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6

알라딘: 미의 나라 조선 - 야나기, 아사카와 형제, 헨더슨의 도자 이야기 김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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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나라 조선 (반양장) - 야나기, 아사카와 형제, 헨더슨의 도자 이야기 
김정기 (지은이)한울(한울아카데미)2011-02-14


Sales Point : 60

10.0 100자평(0)리뷰(1)

416쪽

책소개
일제 강점기의 수집가이자 민예운동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를 비롯한 그의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그 미가 미학 커뮤니케이션의 장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예찬되거나 비하되었는지 탐색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일본열도에서 본 조선의 두 얼굴이라는 시각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미의 나라 조선’ 이면에는 ‘조선멸시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조선 도자의 미학과 한일 정치의 역사적 시각을 아우르며 새로운 이해와 소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일본 열도에서 본 한반도의 두 얼굴
제1장 미를 둘러싼 한일 간의 전쟁과 평화
제2장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조선도자, 민예
제3장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화신(化身): 채호회(彩壺會) 파

제2부 야나기와 아사카와(?川) 형제의 미의식과 컬렉션
제4장 야나기, 아사카와, 조선민족미술관
제5장 야나기-아사카와 컬렉션

제3부 미의 나라 조선
제6장 일본 초기 차인(茶人)들과 조선 찻그릇의 미학
제7장 동양예술에 심취한 초기 미국인과 그 후예들
제8장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세계

제4부 두 외국인 수집가의 경우
제9장 그레고리 헨더슨(Gregory Henderson)은 누구인가?
제10장 헨더슨 컬렉션과 미의식
제11장 야나기 무네요시의 경우

제5부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제12장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정체와 야나기의 도전
제13장 복합미의 평화사상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정기 (지은이)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명예교수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1963)을 졸업하고, 동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1966)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1992)했다. 한국언론학회 회장(1996~1997),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부총장(1998.9~ 1999.9), 방송위원회 위원장(1999.9~2002.1), 한국 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2003~2005)을 지냈다.
▪주요 저서: 『국회프락치사건의 증언』(2021), 『미의 나라 조선: 야나기, 아사카와 형제, 헨더슨의 도자 이야기』(2010), 『국회프락치사건의 재발견』 I·II(2008), 『전후 일본정치와 매스미디어』(2006), 『전환기의 방송정책』(2003), 『우리 언론의 숨겨진 신화 깨기』(1999), 『분단국가의 언론정책』(1995) 외 다수. 접기

최근작 : <그레고리 헨더슨 평전>,<국회 프락치사건의 증언>,<일본 천황, 그는 누구인가> … 총 1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수집가이자 민예운동가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를 비롯한 그의 동호인들이 도예를 통해 미의 나라 조선을 발견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야나기 동호인들이란 일제 시절 1910년대 조선 땅을 밟고 조선동자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 아사카와(?川) 형제(노리타카와 다쿠미), 야나기 민예동지인 하마다 소지(浜田庄司), 가와이 간지로(河井?次?), 영국인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해방 뒤 서울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이자 수집가인 그레고리 헨더슨(Gregory Henderson), 헨더슨에게 동양예술을 가르친 랭던 워너(Landon Warner) 등이다. 이들은 조선도자를 감상하고 동경하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그들의 미의식 속에서 행동으로 옮겼다. 그것이 직접 수행(修行)한 도예로 나타났는가 하면, 도예미를 상찬하는 글로, 그리고 도자 컬렉션의 수집으로, 더 나아가 미술관 설립으로 실행되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큰 틀에서 한일 간의 미를 둘러싼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다루고, 구체적으로는 조선미를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두 파, 채호회(彩壺會) 파와 민예론(民藝論) 파의 갈등에 조명하여 그 의미를 추적한다. 제2부에서는 야나기와 아사카와 형제의 미의식과 이들이 조선민족미술관을 위해 모은 컬렉션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이는 야나기 비판자들이 흔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야말로 야나기의 조선관을 이해하는 속살이다. 제3부에서는 이 외국인들이 미의 나라 조선을 발견한 이야기를 꾸리고 있다. 이는 중요한 의미에서 이 책의 핵심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는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정수(精髓)란 무엇인가, 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형상화했는가, 더 나아가 그 배경을 이룬 야나기의 미의식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를 천착한다. 요컨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미의 나라 조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제4부에서는 한국의 도자기에 몰두한 두 수집가, 야나기와 헨더슨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비판과 비방의 표적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은이의 시각에서 그 진실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제5부에서는 이른바 채호회파가 조선미를 비하하는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야나기가 어떤 행동으로 맞섰으며, 그 사상적 배경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추한 퇴물 VS 조선미의 진수, 일본열도에서 본 조선의 두 얼굴
이 책은 도자기라는 국면에서 미의 나라 조선을 조명하지만 큰 틀에서 일본열도에서 본 조선의 두 얼굴이라는 시각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한편은 미의 나라 조선이지만 그 대안(對岸)에는 조선멸시관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이 조선도자기를 보는 거울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도자기 미학과 한일 정치의 역사적 시각을 아우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채호회 파와 이에 맞서는 민예론 파가 도자기라는 국지전장(局地戰場)에서 어떻게 갈등을 빚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채호회 파는 조선도자기를 추한 퇴물로 보고 있지만, 민예론 파는 조선도자기야 말로 조선미의 진수라고 믿고 있다.


