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2

알라딘: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 결혼도 출산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탄생 백지선

Youngsook Kim
8 May 2022
  · 
나도 30대때 비혼여성모임에서 비혼입양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었다. 의외로 많이 까다로웠고 입양기관에선 "아기는 애완동물이 아니다"란 비아냥까지 들었다. 
비혼입양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상담하고 경제적인 문제까지 내밀하게 밝혀야한다는 것에 포기했지만 능력있으면 비혼공개입양이 파양률이 낮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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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정서적으로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들’이다. 어떤 의미에선 친구나 공동체도 가족이다. 누구에게나 가족이 필요한데, 지금 가족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영화에서처럼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 결혼하겠다’는 너무 현실과 멀다. 굶어 죽지 않는 건 국가에서 해줄지 몰라도, 자신을 ‘정서적으로’ 지켜줄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민이 있을 때 얘기할 사람, 병원에 입원하거나 늙어서 요양원에 갔을 때 나를 찾아와줄 사람이란 건 젊었을 때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만들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너무 외로워지는데, 가족을 만들지 않으면 어떻게 사나. ‘쿨하게 연애만 하자’ 같은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비혼으로 아이를 입양하거나 사유리씨처럼 낳는 방법도 가족을 이루는 하나의 대안이다.
나는 아이들을 입양함으로써 공고한 관계를 구축했다. 애들을 키우자는 공동의 목표 덕에 우리 (혈연적 의미의) 가족이 뭉치게 됐다. 두 아이가 나의 가장 강력한 결속을 이루고 있지만, 사실 이 결속은 아이들과 아이들의 할머니-이모-삼촌-사촌 같은 관계에까지 연결된다. 나와 우리 언니의 관계뿐만 아니라 내 딸과 이모의 관계도 공고하다. 딸이 나와 싸우고선 이모에게 가서 하소연할 수 있는 것이다.”
입양은 흔히 한국 드라마에서 ‘반전 소재’로 이용된다. ‘A가 알고 보니 B의 딸이었다’는 식이다. 자신이 입양됐다는 걸 알게 된 등장인물이 방황하거나 탈선하는 것 또한 클리셰다. 이는 어디까지나 ‘비밀입양’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그렇다. 백지선씨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했다. 씩씩한 둘째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배우는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자신이 “입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두 딸이 살아가면서 겪게 될 편견과 난관에 대해 “나와 같은 고민, 같은 고통을 겪는 자매가 서로를 지탱하는 강한 지지대가 돼줄 것”이라고 했다.
-입양 사실을 어떻게 알렸나. 충격은 없었나.
“입양할 때 입양교육을 의무적으로 거쳤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공개입양을 권한다. 영원한 비밀은 없고, 오히려 아이가 나중에 알게 되면 상처를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첫째의 경우는 네 살 즈음 둘째 입양을 위해 입양기관을 같이 다니며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그러면서 ‘아 엄마가 나도 이렇게 데려왔구나’를 받아들였다. 우리 가족이 전혀 숨기질 않았으니 둘째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또 유아를 대상으로 한 입양에 관한 그림책이 많이 나와 있다. 그리고 사실 아이들은 그런 문제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알라딘: [전자책]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eBook]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 결혼도 출산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탄생 
백지선 (지은이)
또다른우주202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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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파일 형식 : ePub(16.67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 244쪽,

책소개
혼인에 기반한 전통적인 가족 관계를 대체하는 다양한 대안 가족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삶의 동반자로 선택하기도 하고, 친구와 동거하거나 따로 살더라도 서로 돌보며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 저자는 수십 년 동안 따로 살아온 이성과 결합하는 결혼의 성공률보다는 입양의 성공률이 훨씬 더 높을 거라고 생각했고, 배우자 없이 어머니, 형제자매와 양육 공동체를 만들어 일종의 현대판 모계사회를 구현했다.

가부장제 가족의 틀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온 여성 창작자들이 제일 먼저 이 책의 내용에 뜨거운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어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이루어졌다. 은유는 “정상적인 삶에 대한 환영을 지운 자리에 저마다 자기 삶의 지도를 그리도록 용기와 지침을 주는 책”이라고 평했고, 이다혜 <씨네21> 기자는 “두 아이를 입양해 가족으로 함께 성장하는 저자를 보며, ‘비혼’이 혼자 산다는 뜻이 아님을 새삼 생각한다”고 소회를 토로했다.

