "그는 퇴회를 요구했고, 또 거기에 어울리기 때문에 제명되었지만, 오오무라와 그 가신이 배교했을 때 그 또한 신앙을 버려 이교도, 아니 대단한 이단자나 무신론자가 되었다"고 쓰고 있다. 오오무라 요시아키를 섬기고, 이키 지카라에게 600석의 영을 부여받은 미겔이었지만, 이윽고 요시아키와의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해, 요시아키의 목숨을 노리게 된다. 미겔은 사촌인 하루노부를 의지해 아리마로 도망치지만, 이번에는 하루노부의 부하에게 칼을 맞고 아리마에도 살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결국 그의 사촌에게도 추방되며, 소문에 의하면 전과 마찬가지로 이교도로서 나가사키에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의 말년에는 수수께끼가 너무 많아 자세한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대략 줄리안이 순교한 해인 1633년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3년 12월 14일 이사하야시 다라미쵸 이키치카라에서 치지와 미겔의 무덤으로 보이는 비석이 발견되었다. 2014년 9월 발굴조사에서는 이 무덤이 2.7m 사방의 기단을 가진 영주급 인물의 무덤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2017년에는 그의 관으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됐다. 또한 미겔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의 치아나 뼈, 유리편이나 묵주의 부품들이 출토됐다. 그래서 “미겔이 말년에 회개하고 다시 기독교인이 된 것이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2021년 조사에서는 인접하는 곳으로부터 미겔로 보이는 유골의 일부가 발견되었다. 이 무덤에서 부장품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발굴된 두 무덤이 일체적으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서로의 신앙을 존중한다는 점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발굴 책임자인 벳푸대학 타나카 유스케 교수는 "17세기 전반의 묘지로서도, 부부의 묘소로서의 매장의 본연의 자세가 매우 드물다. 그것이 미겔 부부와 매우 강하게 추정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지와 미겔의 후손으로 발굴조사 프로젝트 팀 대표 아사다 마사히코는 "감격의 한마디입니다. 덴쇼 소년 사절, 치지와 미겔에 관련하는 유적은 일본에는 전무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이 묘소가 가능성이 있는 곳이고, 이 무덤을 밝히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셈입니다. 향후, 뼈는 전문가가 조사해 그 후 이사하야시에 기탁할 방침입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 4월 23일 민간 단체는 23일 무덤 현장 가까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실시한 4차 발굴조사 결과 “치지와 미겔 부부의 무덤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4차 조사에서는 인골의 일부가 출토되어, 감정에서 남성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조사를 지도한 타니가와 아키오 전일본 고고학 협회 회장은, 묘석에 새겨진 연대와 출토 유물의 연대가 일치하는 것 등을 근거로 해 "미겔 부부의 무덤이 틀림없다"고 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1호묘로부터 묵주가 발견된 것이나, 미겔의 매장 방법이 불교식이 아니라는 견해가 강해진 것으로부터, 미겔이 배교했다는 통설에 대한 이론도 나와 있었다. 현시점에서 통설을 뒤집는데는 이르지 않았지만, 조사단은 "거기에 대해서는 향후, 출토품이나 문헌, 자료의 연구를 진행시키게 된다. 이번에는 미겔의 무덤을 확정할 수 있었던 데 조사의 의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4. 연표[편집]
연도 | 사건 |
7월 25일, 알레산드로 발리냐노가 구치노쓰초(나가사키현)의 상륙하다. | |