야나기 컬렉션을 통해 본 민예론의 실체와 조선미의 독보성
이 책은 야나기 비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그의 수집행위와 조선도자기 컬렉션의 내용을 통해 야나기 민예론의 실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924년 야나기와 동호인들이 조선민족미술관을 그가 왜 서울에 새웠는지, 미술관 소장품목이 왜 일제 관학자들이나 채호회 파가 비하하는 조선도자기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야나기와 동호인들이 조선미의 독보성을 조선도자기에서 발견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그들은 조선의 청화백자와 분청사기는 종교와 예술과 생활이 어우러진 예술의 이상향이라고 믿고 있다. 지은이는 이들의 미술관을 서양 미술사의 통념적인 미술기준을 뒤엎는 파형(破形)의 미, 또는 불균형의 미라는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조선도자기 비하론에 맞서는 야나기의 미의식 세계 추적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일본안의 채호회 파가 주장하는 조선이나 조선도자기 비하론을 다루면서 이에 야나기가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구체적인 언설을 살피고 있다. 채호회 파의 현대판 대변인 격인 이데카와 나오키(出川直樹)의 경우 현재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민예론 비판자이다. 그는 조선도공이 청화백자에 여백을 한껏 살려 그린 추초문과 같은 단순한 문양이 회청안료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나온 결과라고 비하했다. 그러나 야나기는 청화백자의 형상에 대해 ‘인간의 따스함, 고귀함, 장엄함’을 발견했다면서, 그것은 자연을 보는 ‘큰 단서’가 된다고 일깨우고 있다. 이 점도 한국의 야나기 비판자들이 간과하고 있다.

신간 출간의의

지은이는 이 책의 의도는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본질이 무엇인가, 그 미가 미학 커뮤니케이션(aesthetic communication)의 장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예찬되거나 비하되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어떠한 원칙 아래 수집에 몰두했으며, 수집한 기물은 무엇인가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야나기 등이 추구한 미학사상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의 미의식과 그들이 실제 수집한 컬렉션을 짚어보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사상을 접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수집 원칙, 미의식, 더 나아가 철학이 바로 이들이 수집한 컬렉션에 응축되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이들은 모두 한국의 전통 공예품을 수집하거나 도예를 수행하는 데 몰두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수집한 것은 부유한 사람들이 흔히 장식품으로 모은 진귀하고 귀족적인 보물이 아니며 호사가들이 탐하여 모은 골동품 또는 기호품의 집합도 아니다. 이들은 서민들의 생활 잡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 발견을 새로운 미의 세계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접기