문화인류학자 이민경은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으로 제시하고 싶을 때마다 언급했던 그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면서 출간을 축하했고, 그림작가 김예지는 예쁜 그림으로 이 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한편, “이 가족의 서사가 어쩌면 내 삶의 선택지를 좀 더 넓고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 현재를 살고 미래를 얻다

1장 가족의 탄생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날
하루에 백 번 ‘엄마’를 부르는 아이
환상의 삼각관계
할머니의 사랑
본성과 양육
호연지기 교육법
새로운 모계사회

2장 가족을 둘러싼 세상
비혼 입양
둘째 입양 과정
공개입양은 필수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
직장에 다니며 아이 키우기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

에필로그 : 정답은 없다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태어난 지 석 달이 되었다는 아기는 나를 보자마자 방긋방긋 웃으며 침을 흘렸다.



비혼입양 가정의 장점은?
첫째, 내게 배우자가 없으므로 어머니, 자매가 자신의 집처럼 스스럼없이 드나들고 함께 살기도 하면서 육아를 도와주었다.
둘째, 부부가 아이를 낳거나 입양하는 경우 둘 사이가 나빠지면 아이가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심각한 갈등을 경험한 적 없이 늘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되었다. 흔한 부부싸움 한 번 본 적이 없으니까. _「서문」 접기
두 아이를 입양한 것은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무아지경으로 뛰어놀거나 연휴에 의무적으로 간 워터파크에서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달려가 워터슬라이드 앞에 줄을 서는 자신을 발견하며, 아이가 없다면 과연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있을까 자문하게 된다. 주말에 아이들과 깔깔대고 노닥거리다 미리 세워둔 계획을 하나도 못 지켰음을 깨달은 저녁 무렵, 문득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_「프롤로그」 접기
아이를 두 명 입양한 것은 둘만의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부담스러운 관계를 피하려는 의도가 컸다. 세 명이 있으면 나머지 두 명이 함께 놀라고 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기 좋다. 함께 놀 때도 두 명씩 세 가지 조합을 이룰 수 있고, 세 명이 함께 놀면 그것도 새로운 조합이 된다.
아이가 나에게 삐치면 나랑 안 놀고 자매와 함께... 더보기
나는 중학생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줄기차게 얘기했다. 어머니는 이혼하지 않았고, 자식들은 독립을 할 만한 심리적 안정감과 물질적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도망치듯 사회에 진출하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 불행한 본가에서 벗어나려다가 불행한 결혼 생활로 직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불행이 대물림된다. 어려서 충분한 사랑... 더보기
상처받지 않는 삶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위험하고 사악한 세상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터득하고, 핸디캡을 극복하는 근성과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다.
내 교육철학을 굳이 표현하자면, 호연지기(浩然之氣) 교육법으로 표현하고 싶다. 철학적 개념은 잘 모르겠고, 호탕하고 담대한 마음이라고나 할까? 거칠 것이 없는 넓고 굳은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_「호연지기 교육법」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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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백지선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종이책의 소멸이 예견되던 격동의 90년대, 출판 편집자의 미래는 암담해 보였다. 하지만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며 그나마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견딜 수 있겠다 싶어 출판사에 취업한 후 20년째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오래전 직장 동료가 붙여 준 별명 ‘호기심 천국’이 기획편집자로 살아 온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종교와 스포츠를 제외한 세상만사에 관심이 많으며 인간 사회의 각종 현상에 대한 원인과 해답을 생각하는 것이 취미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 김영사, 랜덤하우스코리아(현 RHK), 미래엔(북폴리오, 와이즈베리 브랜드), 흐름출판에서 일하면서 팀장, 편집장, 주간 등을 역임했다. 경제경영책을 만들면서 여러 학자, 경제인, 직업인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개정판),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에릭 바인하커의 『부의 기원』, 쑹훙빙의 『화폐전쟁 2』, 워런 버핏 공식 전기 『스노볼 1, 2』 등을 편집했다. 기획한 책으로는 인구 감소 시대에 대비하려는 각계 전문가의 필독서가 된 『지방 소멸』,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와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한 문제작 『대량살상수학무기』 등이 있다.

