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北 ‘김정은식 공포통치’>

북한은 지금 <北 ‘김정은식 공포통치’>

기사입력 2017-01-16 16:55 최종수정 2017-01-16 16:55

김정은 북한 공포통치 통일전망대


2011년, 20대의 어린 나이로 최고 지도자 자리에











2011년, 20대의 어린 나이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빠르게 권력을 장악하고 북한 내부를 결속하기 위해서 바로 공포통치를 내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엘리트층 간부들과 주민들은 처형되지 않기 위해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체제에 복종해야 했는데요.

지난해 우리나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실상을 밝혔다고 합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지난해 8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탈북해, 우리나라로 망명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회교관으로 10년 넘게 근무하며 북한의 최고위층 엘리트 인사로 평가받은 태영호 공사의 망명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한국으로 망명한 이후 태영호 공사는, 최근,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하면서 방송에 나와 북한 엘리트층의 실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태영호/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고위층에 대한 감시 통제는 오히려 점점 더 세지고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에 대한 엘리트층의 심리는 ‘태양의 곁에 가까이 가면 타죽고 멀어지면 얼어 죽는다.’ 이런 심리를 가지고 김정은을 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 일반 간부들을 처형하고 주민들을 탄압하고 누르고 하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태영호 공사는 김정은의 공포통치 아래, 노예 생활을 해야만 하는 참담한 현실에 환멸감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내부에는 숙청 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직후인 2012년, 군부 실세였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처형한 데 이어, 2013년 12월에는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 ‘2인자는 없다.’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또한,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고사 총으로 공개처형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최근, 태영호 전 공사의 증언에 따르면 현영철이 집에서 체제를 비판하다가 도청에 걸려, 숙청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철우/국회 정보위원장]
"그 (집) 안에 도청장치를 다 해놨다고 합니다. 집에 가서도 대화를 잘 못한대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된 것도 집에 가서 이야기를 잘못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년 동안 처형한 고위 간부와 일반 주민은 무려 340여 명.

여기에 비공식 처형까지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통치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태영호/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김정일 체제와 김정은이 다른 것은 김정일 때도 공포정치는 계속 됐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 와서 그 앞에 ‘선행’이라는 두 글자가 더 들어갔어요. ‘공포 선행통치’ 그 말은 미리 죄가 있든 없든 주민들과 간부들이 들고일어나지 못하도록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포감을 극대화하여 체제를 유지해나간다 이런 정치입니다."

최근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열심히 적는 자만이 생존한다는 뜻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는 당 간부들이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무조건 받아 적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조롱 섞인 단어인데요.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장면에는 항상 수첩을 하나씩 꺼내 들고 뭔가를 열심히 받아 적는 고위 간부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조선중앙TV]
"최상의 생활조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하시며 온갖 정을 다해 새 병영을 마련해주시고도 미흡한 점은 없는가? 마음을 놓지 못하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뿐만 아니라 고령의 간부들이 손자뻘 되는 김정은 위원장 앞에서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입을 가린 채 말을 건네는가 하면,

김정은 위원장보다 앞서 걷게 되자 깜짝 놀라면서 뒷걸음치는 장면도 북한 매체를 통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엘리트층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모습은,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민 낯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인데요.

집권 5년 만에 당, 정, 군을 장악한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공포통치가 단기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위신을 확립하고 충성 맹세를 받아내는 데는 효과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 체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됨으로써 북한 내부적으로는 경제상황이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서 엘리트층의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는 현상들은 자연스럽게 아래 간부와 주민들까지 확산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전체적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체제 균열이 확산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민은 1,417명으로, 2015년 대비 약 11%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엘리트층과 출신 성분이 좋은 해외 파견자 탈북이 급증하는 등 탈북 유형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과거에는 굶어 죽지 않으려고 탈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김정은 정권의 통치 방식에 불만을 품고 탈북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건데요.

결국, 북한 체제가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공포통치가 아닌, 경제와 민생 살리기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