내부자가 된 타자들



최근에 와서 약탈 문화재의 한국반환 문제가 많이 조명받고 있다. 임진왜란과 한일병합, 그리고 미군정을 거치며 한국의 주권이 유린 당한 시절, 한국의 중요문화재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반출된 것에 대한 정당한 환수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시기 한국을 떠난 문화재가 모두 약탈 문화재인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수출자기로, 때로는 한국의 미를 사랑하여 한국에서 정당한 거래로 수집한 것들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주권상실의 역사 속에 이러한 부분은 간과되기 쉽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문화재와 미술품의 미에 눈을 떠서 외부인이고 타자이지만 진정한 한국의 정신 속에 살았던 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들에 대한 비판이 어떻게 잘못되었는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비판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그들이 한국의 도자기와 미술품에서 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으며 그들의 시각을 통해 우리는 한국의 미를 내부자로서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에서 재정립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도자기에 눈을 뜬 첫 일본인들은 아사카와 형제였다. 형인 노리타가는 공예를 전공하였으나 한국도자기를 접하고부터 한국의 미에 빠져 살았으며 동생 다쿠미는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한 나머지 한국 땅에서 한국옷을 입고 한국적인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 그들의 삶이 개인적 의미를 떠나 한국도자사에 중요성을 가지는 것은 세계 최초로 조선도자미술관을 건립하고 그동한 조명되지 못했던 조선의 민예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재발견해낸 데에 있다. 그들을 통해 야나기 무네요시와 그레고리 헨더슨으로 이어지는 조선 도자기에 대한 사랑과 미의식은 고려와 조선의 뛰어난 공예품으로서의 도자기의 우수성을, 특히 조선민예품에 깃든 미를, 타인을 통해 검증받고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아사카와 형제의 조선 사랑과 민예품의 도자기 사랑에 공감했고 함께했고 삶의 열정을 바쳤던 일본인이다. 그는 1914년 노리타카로부터 한국도자기 한 점을 선물받은 것을 계기로 그의 삶이 달라졌다. 그는 이후 조선을 22차례 오가면서 조선의 민예도자기를 수집햇고 1918년 이후부터는 조선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전국 수백곳의 도예지를 답사하며 도편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공부하였고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분청사기에서 조선도자기의 '무위의 미', 무계획의 미, 비균형성의 미, 소박미, 자연미 등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조선이 가진 미감을 발견했다. 그는 공예가 가진 미는 실용, 즉 '쓰임'의 미라고 공언했다. 장식성보다는 실용에서 그 중요성을 찾았고 장식이 부차적이 되면서 획일화되고 작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미의식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일본의 한국침략을 비판하고 나아가 무엇보다 조선의 문화재 파괴와 침탈을 비판하였다. 그는 일본이 이웃인 조선과 상호 존중과 평화 속에 서로의 미의식을 교유하기를 원했고 일본인들에게는 이와 같의 인식 변화를 위해 조선인에게는 그들이 원래가진 일본보다 더 우월한 미의식의 깨우침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그레고리 헨더슨은 원래 일본에 관심이 있었으나 아사카와 형제와 야나기 무네요시와의 인연으로 한국도자기에 눈을 뜨게 되고 미군정기 자원하여 한국대사관에 머물고 여러 직책을 맡으며 한국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수집한 한국역사통이다. 야나기 무네요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네요시는 조선의 민예품에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분야를 그 곳에 한정하였다면 그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주된 관심분야를 민예품에 두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힘들게 번 월급으로 한 점 한 점 한국도자기를 수집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소장하게 되었고 또 조선을 떠날 때에도 국립박물관에 보고하고 필요한 것을 자신이 산 가격에 팔 의사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헨더슨은 박정희 독재정권을 비판하고 미의회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그 실상을 고발한 대가로 한국에서 추방당했던 인물로 평생을 아내와 함께 조선의 미을 발견하고 누리고 살았으며 그의 소장품은 1986년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 기증되었다.



그들의 수장품 중 가장 내 마음을 끈 것은 아사카와형제가 조선의 수백 군데의 도예지를 다니며 모은 도편컬렉션을 헨더슨이 우연한 기회로 얻게 되었고 그것이 한국도자사에 시대별 도요지별 특성을 망라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료적 가치를 가진다는 점이다. 내용이라도 잘 정리되어 한국이 그것을 쓸 수 있다면 한국도자사를 밝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들을 향한 수많은 비판들이 있지만 나는 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을 사랑했고 조선의 도공들을 이해했으며 그들이 만든 도자기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선구적인 깨달음을 가졌던 그들....조선인조차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던 그 아름다움의 표현은 국내에서 무시당했던 조선 도공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한국도자사의 앞날을 비춰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위의 미에서 발견한 깊은 선적인 미의식은 아름다움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들 때문에 나의 도자기 소장도 조금은 시각이 달라졌고 그로 인해 몇 점의 민예품을 소장하게 되었고 또 앞으로의 수집방향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감사하다.
- 접기
달팽이 2017-01-2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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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자기에 심취한 야나기, 헨더슨…
그들이 조선 서민들의 생활 잡기에서 ‘발견’한 조선미의 본질