최후의 모계사회로 알려진 중국 윈난성 모쒀족에 대한 기사를 읽고 막연히 현대판 모계사회의 가능성을 꿈꾸다 2010년과 2013년, 차례로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 두 딸과 함께 세상을 배우는 3인분 공부를 추구하며 늘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음이 설렌다. 접기

최근작 :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경제경영책 만드는 법> … 총 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 은유, 이다혜, 이민경, 김예지 강력 추천! ★★★★★

이성과 결혼해야만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
결혼도 출산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탄생!

“정상적인 삶에 대한 환영을 지운 자리에 저마다 자기 삶의 지도를 그리도록 용기와 지침을 주는 책!” _은유
“‘비혼’은 혼자 산다는 뜻이 아니다.” _이다혜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가족 이야기!” _이민경
“삶의 선택지를 좀 더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게 해준다.” _김예지

한국 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 이혼율이 급증하고 결혼율과 출생률이 급감했다. 결혼제도의 몰락은 서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유럽에서는 혼외출산율이 절반을 넘고, 미국에서도 절반에 육박한다. 사람은 누구나 돌봄과 부양을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다. 절박한 돌봄 수요와 경제적 어려움은 복지 제도가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더라도 가까운 관계가 주는 정서적 만족감과 친교의 즐거움은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이성과의 결혼을 전제로 한 가족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어디서 정서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얻을 수 있을까?

혼인에 기반한 전통적인 가족 관계를 대체하는 다양한 대안 가족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삶의 동반자로 선택하기도 하고, 친구와 동거하거나 따로 살더라도 서로 돌보며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의 저자는 결혼하지 않고, 두 아이를 입양함으로써 또 다른 가족 형태를 제시한다. 저자는 수십 년 동안 따로 살아온 이성과 결합하는 결혼의 성공률보다는 입양의 성공률이 훨씬 더 높을 거라고 생각했고, 배우자 없이 어머니, 형제자매와 양육 공동체를 만들어 일종의 현대판 모계사회를 구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12월 30일자로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비혼자도 양육자로부터 분리된 보호대상아동을 입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법무부가 2021년 11월 9일자로 「민법」 및 「가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누나와 합의하여 조카를 입양한 연예인 홍석천의 사례 같은 개인 간 합의에 의한 입양에서도 비혼자가 완전한 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갖는 친양자 입양이 가능해졌다.

비혼자가 아기를 입양해서 키우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가장 민감한 정치적, 사회적 논란과 맞닿아 있다. 사회를 이루는 토대지만 많은 사람에게 불행의 원천이 되어 온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혈연과 양육에 대한 고정관념, 일부만 입양되고 대부분 보육시설에서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로 살게 되는 보호대상아동의 열악한 현실 등은 가정과 아동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사회제도와 복지 시스템 정비로 이어져야 할지 여러 단서를 제시한다.

가부장제 가족의 틀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온 여성 창작자들이 제일 먼저 이 책의 내용에 뜨거운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어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이루어졌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등의 작품을 통해 소외된 아이들의 삶을 대중의 관심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온 은유는 “정상적인 삶에 대한 환영을 지운 자리에 저마다 자기 삶의 지도를 그리도록 용기와 지침을 주는 책”이라고 평했고, 영화와 문학, 여성에 대한 글을 쓰며 출판과 방송에서 활약해온 이다혜 「씨네21」 기자는 “남의 집 어린이에게 좋은 어른 되기”가 “출산하지 않은 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는 의식적 선량함”이며, “두 아이를 입양해 가족으로 함께 성장하는 저자를 보며, ‘비혼’이 혼자 산다는 뜻이 아님을 새삼 생각한다”고 소회를 토로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로 페미니스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문화인류학자 이민경은 수년 전 중국의 모계사회를 다룬 『어머니의 나라』를 번역하면서 편집자인 저자와 만나 비혼으로 두 아이를 입양한 사연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이민경은 종종 가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저자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 종종 꺼내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원고를 보자마자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으로 제시하고 싶을 때마다 언급했던 그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면서 가장 먼저 축하해 주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와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를 통해 ‘사회 불안 장애’로 고통받았던 과거와 청소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그림을 그리는 삶을 선택한 현재를 공개해서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그림작가 김예지는 예쁜 그림으로 이 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한편, “내가 모르던 아름다운 연대의 세계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알려주었다. 이 가족의 서사가 어쩌면 내 삶의 선택지를 좀 더 넓게 좀 더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

돌봄과 부양을 주고받는 현대판 모계 가족의 탄생!

