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스가=히틀러" "일본 국민=나치독일 국민" 논쟁 가열
일본에 "스가=히틀러" "일본 국민=나치독일 국민" 논쟁 가열김태균 입력 2020.10.25. 14:31 댓글 793개
[서울신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 AP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취임 이후 보름 만에 터진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을 통해 자신의 독단적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두고 ‘히틀러 논쟁’이 불붙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강권적인 권력 행사에 나설 때마다 히틀러와 닮았다는 비판이 SNS 등 인터넷에서 제기되곤 했지만, 스가 총리는 그런 상황을 초고속으로 맞이한 셈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후보 학자 105명 가운데 이전 아베 정권 때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냈던 적이 있는 6명을 임명에서 탈락시켜 학계와 진보 진영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에 정책을 제언하는 학술회의는 총리 산하기관이지만 관계법령에 따라 인사, 운영 등의 독립성이 보장돼 왔다. 그러나 이 관행에 스가 총리가 처음으로 제동을 걸면서 ‘정부의 학계에 대한 지배’ 우려가 커진 상태다.
Vladimir Tikhonov
7 h ·
일본의 경우엔 아마도 정확한 학술적인 표현은 '혼합 정권' (hybrid regime)일 것입니다. 다테마에는 다원주의 및 의회주의지만, 혼네는 사실상의 준 일당 체제와 실질적으로 상당히 권위주의적 권력 행사죠. 한국 같으면 박근혜 정권 시절에 '혼합 정권'과 엇비슷한 면모를 보였다가는 지금은 적어도 정치적으로 민주제가 회복된 셈입니다. 단, 한국도 일본도 예컨대 계급 정치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정당이 어떤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선 한계가 많은 민주제죠.
일본 학자들은, 아마도 '혼합 체제' 테두리 속에서 권위주의적 요소들이 점차 훨씬 압도적이 된다는 긋을 몸으로 느껴 적지 않은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히틀러와의 비교가 나오죠. 글쎄, 이럴 때야말로 한일 진보 학계 사이의 연대가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스가=히틀러’ 논란의 발단은 지난 23일 스가 총리에 의해 임명에서 탈락한 마쓰미야 다카아키 리쓰메이칸대 교수가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 나와 했던 발언이었다. 마쓰미야 교수는 “독일 나치의 히틀러조차도 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특별 법률을 필요로 했지만, 스가 총리는 (법률 신설도 하지 않고) 현행 헌법을 바꿔 해석함으로써 자신이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되려는 것은 아닐까 싶다”고 발언했다.
스가 총리의 입장을 지지하는 진영은 이 발언에 대해 “문제투성이의 일본학술회의를 개혁하려고 하는 스가 총리를 인류 대학살을 자행한 히틀러와 비유하는 것은 어불성설”, “문제 있는 사람들을 학술회의에서 배제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당연한 책무” 등 반론이 쏟아졌다.
이에 요네야마 류이치 전 니가타현 지사는 24일 트위터에서 히틀러 집권 당시의 독일 국민과 현재의 일본 국민을 비교하면서 “지금 일본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걱정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주위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당국에 신고하는 독일 사람들이 넘쳐났던 것이 나치 독재의 토양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관련서적의 내용을 인용하며 현재 일본 사회가 그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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