조선은 미의 나라였다. 일본이 칼의 제국이었다면 조선은 미의 왕국으로 불러도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이것이 야나기와 그의 동호인들이 직관으로 발견한 조선미의 세계이다. (중략) 그 증거가 고려시대의 청자와 조선시대의 백자, 청화백자, 분청사기 등이다. 고려의 도공은 송나라 도자기의 기법을 배웠으나 요란한 중국청자의 빛이 아니라 담백한 물총새의 빛깔[翡色]을 개척한 것이다. 조선은 명나라의 청화(靑華)를 수입했지만 이를 모방하지 않고 담백한 아취가 서린 청화의 세계를 개척했다. 조선의 도공이 만들어낸 분청사기는 또 다른 미의 세계인 것이다.
- 본문 중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수집가이자 민예운동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를 비롯한 그의 동호인들이 도예를 통해 미의 나라 조선을 발견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야나기 동호인들이란 일제 시절 1910년대 조선 땅을 밟고 조선동자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 아사카와 형제(노리타카와 다쿠미), 야나기 민예동지인 하마다 소지, 가와이 간지로, 영국인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해방 뒤 서울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이자 수집가인 그레고리 헨더슨(Gregory Henderson), 헨더슨에게 동양예술을 가르친 랭던 워너(Landon Warner) 등이다. 이들은 조선도자를 감상하고 동경하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그들의 미의식 속에서 행동으로 옮겼다. 그것이 직접 수행(修行)한 도예로 나타났는가 하면, 도예미를 상찬하는 글로, 그리고 도자 컬렉션의 수집으로, 더 나아가 미술관 설립으로 실행되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큰 틀에서 한일 간의 미를 둘러싼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다루고, 구체적으로는 조선미를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두 파, 채호회(彩壺會) 파와 민예론(民藝論) 파의 갈등에 조명하여 그 의미를 추적한다. 제2부에서는 야나기와 아사카와 형제의 미의식과 이들이 조선민족미술관을 위해 모은 컬렉션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이는 야나기 비판자들이 흔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야말로 야나기의 조선관을 이해하는 속살이다. 제3부에서는 이 외국인들이 미의 나라 조선을 발견한 이야기를 꾸리고 있다. 이는 중요한 의미에서 이 책의 핵심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는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정수(精髓)란 무엇인가, 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형상화했는가, 더 나아가 그 배경을 이룬 야나기의 미의식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를 천착한다. 요컨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미의 나라 조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제4부에서는 한국의 도자기에 몰두한 두 수집가, 야나기와 헨더슨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비판과 비방의 표적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은이의 시각에서 그 진실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제5부에서는 이른바 채호회파가 조선미를 비하하는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야나기가 어떤 행동으로 맞섰으며, 그 사상적 배경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의도는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본질이 무엇인가, 그 미가 미학 커뮤니케이션(aesthetic communication)의 장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예찬되거나 비하되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어떠한 원칙 아래 수집에 몰두했으며, 수집한 기물은 무엇인가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야나기 등이 추구한 미학사상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의 미의식과 그들이 실제 수집한 컬렉션을 짚어보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사상을 접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수집 원칙, 미의식, 더 나아가 철학이 바로 이들이 수집한 컬렉션에 응축되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이들은 모두 한국의 전통 공예품을 수집하거나 도예를 수행하는 데 몰두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수집한 것은 부유한 사람들이 흔히 장식품으로 모은 진귀하고 귀족적인 보물이 아니며 호사가들이 탐하여 모은 골동품 또는 기호품의 집합도 아니다. 이들은 서민들의 생활 잡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 발견을 새로운 미의 세계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제1부 일본 열도에서 본 한반도의 두 얼굴
제1장 미를 둘러싼 한일 간의 전쟁과 평화
제2장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조선도자, 민예
제3장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화신(化身): 채호회(彩壺會) 파

제2부 야나기와 아사카와(浅川) 형제의 미의식과 컬렉션
제4장 야나기, 아사카와, 조선민족미술관
제5장 야나기-아사카와 컬렉션

제3부 미의 나라 조선
제6장 일본 초기 차인(茶人)들과 조선 찻그릇의 미학
제7장 동양예술에 심취한 초기 미국인과 그 후예들
제8장 야나기와 그 동호인들이 발견한 조선미의 세계

제4부 두 외국인 수집가의 경우
제9장 그레고리 헨더슨(Gregory Henderson)은 누구인가?
제10장 헨더슨 컬렉션과 미의식
제11장 야나기 무네요시의 경우

제5부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제12장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정체와 야나기의 도전
제13장 복합미의 평화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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