저자는 최후의 모계사회로 알려진 중국 윈난성 모쒀족에 대한 기사를 읽고 막연히 현대판 모계사회의 가능성을 꿈꾸다 2010년과 2013년, 차례로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 아이를 모계 가족과 공동 양육한 경험은 저자가 원가족을 다시 복원하며 유대감을 강화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며 자식들과도 서먹했던 어머니는 혈연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했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손녀들을 “어르고 달래고 극진한 애정을 표현하고 편안하게 노닥거리면서 자식들에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사랑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모들은 시간 날 때마다 아이들을 돌봐주고 외삼촌은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달려와 주었으며 외숙모는 여섯 살 많은 조카의 책과 옷, 장난감을 그때그때 정리해서 물려주었다.

자녀에게 양질의 삶을 보장할 수 없다면 출산을 포기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 한국은 결혼율이 추락하는 한편 혼외출산율은 미미해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생국이 되었다. 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고 어머니가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핵가족 모델은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부담스러운 체제가 되었고 아이를 키우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은 시집이나 친정 근처로 이사하거나 함께 살며 다시 확대가족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가족이 양육 공동체를 일군 경험은 친정 식구의 돌봄 노동에 일방적으로 기대는 것이 아니라 모계 확대가족이 서로 돌봄과 부양을 주고받는 평등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 이것은 오래된 전통이다. 신사임당은 친정에서 자유롭게 살던 어머니와 함께 외가에서 자랐고, 결혼 후에도 오랫동안 친정에서 아이들을 키웠다. 남편보다 친정어머니를 훨씬 더 사랑했고 당대에 예술가로 이름을 떨쳤던 그녀를 성리학자들은 현모양처라고 부르며 남편과 아들에게 종속된 존재로 깎아내리려고 애썼다.

엄마와 아빠만 있는 핵가족 안에서 아이를 키우기는 힘들다. 기존 핵가족 모델이 무너지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유럽이나 미국처럼 혼외출산율이 증가하는 것 역시 각종 사회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아이를 키우려면 돌봄과 부양을 주고받는 돌봄 공동체가 필요하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과 환자에 대한 돌봄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복지 제도를 잘 갖춘다 해도 개개인의 정서적 만족과 사적인 돌봄 수요를 공공에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크다. 아이를 키우기 힘들고 노인과 환자를 돌보기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도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때문이다. 모든 여성과 남성이 아이를 키우면서, 또는 노인과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큰 지장 없이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양육의 어려움과 노후 빈곤, 고령화 사회의 돌봄 문제, 국가 재정 악화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 친밀하고 편안한 사람들로 가족을 이루거나 심리적·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서, 누구나 타인을 돌보면서 자신도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랑으로!

어린 시절 버락 오바마는 엘리베이터에서 젊은 흑인 남성과 마주친 할머니가 흠칫 놀라며 경계하는 것을 보았다. 흑인 남성 하면 바로 범죄자를 연상하는 편견에서 할머니 역시 자유롭지 않았다. 그러나 백인 할머니는 흑인 손자를 이 세상 누구보다도 아끼고 헌신적으로 돌봐 대통령으로 키워냈다. 혈연 중심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화신이었던 저자의 어머니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손녀들에게 사랑이 넘치는 할머니가 되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양극화와 혐오, 편견, 차별로 얼룩진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한 동력이다. “인간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모든 고정관념과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다. 사랑은 딱딱하게 굳어 있는 마음을 녹여 진정한 변화로 이끈다.”

저자는 보호대상아동을 입양한 경험으로 위기 아동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학대와 방임으로 양육자와 분리되었거나 양육자가 부재해 국가가 보호하는 아동을 보호대상아동이라고 한다. 보호대상아동 대다수는 부모의 친권이 살아 있어 입양 대상이 아니지만, 입양이 가능한 아동들도 상당수가 입양되지 못한다. 입양 대상 아동보다 입양 희망 가정이 적은 국내 현실 때문이다. 국외 입양 반대 목소리가 높은데도 금지하지 못하는 이유다. 보호대상아동 다수는 보육시설에서 불안정한 지위로 양육되다가 어른이 된다.