3월 1일, 이탈리아 리보르노에 도착한다. 3월 7일, 피사를 떠난다. 3월 22일, 밤에 로마에 들어가 제수 성당에 있는 예수회 본원을 숙소로 한다. 3월 23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를 알현하다. 4월 10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선종하다. 4월 26일, 사절단이 교황 식스토 5세를 알현하다. 5월 1일, 교황 식스토 5세의 즉위 미사에 참례하다. 5월 5일,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린 식스토 5세의 로마 주교좌 착좌 미사에 참례하다. 5월 11일, 로마 시민회가 사절들에게 시민권 수여를 결정한다. 6월 3일, 로마를 떠나다. 6월 26일, 베네치아에 도착하다. 6월 28일, 베네치아 공화국 총독 니콜로 다 폰테를 배알하다. 7월 9일, 파도바를 방문한 후, 이날 비첸차에 도착해, 밤에 테아트로 올림피코에 초대된다. 9월 14일, 몬손에 이르러 펠리페 2세를 알현한다. 10월 상순, 포르투갈에 들어가 빌라 비소자에 이른다. | |
4월, 리스본을 출항하여 귀향길에 오르다. 2월 20일, 이토 만쇼와 치지와 미겔 등 소년 사절단을 동반하여 나가사키를 출항하다. 9월 1일, 모잠비크에 입항하다. | |
4월 22일, 발리냐오의 사절단이 고아를 출항한다. 8월 11일, 마카오에 도착한다. | |
6월 23일, 마카오를 출항한다. 7월 28일, 나가사키로 8년 반만에 돌아온다. 7월 30일, 아리마 하루노부의 나가사키 사절을 맞이한다. | |
7월 25일, 소년 사절단 4명이 예수회에 입회한다. | |
치지와 미겔이 예수회를 퇴회한다. | |
이토 만쇼, 나카우라 줄리안, 하라 마르치노가 나가사키의 성모 승천 성당에서 주교 루이스 세르케이라로부터 사제로 서품된다. | |
11월 13일, 이토 만쇼가 나가사키의 학원에서 병사하다. | |
11월 7일, 이날과 다음날 마카오와 마닐라로 다수의 선교자와 신자가 추방된다. 하라 마르티노도 마카오로 유배된다. | |
9월 25일, 나카우라 줄리안이 구치노츠로부터 로마의 예수회 고문에게 박해받고 있는 근황을 전한다. | |
10월 23일, 하라 마르티노가 마카오에서 병사한다. | |
1월 23일(추정), 치지와 미겔이 나가사키에서 사망한다. 10월 21일, 나카우라 줄리안이 나가사키에서 순교한다. | |
12월 14일, 치지와 미겔의 무덤이 발견된다. | |
11월 14일, 나카우라 줄리안이 시복되다. | |
9월 17일, 치지와 미겔의 유골을 발견하다. |
5. 여담[편집]
덴쇼 소년사절단과 교황 식스토 5세의 알현 기념으로 만들어진 구리제 메달이다. 언제 주조됐는지는 불명이다. IAPONIOR는 일본이라는 뜻이다. 이 메달은 교황 식스토 5세의 흉상을 앞면에, 그리고 뒷면에 덴쇼 소년사절단의 로마 방문을 기념한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는 매우 희귀한 메달이다. 소년 사절단의 로마 방문은 당시 큰 호응을 얻어 다양한 책자와 팸플릿이 다수 간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뿐만 아니라 교황을 공식적으로 기념한 메달까지 제작되었다는 것은 당시 로마에서 사절단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다.
당시 로마에서는 이러한 교황을 기념하는 메달을 주조하는 것은 특별한 칙허를 받은 장인에게만 허용되었으며, 이 메달은 니콜로 보니스(Niccolo de Bonis, 생몰년 미상)가 만들었다. 보니스는 1580년부터 1592년에 걸쳐 교황의 기념메달 제작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1982년 9월 20일, 소년 사절단이 나가사키항을 출항하는 400년째를 기념하고 그들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서 비석이 세워졌다. 이 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덴쇼 10년(서력기원 1582년) 치지와 미겔, 하라 마르티노, 나카우라 줄리안, 이토 만쇼는 다이묘 오오무라 준타다, 아리마 하루노부, 오토모 소린의 소년 사절로서 신부 발리냐노에 수반되어 나가사키항을 출범했다. 미겔은 준타다의 조카, 마르티노와 줄리안은 오무라령으로 태어났다. 덴쇼 12년 포르투갈을 거쳐 고난 만리의 여정 끝에 스페인 국왕, 로마 교황을 알현해 사명을 완수함과 동시에 접한 사람들에게 그 용기와 현명예절을 감명케 하고 일본의 존재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일본문화에 영향을 남기는 다채로운 물건을 지니고 덴쇼 18년 귀국하였으나 급변한 시세로 인해 역경에 처하면서도 신념을 관철하였다. 나가사키 출발 400년에 해당하는 올해, 지금은 세계의 하늘을 잇는 사절과 인연이 깊은 이 땅에 그 웅도를 찬양하고 아울러 젊은 세대에 관한 큰 뜻이 계속 타오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 상을 세운다.#
