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9

일본군 위안부, 또 하나의 목소리
에필로그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도 하다. 하지만 다시 '나눔의 집'으로 이동'당하면서'할머니는“꿈"을
나 지나서야 귀중한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게 된 나의 무력을, 배춘희
접었다. 5월 초에는 아직 내가 만날 예정이라고 말한 '변호사'에게 희망
할머니께 깊이깊이 사죄드리고 싶다.
을 걸면서 자신의 혈액형과 치료 시 주의할 점까지 말했음에도. 그로부
터고작 열흘 후에, 할머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라면서 내가 더이
제2부는 같은 시기에 만난 다른 할머니 몇 분과 나눈 짧은 대화의 기
상 나서는 것을 거부했다. "꿈은 많은데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록이다.
배 할머니의 우려는 적중했고, 배 할머니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어떤 방
앞서 쓴 것처럼'사죄와 보상에 대한 생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법이 있을지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서,제1부에 비해 훨씬 단순한 내용이다. 하지만 짧기는 해도 지원단체
배 할머니를 돌아가시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신체적인 요인
의 30년 주장이었던 '법적 사죄'와는 다른 생각은 물론, 오랜 세월의
에 있었겠지만,정신적인 부자유-"真実(진실)"을 말할 수 없는 환경
기다림 끝의 "사죄도 안 할 거고, 보상도 안 해줄 거예요"라는,배 할머
속에서 "어느 쪽 편도 들수없"었던 그 부자유한 위치 또한 할머니의
니가 말한 "꼬여 있는 실타래" 인식과 상통하는 깊은 체념도 보인다.
죽음의 작지 않은 원인이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이승에는 일가도
정대협의 큰 목소리에 대해 "할머니들이 별 생각 다 하면 무슨 소용 있
없지,아무도 없"다고 했던 배 할머니의 절대고독은 단지 대화가 통하
어?"라는,당사자 위치에서 비껴난 푸념과 "단체들이나마나 거기도
는 친구가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정말로 진정으로 말하는 사람 말
뭐,할머니들 둘밖에 없다 그러데"라는 식의 대항적인 감정이 나란히
은안 듣"고,"이래놓으니까 世の中が(세상이),우는 사람은 울 수밖에
존재했다는 사실 역시 알 수 있다. 일본에 가서 "구구한 소리"하기싫
없는 거고, 웃고 있는 사람은,사기해먹는 놈은 좋다고 웃고.,"世の中
고,"눈"이 불편해서도 나가기 싫다는 불평도 보인다. "돈은 필요없
は(이 세상은)사기꾼이나 저런 사람들을 신용하지,진실을(말)하는 사람
다"고 했던 지원단체 주장이 그저 "듣기 좋은 소리"였다는 인식도. 고
들은 신용을 안 하기 때문에"할머니에게"세상은 무섭고""옛날하고
작 몇 분이지만 배 할머니의 목소리와 결을 같이하는 목소리도 달리하
도 점점 달라지는 세상"은 배 할머니에게 "귀찮"은 것일 수밖에 없었
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이렇게'다른' 생각들은 바깥으로는 목소리
다.배할머니가 "기운 차릴 생각"대신 "이런 세상 살아봤자"하는 체
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 결과가, 온 국민이 위안부 문제를 알면서도
념을 갖게 만든 건 바로 그런 세상=사회다. 그런 의미에서 배 할머니의
실은 모르는, 오늘의 정황이다.
죽음은 사회적인 죽음이기도 했다. "(내)위치가 너무 무겁다","대가리
쓰는 것도 인자 頭いたい(머리 아프다)"라고 했던 배 할머니 말을 나는그
렇게 이해한다. 그 무게와 고통을 덜어드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6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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