2021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친권자가 있는 아동 시설 위탁 아동 10명 중 3명이 부모와 3년 이상 연락 두절 상태라는 현실이 지적되었다. 아동과 연락을 주고받은 경우에도 대부분 전화 통화였고, 직접 찾아와서 만난 경우는 13.7%에 그쳤다고 한다. _「비혼 입양」

아동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부모의 친권을 제약하는 데 공공에서 나서길 꺼리므로, 부모가 전혀 양육할 의사가 없어 10년간 대신 키운 위탁가정에서 아이를 입양하려 해도 불가능하고, 학대나 방임으로 분리한 아동도 부모가 원하면 손쉽게 다시 데려갈 수 있으며, 아이를 학대해서 죽인 부모도 별도의 관리 없이 남은 자녀를 키운다. 신원이 노출되지 않으려고 부모가 베이비박스에 맡긴 아기들은 공공기관이 출생신고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 대부분 입양 절차를 밟지 못해 시설에서 양육되었고, 최근에야 시민단체에서 위탁가정을 대거 모집해 일단은 가정에서 보호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국가들에서는 입양 희망 가정이 입양 대상 아동보다 많고, 일시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도 대부분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는다. 오랫동안 아동보호 제도를 발달시킨 나라들은 아동을 집단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돌봐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혈연 중심주의를 관철하려고 하거나 위기 아동 문제 중에서도 일부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아동보호와 관련된 각종 정책과 제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입양률이 감소하고 위탁가정은 좀처럼 늘지 않으며 직접 아동보호에 투입되는 예산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친부모든 입양부모든 위탁가정이든, 부모가 아니라, 어른이 아니라, 아동의 인권과 복리 증진이 모든 정책과 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아동학대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면 양육자와 분리되는 아동이 급증할 것이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탁가정이 시급하게 늘어나야 한다. 위기가정에 조기에 개입하는 것은 위기 아동이 가출 청소년이 되지 않도록, 그들 역시 무책임한 부모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 가족에 대한 사랑,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사회로 확대되어야 우리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가장 가까운 대상과의 사랑이 씨앗이 되어 이웃에 대한 사랑, 약자에 대한 사랑으로 확대될 때 이 세상은 정말 살 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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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과 남성 비혼주의자들이 아이 입양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곤 한다. 나 역시.. 방송에서 소개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꼭 사보고 싶었다. 화려한 연예인이나 특별한 부부가 아니어도 평범한 직장여성이 실제로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진실한 속이야기가 가슴에 깊이 와닿는다. 강추다!
미네르바 2022-01-18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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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호기심이 생겨 구매, 특히 요즘 시대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 세여자 에피소드가 재미있고, 귀엽고 공감, 그리고 잔잔한 감동이..
덕천가강 2022-01-18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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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가족관계와 돌봄이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 대선후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
방외인 2022-01-21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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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읽었다는 모쒀족의 <어머니의 나라>는 내가 커다란 선택을 앞두고 있을 때에도 큰 위로가 되었다.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역시 이 사회의 제도가 숨막히게 할 때 위로가 될 것 같다.
anhaesong 2022-01-18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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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출판사 : 또다른우주⁣
지은이 : 백지선⁣
장르 : 한국에세이 / 사회학일반⁣

🌟 비혼 여성의 입양 에세이!⁣

✏ 저는 비혼 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미혼여성도 입양이 가능한가? 궁금했죠.⁣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고 있는데⁣
제가 관심 있어 할 것 같다며 반쪽이가 이 책을 ⁣
내밀더라고요. ⁣
보자마자 ˝이거야!˝하며 얼른 구매했답니다.😆⁣

