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 별세"스님 되는 게 꿈" 승가대에 장학금 지원도…10일 영결식
여수령 기자
승인 2014.06.09 11:24
▲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활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가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9월 배 할머니가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중앙승가대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원장 원행스님)에서 생활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91)가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1923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배춘희 할머니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정신대에 자원, 1942년 중국 만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됐다.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아마추어 가수 생활을 했다. 이후 1980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사기를 당해 모은 돈을 다 잃고 곤궁한 생활을 했으며, 1993년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고 1996년부터 나눔의 집에 입소해 생활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투병 생활을 해 왔으며, 올 3월 초 감기로 자리에 누운 후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배 할머니는 지난 2012년 9월에는 생활안정지원금을 꼬박꼬박 모아 중앙승가대학교에 장학금 3천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배춘희 할머니는 당시 “내 꿈은 스님이 되는 것이었다. 못다 이룬 내 꿈을 대신해 스님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많지 않은 돈이지만 보태게 됐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배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국내 49명, 해외 5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나눔의집장(葬)으로 엄수된다. 유해는 해인총림 해인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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