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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 별세 - 여성신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 별세 - 여성신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 별세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승인 2014.06.08 11:59

위안부 피해 생존자 54명으로 줄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2007년 3월 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751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한 배춘희 할머니. ⓒ뉴시스·여성신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가 향년 91세로 8일 새벽 별세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은 배 할머니가 8일 오전 5시쯤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밝혔다. 배 할머니의 운명으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1923년 경북 성주 출신인 배 할머니는 19세였던 1942년 취업사기를 당해 중국 만주에서 4년간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오랫동안 살았다. 광복 후 일본에서 엔카 가수 생활을 한 할머니는 1980년대 초 친척의 도움으로 한국에 왔으나 친척에게 사기를 당해 모은 돈을 다 잃어버린 후로는 사람을 못 믿게 됐다고 한다. 1993년에 한국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고, 1996년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배 할머니는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를 자유롭게 구사했을 뿐만 아니라 노래와 장구, 그림에도 재능이 뛰어나 만능 재주꾼으로 불렸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의원은 “배춘희 할머니는 ‘예술가’라는 별명이 있으실 정도로 그림과 노래에 탁월하셔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한을 위로하고 그 실상을 알려내는 데 많은 역할을 하셨다”며 “그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과 생전에 그 한을 풀어드리지 못한 죄송함이 너무나 크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이제 쉰 네분밖에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편안히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피해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난 4월부터 한·일 당국 간 대화가 정례화되는 등 최소한의 해결 창구가 열린 상태니 만큼 양국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배춘희 할머니의 영결식이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노제와 함께 엄수됐다. 고인의 유해는 경남 합천 해인사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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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ksh@womennews.co.kr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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