비혼여성이고 아이를 둘이나 입양해서 가정을 이룬⁣
내용이 담긴 이 책으로, 미혼 여성의 입양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 아이를 양육하는 데⁣
유익한 팁들도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초반과 중반은 정말 신나게 읽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내용이 산으로 가면서 지루하고⁣
불편한 느낌은 조금 있었답니다.⁣
너무 저자 위주의 생각을 강요받는 느낌이랄까요?⁣
뭐, 그 점이 에세이의 매력이긴 하죠.😁⁣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생기고 있어요.⁣
그에 맞춰 사회의 인식과 법도 바뀌어야 겠죠?⁣
이제는 여자가 돈을 벌 수 없어서 취집을 가는 시대는⁣
끝났으니까요.⁣

TV에서 사유리씨가 정자기증을 통해 아이를 출산한⁣
것을 보고 참 부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우리 나라도 자꾸 결혼과 출산을 강요하지만 말고,⁣
다양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법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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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의서재 2022-12-01 공감(14)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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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64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숲노래 책읽기 2022.7.29.

읽었습니다 164







낳아서 돌보든, 받아들여서 돌보든, 모든 아이는 똑같이 아이입니다. 아이를 바라보거나 받아들이는 자리에 선 사람이 다를 뿐입니다. 몸으로 낳는 어버이는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림을 새로 지을까 그리면서 어버이로서 하나씩 바꾸어 가요. 몸이 무겁게 바뀌는 사이 ‘아이하고 지낼 새삶’을 마음뿐 아니라 몸으로도 익힙니다. 받아들임(입양)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그저 ‘건너뛸’ 뿐이기에, 마음뿐 아니라 몸으로 낳아 사랑씨앗으로 피어난 아기라는 숨결을 더 느리게 천천히 가만히 마주할 노릇입니다.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를 읽으며 왜 ‘비혼’이라 쓰는지, ‘혼길·혼살림’처럼 ‘아이 눈높이로 쉽게’ 쓸 마음이 없는지 아리송합니다. 짝을 맺든 안 맺든 자랑도 굴레도 아닙니다. 그저 삶입니다. 혼자 돌보든 둘이 돌보든 어버이예요. 아기를 낳으려면 ‘여태 해온 모든 일을 멈출 줄 알아’야 하는데, 스스로 “어른으로서 클” 생각부터 해야 사랑을 물려줄 텐데요.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백지선 글, 또다른우주, 2022.2.1.)




ㅅㄴㄹ




이 책이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지만

모자라다고는 느낀다.




혼살림을 하며 아기를 받아들이려면

돈과 ‘돈 잘 버는 든든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돈이 없는 사람한테는 ‘아기 맡기기(입양)’를 안 한다.




몸으로 아기를 낳는 사람은

돈 때문에 낳지 않는다.

살림돈이 적거나 없더라도

사랑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얼마든지 아기를 사랑으로 낳아

오롯이 사랑으로 돌본다.




아기는 보육시설 혜택을 받을 목숨이 아닌,

어버이 곁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아주 천천히 눈을 뜨고 목을 가누고

옹알이를 하고 뒤집고 기고 일어서고

걸음마를 하고 뛰고 달리고 춤추다가

말을 익히고 소꿉놀이를 스스로 찾아내는,

‘엄마아빠 모두 딴일(사회활동)을 멈추고’서

오직 사랑만 생각하며

저(아기)만 바라보도록 이끌면서

‘어른인 사람이 어버이란 사람으로 피어나도록 가르치는’

놀라운 길잡이요 동무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에는 ‘어버이로 바뀌는 길에 배운 살림’은 없다.

‘비혼 + 입양부모’를 어쩐지 ‘자랑·보람’으로

내세우는 글을 썼다고 느껴서 아쉽고 쓸쓸하다.




덧붙인다면,

“보육·교육시설에 아이 넣기 = 관리”일 뿐이다.

“아이키우기·아이돌보기 = 함께 살림하며 사랑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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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2-07-29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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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으며 살 수 있기를



