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8

신상목 - [민비 vs 명성황후]

신상목 - [민비 vs 명성황후] 오늘 지인의 페북 게시물 댓글에서 천황 칭호에 대한 살짝 논쟁성 주고받음이 있었다....

신상목
December 19, 2015 ·


[민비 vs 명성황후]

오늘 지인의 페북 게시물 댓글에서 천황 칭호에 대한 살짝 논쟁성 주고받음이 있었다.

관전하다가 나도 슬쩍 껴서 과거사 반성도 안하는 나라의 왕을 왜 천황이라고 부르냐고 강한 어조로 일왕으로 불러야 한다는 글을 올리신 분하고 댓글을 주고받았다.

본인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인류보편의 가치 차원에서 역사를 반성안하는 일본을 준엄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신 분이셨다. (대분분의 강한 반일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분이 천황이라고 부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것중에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일본애들은 명성황후를 민비로 깎아내려 부르는데 우리가 왜 천황이라고 높여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본이라면 이를 가는 사람들이 명성황후 vs 민비호칭 얘기만 나오면 비분강개하지만, 대표적으로 팩트를 잘못 알고 있는 사례다. 민비는 깎아내리는 호칭도 아니며, 일본애들이 의도적으로 유포한 것도 아니다.

황현의 매천야록에 민비를 '中宮 閔氏', '민후(閔后)'로 호칭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민비는 통칭, 명성황후는 시호의 약호, 즉 약식 정식명칭(민비의 정식 시호는 효자원성정화합천홍공성덕제휘열목명성태황후(孝慈元聖正化合天洪功誠德齊徽烈穆明成太皇后)이다)일 뿐이다. 일본인들이 민비로 부르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민비로 불렀고, 민비와 명성황후는 100년간 아무런 문제없이 혼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초반 뮤지컬이 나오고 TV 드라마가 나오고 하면서 민비를 일본애들이 비하의 의미를 담아 강제로 유포한 말이니 절대로 쓰면 안된다는 해괴망칙한 주장이 나오면서 어느새 민비는 금칙어가 되고 말았다.

통칭으로 왕실 사람을 부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를테면 혜경궁 홍씨는 시호가 헌경왕후이다. 그러나 헌경왕후가 누군지 거의 모를 정도로 쓰지 않는다. 통칭을 우리 스스로 문제의식 없이 쓰고 있는 사례이다. 민비를 명성황후라는 정식명칭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면 우리 스스로 항상 '고종황제' 또는 '고종황제 폐하'라고 불러야지 왜 고종으로 줄여 부르는가? 고종이라 부르면 자기비하인가? 식민사관의 영향인가? 우리가 스스로 문제없이 쓰던 통칭을 가지고 일본애들이 식민사관을 뿌려놓은 결과라 주장하는 것은 무지하던가 악의적이던가 둘 중의 하나이다.

반일도 좋고, 반일에 반대하는 것도 자기 자유다. 하지만 팩트는 제대로 알아야 자기 주장이 정당성을 가질 것 아닌가. 반일하려면 공부하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팩트와 주장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하고 대화하면 얻는 것 없는 논쟁밖에 남는게 없다.

덧) 그분은 "야스쿠니신사에 강제징용자의 위패가 합사된 것"도 일본의 역사반성 미흡의 근거로 들었다. 징용자와 징병자는 다르다. 야스쿠니에는 징용자는 없다. 그리고 전시 순몰자의 경우도 위패라는 것은 없다. 위패는 유교에서나 있지 신도에서는 아예 위패라는 것이 없다. 대신 영새부라는 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이 명부에 이름이 올라가면 일정한 의식을 거쳐 신과 순몰자의 영혼이 합체가 된다는 것이다.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합사(合祀)이다. 일본인 위패에 조선인들 위패를 끼워넣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야스쿠니 합사 취소소송의 주장은 영새부에 올린 조선인 이름을 지워달라는 것이고, 야스쿠니측의 주장은 이미 신과 한 몸이 된 영혼인데 어떻게 지우느냐는 것이다. 어쨌거나 야스쿠니 얘기하면서 위패 운운은 그만하자. 척보면 제대로 된 정보를 갖고 반일하는지 소리만 시끄러운 깡통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명성황후를 민비로 부를 자유를 허락하라
언제부터인가 고종의 왕비인 중전 민씨를 '민비'라고 부르면 무슨 상무식꾼 내지 친일매국노로 매도하는 해괴한 풍토가 조성되게 되었다. 특히 이름이 알려진 공인이 '민비'라는 말을 입에 담으면 아예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준의 친일 무식꾼이란 소리를…
PPSS.KR|BY 다만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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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빈 앞뒤 떠나서...나는 민비같은 인간을 욕을 섞지 않고 부르는게 힘이든다.
Like · Reply · 5 · December 19, 2015 at 11:08pm


신상목 그것도 형님 자유 ^^
Like · Reply · December 19, 2015 at 11:42pm




Jaewoo Kim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민비 같은 자를 명성황후라고 네 글자로 불러주는 것도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안심하고 두 글자로 줄여 불러도 되겠군요. 동학농민운동 희생자 지원위원회까지 설치된 나라에서 동학운동 무력진압의 주범인 자를 마치 반일, 항일의 아이콘처럼 반드시 네 글자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니 아이러니입니다.
Like · Reply · 6 · December 19, 2015 at 11:53pm


천영준 천황이라는 표현에 皇자가 들어가 있어서 예전에 한반도에서 상국으로서 중국 황제를 대할 때 같은 느낌을 준다고 잘못 보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역사적인 맥락은 전혀 다른데 말이죠.. 몽골의 '칸'이나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같은 군주에 대한 고유명사적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편할텐데..
Like · Reply · 3 · December 19, 2015 at 11:56pm