- 소년 사절단을 주제로 한 가요도 있다. 전국 냄비 TV의 노래인 'GO! 덴쇼켄구 소년 사절'이다. 가사는 엄청나게 유치하지만, 이 노래로 고등학교 역사 시험 문제에서 답을 맞힐 수 있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 2016년 이탈리아-일본 수호 기념으로 이탈리아 비첸차 테아트로 올림피코에서 덴쇼 소년사절단을 주제로 한 연극이 공연됐다.#
- 2018년 유명 현대 미술가 스기모토 히로시(本博司)가 사절단의 이야기를 접한 후 사절단이 방문한 장소를 촬영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그 후로 그들의 발자취를 촬영하는 '스기모토 히로시와 덴쇼 소년사절단이 본 유럽'을 열었다.#
- 2021년 6월에는 미겔의 묘소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목표 금액이었던 600만엔(6,215만원)을 달성했고, 1,040만엔(1억 359만원)까지 넘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미겔의 묘소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 무장은 아니지만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에서도 등장한다. 이토 만쇼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토 만쇼는 노부나가의 야망 창조 기준 능력치가 통솔 74, 무력 17, 지력 72, 정치 64로 나름 쓸 만한 캐릭터다. 치지와 미겔도 노부나가의 야망 창조 전국입지전에서 등장했다. 능력치는 통솔 37, 무력 26, 지력 68, 정치 55.
사절단의 일원 중 한 명인 나카우라 줄리안의 고향 사이카이시에는 그를 기념하는 공원이 있다. 자료전시실에서는 줄리안의 성장과정부터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을 벽화로 소개하고 있다.
- 국내의 출판된 책으로는 이종찬이 쓴 <난학의 세계사>에서 이들을 잠깐 소개한다.#
6. 관련 문서[편집]
7. 외부 링크[편집]
- 발리냐노의 덴쇼소년사절단(天正遣欧少年使節)의 유럽 순방과 선교 영향: 김혜경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의 저작.
[1] 제목에는 "일본 섬으로부터의 뉴스"라고 쓰여 있다.[2] 오무라시 거리에서부터 나가사키 공항으로 건너가는 미노시마 대교의 기슭에 있는 덴쇼 소년사절단의 동상이다. 손을 뻗고 있는 인물은 이토 만쇼다. 남만 복장을 입고 있다.[3] 고향은 오늘날의 나가사키다.[4] 하지만 말년에 다시 기독교로 돌아왔다는 말도 있다.[5] 사절단 중 가장 막내다.[6] 아시아 국가 지역들에 천주교를 전도하는 총책임자로, 지역별 천주교 전도의 상황을 순찰하고 있었다.[7] 오무라, 오토모, 아리마 중에서 오토모가 가장 세력이 큰 다이묘였다.[8] ‘누군가를 대신한다’는 뜻[9] 5세기 로마 출신의 순교자인 에보라의 성 만치오에게서 따온 듯하다. 라틴어로는 Mancius이고, 유대인 상인에 의해 노예로 팔려 지금의 포르투갈인 에보라까지 갔고, 그곳에서 주인에 의해 순교했다고 한다. 축일은 3월 15일이다. # 고니시 만쇼와 같다.[10] 발리냐노는 일본인의 고결함, 성실성에 감탄하고 이를 기독교 본산인 로마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11] 일본 미술사상 가장 저명한 화가 중 한 명이다.[12]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에서 인도(고아)로, 혹은 인도에서 아시아 각지로 파견된 선대의 사령관.[13] 1582년 그레고리력이 제정되어 10월 4일 목요일의 다음 날을 10월 15일 금요일로 삼았다.[14] 포르투갈이 인도 식민지에 설치한 총독이다.[A]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5.10 15.11 김혜경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의 선교신학 제52집 (발리냐노의 덴쇼소년사절단(天正遣欧少年使節)의 유럽 순방과 선교 영향).[16] 출처 B.N.M.R-16116. Luiz de Gusmán, Historia de las Misiones, II, Alcalá, 1601-1602.#[17] 아리마 하루토부가 보낸 편지다.