저는 어릴 적부터 '혈연'에 얽매이는 게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유전자를 공유하는 핏줄이라는 건 좀 신기하기도 하고, 가족력 같은 것을 생각해볼 때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죠. 하지만 결국 가족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는 건, 가족으로서 함께 보낸 '시간' 아닌가? 하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나름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창작물에서 가장 싫어하는 설정 중 하나는 알고보니 친남매가 아니어서 사랑에 빠져도 괜찮아~ 같은 부류였습니다. 세상 모든 입양가정에 빅똥을 투척하는 설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알고보니 사실 진짜 가족이 아니니까 괜찮아~ 이런 거잖아요? 넘 모욕적이에요. 반대로 제가 좋아하는 설정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타인들이 모여 일종의 가족이 되는 유사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람이다 보니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같은 제목에 꽂힌 건 당연한 일이겠죠? 결혼이나 연애는 하고 싶지 않지만, 입양이나 혼외출산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관심이 있거든요.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전부 감당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저출산 시대라느니 출산 절벽이라느니 외치는 것도 웃기잖아요? 저를 비롯해 제 주변의 많은 2~30대 여성들이 파트너 없이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곤 하지만, 사실 약간 판타지에 가까웠어요. 그러면 좋겠다~ 하는 바람 정도? 이미 실천에 옮겨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누군가의 글을 읽는 건 그 자체로 훌륭한 자극이자 모델이 됩니다. 이 책을 에세이로 봐야 할까, 아니면 사회로 봐야 할까 잠시 고민했을 정도로 입양-육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도 잘 짚고 있어서 읽는 내내 공감했어요.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자신만의 비빌 언덕'을 찾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아동학대는 평범한 사람이 감정 조절에 실패했을 때 철저한 약자에게 어떤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인간 본성의 바닥을 보여준다." 그리고 범죄 동기와 범죄 기회라는 말도 등장합니다. 결국 이겁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폭력성이 극에 달할 때, 마침 가까이 있는 약자, 나에게 절대 맞받아칠 수 없고 내가 없으면 생존이 어려운 약자에게 그 모든 폭력을 쏟아붓는 거죠.




아이는 사회 전체가 함께 키우는 겁니다. 어떤 아이라도 마찬가지에요. 아니, 입양아는 더 그런 것 같아요. 한부모가족이나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들, 학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친부모에게서는 마치 학대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양) 입양 시스템 전체를 비난하는 언론과 미디어, 위탁가정이 턱없이 부족해 아이를 친부모에게 격리한 뒤에 돌봐줄 여건이 전혀 되지 않아 결국 다시 아이를 (다시 학대할 것이 분명한) 친부모에게 다시 돌려보내야 하는 현실... 입양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하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의 상황이 더 나아질 수가 없습니다. 결국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그리고 시스템이 바뀌어야만 해결되는 문제에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정상 가족'의 형태를 벗어난 가족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일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제가 나중에 반드시 입양을 하게 되지 않더라도, 여건상 누군가를 평생 책임지는 일은 못 하겠다고 나가떨어지더라도, 위탁가정이 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이런 입양 시스템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정친화적인 사회와 일터, 더 나아가 아동친화적인 사회와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필요해요. 내가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아이를 꾸준히 만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부 가정에서 아이를 많이 낳아 출산율을 높이는 것보다, 모든 가정에서 아이를 하나씩이라도 낳아 출산율을 높이는 게 우리 사회를 좀 더 미래 지향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해요.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가 정말 좋은 어머니일 것 같다는 생각과, 우리 사회가 좀 더 입양이나 비혼 부모에게 너그럽고 열려 있는 사회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모든 부모가 이만큼만 고민하고, 준비하고, 각오한 후에 '부모되기'에 뛰어든다면, 이 세상에 수많은 불행들이 훨씬 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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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2022-05-2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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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존재와 함께 살아가고 싶은가요?





1) 간단 서평




서문만 읽고 울었다. 비혼 입양 가정을 이루고 싶은 게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워하는 삶을 당연히, 자연스레, 너무도 부드럽고 따뜻하고 단단하게 이루며 살아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사랑스럽다. 나도 진정 내가 원하는 가정을 이뤄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은 그런 희망과 용기를 준다. 너무나 담백하고 재치 있는 방식으로.




2) Detail;

연애 욕구도 결혼 생각도 없었던 몇 해 전 나는 멍한 마음으로 밤 공원을 거닐다 문득 나의 딸을 생각했다. 상상력이 모자라 얼굴도 이름도 흐릿했지만 딸이 있으면 참 좋겠다, 내 세계를 부수고 들어와 기꺼이 자기 세계를 내어줄 그런 존재와 사랑을 하고 싶다, 그런 존재라면 기꺼이 함께 살고 싶다 생각했다. 웃기지만 상상만으로도 명치 부근에 뜨뜻한 온기가 번져올라서, 그 느낌이 기묘하게 벅차서 조금 울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상상하는 데서 그친 것을 현실로 만든 사람("엄마")이 있다. 심지어 그가 책을 썼다. 불특정 다수를 가정하고 썼겠지만, 아니 어쩌면 당신이 사랑하는 딸들을 위해 썼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노트북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처럼 홀려버렸다. 왜 홀렸다고까지 표현하냐면, 기묘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구나.'라는.