Jin Young Bae 민비를 '명성황후'라고 고집하는 분들이, '강헌지인계운성문신무대왕(康獻至仁啓運聖文神武大王)'은 왜 '이성계'라고 부르나? ' '강헌지인계운성문신무대왕'을 이성계라고 부른다면, 민비도 민자영이라고 부르면 족하지.
Like · Reply · 6 · December 20, 2015 at 1:29am · Edited


Jaewoo Kim 일본이 조선을 비하하기 위해 이씨조선, 즉 이조라고 부른 것에서 어설프게 유추한 것 아닐까요?
Like · Reply · 1 · December 20, 2015 at 12:02am


Taeho Uhm 오~ 선배님 짱! 잘 읽었습니다~~ ^^
Like · Reply · 1 · December 20, 2015 at 12:07am


Chun-Bae Kim 저같은 사람은 공부가 부족해요. 지금 하려도 이미 효과적으로 공부할 시기는 놓쳤어요. 그려러니 하고 살던 중에 우연히 페북하다 보니 아직도 배울 길이 있더라구요. 남의 글 도둑질하듯이 보는 것만으로도 워낙 알던 게 없다보니 내 딴에는 매일 새롭죠. 본문도 읽고 댓글도 읽어 봅니다(내 글이랍시고 쓴다는 건 주제를 모르는 짓이죠. 아직은요).이번 내용은 본문도 댓글도 깊은 공감이 가서 고마운 마음에 감히 (제 딴에는 긴)댓글 올려 봅니다. 페북의 표현방법은 "좋아요"죠? 좋아요!
Like · Reply · 2 · December 20, 2015 at 1:04am


신상목 공감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긴(?)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
Like · Reply · December 20, 2015 at 3:28am



Jong Sonu 이미연만 죽어나누만 ㅋㅋ
Like · Reply · 4 · December 20, 2015 at 3:33am


Jong Sonu비든 황후 왕후든 미친 ★이든 머든… 남의 왕비를 처소까지 들어와 칼로 난자해 죽인 자들은 잊지 맙시다.
Like · Reply · 2 · December 20, 2015 at 3:35am

신상목 replied · 2 Replies



전현식 동학농민군에게 한 짓을 보면 민비도 아깝죠. 그때는 이씨조선이기도 했고요.
Like · Reply · December 20, 2015 at 9:04am


Chanjin Park 다른 의견을 제시해 미안한데, 양해바랍니다.
조선왕조 시대 표기법으로는 "명성왕후" 또는 "명성황후"라 부르는게 옳다고 봅니다. 조선시대에 역대 왕과 왕비(중전)들은 사후에 만든 존호(尊號)에 표기된 명칭으로 불렸습니다. 이후 대한민국 건국이래 오늘날까지도 이런 표기는 거의 100% 모든 왕과 왕비들에 대한 표기,명칭으로 지켜져오고 있지요. 왕비의 경우, 생전에는 "중전(곤전) ♡씨", 사후에는 존호에 포함된 표기로 불렸지요("인현왕후", "문정...See More
Like · Reply · 3 · December 21, 2015 at 10:51am


Jaewoo Kim 그러고 보니 대사님 말씀도 맞습니다. 어쨌든 명성황후라는 네 글자른 쓰기에는 정력이 아깝습니다만.
Like · Reply · 2 · December 21, 2015 at 12:23pm


Chanjin Park 조선왕조 모든 왕후들의 묘호는 네 글자예요. 왕들은 두 글자. 왕에서 폐위된 사람들은 세 글자. 이걸 엄연한 사실로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어요? 사람별 가치평가는 일단 차치하고요.
Like · Reply · 2 · December 21, 2015 at 12:41pm


신상목 대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더 정확한 정보/지식 바탕위에 의견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몇가지만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1) 묘호는 임금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조, 세종 등이 묘호이고, 왕비는 묘호가 없습니다. 2) 대신 조선시대 왕비는 시호의 두자 + 왕후를 존호로 하여 후대에서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왕후 대신 妃를 붙여 칭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가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정식명칭이 아닌 통칭/별칭...See More
Like · Reply · 2 · December 21, 2015 at 3:50pm


Chanjin Park 신 선생, 다시 댓글을 달게 되어 미안합니다.
현재 서울의 종묘가 조선조 역대 왕과 왕비,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왕가의 사당으로, 거기에 모셔진 각 신주들은 나름의 이름이 있는데, 그게 바로 묘호 아닌가요? 고종의 정비 중전 민씨의 신주 이름이 명성왕(황)후 이죠. 각 가정에서 제사지낼 때, 돌아가진 선대의 부인들의 신주도 나름 이름이 있어 지방에 그 이름을 쓰듯 말입니다.
종묘에 모셔진 명성왕(황)후라는 신주는 잘 아시다시피 명성이라...See More
Like · Reply · 1 · December 21, 2015 at 5:26pm


신상목 http://db.history.go.kr/download.do?levelId=kn_104_0070...
Like · Reply · December 21, 2015 at 6:0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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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jin Park 조금 정정합니다. 묘호가 시호 속에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묘호는 "태조", 시호(諡號)는 주지하다시피, 아주 긴데, 그안에 "태조"라는 명칭은 없습니다. 종묘에 제사 지낼 때 쓰는 묘호로 역대 왕들과 왕비들은 불렸습니다. 묘호, 시호를 합쳐 존호라 하는 걸로 이해합니다.
Like · Reply · 1 · December 21, 2015 at 11:3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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