[19] 출처 Luis Frois, Tratado dos Embaixadores Iapões, p.113. Naniello Bartoli, Dell'Historia della Compagnia di Giesv il Giapponne. Seconda Parte Dell' Asia. Roma M.DC.LX. p. 90. Letter from the Provincial of Toledo to the General of the Company of Jesus, December 17, 1584.pp. 129-130.（大日本史料、第 11 編別巻之 1) #[20] 출처 Ibídem, pp. 121-122#[22] Luis Frois, Trarados dos Embaíxadores Iapões; 『大日本史料』、11-1、12 ページ#[23] Luis Frois, Trarados dos Embaíxadores Iapões; 『大日本史料』、11-1、128 ページ#[24] Archivo de Simancas, Sección 6. Secretaría de Estado. Estado Roma. Legajo 945, Carta de Felipe II al Conde de Olivares en Roma(Madrid 24-11-1584), f.1#[25] 이후의 우피치 미술관으로 바뀐다.[27] 교황은 '지금 자네는 건강만 하시게'라며 속히 돌아갈 것을 재촉했고, 어쩔 수 없이 줄리안은 숙소로 돌아왔다.[28] 이탈리아에서도 훈장을 받고, 일본에서도 권위 있는 상을 다수 받은 권위 있는 학자다.[31] 왼쪽의 그림은 2016년 프레스코화가 로마에 있는 교황의 후손 저택에서 발견됐다. 1855년경 교황의 후손 안토니오 본콘파니 루도비지 공작의 의뢰로 화가 피에트로 갈리아르디가 제작됐다. 사절 대표격인 이토 만쇼로 보이는 소년의 이마에 교황이 입맞춤하는 모습과, 사절인 미겔과 마르티노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오른쪽 그림은 로마의 화가(이름은 불명)가 그린 그림으로, 16세기 말~17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33] 1902년 에보라에서 파손된 상태로 발견됐다.#[34] 지금도 로마의 일본인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이 성당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39] 전체 그림은 이러하다.
[40] 1588년 잉글랜드와의 해전에서 패했지만, 이때 산펠리페호도 참전해 네덜란드에 포획됐다. 또 1595년 고치 앞바다에서 좌초하는 산펠리페호 사건이 일어나지만 이름이 같은 배에 불과하다.[41] 소년사절단이 가져온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교리서 등을 인쇄한 곳은 아마쿠사였다.[42] <일본사절견문대화록>이라고도 한다.[43] 귀인 곁에서 시중을 든 소년[44] 오무라 스미타다의 아들이다.[45] 왼쪽은 이토 만쇼의 고향 사이토시에 있으며, 오른쪽은 니치난역 앞에 있다.[46] 마르티노의 고향 히사미초 종합문화회관에 있다.[47] 줄리안의 고향 사이카이시 줄리안 기념공원에 있다.[사진] 
『일본순교세이카』에 그려진 나카우라 줄리안의 순교도.[49] 페레이라는 나중에 사와노 타다시안(沢野忠庵)을 자칭하고 기독교인 단속에 협조한다.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과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사일런스에도 등장한다.[50] 미겔의 고향 운젠시 치요시쵸에 있다.[51] 라틴어로 연설했다고 전해진다.
[40] 1588년 잉글랜드와의 해전에서 패했지만, 이때 산펠리페호도 참전해 네덜란드에 포획됐다. 또 1595년 고치 앞바다에서 좌초하는 산펠리페호 사건이 일어나지만 이름이 같은 배에 불과하다.[41] 소년사절단이 가져온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교리서 등을 인쇄한 곳은 아마쿠사였다.[42] <일본사절견문대화록>이라고도 한다.[43] 귀인 곁에서 시중을 든 소년[44] 오무라 스미타다의 아들이다.[45] 왼쪽은 이토 만쇼의 고향 사이토시에 있으며, 오른쪽은 니치난역 앞에 있다.[46] 마르티노의 고향 히사미초 종합문화회관에 있다.[47] 줄리안의 고향 사이카이시 줄리안 기념공원에 있다.[사진] 
『일본순교세이카』에 그려진 나카우라 줄리안의 순교도.[49] 페레이라는 나중에 사와노 타다시안(沢野忠庵)을 자칭하고 기독교인 단속에 협조한다.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과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사일런스에도 등장한다.[50] 미겔의 고향 운젠시 치요시쵸에 있다.[51] 라틴어로 연설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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