"결혼도 출산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란 부제목이 시원했다. 인생이란 어찌 흘러갈 지 알 수 없는 것. 지금은 결혼이고 출산이고 생각 없는 내가 나중에 그것들을 경험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사회가 당연함, 자연스러움의 범주에 넣기를 희한할 정도로 꺼려하는 (그러나 실은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삶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임을 시원스레 밝히는 소개글이 반갑고 반가웠다.




이 책을 처음 펼쳐든 건 타지로 향하는 버스 사이 1시간 정도 시간이 들떴을 때, 즉 적잖은 사람들이 앞뒤옆을 오가는 버스터미널에서였는데 서문밖에 안 읽었으면서 주책 맞게 눈물을 훔쳐냈더랬다. 언어로 명료하게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 때문이었다. 잊은 듯하면 밀려오고 극복한 듯하면 무너뜨리는 불안에 지쳐 '그래, 인간은 원래 혼자고 외로운 거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심지어 모든 인간이 그럴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까지 단언하며 마음을 어르고 달래기 급급했었는데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며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저자는 "바람에 날리는 비닐봉지처럼,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연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지 않아도 내가 꿈꾸는 존재를 만나, 아니 그와 함께 살 수 있다고 했다. 미련으로 가득한 과거도 불안하기 그지없는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현재)를 그런 존재들(심지어 '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저자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독자인 내가 감히 이야기하는 바 저자는 자신이 진정 바라는, 그러나 남들이 선뜻 가기를 저어하는 길을 한 발짝 한 발짝 당당히 걸어간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대단함보다 더 눈에 마음에 와닿은 것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 무엇이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지를 고민하고 행동에 옮긴 저자의 치열함과 행동력이었다. 그래서, 바로 그 점 때문에 저자가 특별히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걸 잊지 않을 수 있었다.





비혼도, 입양도, 성적과 성과를 중시하는 공부를 중시하지 않는 부모도, 실은 대단하지 않다. 대단하지 않은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이 책은 내게 일깨워준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거다. 남들과 달리 사는 것, 그렇게 살며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힘 '빡' 주고 세상에 '저항'해야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란 거. 치열하게 상상하고 적극적으로 그 상상을 현실로 옮기려 노력한다면 지극히 평범한 나도 저자와 같은, 아니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나만의 안정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그것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할 누군가와 함께. 평생 동안 충만하게. *









※ 본 포스팅은 도서를 증정 받아 쓰였으나

가감 없는 개인적 경험 및 감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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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 2022-05-2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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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점점 다양하고 새로운 가족형태가 탄생하는데

이 책에서는 비혼여성인 작가가 아이 둘을 입양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작가는 2010년 첫 아이를, 2013년 둘째를 입양했습니다.

아이가 없었더라면 몰랐을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되고

아이를 키우며 정착을 하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내일 죽더라도 현재를 움켜쥐고 아이들에게 최선이 되는 길을 모색하는 모성애가 발현하고

아이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통해 서로를 지탱하고 응원합니다.




가족의 탄생에서는 작가가 아이를 입양하고 육아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가족의 특성상 엄마 혼자 아이 둘을 돌봐야하며, 아빠의 부재가 있음에도 이 가족은 할머니와 다른 가족의 도움으로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족의 생활을 꾸려갑니다. '새로운 모계사회'라는 말처럼 여성의 연대가 얼마나 특별하며 멋진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둘러싼 세상에서는 비혼여성의 입양절차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입양특례법과 같은 법적인 절차에서부터 각종 다양한 서류준비까지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까다롭고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입양을 한 작가의 추진력과 인내에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꼭 이성과의 결혼과 출산을 통해서만 가족의 형태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함께 희노애락을 겪는 생활공동체가 가족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유쾌하고 일상적인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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